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깊고아름다운데조이스박제이포럼..히스토리, 역사는 남자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그중 동화는 어떨까? 여주인공은 아름답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하며 혹은 신비롭게 이야기를 열어준다. 동화의 여주인공들, 즉 이 책은 동화 여주의 잔혹사를 부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상이다. 깊고 아름다운 숲을 연상하는 제목은 숲에 들어설수록 낯선 비밀을 전하는 것처럼 깊이 끌리게 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치 숲처럼 비밀을 끌어안고 있는 듯 해석은 매혹적이다. 미처 생각 하지 못한 지점에서 저자의 해박한 역사적 혹은 인문학적 접근은 동화 이상의 큰 재미와 의미를 준다. 동화는 어릴 때 읽은 이야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석을 통해서 사람들의 욕망과 결핍에 접근하는 것이다.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빚어가고, 동시에 다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낸다. 이야기밖에 못 한다며 무력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오래가고 근본적인 변화의 힘이 아닐까.(9쪽)..소제목들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1장 쌍년이 되는 건 해법이 아니다2장 소년이 걸어야 하는 자기 몫의 황무지3장 아무 데도 가지 않아도 세상을 바꾸는 여자4장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갈까?5장 탑에서 나와 광야를 걷는 여자6장 자식은 죽여도 아버지는 못 죽인다7장 백설공주 계모 왕비의 거울 뒤, 그놈 목소리8장 이제는 인간으로 변신할 시간9장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10장 뜨개질하는 여자를 두려워하라...직설적이라거 어떤 동화가 등장할자 예상되면서도 막상 읽어보면 저자의 시선은 새롭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이기에 내가 알고 있던 동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무심코 읽어온 동화들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은 익숙한 숲의 시작에서 낯선 곳으로 따라가게 되는 매혹과 흥미를 그리고 신비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전달했다. 특별한 독서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