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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 - 하늘의 법칙에 도전한 북학 사상가 ㅣ 아이세움 역사 인물 23
고진숙 지음, 김창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먼저, 홍대용!
1731년에 태어나서 1783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까
우리가 고등학교 때 뜻도 모르고
으달달달, 들들 암기했던 실학 시대 인물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실학 시대를 열었던 조선 후기의 걸출한 임금 정조의 사부 되시며,
<백탑파>를 이끌던 박지원과는 오랜 세월 동안 친구로 지냈다는 홍대용!
정조의 사부로서는 어떤 교육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홍대용의 원작을 읽어보면 알 수가 있는데,
사실, 제가 원작을 읽다가 이 사람의 가치를 대강 짐작하게 돼서
동화로는 나온 것이 없는가 하고 살펴보니까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두 번째로 <백탑파>란 <파고다 학파>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파고다 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옛날에는 백탑이라고 불렀다네요.
바로 여기를 중심으로 해서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글재주를 자랑하던
박지원이 제자들을 데리고 좀 놀았나 봅니다.
그 제자들이 바로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같은 사람들이라는데,
고등학교 때 다 우리가 교과서로 으달달달 했던 사람들인 것 같은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지요?
<북학파>!
바로 박제가가 <북학의>라는 책을 써서 <북학파>라는 용어가 생겼답니다.
이 북학파의 뿌리가 바로 <백탑파=(오늘날의)파고다 파>랍니다.
이 박제가가 서얼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백탑파를 이끌던 박지원은 <양반 인생 떨거지들>을 긁어모아
파고다 공원에서 야부리를 풀어주던 지도자였고,
홍대용은 박지원이라는 친구 덕분에 하루아침에
백탑파를 이끄는 리더로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이 서얼들이 정조 때 관직에 등용되면서
실학 시대가 짜잔 하고 열리게 되는 모양입니다.
그럼, 홍대용은 <박지원의 친구>라는 명목만으로
<파고다 학파>를 이끄는 리더로 등장할 수 있었는가?
만일 그랬다면, 우리가 고등학교 때 실학 사상가들의 이름을
으달달달 암기하느라고 고생하지는 않았겠지요?
홍대용!
이름은 하나인데, 이 이름이 붙은 주체는 '두 명'이랍니다.
1700년대에 실학 사상을 이끌었던 홍대용과
2005년에 발견된 소행성에 붙여진 이름 홍대용!
이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를 도는 별이라는데,
여기에다가 국제천문연맹에서 <홍대용 이름>을 붙였다면
'원작 홍대용'의 가치는 대강 짐작할 수 있는 거지요?
참, 세상 많이 변했지요?
우리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홍대용이니 박지원, 박제가니 하면서
으달달달 암기하느라고 죽을 둥 살 둥 했는데,
지금은 이런 애들이 다 동화책으로 나옵니다, 그려.
허허, 무식하면 아직도 으달달달 하고들 있겠지요?
누가 무식해?
교사와 부모!
홍대용!
노론 출신이랍니다.
위에 얘기한 박지원, 박제가는 <반남 박씨> 출신이구요.
꼬마작가도 <꼬마작가 박>이기는 하지만,
<반남 박씨>는 또 태어나서 처음 들어봅니다, 그려!
노론의 거두는 송시열.
<조선의 송자>, 송시열!
공자, 맹자의 맥을 잇던 '조선의 대표 선수, 송자!'
이 송시열이 살아 생전 <북벌>을 외쳤는디,
가장 아끼던 제자 윤증이 반기를 들면서 노론을 싹쓸이 했답니다.
사색당파, 당파 싸움!
이거, 이거 우리가 고등학교 때 아주 부실하게 배운 종목입니다.
당파 싸움에서 깨지면 말입니다,
가족에 친족을 비롯해서 <족> 자가 들어가는 것들은 다 죽은 목숨이 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아주 자세한 강의를 해준 사람이 바로 이중환입니다.
<택리지>를 보면 당파 싸움의 시작은 선조 때였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임진왜란을 당하고는 나라가 온통 쑥대밭이 되지요?
이때만 해도 동인-서인, <이색당파>였습니다.
그 뒤에 가지를 쳐서 <사색당파>가 되는데,
이 싸움에서 깨지는 <파>에서는 수 백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바치게 됩니다.
아주 <고결한 헌납>이 되겠지요?
대신에 몇 십년 지나면 <피의 보복>이 시작되는 것이구요.
이런 게 바로 당파 싸움이었다고 이중환의 <택리지>는 전하고 있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피 비린내>가 두렵다며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은 어디일까 하면서
후손인 우리들에게 <부동산 투기 적격 지역>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택리지>입니다.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필독서 <택리지>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도 자세하게 소개한 바가 있지요?
이 책에서 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펜션 개념>입니다.
<소중화 사상의 대가 이중환>은 18세기에 벌써 <펜션 개념>을 얘기했습니다.
투기업자들의 필독서로서는 가치가 있지요?
어쨌거나, 홍대용은 노론 출신이었지만,
노론을 도륙한 윤증이라는 인물을 '마음의 스승'으로 받아들입니다.
핵심은 '오랑캐 청나라'한테서 배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서양의 과학 기술을 받아들여 발전하고 있는 청나라는
결코 우리가 얕볼 상대가 아니다.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우리에게 치욕을 안겨 준 청나라일지라도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67페이지)."
바로 여기에서 홍대용은 자신의 출신성분인 노론과 갈라서게 된다고 합니다.
또 송시열이 외쳤던 <소중화=조선 중화 사상>과도 헤어지게 됩니다.
이러면서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사색당파 중에서도 노론이란 <골수 공자왈, 맹자왈 계파>였답니다.
공자왈, 맹자왈과는 깨끗하게 헤어지고 난 뒤에
홍대용은 <개인 천문대>를 만들어서 연구를 했다는데,
이때 등장하는 사람이 나경적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천문관측기계인 <혼천의>에다가
<기계 시계>를 도입한 정확한 시간을 결합한 것이고,
이 새로운 관측기계를 통해서 홍대용은
별들의 움직임을 정확한 시간에 맞춰서 관측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한 겁니다.
여기에서 <시계의 역사>를 이해해야만 이 얘기가 무슨 얘기인지 알게 되는데,
정확한 시간을 잴 수 있도록 해주는 개념은
바로 갈릴레이한테서 나온 것이지요?
갈릴레이가 어느 날 갑자기 터득한 <진자 개념>이
오늘날에 우리가 보는 <기계식 시계>의 출발점이 되는데,
이 시계는 해시계, 물시계하고는 차원이 다른 겁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중요한 건 홍대용이 바로 이 개념을 알고
혼천의를 나경적에게 제작 주문을 했다는 점입니다.
개인 천문대 덕분에 하늘의 법칙을 나름대로 연구하던 홍대용은
친척이 중국 청나라에 갈 일이 있어서 발 빠르게 따라 나섭니다.
베이징에 가서는 <조선 천문학자의 허망함>을 깨닫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수학!
기하학!
주판만 때리던 조선 수학에서 서양의 기하학을 보고는
홍대용이 뒤집어졌나 봅니다.
책에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사인, 코사인을 비롯한 <당구놀이>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한시 좀 그만 때리고 당구 좀 때리지 그랬니, 조선 양반들아!
중국에 다녀온 뒤,
홍대용은 <넓은 세계>를 파고다 공원 가서 설파하기 시작합니다.
이러면서 <백탑파=파고다 학파>가 자리를 굳히게 되고,
이게 바로 북학파였답니다.
이 북학파도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꼬마작가가 보기에는!
'백성에게 보탬이 된다면 꽃이건 물고기건 잡초건
기꺼이 연구할 것이다(129페이지).'
바로 요게 한계입니다.
과학 연구란 <자기 좋아서, 호기심이 넘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백성에게 보탬이 된다면>?
보탬이 된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그 연구는 끝장이 나게 됩니다.
그럼, 그 판단에 결정은 누가 내리는가?
고명하신 <윗선>이 내립니다.
정치가들이 내린다는 말이지요?
고명하신 정치가들이 <보탬이 안 된다>고 하면,
그걸로 끝장나는 게 과학입니다.
근본 철학이 <백성, 보탬>이 될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홍대용은 2005년에 <소행성 홍대용>으로 다시 태어났을 만큼
뛰어난 천문연구 업적을 남겼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홍대용의 죽음과 함께 조선 후기 천문 연구는 바닥이 났습니다.
바로 실학 사상의 철학이 <백성, 보탬>이었기 때문일 것이고,
이 실학은 1800년 정조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되지요?
그 뒤의 조선 역사 110년은 '하늘이 괜히 한 번 살려줘 본 것'뿐이구요?
꼬마작가의 역사 해석, 재미있나요?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뽑아보는 <펜션 개념>,
<백성, 보탬>의 과학이 아니라 <호기심>의 과학이 돼야만 한다며
실학 사상의 한계를 지적한 꼬마작가!
시대를 앞서가도 너무도 앞서가는 꼬마작가의 한국사 해석!
재미있나요?
다만 오늘 소개한 위인전 <홍대용> 속에서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 하나 도출될 수가 있는 겁니다.
수학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수학도 으달달달 암기로 채우려는 한국 사회에서
기하학을 알아야만 천문학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런 수학 개념은 아주 중요한 겁니다.
애들한테 수학을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기하학이 어디에 써먹을 곳이 있는 분야인지를 아는 것은 다른 겁니다.
그래, 안 그래, 무식한 한국 대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