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용 - 하늘의 법칙에 도전한 북학 사상가 아이세움 역사 인물 23
고진숙 지음, 김창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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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홍대용!

1731년에 태어나서 1783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까

우리가 고등학교 때 뜻도 모르고

으달달달, 들들 암기했던 실학 시대 인물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실학 시대를 열었던 조선 후기의 걸출한 임금 정조의 사부 되시며,

<백탑파>를 이끌던 박지원과는 오랜 세월 동안 친구로 지냈다는 홍대용!

정조의 사부로서는 어떤 교육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홍대용의 원작을 읽어보면 알 수가 있는데,

사실, 제가 원작을 읽다가 이 사람의 가치를 대강 짐작하게 돼서

동화로는 나온 것이 없는가 하고 살펴보니까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두 번째로 <백탑파>란 <파고다 학파>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파고다 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옛날에는 백탑이라고 불렀다네요.

바로 여기를 중심으로 해서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글재주를 자랑하던

박지원이 제자들을 데리고 좀 놀았나 봅니다.

그 제자들이 바로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같은 사람들이라는데,

고등학교 때 다 우리가 교과서로 으달달달 했던 사람들인 것 같은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지요?

 

<북학파>!

바로 박제가가 <북학의>라는 책을 써서 <북학파>라는 용어가 생겼답니다.

이 북학파의 뿌리가 바로 <백탑파=(오늘날의)파고다 파>랍니다.

이 박제가가 서얼 출신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백탑파를 이끌던 박지원은 <양반 인생 떨거지들>을 긁어모아

파고다 공원에서 야부리를 풀어주던 지도자였고,

홍대용은 박지원이라는 친구 덕분에 하루아침에

백탑파를 이끄는 리더로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이 서얼들이 정조 때 관직에 등용되면서

실학 시대가 짜잔 하고 열리게 되는 모양입니다.

 

그럼, 홍대용은 <박지원의 친구>라는 명목만으로

<파고다 학파>를 이끄는 리더로 등장할 수 있었는가?

만일 그랬다면, 우리가 고등학교 때 실학 사상가들의 이름을

으달달달 암기하느라고 고생하지는 않았겠지요?

 

홍대용!

이름은 하나인데, 이 이름이 붙은 주체는 '두 명'이랍니다.

1700년대에 실학 사상을 이끌었던 홍대용과

2005년에 발견된 소행성에 붙여진 이름 홍대용!

이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를 도는 별이라는데,

여기에다가 국제천문연맹에서 <홍대용 이름>을 붙였다면

'원작 홍대용'의 가치는 대강 짐작할 수 있는 거지요?

 

참, 세상 많이 변했지요?

우리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홍대용이니 박지원, 박제가니 하면서

으달달달 암기하느라고 죽을 둥 살 둥 했는데,

지금은 이런 애들이 다 동화책으로 나옵니다, 그려.

허허, 무식하면 아직도 으달달달 하고들 있겠지요?

누가 무식해?

교사와 부모!

 

홍대용!

노론 출신이랍니다.

위에 얘기한 박지원, 박제가는 <반남 박씨> 출신이구요.

꼬마작가도 <꼬마작가 박>이기는 하지만,

<반남 박씨>는 또 태어나서 처음 들어봅니다, 그려!

 

노론의 거두는 송시열.

<조선의 송자>, 송시열!

공자, 맹자의 맥을 잇던 '조선의 대표 선수, 송자!'

이 송시열이 살아 생전 <북벌>을 외쳤는디,

가장 아끼던 제자 윤증이 반기를 들면서 노론을 싹쓸이 했답니다.

 

사색당파, 당파 싸움!

이거, 이거 우리가 고등학교 때 아주 부실하게 배운 종목입니다.

당파 싸움에서 깨지면 말입니다,

가족에 친족을 비롯해서 <족> 자가 들어가는 것들은 다 죽은 목숨이 됩니다.

이 점에 대해서 아주 자세한 강의를 해준 사람이 바로 이중환입니다.

<택리지>를 보면 당파 싸움의 시작은 선조 때였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임진왜란을 당하고는 나라가 온통 쑥대밭이 되지요?

이때만 해도 동인-서인, <이색당파>였습니다.

그 뒤에 가지를 쳐서 <사색당파>가 되는데,

이 싸움에서 깨지는 <파>에서는 수 백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바치게 됩니다.

 

아주 <고결한 헌납>이 되겠지요?

대신에 몇 십년 지나면 <피의 보복>이 시작되는 것이구요.

이런 게 바로 당파 싸움이었다고 이중환의 <택리지>는 전하고 있고,

이 책의 저자는 그런 <피 비린내>가 두렵다며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은 어디일까 하면서

후손인 우리들에게 <부동산 투기 적격 지역>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택리지>입니다.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필독서 <택리지>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도 자세하게 소개한 바가 있지요?

이 책에서 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펜션 개념>입니다.

<소중화 사상의 대가 이중환>은 18세기에 벌써 <펜션 개념>을 얘기했습니다.

투기업자들의 필독서로서는 가치가 있지요?

 

어쨌거나, 홍대용은 노론 출신이었지만,

노론을 도륙한 윤증이라는 인물을 '마음의 스승'으로 받아들입니다.

핵심은 '오랑캐 청나라'한테서 배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서양의 과학 기술을 받아들여 발전하고 있는 청나라는

결코 우리가 얕볼 상대가 아니다.

백성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우리에게 치욕을 안겨 준 청나라일지라도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 있다면 배워야 한다(67페이지)."

 

바로 여기에서 홍대용은 자신의 출신성분인 노론과 갈라서게 된다고 합니다.

또 송시열이 외쳤던 <소중화=조선 중화 사상>과도 헤어지게 됩니다.

이러면서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사색당파 중에서도 노론이란 <골수 공자왈, 맹자왈 계파>였답니다.

 

공자왈, 맹자왈과는 깨끗하게 헤어지고 난 뒤에

홍대용은 <개인 천문대>를 만들어서 연구를 했다는데,

이때 등장하는 사람이 나경적입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천문관측기계인 <혼천의>에다가

<기계 시계>를 도입한 정확한 시간을 결합한 것이고,

이 새로운 관측기계를 통해서 홍대용은

별들의 움직임을 정확한 시간에 맞춰서 관측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한 겁니다.

 

여기에서 <시계의 역사>를 이해해야만 이 얘기가 무슨 얘기인지 알게 되는데,

정확한 시간을 잴 수 있도록 해주는 개념은

바로 갈릴레이한테서 나온 것이지요?

갈릴레이가 어느 날 갑자기 터득한 <진자 개념>이

오늘날에 우리가 보는 <기계식 시계>의 출발점이 되는데,

이 시계는 해시계, 물시계하고는 차원이 다른 겁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중요한 건 홍대용이 바로 이 개념을 알고

혼천의를 나경적에게 제작 주문을 했다는 점입니다.

 

개인 천문대 덕분에 하늘의 법칙을 나름대로 연구하던 홍대용은

친척이 중국 청나라에 갈 일이 있어서 발 빠르게 따라 나섭니다.

베이징에 가서는 <조선 천문학자의 허망함>을 깨닫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수학!

기하학!

주판만 때리던 조선 수학에서 서양의 기하학을 보고는

홍대용이 뒤집어졌나 봅니다.

책에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사인, 코사인을 비롯한 <당구놀이>가 아닐까 짐작됩니다.

한시 좀 그만 때리고 당구 좀 때리지 그랬니, 조선 양반들아!

 

중국에 다녀온 뒤,

홍대용은 <넓은 세계>를 파고다 공원 가서 설파하기 시작합니다.

이러면서 <백탑파=파고다 학파>가 자리를 굳히게 되고,

이게 바로 북학파였답니다.

 

이 북학파도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꼬마작가가 보기에는!

'백성에게 보탬이 된다면 꽃이건 물고기건 잡초건

기꺼이 연구할 것이다(129페이지).'

바로 요게 한계입니다.

과학 연구란 <자기 좋아서, 호기심이 넘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백성에게 보탬이 된다면>?

 

보탬이 된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그 연구는 끝장이 나게 됩니다.

그럼, 그 판단에 결정은 누가 내리는가?

고명하신 <윗선>이 내립니다.

정치가들이 내린다는 말이지요?

고명하신 정치가들이 <보탬이 안 된다>고 하면,

그걸로 끝장나는 게 과학입니다.

근본 철학이 <백성, 보탬>이 될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홍대용은 2005년에 <소행성 홍대용>으로 다시 태어났을 만큼

뛰어난 천문연구 업적을 남겼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홍대용의 죽음과 함께 조선 후기 천문 연구는 바닥이 났습니다.

바로 실학 사상의 철학이 <백성, 보탬>이었기 때문일 것이고,

이 실학은 1800년 정조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리게 되지요?

그 뒤의 조선 역사 110년은 '하늘이 괜히 한 번 살려줘 본 것'뿐이구요?

 

꼬마작가의 역사 해석, 재미있나요?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뽑아보는 <펜션 개념>,

<백성, 보탬>의 과학이 아니라 <호기심>의 과학이 돼야만 한다며

실학 사상의 한계를 지적한 꼬마작가!

시대를 앞서가도 너무도 앞서가는 꼬마작가의 한국사 해석!

재미있나요?

 

다만 오늘 소개한 위인전 <홍대용> 속에서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 하나 도출될 수가 있는 겁니다.

수학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수학도 으달달달 암기로 채우려는 한국 사회에서

기하학을 알아야만 천문학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런 수학 개념은 아주 중요한 겁니다.

애들한테 수학을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기하학이 어디에 써먹을 곳이 있는 분야인지를 아는 것은 다른 겁니다.

그래, 안 그래, 무식한 한국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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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se Amazing Musical Instruments! [With CDROM] (Hardcover)
Helsby, Genevieve / Sourcebooks Jabberwocky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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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6XmRJRN125g

Dan Fogelberg - Rhythm Of The Rain

오늘은 비도 오고 하니까 꼬마작가가 좋아하는 댄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댄, 멋있지요?

인생이란 거, 댄처럼 이렇게 <우~~> 하다가 가면 되는 거지,

뭘 그렇게도 하나 더 가르치려고 아등바등거리세요?

 

 



 

이 책은 예고편으로 띄웠던 거지요?

아마존을 죽 살펴보니까 요 놈이 물건인 것 같아서 예고편으로 띄웠던 겁니다.

현재 스카(score, 제가 초등학교 때는 애들이 무식해서 다들 "스카"라고 했습니다)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는 Sales Point : 30.

자, 이게 얼마나 들썩이게 될까, 한 번 지켜볼까요?

 

솔직히 책을 받아서 스윽 훑어보고는 좀 실망했습니다.

책에 그림이 아니라 실물 사진을 넣었거든요.

제가 사진을 싫어하는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시지요?

사진으로 박아서 잘 만든 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자연관찰 전집이란 전집은 대개가 다 황,

이런 법칙이 아주 자연스럽게 도출이 되는 겁니다.

책을 구경하기 위해서 페이지를 넘기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그냥 책 표지그림을 탁 보면 턱 하고 답이 나오는 겁니다.

 

어쨌거나, 잠시 실망했던 마음을 접고 한 나흘쯤 지나서

다시 보니까 책이 새롭게 보이대요.

먼저, 아마존 미리보기를 탁 보면 목차가 나옵니다.

The Strings.

이거 한국말로 뭐지요?

<줄악기>!

 

꼬마작가가 오늘은 별 거 다 한다,

그래, 안 그래?

<현악기>.

 

솔직히 한국 최고의 문장가로 자처해왔던 꼬마작가도

<현악기>가 무슨 뜻인지는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줄악기>!

Strings!

영어 사전을 찾아보세요.

String=줄, 이렇게 나옵니다.

String=현, 이렇게는 안 나옵니다.

그렇지요?

 

무식한 대중들 속여먹기 딱 좋지요, 현악기 하니까!

별 것도 아닌데 말씀이야.

줄악기!

앞으로는 <줄악기>로 합시다, 우리 무식한 대중들이여!

 

오늘 소개하는 Those Amazing Musical Instruments에 보면,

Strings에는 바이올린, 비올라, 바이올린첼로,

더블 베이스, 하프, 기타, 만돌린이 있다고 했는데,

이 악기들의 공통점이 바로 <string=줄>입니다.

 

그러니까 한 묶음으로 묶어서 strings라고 한 것인데,

요게 또 수학이지요?

집합 개념이 여기에서도 도출이 됩니다, 그려!

오늘 참, 꼬마작가가 별 거 다 한다,

그래, 안 그래?

 

꼬마작가의 별 짓과는 관계없이,

어쨌거나, <줄악기> 하니까 알아먹기가 쉬워, 안 쉬워?

안 쉬워?

그럼, 계속 <현악기> 하도록 해라!

너의 애들은 <내 나이 되도록> 뭐가 뭔 소린지 계속해서 못 알아먹을 거다!

 

챕터 2.

Woodwinds.

사전을 찾아보면 한글로는 <목관악기>라고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이것도 <나무악기>라고 하면 될 겁니다.

Woodwind 중에서 wind가 어떤 노릇을 하는 건지는

책에도 그렇고 위키피디아를 찾아봐도 정확한 의미는 나오지 않네요.

참, 꼬마작가가 오늘은 정말로 별 짓 다 한다, 그지?

아예 사전을 새로 만들어요!

일제 시대 <국어사전가>들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제 스승 이오덕 선생이 피를 토하며 강조했던 것입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자, 이쯤 해서 케니 지의 <나무악기> 연주를 하나 감상하면서,

악기 이름은 나도 모르지만!

How Can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Kenny G & Michael Bolt

http://www.youtube.com/watch?v=6AwUpiRprN4

 

잘 들었나요?

솔직히 나는 이 음악에서 드럼 소리가 더 좋네요.

뭔가 어긋나는 듯하게 두드리는 재주,

요런 것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지요?

 

다,시,(위 음악의 드러머처럼, 꼬마작가가 지금 말을 하는 겁니다,

느껴집니까, 이 리,듬,이?)

<나무악기>로 돌아오면, 플루트, 오보에, 바순, 색스폰, 리코더가 있답니다.

리코더에는 <티나>의 리코더가 있지요?

여기에서도 사은품으로 CD는 줍니다.

 



 

 

책 전체는 이런 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지막에는 전자 악기와 컴퓨터 음악(computer music)까지 다 나옵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요즘 작곡가들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곡을 한다는 설명도 해줬네요.

MIDI=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

요게 디지털 악기와 컴퓨터를 연결시켜주는 1983년의 새로운 기술이라고 하네요.

나 원 참, 아동문학 하는 사람들은 무식해서 어디 가서 말이라도 걸어보겠나!

위키피디아 무대 앞으로!

 

http://en.wikipedia.org/wiki/MIDI

 

앞에서는 집합 개념을 도입한 <음악 수학>을 얘기했지요?

이건 꼬마작가가 도출한 수학 개념이고,

작가는 <sound 수학>으로 독자들의 기를 삭 죽입니다.

 

If a string is long,

the sound is low.

If a string is short,

the sound is high.

 

If a tube is long,

the sound is low.

If a tube is short,

the sound is high(17페이지).

 

"Remember, Remeber" 하고 강조하면서 이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데,

이건 책 전체에 걸친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줄악기들의 크기와 길이를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또 다시 <음악 수학>을 얘기하는데,

악기란 오래 된 것일수록 소리가 더 좋다는 법칙이 있답니다.

이탈리아 줄악기 제작 가문 <스트라디바리> 무대 앞으로!

 

http://en.wikipedia.org/wiki/Stradivari

 



 

바로 위에 담아온 그림은 책에도 그대로 실린 겁니다.

이 가문이 만든 줄악기는 1,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지금은 모두 90개 정도가 "살아남았다(21페이지)"고 합니다.

지금 이 가문이 제작한 바이올린의 가격은 150만 달러 정도한다고 하네요.

1600년대 사람들이라고 하니까 그럴 만도 하지요?

 

다양한 메뉴로 독자들의 기를 삭 죽인 다음에

작가는 악기 하나하나에 대해서 설명을 해줍니다.

그러면서도 tip 코너를 통해서는 독자들의 심장에 비수꽂기를 계속합니다.

아인슈타인이 아주 열정 넘치는 바이올린 연주자였답니다(27페이지).

왼쪽 페이지에는 바이올린이 어떻게 생긴 것인가를 그림으로 잘 보여주면서

오른쪽에서는 <아인슈타인도 바이올리니스트였다>는 점을 잊지 않고 강조하는 센스!

영재 타령 한국 부모들의 가슴에 비수가 꽂히지요?

 

그 다음에는 오케스트라 안에서 바이올린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줍니다.

바이올린은 <두 개 소대>로 구성되는군요.

1st Violins,

2nd Violins!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모두 30명이랍니다.

지휘자의 바로 왼쪽에 이 <두 개 소대>가 자리를 잡습니다.

 

책은 이런 식으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어때요?

이 책 또 난리가 날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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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둥그배미야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 주는 논 이야기
김용택 지음, 신혜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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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의 장편동화 시리즈 세 권은 2년 전에 소개를 했는데,

이번에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역시 재미있네요.

 

"그렇게 어둑어둑 새벽이 지나고, 아침 햇살이 앞산을 넘어와

뒷산 꼭대기를 비추면 사람들은 모 낼 논으로 향하지(48페이지)."

 

꼬마작가를 처음 만나는 분들!

위의 문장을 왜 인용한 것인지 잘 모르겠지요?

뛰어난 문장이란 저렇게 쓰는 것이고,

글은 저렇게 써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대로 담아온 것입니다.

책 정보 하나 더 알아가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지 마세요.

대학 졸업 때까지도 배우지 못한 글쓰기를 가르쳐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꼬마작가입니다.

하나만 더 볼까요?

 

"비가 많이 온 날이면 농부들이 삽을 메고 들로 나와

물꼬를 넓혀 물을 빼지.

올챙이들은 다 자라 개구리가 되고 메뚜기들도 후두두두

들판 이곳 저곳을 튀어오르며 잘 자라지.

거미들은 벼 잎 끝에다가 집을 지어 논에 날아드는 해충들을

잡아먹지(73페이지)."

 

뭔 소린지 잘 모르겠지요?

왜 문장이 뛰어나다고 하는지 모르겠지요?

그러니까 대학 헛 나왔다고 하는 겁니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하면 할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하니까

대학 이름 가지고 기죽거나 그럴 필요는 조금도 없습니다.

한국 엄마는 다들 대학 헛 나온 거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 마세요.

 

아무튼 위에 담아온 문장들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입으로 소리를 내서 읽어보세요.

눈으로 읽지 마세요!

 

이 책은 2년 만에 다시 읽어보니까 생각이 참 많네요.

이걸 잘 읽으면 경제학 이론도 뽑아낼 수가 있고,

헛깨비 4대강 논리에 대한 반박 논리도 뽑아낼 수가 있습니다.

또 역사로 들어가면 '허약 체질 한국인' 문제도 얘기할 수 있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는 <신토불이 밥심> 문제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홍수를 막아주는 논

논은 비가 많이 오면 여름철에 물을 가두어 두잖아.

그게 커다란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해.

그 조그마한 논이 물을 얼마나 담아 두겠냐고 하겠지만,

우리 나라 논 하나 하나를 모두 모아 보면 그 물의 양은 엄청난 거야.

춘천댐이라는 커다란 댐보다 24배나 많은 물을 품고 있다고 해(16페이지)."

 

홍수 조절을 위해서 대운하를 파고 4대강 정비를 해야 한다고?

이걸 떠들던 교수들이 들이대던 근거란 라인강 운하뿐이었습니다.

이 라인강 운하에다가 한국의 발달된 IT 시스템을 결합하면

엄청난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만 주장했지,

교수다운 얘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 인간들!

그런 교수들보다는 고졸 김용택 선생이

훨씬 더 과학스런 통계 수치를 들이대고 있지요?

교수랍시고 깝치는 분들, 섬진강에 가서 무릎 꿇고 좀 배우도록 하세요.

 

"오후 새참 때가 되면 모내기가 무르익어 갈 때여서

사람들은 술이 거나해지거든.

술이 거나하게 취해야 굽혔다 폈다 하느라 아픈

허리의 통증을 잊을 수 있지(61페이지)."

 

이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같지요?

이건 서양의 장사들은 제대로 못하는 일일 겁니다.

차라리 그냥 힘을 쓰라고 하면 다를 테지만,

모내기를 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경제학자들은 <노동 강도>라는 개념을 추출합니다.

한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 강도!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이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노동 현장에서 축출된다!

요건 20세기 중반 이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이 추출한 개념입니다.

아래 책에 보면 설명이 나옵니다.

 



 

요즘에는 농업이 기계화 돼서 많이 바뀌었을 테지만,

제가 군대 있을 때에는 <모내기 전문 떠돌이 노동꾼>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대여섯 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모내기를 가장 먼저 시작하는 최전방 철책부터

남쪽으로 죽 훑고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임금은 일당이 아니라 <일정한 면적에 대해서 얼마> 하는 식으로 받았구요.

그렇게 해서 남쪽 끝까지 내려가면 6월이 돼서 모내기 시즌을 끝내는 겁니다.

 

제가 병장 때에는 추수가 끝나고 볏단 쌓는 일을 하러 <대민 봉사>를 나갔습니다.

군대밥이 아니라 <민간인 밥>에다가 막걸리도 주니까

이런 일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런 건 고참들 차지가 되지요?

그때 저와 한 팀이었던 세 명은

정말 거짓말 안 하고 하루 종일 꾀 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나서

그 아저씨 집에 가서 막걸리 얻어 마시며 얘기를 듣는디,

"프로 한 명이 군인들 대여섯 명보다는 더 빠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 얘기를 들으니까 막걸리가 확 깨더군요.

게다가 저야 온 세상이 다 아는 <국제 빌빌이>라고 하지만,

나머지 두 명은 힘 좀 쓰는 애들이었거든요.

그 아저씨의 평가대로라면

우리 세 명 모두는 <프로페셔널 모내기 시장>에서는 도태되는 거지요?

노동 강도라는 게 이런 건데, 김용택 선생은 이 점을 문학으로 표현해 줬습니다.

 

"생각해 봐. 모내기철이 되면 농부들은 15일이 넘게 모를

심는 거야. 뜨거운 햇살 아래, 몇 날 며칠 일을 하면 얼마나

몸이 힘들고 허리가 아프겠어. 잠깐씩 쉴 참이면 사람들은

허리가 끊어지려고 한다면서 논두렁에 허리를 걸치고 누워

끙끙 앓는다니까(64페이지)."

 

아주 실감나지요?

솔직히 저는 모내기를 해본 일은 없지만,

군대에서 겪은 딱 하루 경험 덕분에 뭔 말인지 쉽게 이해하겠더군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외국인들은 일 잘한다고 자부하는 우리 조상들을 두고

<힘써먹기는 글러먹은 족속>이라고 폄하를 했습니다.

얼마 전에 소개한 <한국의 야생동물지>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일본 사람들보다는 키가 크고 북부 중국인들보다 덩치도 좋다.

한국 사람은 자신들이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여겨지는 것을 수치로 생각한다.

중국 사람과 일본 사람 역시 한국 사람으로 오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성격 면에서 한국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과 매우 다르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인들이 가진 정력과 힘, 투쟁 정신,

그리고 집단행동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고 개인은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반해,

한국에서 개인은 공동체보다 중요하다(32-33페이지)."

 

이 글에서는 스웨덴 저자 베리만이 

"정력과 힘, 투쟁 정신, 집단행동 능력"을 한꺼번에 써서

개개인의 능력을 말하는 것인지 또는 집단의 힘을 말하는 것인지

조금 아리송한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친한파'라고 할 수 있는 가린-미하일롭스끼는

압록강 중류 철도 사업을 얘기하면서

한국인은 비리비리해서 못 쓴다며 중국인을 노동자로 채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한국인이 다들 <비리비리 꼬마작가> 같은 사람들이라면 제가 이해를 해줄 수 있지요.

하지만 한국인은 그다지 비리비리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 뒤 1960-70년대에 한국인의 왕성한 노동 능력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지요?

솔직히 저는 이렇게 의심합니다.

혹시 20세기 초 저작들의 영향 때문에

<한국인은 비리비리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놀란 것은 아닌가?

 

재미있나요?

애들 동화책 하나 가지고 야부리 잘 풀지요?

이게 바로 역사학의 힘입니다.

잡학천식!

역사학을 하는 사람들은 원래가 깊은 공부를 할 머리는 안 되고 하니까

이것 저것 많이 읽고 글줄 주워다가 이리저리 끼워 맞추다보면,

야부리 솜씨도 저절로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야부리 종목>을 두고 한국에서는 <억지 암기>로 때우려고 하니까

암기는 암기대로 안 되고, 조리는 조리대로 없어지고 그런 겁니다.

 

아무튼 <나는 둥그배미야>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하는 동화입니다.

책 제목이 둥그배미인 까닭은 이렇답니다.

 

"논이 장구같이 생겼으면 '장구배미'라고 하고,

버선같이 생겼으면 '버선배미'라고 하고,

자라를 닮았으면 '자라배미'라고 불러(8페이지)."

 

그러니까 논에도 다 제각각 이름이 있다는 말이지요?

생긴 모양대로 이름을 지어주는 겁니다.

다만 요새는 기계화가 진행돼서 이런 논도 많이 없어지고 있답니다.

 

100페이지 분량인 이 책도 그림이 절반 가까이 될 겁니다.

그림 중에는 "봇도랑->물꼬->논->물꼬->아래논(16페이지)" 하는 설명도 있고,

34페이지 "볍씨 키우기"에서는 논에 심기 전까지

볍씨는 어떻게 키우는가 하는 것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계화 이전 전통 벼농사에 관련된 것은 다 설명이 된 것 같습니다.

따라서 글은 모두가 동화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사실주의에 기반을 둔 것인데,

문장가 김용택 선생은 이런 문제를 뛰어난 글솜씨로 가볍게 넘겼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문법 오류를 몇 군데 지적하면 이렇습니다.

1) 저수지 같은 역할 -> 노릇(16페이지)

2) 땅으로부터 -> 땅에서(37페이지, 으로부터는 무조건 틀린 겁니다)

3)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지 -> 모내기가 제대로 시작되지(60페이지)

4) 술이 거나하게 취해야 굽혔다 폈다 하느라 아픈 허리의 통증을 잊을 수 있지

    -> 아픈 허리를(61페이지, <의> 문법은 우리를 늘 고민스럽게 만듭니다)

5) 네 개 내지 다섯 개씩 -> 네 개나 다섯 개씩(6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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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평전 - 나는 살아 있는 것을 연구 한다
마르틴 아우어 지음, 인성기 옮김 / 청년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어제는 타샤 튜더를 소개했지요?

맨날 과학자들만 소개하니까 따분할 것 같아서

분위기 전환용으로 탸샤를 소개한 겁니다.

기질이 그래서 그런가 저는 타샤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내 인생 전체는 휴가였어요."

솔직히 꼬마작가가 이러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파브르는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족 상황 속에서 갓난아기 둘을 잃고,

세 번째로는 자신의 연구 보조원이던 아들 쥘을 16살 나이에 또 잃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구를 그치지 않았던 파브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인 잘 만난 덕에

자기 이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다윈하고는 또 다르지요?

두 사람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고,

서로의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만 파브르는 다윈의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건 어떤 이념이나 종교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 결과를 놓고 따져보니까 그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겁니다.

 

사실, 우리한테는 이런 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대학 입학 시험에 파브르는 왜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하는 것을

찍기로 낼 리도 없을 것이고,

논술 문제로 낼랑가 하는 것도 의문입니다.

 

파브르의 이론을 알고 싶다면,

김남길 시리즈 중에서 아래 책을 정독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겁니다.

바로 이 쇠똥구리가 원작 <파브르 곤충기> 중에서도 첫 번째로 나오는 녀석입니다.

<파브로 곤충기>는 모두 11권이 출판됐다고 하는데,

한국에 나온 '두툼한 번역본'을 보고는 제가 질겁을 했습니다.

두꺼워서가 아니라 번역이 완전 개판입니다.

도저히 읽어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더군요.

그런 책을 제가 추천하면 완전히, 쫄딱 망하지요?

 



 

오늘 소개하는 <파브르 평전>은 독일 작가 마르틴 아우어가 쓴 겁니다.

마르틴 아우어는 옛날에 소개한 적이 있는 아래 책의 저자!

그러니까 이 사람은 아동문학 전문가입니다.

 



 

이런 아동문학 작가가 평전을 썼는데,

구성은 <파브르의 글 + 작가의 짤막한 해설> 형식으로 돼 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죽도록 고생했다는 파브르는

<곤충기> 11권 말고도 과학 교과서를 비롯해서

엄청난게 많은 책과 글을 남겼더군요.

이 <파브르 평전>에는 파브르의 편지를 포함한

많은 자료들이 그대로 수록돼 있습니다.

Primary Source지요?

원사료를 이렇게 실어준 것인데,

마르틴 아우어라는 작가의 약력을 보니까 이렇습니다.

 

소개 : 195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역사학과 통역학을 전공했다. 배우, 극작가, 음악가로 활동했고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마술에 관심을 갖게 되어 마술 공부를 했다. 지은 책으로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마술사의 여름>, <빔보와 새>, <마술 지팡이를 찾아>, <오즈의 신기한 마법사> 등이 있다.

 

역시 꼬마작가와 통하는 데가 있지요?

남의 인생을 자기 멋대로 재단하기보다는

이렇게 Primary Source를 중심 텍스트로 해서 간단한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아주 훌륭한 서술 방식이 됩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아래 책의 목차를 보니까 <파브르 평전>과 비슷한 것 같기는 한데,

표지 그림만 봐도 이건 황이지요?

만화 그림!

MBC 마크가 찍혀 있는데, 도대체가 그림에 대한 개념들이 없는 모양입니다, 한국에서는!

 



 

 

반면에 오늘 소개하는 <파브르 평전>에는 그림이 없습니다.

이게 아주 커다란 흠입니다.

예를 들면, 163페이지에는 쌍살벌(종이 말벌)의 정육각형 집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제가 전에 <동물들의 집짓기>를 소개할 때 얘기했던 것이지요?

 

http://en.wikipedia.org/wiki/Paper_wasp



 

이렇게 생긴 종이 말벌 집의 내구력도 인용문을 통해서 소개했지요?

 

"비록 방들의 벽 두께가 10분의 1밀리미터도 채 안 되지만,

쌍살벌의 집도 꿀벌의 집처럼 자체 무게보다

엄청나게 더 큰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

이 집이 보여주는 성능의 비결은 구조에 있다.

쌍살벌의 집은 마치 신문지처럼 쉽게 구겨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아무런 쓸데가 없는 일본식 문법, 그냥 지워버리면 됩니다)

아래쪽을 향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장력을 견뎌낼 수 있는데,

그것은 마치 편지지가 꼬깃꼬깃 구겨지거나 찢어지면서도

잡아당겨서 찢어내기는 무척 어려운 것과 같다.

여기에서도 벌집의 커다란 장력을 가져다주는 것은 식물 섬유 속의 셀룰로오스이다(61-64 페이지)."

 

중요한 건 이런 그림이 없으면, 과학책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파브르 곤충기> 원작에도 그림이 들어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동물들의 집짓기>와 같은 보조 텍스트를 활용하는 것은

파브르 원작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쌍살벌의 정육각형과 같은 얘기는

제가 아래 책을 읽었기에 쉽게 이해를 했던 것이지,

다른 곤충들에 대해서는 이해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파브르 평전>이 2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

1부에서는 <곤충기>를 쓰기 전까지 파브르의 인생이 소개됐고,

2부에서는 <곤충기>의 핵심 내용과 철학이 소개됐습니다.

사실, <곤충기>는 천천히 읽고 이해해도 되는 겁니다.

 

중요한 건 거의 독학을 하다시피 한 파브르의 인생과 교육관(또는 이론)입니다.

이것으로만 해도 이 책은 충분히 사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파브르는 독학으로 거의 모든 것을 이루어낸 사람이고,

이 책에는 그의 생각이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문 연구서는 암호를 풀듯 해독해야 하는 수수께끼이다.

누군가 너에게 열쇠를 준다면,

그 해결법만큼 쉽고 당연한 것은 없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문제가 닥치면,

너는 첫 번째 문제를 풀 때와는 달리 해결 능력이 없을 것이다...(65페이지)."

 

이 글은 파브르가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인용한 것이랍니다.

아이에게 수학 하나 가르치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는 것보다는

이런 구절을 하나 읽어주면, 교육 효과는 훨씬 더 높겠지요?

 

"파브르는 그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무작정 교장 선생님의 방에 들어가

책을 빌려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뉴턴의 이항식'이 파브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파브르는 그것에 매달려 밤을 지새웠고 마침내 이해했다.

이제 첫 수업에서 가르쳐야 할 내용을 확보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수업의 끝이자 목표가 될 줄은 몰랐다.

교사와 학생은 그 어려운 내용을 파악했지만,

왜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가 플러스가 되는지는 깜깜하기만 했다.

그래도 파브르는 학생이 이것을 이해할 때까지 열심히 가르쳤다.

가르치면서 교사인 그도 이해했다(65-66 페이지)."

 

이 글은 박봉에 시달리던 파브르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 것입니다.

내 아이에게 수학 문제를 하나 더 풀어줄 것인가 아니면

자생력을 키워줄 것인가?

수학 문제 하나 더 풀어줘봐야

어차피 한국 부모들 중에서 미분 적분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문법이 인생을 질식시킨다(55페이지)."

이건 사범 대학에 입학하고 난 다음에 파브르가 한 말이랍니다.

19세기 프랑스 교육 과정이 그랬다는데,

어쩌면, 요새 한국 교사들이 '질식' 당한 사람들이 아닌가 몰러!

 

"모켕 탕동 덕택에 나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

적나라한 기억력에다가 조형적인 언어의 마술 외투를 입히는 방법을

터득한 저술가이며 시인이다.

나는 이런 정신의 축제를 다시는 결코 체험하지 못할 듯하다(78페이지)."

 

요게 바로 꼬마작가가 늘 주장하는 "문체와 형식(78페이지)" 문제입니다.

나중에 파브르의 <곤충기>가 출판됐을 때

이 책은 "'호머의 서사시'와 같다(157페이지)"는 평을 들었답니다.

과학을 건조한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호머의 서사시처럼 표현할 것인가?

답은 대충 다 나와 있지요?

문장이 받쳐주지 못하는 과학자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합니다.

 

다만 제가 요즘 소개하고 있는 시튼과 비교해볼 때,

파브르보다는 시튼이 더 시어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서 파브르의 스승은 로마 시대 시인인 베르길리우스였다고 합니다.

파브르는 라틴어도 다룰 줄 알았다는데,

"아름다운 운율의 시어로 초원과 들판에 대해 쓴 작품을 읽는 것은

내게는 축제의 향연(53페이지)"이었다고 회고했답니다.

반면에 시튼은 자서전에서 <로빈 후드>와 같은 작품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문체란 모방이다!

대문장가들이 누구의 작품을 좋아했다고 고백하는 것은

대개는 엄청난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건 아이들의 글쓰기와 연관해서 꼼꼼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파스퇴르가 누에고치를 흔들어보고 ...

나는 곤충의 본능에 대한 연구를 할 때

그 무지의 시스템을 법칙으로 격상시켰다.

이제부터 독서는 아주 조금만 할 것이다.

...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나의 질문들은 그만큼 더 편견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102페이지)."

 

이 인용문에 나오는 파스퇴르는

얼마 전에도 의학사에서 소개한 '우유 파스퇴르'입니다.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의 4체액설에 종지부를 찍은 세포설로

1860년대 자연과학계의 스타로 떠오른 파스퇴르!

 

이 파스퇴르가 그때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도 않았고

가난하기 이를 데 없던 파브르를 찾았답니다.

이 스타가 파브르를 깔보고 무시했나 본데,

파브르는 그런 기분 나빴던 점과 함께

<파스퇴르의 당당한 무식 자랑>에 놀랐다며

"독서는 조금만 할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선입관 없이 자유롭게 연구 대상에 접근하는(101페이지)" 파스퇴르의 태도,

여기에다가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답니다.

이렇게 해서 "무지의 시스템을 법칙으로" 하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어때요?

대체로 꼬마작가의 교육 철학과 비슷한 냄새가 나지요?

솔직히 독학에다가 "당당한 무식 자랑"이 전문인 꼬마작가로서는

교육 전문가들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은 별로 관심 없습니다.

직업을 유지하면서 밥 벌이를 하려면 말이라도 그럴 듯하게 해야 하는 거지요?

그런 사람들보다는 파브르, 다윈 같은 사람들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이

때로는 훨씬 더 쓸모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1부에서는 파브르의 인생과 교육 철학이 얘기되는데,

2부로 넘어가면 <곤충기>의 핵심 내용이 설명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곤충들의 본능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파브르는 곤충들의 본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해부용 메스와 현미경을 버리고 <돋보기>를 사용했답니다(124페이지).

 

그때까지 생물학 또는 동물학이란 거의 모두가 <해부학>이었던 모양입니다.

해부를 해서 <종속과목>으로 분류를 하고,

뭐, 이런 게 권위자들이 하던 일이었답니다.

 

<파브르 곤충기>는 이런 '해부 철학'에다가 철퇴를 내린 겁니다.

본능의 본질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동물학!

제가 지난 겨울 내내 소개해온 것이 바로 동물행동학이지요?

파브르는 바로 이 영역의 기초를 세운 겁니다.

시튼이 훨씬 더 다이내믹한 주인공을 내세워서 다이내믹한 문체,

소설 같은 문체로 동물행동학을 대중들에게 소개했다면,

파브르는 곤충을 주인공으로 해서 접근한 겁니다.

이게 19세기 후반부터 일어난 생물학 또는 동물학의 커다란 변화로 생각되는데,

우리는 중고등학교 때 맨날 <해부 생물학>만 배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군부독재 교육이란 생물을 가르쳐도 재미 대가리 하나도 없는 것만 가르칩니다.

그래,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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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리커버)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타샤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앤티크 물건들을 모으고,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면서 그림 같은 삶을 사는 라이프스타일로 유명하다.

하지만 처음 이름이 알려진 것은 삽화가로서였다.

나도 여느 독자들처럼 독특하고 부러운 스타일리스트로서의 타샤를 먼저 접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번역하면서, 아주 오래전 그이와 만났음을 알게 됐다.

10여 년 전 <비밀의 화원>을 번역했다(234페이지)."

 

번역자의 솔직한 고백이 고맙기는 하지만,

이 고백이 한국 아동문학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동시작가로서 꼬마작가는 <어떤 삽화가와 만날 것인가>를 늘 고민하고 있는데,

아동문학 전문 번역가라는 사람은 타샤 튜더를

<독특하고 부러운 스타일리스트>로 알고 있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타샤 튜더는 스타일리스트로서는 70 가까운 나이에 겨우 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책들이 이런 책들입니다.

 

        

 

이 책들은 방송 타면서 유명해진 타샤 튜더 생활들일 뿐입니다.

"정말로 내가 이걸 다 했나 봐요. 해리.

내가 성공을 이루었네요.

그림을 처음 그리기 시작했을 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아무도 내가 이렇게 해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죠(191페이지)."

 

이때가 1996년 81세 때이고, 세상을 떠난 해는 2008년이랍니다.

그림 작가=삽화가로서는 81세 때 처음으로 작품 전시회를 열고는

"내가 성공을 이루었네요" 하고 좋아했다는 타샤 튜더!

이 책의 번역가는 모두 200권이 넘는 그림책과 동화를 번역했지만,

그림 작가=삽화가의 가치를 아직도 잘 모르는 모양입니다.

 

솔직히 동시작가 꼬마작가는 <어떤 그림 작가>와 만나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그 많은 동시를 출판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 2009년 2월에 꼬마작가가 쓴 동시, 이걸 그림으로 어떻게 그려낼 수 있지요?

<오늘 하루도 해는 이렇게>!

 

아침 해가 꾸역꾸역

아침 밥을 차려 먹고

늘어진 뱃살 움켜쥐고

어기적 어기적 올라갈 제

뒷 동산 비탈길을

어기적 어기적 올라갈 제

늘어진 뱃살, 땡땡한 뱃속!

 

출렁이는 배를 안고

깊은 한숨 들이쉬며

어기야디야 오르다보니

12시가 벌써 지나

뜀박질로 겨우겨우

꼭대기에 올라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세상 구경 하노라니

쏟아져내리는 졸음에

꾸벅꾸벅 끄덕이다

실눈으로 내려다보니

뉘엿뉘엿 해질 무렵.

 

아뿔싸!

벌써 이렇게 지났나?

큰 맘 굳게 먹고

출렁출렁 뱃살 잡고

데구르르 콩콩

데구르르 콩콩

서쪽 비탈길로

데구르르 콩콩

데굴데굴 구르다보니

띨룩띨룩 얼굴 한가득

시뻘겋게 달아올라

저녁노을 어스름에

뒷 동산 가득 불그죽죽.

 

 

어쨌거나, 오늘 소개하는 책, <타샤의 그림인생>!

나이 60-70 무렵부터는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았다는 그림 작가 타샤 튜더!

우리는 아래 그림책을 잘 알고 있지요?

 

  

 

이중에서도 타샤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책은 <코기빌>이랍니다.

이때가 56세 때!

그림 하나를 더 감상해 볼까요?

Advent Calendar From Tasha Tudor (Calendar)

 


오늘 소개하는 <타샤의 그림인생>은 모두 240페이지,

이 가운데 그림은 절반 정도!

타샤의 그림은 원없이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기를 임신한 엄마들부터 갓난아기 엄마를 넘어서

초등학생을 키우는 엄마를 지나서

아이를 미대로 보내고 싶다는 엄마들까지 다들 빼놓지 마시고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책을 다 읽는 데에는 두 시간부터 무한대까지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림 보는 데에는 시간 제한이 없습니다!

 



 

 

"타샤는 확고한 선택을 했다.

오래전부터 그림은 그녀의 삶을 모방하고, 반영하는 것이었다(231페이지)."

 

이 얘기는 저자인 해리 데이비스가 한 것입니다.

이 글이 타샤의 예술인생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면,

솔직히 같은 예술가로서 꼬마작가는 방법이 조금은 다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가깝다고 할까요?

꼬마작가의 동시는 현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또 나는 생활 속에서 아무런 영감을 얻지도 못합니다.

동시를 쓸 때 그냥 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만일, 아마도, 어쩌면,

꼬마작가가 타샤 튜더와 꼬마작가의 이런 차이를

샅샅이 분석해서 시원하게 해명할 수 있다면,

커다란 업적이 되겠지요?

 

어쨌거나, 살아있을 때부터 <전설>이었다는 타샤 튜더!

1944년에 칼데콧상을 받았네요.

하지만 돈에는 계속 찌들렸답니다.

 


 
그때에는 미국에서도 그림 작가에 대한 인식은 별로였던 모양이고,
타샤 스스로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아래 구절을 보면, 칼데콧이 아니라 칼데콧상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 것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타샤는 자기 그림을 그리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
자신을 화가가 아닌 삽화가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성장하던 시기에는 화가와 삽화가의 경계가 또렷했다.
화가는 예술가로 대접받았고,
삽화가는 고용되어 정해진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타샤는 화가들을 마음 깊이 존경했고,
어머니를 그중 최고로 꼽았다(150페이지)."
 

이런 사람이 81세에 "내가 성공을 이루었네요" 하는 말을 했을 때,

그 말이 얼마나 벅찬 감동이 담긴 말인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화가로서 또 삽화가=그림 작가로서 성공했다고 말한 겁니다,

겨우 그 나이에!

꼬마작가는 동시작가로서 벌써 성공했다고 큰소리 팡팡 치고 있는데 말입니다.

 

반면에 타샤는 유명해진 다음인 1997년 TV에 출연하고 나서

급격하게 허물어져 갔답니다.

수많은 대중의 눈길과 엄청난 양의 "메일"이 그의 생명을 단축시켰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타샤는 혼란스럽다는 듯이

'나는 모든 것을 다 해냈어요'라고 체념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222페이지)."

 

진정한 예술가란 어떤 사람인가?

따분하고 지루한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감상하면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

한 예술가의 인생을 그림으로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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