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가삶이될때
#김미소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
.
모국어가 아닌 언어는 수단일 수밖에 없었다. 목표는 점수나 등급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고 나의 성취를 그 기준을 통해 생각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는 목적이 있었다하더라도 저자의 언어들은 삶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언어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삶을 그대로 투영하고 진실하고 또한 그 안에서의 고충도 솔직하게 전해진다. 따라서 이 책은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인이라는 대단한 이력을 통해 언어의 성취에 감탄하기 보다는 한 사람이 언어의 경계에서 고민하고 이해하는 아주 진정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렇기에 나의 언어의 부족함을 따지기보다는 나의 언어는 어디서부터 어디로 가는가, 그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책이다. 반드시 필요했으나 한번도 시도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
.
저자가 "선을 긋다보면 좁아지는 건 나의 세계일 뿐"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저자에게 언어는 삶의 새로운 통로를 만든다. 언어학 박사학위로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가르치는 언어능력자(?)라고 할 수 있지만 언어를 대하는 태도는 자신감보다는 겸허함에 가깝다. 유창함을 말하기보다는 세 언어간의 결을 섬세하게 전한다.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챕터에서 한국어는 상대와의 관계를 인식해야하며, 영어는 주어부터 생각하고, 일본어는 자신에 대한 호칭을 맥락에 맞게 써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언어구사의 단순한 팁이 아닌 삶과 언어의 일치됨은 느끼는 저자의 진실한 고백이 된다. (언아일체?!ㅎㅎ)
.
.
저자에게도 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힘든 일이다. "숨쉬듯 편안했던 자신의 자아를 다 무너뜨리는 과정"이라고 말하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서로 얽히고 뿌리를 뻗어나가는 언어들을 수단으로 단순화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언어를 배우는 의미있는 경험을 통해 언어와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외국어에 대해 "정복" "해결"의 말로 성취에 대해서 말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마지막 4부에는 영어공부에 대해 다루지만 수단에 머무르지 않은 배움에 대한 진심과 성장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가기에 특별하다. 이 책 덕분에 영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며 동시에 새로운 방법이기에 영어를 처음으로 공부하게 되는 기분이다. 언어에 대해서 새롭고 따뜻한 시도를 꿈꾸게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