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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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깊고아름다운데
조이스박
제이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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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역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그중 동화는 어떨까? 여주인공은 아름답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하며 혹은 신비롭게 이야기를 열어준다. 동화의 여주인공들, 즉 이 책은 동화 여주의 잔혹사를 부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이다. 깊고 아름다운 숲을 연상하는 제목은 숲에 들어설수록 낯선 비밀을 전하는 것처럼 깊이 끌리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치 숲처럼 비밀을 끌어안고 있는 듯 해석은 매혹적이다. 미처 생각 하지 못한 지점에서 저자의 해박한 역사적 혹은 인문학적 접근은 동화 이상의 큰 재미와 의미를 준다. 동화는 어릴 때 읽은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석을 통해서 사람들의 욕망과 결핍에 접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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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빚어가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낸다. 이야기밖에 못 한다며 무력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가고 근본적인 변화의 힘이 아닐까.(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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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들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1장 쌍년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다
2장 소년이 걸어야 하는 자기 몫의 황무지
3장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여자
4장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갈까?
5장 탑에서 나와 광야를 걷는 여자
6장 자식은 죽여도 아버지는 못 죽인다
7장 백설공주 계모 왕비의 거울 뒤, 그놈 목소리
8장 이제는 인간으로 변신할 시간
9장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10장 뜨개질하는 여자를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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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적이라거 어떤 동화가 등장할자 예상되면서도 막상 읽어보면 저자의 시선은 새롭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이기에 내가 알고 있던 동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무심코 읽어온 동화들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은 익숙한 숲의 시작에서 낯선 곳으로 따라가게 되는 매혹과 흥미를 그리고 신비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전달했다. 특별한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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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생물 공부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생물 개념 그림으로 과학하기
헬렌 필처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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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김에생물공부
헬렌필처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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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북의 '그림으로 과학하기' 중에서 생물공부를 소개한다. 나도 공부를 할 때 혹은 전달할 때 한장의 그림으로 전체 내용을 구성해 1page를 활용했었다. 그때 도식을 위한 비주얼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고 또한 직관과 전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된다. 그림으로 학습하는 것에 대한 취지를 이해하기 때문에 #태어난김에생물공부 는 효과적인 학습법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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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해서는 학창시절부터 자신이 없었고 또한 다른 공부를 하거나 시사적인 정보를 받아들일 때에도 과학은 넘어갈 수 없는 난관이었다. 철학을 공부할 때 물리가 소환되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려면 생명이나 지구과학의 개념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과학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그 시점이 늦어질수록 공부할 것이 많아 여러모로 속수무책이었다.
그림으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면서 과학을 그림으로 공부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림으로 공부하려면 사실 어느정도 개념화가 되어있어야 가능하다. 나는 과학에 있어서는 초보자이기 때문에 그림으로 공부하는 효과를 알면서도 시도할 수 없었다. 제발 누가 해주기를 바라면서.....그러니까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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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생물학의 핵심 개념을 그림으로 설명한 책이다. 그림은 실제 손필기처럼 굉장히 눈에 잘 들어온다.
선명한 색을 활용하여 마치 내가 갖고 있는 형광펜과 싸인펜을 이용한 것처럼 친숙하다. 동시에 상당히 전문적이다. 도표, 마인드맵, 그래프등을 활용하면서 인포그래픽, 중요도에 따라 시선의 흐름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설명도 짧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 제시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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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절반 이상은 텍스트나 음성 신호보다는 도표나 그림, 영상 등 시각 자료가 제공될 때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시각적 학습자(visual learner)라고 한다. 과학이야말로 가장 시각적인 정보를 효율적으로 구조화하여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생물공부로 시작했지만 함께 출간된 화학이나 물리도 공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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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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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극단적소수가다수를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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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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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한다. 민주주의만이 현대 정치사회의 최선일까. 역사적 과정을 거쳐 민주주의에 도달했지만 과연 지금 우리가 원했던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중우정치라고 비판했으며 지혜로운 철인 통치자에 의한 정치를 이상으로 꼽았다. 또한 슘페터 역시 엘리트 민주주의를 제시하며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해서 말했다. 과거의 사상들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민주주의 정치사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대의제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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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절차에 충실하다고 해서 입법과 행정이 민주주의의 자유와 평등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을까.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 의사결정 방식과 대의제라는 간접민주주의의 형태가 어떤 허점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전 세계로 시야를 넓혀 민주주의에 안도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과연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예리한 시선을 담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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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비롯한 정치적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미국정치에 대한 제언이기에 그 무게중심은 미국사회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제기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적 시선에서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독재가 아니라도 말하지만 사실상 다수의 지배는 제도적으로 용인되어왔고 대중은 무의식적으로 이를 인정한다. 아마도 미국을 넘어 많은 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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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당정치 정치연구총서 9
이정진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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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정당정치
이정진
버니언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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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 이 책을 통해서 정당의 정의를 확인하기 전까지 내가 알고 있는 정당에 대한 의미는 매우 협소하고 피상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를 앞두고 정당 선택을 할 때 혹은 언론을 통해 여야의 상황을 파악할 때 그들이 정당을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당의 의미 이전에 진보 혹은 보수로 그들의 성향만을 생각하며 판단해왔다. 또한 '자발적' 조직이라기에는 나와는 너무 먼 개념으로만 느껴졌다. 이 책은 정당에 대한 교과서적 정의를 거쳐 지구당을 통해 정당에 대해서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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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처럼 정당법이 있는 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정당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당법에 대해서도 알아야하는데 5.16군사정권에 의한 제정으로 권리의 보장보다는 정당활동의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는 이러한 규제조항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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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구당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정당정치를 설명한다. 지구당은 현재 사라졌지만 부활에 재한 쟁점도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지구당 폐지 이후 지역에서의 정당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머 문제점은 무엇인지,
이 책은 지금은 폐지된 지구당을 중심으로 정당정치를 검토하고, 지구당 폐지 이후 지역에서의 정당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지구당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구당의 폐지는 효율성을 목표로 하였으나 정당활동의 위축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지구당은 정당의 하위조직으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는데 방만한 운영비용과 비민주적 운영방식으로 문제를 지적받았다고 한다. 이로써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은 약화되게 되었다. 그러나 지구당 부활의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지역 기반의 참여를 유도하는 적극적 정당활동으로 지구당을 대안으로 삼는 의견이 많다고 제시한다. 참여를 중심으로 한다면 지구당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의민주주의에서 투표참여만을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이 정치에, 정당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주체성과 주도성으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싹틀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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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학교 샘터어린이문고 79
박남희 외 지음 / 샘터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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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학교
박남희
이여니
곽윤숙
김태호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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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학교. 공감능력제로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감당안되는 소시오패스(?)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공감능럭제로'인 어린이들의 학교에서 일상이 다뤄지고 있는 책이다. 어쩌면 아직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서툴고 어려운 아이들의 이야기다. 그 사이에 고민이 있을 수 있고 또 제로에서 점차 나아지는 기대를 하게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다. 공감능력이라는 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고 관계 속에서 배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총 4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김태호의 바꾸기게임이었다.
주인공은 초등학생 답지 않게 깔끔하고 정리정돈에 철저한 어린이이다. 그런데 짝꿍인 나미는 정신없고 청결에는 무관심하녀 공상과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소녀다.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거리를 두었던 나미에 대해 사소한 질문으로 서로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된다. 나미의 공상과 질문이 생생하고 천진하여 인상적이었고 둘이 서로 호기심을 갖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특히 좋았다. 이 외에도 장애학생와 함께 육상부를 하게되며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는 <메이트러너>, 연필을 사랑하는 소녀의 솔직한 이야기인 <몽당연필>, 공감과 위로에 대한 묵직한 주제가 담겨있는 <고치고치>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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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나면 어디에나 제로학교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성격이 되어 굳어진 성향은 달라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은 제로지만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제로에서 변화한다. 공감능력. 사소한 듯하지만 자신을,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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