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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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리치의일본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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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보고 사유한다는 것. 주체의 눈으로 대상인 일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60년에 걸쳐서 사유하고 동시에 거리를 두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깊이 통찰하는 시도는 놀랍다. 어떤 것에서든 일본을 보고, 또한 가장 일본적이라고 생각한 통념에서 지금껏 일본인 자신들도 알지 못한 지점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도널드 리치의 시도는 단순히 관찰이 아니라 시선의 관통이며 가장 엄밀한 수준의 애정으로 나올 수 있는 저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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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해 면밀히 전하고 그 안에서 일본인의 정신과 가치관까지 접근하는데 그 방식이 신뢰를 준다. 예를들어 망가(만화)와 워크맨에서 현실세계와의 차단을 읽어내고, 벚꽃에서 찬양하는 것은 개화가 아닌 소멸에서 찾는 것이다. 참신함 이상으로 깊이와 통찰이 인상적이다. 따라서 일본이라는 가깝고도 먼나라에 대해서 지금꺼지 가져온 시선과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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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일본에 처음 도착한 것은 1947년이다. 전후 일본, 패망상태에서 역동적인 성장으로 경제대국이 되는 것을 지켜본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와 모순을 만드는 기묘한 패러다임 역시 그의 발견에 따라 심도있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어떤 대상이든 일본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라면 보편과 특수 사이에서 새로운 통찰로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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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을 극히 중시하는 일본의 태도는 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 반영되어 있다. 의례라는 것은 인간에 의해 변형되고, 윤리라는 것은 즉흥성에 의해 훼손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패턴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고, 이름은 글로 써서 읽을 수 있을 때에만 기억된다. 귀로 듣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고 눈으로 보는 것이 확실하다."(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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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대상을 60년간 깊이있게 사유한 그는 단지 자신의 통찰을 공유하기 위해 칼럼을 쓰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일단 이 책에서 일본을 중심으로 제시되는 주제는 굉장히 다양한데 그 다양한 지식의 해박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전하는 문장이 사유를 담고 있음과 동시에 미문이 많다. <국화와칼>이 떠오르면서도 이 책으로 오늘날의 일본에 대해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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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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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스타일.
스칸디 느낌.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이다. 어딘가의 인테리어에 대해 누군가의 인상착의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서로 고개를 끄덕한다.
하지만 북유럽에 대해서 모르는 두 사람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건 우리에게 통용되는 북유럽에 대한 이미지가 정확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연 북유럽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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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북유럽의 기적을 조금 더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제시한 스칸디나비아의 원형이 있을까? 또 북유럽 기적 현상의 다른 이름인 북유럽 예외주의의 전승 가능한 요소들이 잇을까?(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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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인 마이클 부스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5개국의 북유럽을 직접 경험하며 특유의 유머와 통찰을 통해 스칸디나비아 5개국을 새롭게 조명한다. 앞서 언급한 북유럽 '느낌'의 환상을 넘어서 각종 국제적인 지표에서도 항상 우위에 있는 '완벽에 가까운' 나라들에 대해 경험에서 오는 직접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었던 막연한 상상의 실수를 깨닫게 함과 동시에 객관적 지표에 실질적인 국민들의 성향이 더해져 굉장히 입체적인 분석과 재치있는 탐방기록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세계최고 수준의 사회복지에 대해 시민들은 현실적인 태도를 취한다. 평등이라는 공통된 관념은 있지만 과한 세금으로 국가에 대한 믿음으로 저축 등의 노력에는 힘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사회서비스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자부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입장에서 만족과 불편을 이야기한다.
무거운 이야기를 심도있으면서 유쾌하게 풀어가면서도 북유럽을 떠올리는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다. 예를 들어 핀란드 산타에 대해서 말할 때도 동심의 영역에 있는 산타에게 여행중 자연스럽게 말하고 가감없이 전한다. 이어서 자연스럽게 핀란드인의 국민성 등으로 이야기가 능수능란하게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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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의 '미친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라는 표현에서 독자가 예상하는 범위와 기준은 모두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부제를 알고 보았을 때 얼마나 웃음이 터지는지 폭소포인트를 찾게 되는데 그보다 이방인 인듯 아닌 필자의 유머에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에 대해 진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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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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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좋은것을너에게줄게
#정여울 글
#이승원 사진
#이야기동네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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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생각이 닿지 못했던 부분을 가장 따뜻하게 만져준다.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거리만이 아닌 마음까지도 멀어진 지금 나를 그리고 나의 가족과 친구, 우리의 배경이 되는 일상의 공간들까지 다루며 섬세한 시선과 따스한 마음으로 담아내고 있다. 짧은 글들이지만 울림이 있고 또 나의 마음 어딘가 머물기만 했던 생각들이 드러나게 한다.
개인적인 고백들도 있지만 사회적공분을 산 사건들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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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같은 경험을 나눴음에 공감하고 또한 내 사유와 느낌이 깊이 다다르지 못한 곳까지 닿아있기 때문에 이 책을 애정하며 아껴가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미투 사건이나...사회적 공분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지금 나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린 일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일들에 대한 지금의 나의 태도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또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느낌들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삶에 대한 나의 주관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관계에 대한 치유를 시도하는 대목들이 뭉클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거나 거리를 좁히지 못할 때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결국 부드러운 마음의 손길을 나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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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도 친절하자. 내가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을 나 자신을 위하여.(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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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것들을 너에게,즉 독자에게 주는 마음은 선심처럼 베푸는 응원이 아니다. 작가 스스로도 소중한 것들을 모으는 길을 나름의 고민 속에서 헤쳐왔고 그 길에 만난 사람들을 위하며 함께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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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린 배 - 지구 끝의 남극 탐험 걸작 논픽션 24
줄리언 생크턴 지음, 최지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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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생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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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항아리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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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탐사를 떠나기 전, 사령관 아드리앵 드 제를라슈의 담대한 마음과 시선에 이입한다. 도전정신과 모험심 그리고 항해에 대한 책임감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만큼 탁월한 묘사가 마치 영화보다 더욱 섬세하게 그려진다. 대단한 흡입력으로 책에 빠져들게 한다. 남극탐사라는 도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만을 기대했으나 이 책은 독자의 예상을 넘어선다. 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목표를 이룰 것이다. 이런 단단한 믿음은 쉽게 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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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계속 가고 있었다. 불과 3주 전 원정대가 남극 대륙에 상륙한 이래로 밤은 몇 시간 정도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없어졌다. 곧 큰 추위가 올 것이고, 뚫고 나가기 힘든 해빙 덩어리로 수면을 얼어붙게 만들어, 경로에 있는 모든 걸 막고 모든 배가 충분히 갇힐 만큼 불행해질 것이다."(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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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에 없는 길에 들어서거나 혹은 꼼작하지 않은 배로 난감해하는 일들은 예상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일들은 이 책이 스릴러라고 불릴만큼 생생했고 또 섬뜩하기도 했다.
파도가 거세게 몰아칠 때는 물리적 위험을 걱정하지먼 물결이 잔잔할 때는 그들의 심리적 단조로움으로 영혼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공간의 감각들이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일까. 남극의 밤을 묘사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창백한 새벽이 태양을 낳아줄 수 없으리라는 걸 느꼈다" 태양은 아침으로, 하루의 시작으로 사람들을 자각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죽은 세상'속에서 존재도, 영혼도 부유하게 된다. 벨지카호는 암울한 항해를 이어간다. 질병과 고뇌 그리고 적대감에 사로잡힌 이들은 점점 지쳐간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 극단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의 어디까지 부서질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동시에 논픽션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다. 생생한 묘사와 흡입력있는 문장으로 나 역시 벨지카호에 승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갔지만 결국 그들과 같이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호기심보다 더욱 강렬하게 남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위기에 내몰린 인간 존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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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환경을 지배하는 외부 힘이 아니라, 그런 환경을 그로 하여금 정복하게 만든 야망, 경쟁심, 인내, 그리고 거의 마조히즘에 가까운 끈질긴 투쟁과 같은 내부 힘의 흉포함이 일으킨 광기였다. 이러한 열정은 지리적 목표를 정복했다고 해서 없어지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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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대 벨기에 원정대의 실화를 담은 이 책은 철저한 자료조사와 재구성을 통해 모험 스토리 그 이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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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조 -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송섬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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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조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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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문학상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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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닫으면 골목도 사라졌다. 아무도 그곳에서 우리의 창문을 노크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 오직 고양이 두 마리와 여자와 남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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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까. 소실이지,그런데 의구심이 들었다. 허구의 공간, 일상에서 경험할 수없는 낯선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소설에서 기대하는 것일 텐데. 이 소설에서는 여타의 소설과는 다른 느낌이다. 소설의 공간은 반지하와 골목. 안쓰러운 사연은 있지만 주인공은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연민하는 것도 아니다. 어딘가 미뤄둔 채 하루를 살아간다. 혼자 살아가는 젊고 외로운 여자, 직업이 있지만 일에 대한 애착이나 희망이 있어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관찰자다. 어디서든 주목받지 못할 평범함이 있기에 그녀는 방해나 간섭없이 바라보는 힘이 있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볼 수 없는 낯선 목소리를 얻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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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낯산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품의 흡입력은 매우컸다. 그리고 무용하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이 그 안을 특별하게 채우고 있다는 생각을 읽는 내내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골목에는 누가 있을까. 생각에 사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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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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