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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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
#최연호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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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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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를 중요하게따지던 20세기를 건너 EQ가 이슈인 시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IQ와 EQ를 더해도 통찰지능이라는 InQ를 능가할 수 없다는 공식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체 통찰지능이 무엇일까. 통찰력의 중요성은 알겠지만 통찰을 지능으로 보고 평가하거나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일지 궁금했다. 보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보이는 경쟁 상대와 싸우는 것에만 익숙했기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통찰은 특별한 능력 정도로 여겨졌다
또한 통찰의 영역이 전문화된 학문외에 일상에서도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다. 따라서 통찰지능은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도 아니고 어떤 전문적인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통찰이 가능하며 통찰지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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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쪽.
환자의 증상이 여러 개일 때 하나의 진단으로 모든 증상을 설명하지 못하면 의사가 틀린 것이다. 의사는 알게 모르게 다양한 증상들로부터 간결한 집단성을 찾아내도록 훈련받는다. 「닥터 하우스」나 우리 소아소화기 팀이나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환자를 살펴봤고, 증상 간에 잘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를 찾아내서 올바른 진단에 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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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의사다. 어쩌면 의료분야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진단과 치료를 요구하는 분야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보이는' 관찰에서 '보이지 않는 ' 통찰에 확신을 갖는 이유와 통찰에도 지능이 있음을 주장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의 시대에 통찰은 인간의 경쟁력이다. 저자는 통합적 지능인 통찰에 대해 미래에는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평가에는 객관화와 구조화가 어렵겠지만 앞으로 점점 더 통찰이 중시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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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이라는 표현은 저자의 주관에서 출발하므로 낯설고 새로운 개념이겠지만 통찰을 우리 일상에서 발휘하는 것은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의료현장에서 통찰을 통해 접근할 때 유의미한 상황들을 보여준다. 소아과에서 환자인 아이와 아이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인지 더욱 마음을 울리는 대목들도 많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위기의 경계에서 환자가 안정하도록 마음의 의지를 주는 의사이면서 한편으로는 통찰이 발휘되는 상황에서 통찰의 힘을 확신하는 대목도 보인다. 그렇기에 통찰은 반드시 지적 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 이상이 된다.
특히 큰 수술 후 건강을 찾은 은수와 은수어머니의 헌신을 말하며 의료진으로서 느끼는 진심에 대한 대목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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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쪽
진심은 원래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서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렇게 진심은 인간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진심이 통하는 곳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하나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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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서 저자는 건강정보와 의료현장에서의 통찰의 힘이 활용된 이야기들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인문학, 역사, 대중문화, 일상 등등 여러분야를 가로지르며 통찰에 대해서 말한다. 따라서 저자가 주장하는 통찰의 힘이 깊고 폭넓게 활용된다는 사실을 주장을 넘어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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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쪽
통찰은 경험이다.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것은 미래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일을 위해 준비하는 내 마음의 판단과 결정은 나의 과거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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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얼마나 통찰의 힘을 믿고 통찰력을 발휘해왔을까. 통찰력에 대해 객관적 평가와 판단을 하는 것은 이르지만 대상에 대한 태도, 관찰과 사유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었다. 답에 도달하지 못해 방황했던 시간들을 낭비했다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통찰의 힘을 믿는 지혜를 발견해야할 것이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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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니? 알고리즘 세상 궁금한 십대
소이언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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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니알고리즘
#소이언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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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와 d사이에 c.
birth와 death 사이에 choice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선택의 영역에서 우리는 '추천'에 의지한다. 선택을 도와주는 추천, 바로 알고리즘에 의해서다. 내가 고르기전에 이걸 원했을거야,하며 내 욕망을 들여다본다. 이런 반가운 제안에 우리는 놀라지만 이것은 알고리즘 덕분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알고리즘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정보는 수집되고 인공지능에 위해 더욱 정교한 기술이 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콘텐츠들 사이에서 나에게 딱 맞는 정보를 찾아주는 것은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이렇게 집요하게 정보를 수집하는지 놀라울 때도 있다. 이런 양가감정이 문제의식을 만들 때 반갑게도 이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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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니알고리즘 이라는 제목으로 알고리즘에 대해서 다루는 정보책이다. 알고리즘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과 미처 몰랐던 점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세상궁금한십대 라는 시리즈로 출간되었는데 십대가 아니라도 알고리즘에 대해 궁금하다면 관심을 갖고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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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일상에 얼마나 깊게 개입되어 있는지, 그리고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이 무엇이고 어떤 영역까지 확장되어 있는지 간결한 요약과 시선을 사로 잡는 일러스트로 이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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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확증편향, 필터버블 등등에 대해서 다루는 4장이다. 우리의 일상과 현실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알고리즘에 대해러 문제를 제기한다. 아마도 알고리즘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알아야하고 현실에서 비판의식을 갖고 대해야함을 확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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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표지의 문구는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알고리즘을 잘 알고 활용하는데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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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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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들
오찬호
븍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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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민낯
"잊고 또 잃는 우리 사회의 뒷모습" 나는 이어 쓴다. 잊는 대신 읽어야겠다고. 이 책은 말줄임표와 도돌이표로 구성되어 있다. 죽음오 별 수 없다는 부제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여섯개의 민낯으로 만난다. 성소수자의 인권문제를 다룬 첫번째 민낯, 故 변희수
언론과 악플의 잔인성을 폭로하는 두 번째 민낯,
故 최진리 (설리)
스포츠 선수의 괴롭힘 문제를 보여주는 세 번째 민낯,
故 최숙현
숨진 노동자를 추모하며 산업현장의 실태를 고발하는 네 번째 민낯, 故 김용균
빈곤의 사회구조적 문제를 다루는 다섯 번째 민낯,
故 성북 네 모녀
안전을 위협하는 국가와 기업논리를 고발하는 여섯 번째 민낯, 故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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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서 언론에서 다뤄진 문제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언론의 보도행태와 무책임함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쉽게 잊어버리는 여론의 문제도 아울러 고민할 수 있었다. 사건 이후, 다시 민낯들을 바라보며 응시해야함을 역설하는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잊고 또 반복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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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이 사회는 사람이 만든 거고 그걸 바꾸는 것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주하기 싫어도 마주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일단 화들짝 놀라고, 아직도 이런 일이 있냐고 탄식하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모색하는 고민의 연속만이 사회를 움직인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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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책은 잘못을 반복하는 현 세태를 "도돌이표"라는 이름으로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 n번방 사건
아홉 번째 민낯, 낙태죄 폐지
세월호 참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조국 사태 로 지금의 현실에서 '민낯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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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두운 주제들임에도 가독성이 대단히 좋다. 신문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들이지만 단편적인 사건 전달을 넘어서 그 안에서 통찰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시작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에 있다. 그 가능성이 이 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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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고백들 에세이&
이혜미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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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위의고백들
#이혜미
#창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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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허무는 샐러드.
쌓아올린 생각의 단면이 연상되는 라자냐.
사랑의 응어리를 닮은 안키모.
...접시 위의 요리는 시인의 깊은 시선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난다. 접시 위의 시, 문장들의 요리의 접점에 이 요리에세이가 있다. 요리에 대한 소개와 사연 그리고 레시피까지 이어져 먹음직스러운 요리 사진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익숙한 것이기도 하고 이름도 처음인 낯선 음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에 이 책은 어디에도 없는
특별함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익숙한 요리에도 새로운 감성이 스며들며 새로운 요리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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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건이 있다.
손안에서 함부로 뭉개지는 작정들이 있다.
이 단단한 열매의 예감과 근심, 시름과 실망을 돌보는 일에는 꽤 많은 마음 품이 필요하다. 웅크린 갑각류의 동물처럼 견고한 몸. 조용한 기다림 속에서 무르익는 결심에 대해 생각한다. 공간의 방향을 가늠하듯이. 어제의 향방을 짐작하듯이. 손끝을 세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색을 헤아린다. 이 비밀스러운 세계 속으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사려 깊은 매만짐이 요구된다.
아보카도의 입구를 열어 그 안에 잠들어 있던 눈빛을 만나는 일은 빠르게 달아나는 어제 속에서 빛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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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길지만 리뷰에 남기고 싶은 대목이다. 요리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나름 음식 만들기에 몰입할 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보카도를 가를 때다. 마치 운을 따져보듯 얼마나 잘 익었는지, 그리고 씨가 쏘옥 빠질 때의 쾌감, 마지막으로 시작과 끝의 둘레를 칼날아 지나갈 때의 정확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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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별한 지점.
시인의 사유가 온전히 담긴 음식에 대한 느낌과 기록.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특별한 레시피들.
감성어린 시선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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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 그리고 서재에 어울릴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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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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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삶이될때
#김미소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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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가 아닌 언어는 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목표는 점수나 등급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나의 성취를 그 기준을 통해 생각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이 있었다하더라도 저자의 언어들은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언어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삶을 그대로 투영하고 진실하고 또한 그 안에서의 고충도 솔직하게 전해진다. 따라서 이 책은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인이라는 대단한 이력을 통해 언어의 성취에 감탄하기 보다는 한 사람이 언어의 경계에서 고민하고 이해하는 아주 진정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렇기에 나의 언어의 부족함을 따지기보다는 나의 언어는 어디서부터 어디로 가는가, 그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반드시 필요했으나 한번도 시도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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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선을 긋다보면 좁아지는 건 나의 세계일 뿐"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저자에게 언어는 삶의 새로운 통로를 만든다. 언어학 박사학위로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가르치는 언어능력자(?)라고 할 수 있지만 언어를 대하는 태도는 자신감보다는 겸허함에 가깝다. 유창함을 말하기보다는 세 언어간의 결을 섬세하게 전한다.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챕터에서 한국어는 상대와의 관계를 인식해야하며, 영어는 주어부터 생각하고, 일본어는 자신에 대한 호칭을 맥락에 맞게 써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언어구사의 단순한 팁이 아닌 삶과 언어의 일치됨은 느끼는 저자의 진실한 고백이 된다. (언아일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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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도 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힘든 일이다. "숨쉬듯 편안했던 자신의 자아를 다 무너뜨리는 과정"이라고 말하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서로 얽히고 뿌리를 뻗어나가는 언어들을 수단으로 단순화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언어를 배우는 의미있는 경험을 통해 언어와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외국어에 대해 "정복" "해결"의 말로 성취에 대해서 말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마지막 4부에는 영어공부에 대해 다루지만 수단에 머무르지 않은 배움에 대한 진심과 성장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가기에 특별하다. 이 책 덕분에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며 동시에 새로운 방법이기에 영어를 처음으로 공부하게 되는 기분이다. 언어에 대해서 새롭고 따뜻한 시도를 꿈꾸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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