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김희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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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택배기사자본주의에서살아남기
김희우
행성B 행성비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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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택배를 받는다. 택배가 오는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신속한 배송 때문이지 어떤 경로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청년택배기사자본주의에서살아남기>는 택배기사의 일과 일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부터 택배일을 하는 청년이 겪는 고충부터 보람까지 정말 실감나게 담겨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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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김희우 작가는
테헤란로 광고회사 대표로 승승장구했던 이십대에 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하고 실의에 빠져 두문불출하며 고립된 생활을 한다. 그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스스로에 갇혀있는 마음에서 벗어나 육체 노동인 택배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구축할 결심을 한다.
택배 일을 하기위한 초기 자금 마련하기위해 커피 로스팅 아르바이트도 하고 어머니에게 부탁하여 택배차를 준비한다. 흰둥이라는 별명의 택배차와 함께 일을 시작한다.택배 첫날 15시간 일하고 좌충우돌을 통해 일어나는 택배기사만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책은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들려주는 다큐면서 인터뷰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에서 궁금했던 택배 배송의 모든 것을 상세하게 알 수 있어서 반가운 정보가 많았다. 주문한 곳이 근처인데도 왜 옥천, 곤지암까지 갔다 오는지, 택배의 크기나 무게 그리고 택배비의 배분까지 택배에 대해서 궁금한 수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특별한 감동은 역시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어린 태도에 있다. 제목에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라고 한다지만 자본주의만이 아니라 이 삶 자체에서 자존감을 유지하며 현실적인 태도로 진정성을 보이는 모습이 큰 인상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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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돌아왔다! 문지아이들 178
신윤화 지음, 이윤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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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돌아왔다
#신윤화 동화집
#이윤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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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고 싶다고 말하지만 사실 진짜 나를 확신할 수 없는 시기가 있다. 부모님의 보호 아래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배워가는 나이의 아이들 이야기다. 생생한 생활 묘사와 진정성있는 심리묘사로 아이들의 일상과 꿈을 긍정하게 하는 동화여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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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돌아왔다.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하다. 나윤은 멀어졌던 혜성이 돌아오자 고민이 많아진다. 하지만 혜성에게 오해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면서 진심을 확인하게 된다.
*바람부는날의 소영은 국제중 입시를 앞두고 수학경시대회를 크게 망치지만 함께 공부한 해진을 걱정하며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맞게된다. 이 동화에서는 두 아이들의 관계 그리고 엄마들의 태도 뿐만아니라 바람이라는 주인공 소영의 마음에 불어오는 표현들이 심리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이웃 할아버지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친근감을 갖게된 나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정을 쌓으며 일상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화분을 키우는 할아버지와 수놓기를 좋아하는 나의 우정은 특별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탁구공. 엄마아빠의 이혼으로 혼자남겨진 나는 돌아가신 할머니와 큰집 식구들에게 정을 느낀다. 엄마, 아빠 누구도 채워주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주인공에게 이입되었다. 다만 엄마의 캐릭터는 너무 매정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크리스마스약속. 아빠는 병으로 떠나고 같은반 성찬이는 못살게 괴롭히고 엄마와 단둘이 사는 옥상에는 낯선형이 오고간다. 어느하나 쉽지 않은 일상에 자신감을 잃어갈 때 낯선 형의 존재는 반갑고 든든하다. 그리고 형의 부재에도 자신감이라는 선물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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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의 주인공들은 나답기 위한 고민에서 일상의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스스로 성장하며 미래를 긍정한다. 담담하게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의 사연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한편으로는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동화라는 선입견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동화에서는 좀 낯설게 느껴졌다. 성적만을 강요하는 엄마나, 이혼하며 아이도 넘기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는 엄마, 피아노라는 진로를 꿈꾸는 아들에게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 음 현실에서는 더한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주인공의 내면이 투명하게 드러나는데 반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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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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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헝가리에서 푸주한의 딸로 태어나 코로나 19 백신 개발의 노력으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생화학자다. 그의 존경스러운 성과에 놀라움을 갖게 되지만 특별한 탐구력과 호기심을 갖고 살아가는 소녀가 성장하면서 인류를 위한 연구과 과학적 혁신을 보여주는 데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다. 푸주한인 아버지의 도축장면을 보면서도 생물체의 내부지형에 눈을 떼지 못하는 소녀라면 그녀가 과학자로 성장해 연구에 대한 집념을 보이며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소녀는 성장해 헝가리 세게드 대학교 생물학과에 입학해서 유전학을 처음 만나게 된다. 스스로를 평범한 학생이라고 여기며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성실성을 보인다. 그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헝가리 국립과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박사과정을 마치고 공부하고 이후 미국 템플대학교 연구실에서 근무한다. 나라와 자리를 바꾸더라도 그는 연구에 대한 열정을 멈추지 않는다. 자연을 위대한 생화학자라고 보는 시선은 그가 어린 시절 도축과정을 보며 가진 호기심과 집중력이 이제는 생화학자가 되어 자연을 대하는 시선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연구를 대학에서 17년 이상 이어오면서 백신연구에도 매진한다. 그야말로 돌파의 시간이라는 제목이 어울린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딸을 위한 자리에도 고민하며 최선을 다한다. 가족사진이 나오는 부분, 딸에 대해서 애정과 걱정을 쏟는 대목은 과학자로서의 위대한 여정만을 생각하며 읽어온 내게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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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에게 쓴 편지 카프카 전집 8
프란츠 카프카 지음, 오화영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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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에게쓴편지
카프카
솔출판사
우주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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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적이다, 라는 말은 어떤 인상을 남기는가. 나는 아직도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난해하고 불가해한 상황에서 낯선 기분에 사로잡힐 때, 카프카의 소설을 읽었을 때를 떠올린다. 길을 잃거나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을 망연자실 기다릴 때처럼. 어쩌면 그의 글은 수신자를 알 수 없는, 방향을 찾을 수 없는 목적지를 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정확한 대상에게 그리운 마음과 애정을 다해서 편지를 쓴다면 어떨까.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카프카가 죽기 3년전 사랑했던 여인 밀레나 폴락에게 남긴 편지글들을 묶은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은 문학적 서사가 아닌 카프카 연구 사료에 가까울 것이지만 이또한 문학적이다. 그리고 카프카적이라는 말이 내 머릿속에서 영토를 넓히고 그 경계를 다시 만들어낸다.
밀레나를 생각하는 마음, 그럼에도 어딘가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모습을 편지글을 통해서 읽어내려갔다. 카프카의 편지만 이어지기 때문에 미치 대화를 궁금해하듯 밀레나의 답신이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카프카의 편지 내용이 대체로 구체적이라서 어느정도 그들의 감정선을 유추하며 읽을 수 있었다. 서로의 마음을 짐작하며 동시에 조심스러운 카프카를 확인한다는 것은 또한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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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오해하고 있는 게 몇 가지 있소, 밀레나.
첫째로, 내 병이 그렇게 심한 건 아니오. 잠만 조금 자고 나면 메란에 있을 때보다 훨씬 상태가 좋을 정도요.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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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병세는 점점 심해지고 스스로 각혈만 멈추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편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마도 밀레나 역시 그를 염려하며 조심스럽게 쾌유를 빌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그의 병환은 깊어지고 병의 습격으로 펜놀림하나 어려웠음를 고백한다. 그는 당신의 k라고 편지를 마무리한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동시에 밀레나에게는 어떤 슬픔이 몰려왔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의 편지를 따라가면서 선명해진 밀레나가 과연 나의 상상대로인지도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카프카의 편지만큼 밀레나의 답신도 궁금했다. 나의 마음을 해소하듯 부록에서는 막스브로트에게 쓴 밀레나의 편지가 실렸다. 카프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확인하면서 이 책이 '편지' 이상임을 느께게 되었다.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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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도 제작자 - 세상의 끝을 찾아서, 2023 뉴베리 명예상 큰곰자리 80
크리스티나 순톤밧 지음, 천미나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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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지도제작자
세상의 끝을 찾아서
#뉴베리명예상
#크리스티나순톤밧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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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기회는 언제, 누구에게 찾아오는 걸까. 모험을 견딜만한 재능과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절박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 사이가 시작하는 모험은 그 자체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기와 거짓말을 일삼는 아빠 밑에서 고단한 날들을 보내는 사이는 똑같이 옮겨써내는 재능을 갖고 있다. 우연히 지도 명장의 조수로 일하게 될 기회로 '번영함'에 오르게 된 사이는 지긋지긋한 날들로부터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항해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또한 복잡하고 험난한 세계가 되어 사이는 때때로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된다. 그레베는 자신의 신분을 알고있는 것같아 불안감을 주고 부러울 것 없는 귀족 소녀인 리안은 가까워지긴 하지만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승선한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의 욕망을 갖고 있으며 아마도 그 힘을 통해 미지의 대륙인 선덜랜드를 향한 여정에 동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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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놀라운 점은 낯설고도 신비한 설정임에도 세계관이 보편적인 공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복국가인 망콘은 강력한 국가로 ‘꼬리는 이빨이다.’ 국가이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과거는 곧 미래이며, 자신들은 모두 과거와 이어진 살아 있는 연결 고리라고 배우며 자라는 것이다. 표지에서 꼬리를 물고 동그란 고리모양이 되는 용의 그림이 떠오른다. 또한 열세 살이 되면 조상을 상징하는 리니얼을 받게되는데 이를 통해 그들의 신분을 알 수 있게 된다. 신분에 대한 설정은 일반적일 수 있지만 이를 그려내는 작가의 세부적인 설정은 매력적이다. 작가가 미국와 태국의 정체성에서 새로운 지점을 텅해 구상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가독성이 탁월하다. 긴분량임에도 주인공 사이를 따라가는 여정은 지루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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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콘에서 뭐라고 하는지 알지? ‘꼬리는 이빨이다.’ 과거는 곧 미래야. 글쎄, 난 그걸 인정할 마음이 없어. 내 과거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난 변변찮은 사람이 될 생각이 없어. 나는 나만의 미래를 만들 거고, 그걸 위해서라면 그 어떤 위험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상관없어.”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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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판타지 #책추천 #마지막지도제작자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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