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 신화에서 역사로
김정진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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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도 2008년에 소개가 돼서 한동안 난리를 쳤던 것이지요?

사실, 그때만 해도 저는 <그림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거북선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의 문제입니다.

그것도 조선과 이순신에 국한된 그런 쫀쫀한 해석이 아니라

세계 해전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가치라든가

또는 항해와 관련된 다양한 과학 지식의 문제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거창하지요?

 

사실, 아직은 저도 깊이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그 동안 얻어온 <동화책 지식>을 토대로 해서

거북선을 이리저리 평가해 보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자꾸 묶어가는 능력, 애들이 배워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능력입니다.

그까짓 단편, 단편 끊어진 지식을 아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답니까?

거, 뭐라고 하지요, 논술에서?

<통합 논술>이라고 하나요?

살살 엮어서 설명할 줄 아는 재주,

이게 21세기 논술 시대에 살아남는 올바른 교육 방향입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면!
 

본론 1) <거북선>이 지니는 그림 가치: Cross-Section!

요즘 이 크로스 섹션 때문에 난리가 났지요?

 



 

스티븐 비예스티(한국에서는 비스티)!

이 사람의 책이 바로 며칠 전에 번역 출판돼서는

한 방에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스티븐 비예스티,

이 사람도 꼬마작가가 2년 전부터 열심히 강의를 해왔던

영국의 magic pencil입니다.

영국에 가면 magic pencil이라고 있습니다.

이 magic pencil들의 특징은 연필로 직접 그린다는 점입니다.

 



 

요것도 크로스-섹션은 섹션인데, 요건 기법이 다릅니다.

컴퓨터 그래픽!

한국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림책 이론서를 보니까

컴퓨터 그래픽은 이제 그림책 영역에서도 전문 분야로 인정을 받고 있더군요.

미술 전공을 하시는 분들은

손으로 그린 것만이 그림이라는 고집을 피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음악에서도 MIDI라는 기법을 활용해서 작곡하고 편곡하고 그러는 모양이대요,

그것도 클래식에서 말입니다.

MIDI란 컴퓨터를 활용한 작곡인 모양입니다.

음악도 컴퓨터, 그림도 컴퓨터!

세상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그럼, 크로스 섹션 그림을 감상해 볼까요?

 



 

이 그림은 미리보기를 계속 클릭해보면 오른쪽에 짤린 것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내부 구조가 잘 보이지요?

크로스 섹션 기법이란 바로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최신형 미술 기법입니다.

요새 아동문학의 역사와 과학은 온통 이걸로 뒤덮여 있습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본론 2) 거북선(판옥선)의 특징과 한계

 

거북선은 1555년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판옥선 위에

철갑을 입힌 전투함입니다.

그러니까 거북선을 제대로 알려면 판옥선을 알아야 하는데,

판옥선의 특징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빠른 물살,

밀물과 썰물을 고려해서 만든 전투함이라는 점입니다.

빠른 물살 때문에 판옥선은 배 밑바닥이 U자 형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반면에 그때 일본 전투함인 안택선은 V자 형이었답니다.

 

물리학 실험, 이런 건 한 번 실험을 해볼 필요도 있겠지요?

빠른 물살에서는 어떤 배들이 어떤 장단점을 보이는가?

속도와 회전 능력, 안정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가 측정될 수 있을 텐데,

이중에서 속도에 대해서는 태종 13년 기록이 있답니다.

 

"태종은 왜인으로 하여금 왜선을 만들게 하고,

우리나라 병선과 한강에서 경주하게 하였다.

이때 우리나라 배가 왜선보다 내려갈 때는 30보에서 40보 정도 뒤지고,

올라올 때는 백보가 뒤지더라(36페이지)."

 

하지만 전투함이라는 것은 단순 속도 경쟁만 하는 배가 아니지요?

쌈박질을 제대로 하려면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런 면에서 안택선에 대해서도 자세히 좀 써줬어야 하는데,

저자는 19페이지 아래쪽에 조그맣게 설명하고 말았습니다.

 

어쨌든지 간에 일본 전투함은 속도는 빠르지만

남해안의 빠른 물살을 이겨내는 <순간 민첩성>에서는 뒤떨어진 모양입니다.

게다가 포를 쏘고 나면 아주 심하게 휘청거린 모양인데,

이런 약점 때문에 함포는 딱 하나만 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거북선에는 양 옆으로만 6문씩 해서

모두 12문의 대포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하니까

파괴력의 수준은 완전히 다르지요?

 

순간 민첩성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전함인 트라이림이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바로 아래 <고대 그리스> 48-49페이지에는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돼 있는데,

여기에서 전함의 순간 민첩성이란 <박치기 기술>로 나타난답니다.

옛날 해전이란 적의 배에 올라가서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 고작인데,

백병전을 벌이기 전에 박치기로 적선을 깨버릴 수 있다면

전투는 한결 쉬운 일이 되지요?

사실, 거북선도 이런 돌격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아무튼 그리스 전함 트라이림에 대해서는

magic pencil 스티븐 비예스티가 그림으로 잘 보여준 일이 있지요?

 

  

 

그럼, 거북선을 포함한 판옥선은 넓은 바다에 나가서도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아닐 겁니다.

조선 해군은 해안선을 따라 살살 왔다갔다 할 수만 있는 배일 뿐이고,

조금만 벗어나면 별 힘을 못 쓰던 배일 겁니다.

위키에서 담아온 아래 사진은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널 때 탔던

<산타 마리아 호>의 모형이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anta_Mar%C3%ADa_(ship)



 

사실은 조선 배와 유럽 배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잘 알아야

아이들이 한국사에만 갖힌 사고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지요?

아래 사진은 요즘에 제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의 그림책!

 



 

 

대양을 누비기 위해서는 배라고 하는 하드 웨어도 갖춰야 하지만,

소프트 웨어도 아주 중요하지요?

고려 때 중국에서 보낸 사신인 서긍의 <고려도경>을 읽어보면,

옛날 뱃길이라고 하는 것은 숙련된 뱃사람들의 경험에 의존해서

'때마침' 부는 바람 타고 섬 사이를 살살 돌면서

움직이는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서양과 같은 엄청난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나침반을 비롯한 기본 장비에다가

위도와 경도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됩니다.

이때 기본 지식이 바로 천문학이라고 했지요?

 



 

바로 이 경도와 위도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할 때

필요한 도구가 크로노미터입니다.

이 크로노미터를 주제로 한 동화책도 나와 있습니다.

동화 그림책을 가지고 완전 소설을 쓰고 있지요, 꼬마작가?

 



 

간단히 말하면,

조선은 바닷가를 살살 돌 수 있는 배와 항해술을 가지고 있던 것뿐이었고,

먼 바다로는 나갈 능력이 없었을 겁니다.

멀리 돌아다니지 못하면 세계관이 그만큼 좁아집니다.

거북선을 자랑이라는 관점만이 아니라

좀 더 크게 보면 이렇게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본론 3) 세계 해전사에서 바라본 이순신의 전술

 

A. 육해군 합동작전에서 항공모함으로

 

 

 

이 책에 대해서는 2008년에 대강 얘기를 한 일이 있지요?

사실, 저도 아직 읽어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강 표지그림과 제목만 봐도 뭔 소린가는 짐작이 됩니다.

이 책의 저자도 거북선을 다룬 바가 있습니다.

 



 

위에 담아온 것 중에서 첫 번째 책은

바로 <육해군 합동작전>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항구에 있는 적을 섬멸하기 위해서는 바다에서는 함포 사격,

땅에서는 육상 돌격전을 벌여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조선 육군은 형편없는 군대였지요?

사정이 이러니 이순신은 함대만 이끌고 쳐들어갔다가는

적의 대포에 맞아서 배가 다 침몰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1597년 명량해전 때부터

다음 해에 전쟁이 끝나던 노량해전 때까지의 일입니다.

이 동안에 이순신이 한 일이라고는

배 타고 일본군 코 앞을 식식 돌아다니면서 겁만 주는 것이었습니다.

더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일본군 대포에 맞아서 배들이 침몰할 테니,

<나 여기 이렇게 있으니까 니들은 가만히 있어라> 하는 암시만 줬을 뿐입니다.

 

1904년 러일 전쟁!

자, 300년을 날아서 여순으로 여행을 가는 겁니다.

여순이 바로 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잃은 뤼순이지요?

 

이 해 8월에 여순항에 숨어있던 러시아 극동함대가

여순항을 빠져나와 블라디보스톡으로 도망치기 위해서 안간힘을 씁니다.

이순신의 '직계 제자' 도고 제독은 이 극동함대를 잡으려고

2박 3일 동안 죽기 살기로 쫓아다닙니다.

서로가 대포 쏘고 하면서 도망치고 쫓아가고 했지만,

서로에게 피해를 준 것은 별로 없는 가운데

러시아 극동함대는 <무사히> 여순항으로 돌아옵니다.

이걸 서해 해전이라고 하는데,

이때부터 러시아 극동함대는 <여순항에 숨어있기>만 고수합니다.

 

가을부터 도고 제독은 '머저리 같은 일본 육군'에 대고

빨리 빨리 진격해서 여순항을 공격하라고 다그칩니다.

함대만 이끌고 쳐들어가서 아무리 대포를 쏴대도

여순항이 끄떡도 하지 않으니까 육군을 다그친 겁니다.

이순신에 비하면, 도고 제독은 복 받은 사람이지요?

멍청하기는 했지만, 다그칠 육군이라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그 해 12월 말에 여순항이 함락됩니다.

 

이 사건은 그 당시 해군 전략가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왜?

항구가 함락되면, 함대는 무용지물이다!

 

항공모함!

짜잔, 항공모함 개념이 이때부터 나오게 되는 겁니다.

움직이는 항구, 항공모함!

 

물론 개념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항공모함을 언제부터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한 자세한 사실은

저도 아직 모릅니다.

항공모함, 2차 대전 때 혁혁한 공을 세우지요?

주로 미군의 항공모함들이!

 



 

검색을 해보니까 드디어 이런 책이 나왔네요.

연합함대!

이 연합함대를 이끌던 사람이 바로 도고 제독입니다.

이 연합함대를 이끌고 여순항을 함락시킨 다음

발틱 함대를 섬멸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바로 이 도고 제독이 2차 대전 때에는 일본에 독이 됐습니다.

물론 애들이 멍청해서 그런 거지요?

전함 야마토!

전에도 소개한 바 있지요?

 



 

모기떼처럼 달려드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의 폭탄 세례 속에서 가라앉은 일본의 전설,

야마토!

바로 그 모기떼 폭격기와 전투기는 항공모함에서 이륙한 겁니다.

반면에 야마토는 <전함>일 뿐이었습니다.

대포 쏘는 군함, 야마토!

순양함, 구축함, 항공모함을 비롯해서 군함에는 이름들이 많지요?

이중에 전함이란 대포 쏘기 전문 군함입니다.

대포 쏴서 비행기를 어떻게 맞추나, 일본군들아!

그래, 안 그래?

 

아무튼, 해군의 전략전술은 이렇게 변화가 되는데,

여기에서 이순신은 <육해군 합동작전 전술가>로서도 살펴볼 수가 있는 겁니다.

다만 흠이라면 <상상만> 했다는 것이지요?

 

B. 함포사격 전술가 이순신

 

일자진, 학익진!

많이들 들어봤지요?

일자진이란 일자로 그냥 죽 늘어서서 대포 쏘는 겁니다.

학익진이란 함대를 반원형으로 세워놓고 대포 쏘는 걸 말하는 것이구요.

이 차이는 아마도 지형과 물살에 따라

거기에 맞도록 함대를 배치한 것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항구에 숨어있는 적 함대에 쳐들어갔는데,

바닷가가 일자로 펼쳐져 있다면 일자진을 쓰는 것이고

둥글게 돼 있다면 학익진을 쓰는 것이고 하는 그런 차이라는 말입니다.

또 넓은 바다에서 싸울 때 물살이 잔잔하면 일자로 늘어세워서 대포 쏘는 것이고,

물살이 아주 빠르면 가운데를 뒤로 조금씩 물린 학익진을 썼던 겁니다.

 

T자진!

도고 제독이 스승의 일자진, 학익진을 엄청나게 연구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진형이 바로 T자진!

함대를 T자 모양으로 늘어세운 다음에 대포로 쏴대는 겁니다.

러시아 발틱 함대가 바로 이 T자진에 완전 섬멸이 됐습니다.

이 T자진이 <도망 전문 함대>를 쫓아가서

빈틈없이 두드리기에 아주 좋다고 하던데,

솔직히 저는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애들하고 한 번 물리학 실험을 해보기 바랍니다.

 

C. 조선의 대포에서 로켓까지

 

<거북선> 이 책 가운데 48에서 55페이지까지는

조선 대포가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이 돼 있습니다.

다만 <대포 전문 동화책>이 따로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포가 바로 로켓의 원형이라고 하는데,

어디가 어때서 그렇다는 건지는 저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대포를 연구하면 로켓이 나오고

로켓을 연구하면 우주선이 나온다,

이건 공식 같은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되는 겁니다.

 

대포!

왜 중요한지 처음 알았지요?

애들 전쟁놀이, 이것도 다 써먹을 데가 있는 겁니다.

 

블랑기!

임진왜란 때 수입 대포, 블랑기!

이 블랑기가 중국을 통해서 조선에 수입됐다고 합니다(52페이지).

원래 이름은 프랑크(Frank).

이 블랑기가 재장전과 발사 속도에서 아주 탁월한 성능을 갖추고 있었고,

거북선과 판옥선에 올라가서 아주 혁혁한 공을 세웠답니다.

최무선의 후예들이 블랑기 매력에 폭 빠진 거지요?

 

책에서는 이 블랑기가 유럽의 15세기 무기라고 합니다.

대포 선발 주자 중국과 조선이 15세기에 벌써 역전을 당한 거지요?

기술 이전과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마치 한국의 삼성과 LG가 일본 소니의 TV를 추월한 요즘 세상에 비유해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책에 나온 그림으로 보면, 블랑기는 크기가 작은 모양입니다.

이런 대포는 육전, 그중에서도 공성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홍이포!

홍대용이 꿈꿨던 대포랍니다.

어린 시절 북진 열망 속에서 홍이포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했다고 하는데,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http://100.naver.com/100.nhn?docid=828749

 

이 홍이포가 병자호란 때 만주족이 조선의 성을 두들기던 대포랍니다.

원산지 - 네델란드!

이 홍이포가 조선에서는 19세기 말에

일본, 프랑스와 싸울 때에도 사용됐던 대포랍니다.

참, 질기게도 오래 울궈먹는다!

그러니 망했지요?

우째, 니들은 대포 하나를 가지고도 200년이 넘도록 써먹냐, 조선 양반들!

기술 발전이란 아예 없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건 제가 아는 바가 없고,

러일 전쟁 때 군함에서 쏘던 대포의 사정거리는 벌써 10km 정도가 됩니다.

전설 속 전함 야마토에 장착된 대포의 사정거리는 40km가 넘구요.

 

현란하지요?

배 하나 가지고 천문학부터 시작해서 해군의 전략전술을 지나

항공모함에다가 대포가 어쩌구 저쩌구!

제대로 된 공부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으달달달 역사 교육이여, 이제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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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완 2013-04-16 0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북선 저자입니다.(글작가) 구구르로 거맥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많이 배우고 갑니다.

igor5474 2013-05-14 16:51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책은 내가 다 팔아주고 있는 겁니다.
믿기지 않나요?
내가 학부모들에게 많이들 사라고 해서
내 선동글 읽는 사람들은 다들 사는 겁니다.

아무튼 좋은 책을 써줘서 고맙습니다.
이런 책이 많이 좀 나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욕쟁이아줌마 2015-06-2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입니다. 강추요. 거북선 작가님과 꼬마작가님께 감사. 좋은 책은 두루 알려져야 합니다. ㅎ
 
무인도에서 온 e메일 반달문고 8
웬디 오어 지음, 케리 밀라드 그림, 조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미네르바처럼 인터넷만을 떠돌던 꼬마작가가

이제는 서서히 한국의 주류 세계를 들이치기 시작합니다.

주류들이 얼마나 단단한 지는 꼬마작가가 몇 번 들이치면 알게 될 겁니다.

어제 <초코파이 자전거>에서는 동시에 대한 강의를 했고 알라딘에 올렸는데,

이 글도 알라딘에 그대로 올라가게 될 겁니다.

주변 세계를 빙빙 돌기만 하던 꼬마작가가 이제는

막강한 배후 세력을 등에 업고 주류 세계로 쳐들어가는 겁니다.

자, 구경들 하시라!

꼬마작가는 늘 흥미진진한 이벤트를 만들어드리는 재주가 있지요?

지식과 정보가 곧 권력인 21세기 인터넷 세상을 아주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꼬마작가,

그 꼬마작가가 이제 한국 최고의 번역가라고 할 수 있는 조은수에게 시비를 겁니다.

알라딘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게 될까 구경들 하세요.

 

조은수의 실망스런 번역!

제목은 이렇게 달았지만, 꼬마작가를 잘 모르는 분들은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문장가 꼬마작가가 보기에 실망스럽다는 말이지,

일반 대중들이 읽어보면 <그래도 최고>입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쉼표!

전에는 조은수의 번역 작품을 읽으면서 <쉼표 문제>를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 소개하는 책에서는 쉼표가 아주 눈에 거슬리네요.

쉼표에 대해서는 전에도 여러 차례 강의를 한 바가 있지요?

가장 어려운 문법이 바로 쉼표다!

 

"온통 암초로 뒤덮인 섬 주변은 미로 같아서,

아주 작은 배로만 뚫고 지나갈 수 있었다.

섬 한쪽은 검은 바위들로 구불구불 둘러싸여 있고,

다른 쪽은 하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13페이지)."

 

이 문단에는 쉼표가 두 번 사용됐는데,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습니다.

"섬 한쪽은 ..., 다른 쪽은 ..." 하는 두 번째 문장에서는

두 구절이 명백한 대조를 이루고 있지요?

이럴 경우에는 쉼표를 찍어야 하는 겁니다.

반면에 첫 번째 문장의 쉼표는 찍으면 안 되는 겁니다.

<아마도, 아마도> 영어 원문에는 쉼표가 찍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지만,

한국어에서는 찍으면 안 되는 <지점>입니다.

 

<아마도, 아마도> 2급 작가라면 "미로 같아서"가 아니라

"미로 같기 때문에" 하는 번역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은수는 "미로 같아서" 하고 처리했고 아주 매끈한 솜씨를 보였습니다.

대신에 그 다음에 쉼표를 찍었습니다.

 

"미로 같아서" 그 다음에 숨이 찬가요?

"미로 같아서" 그 다음에 명백한 대조를 보이던가요?

그러면 쉼표를 찍어야 합니다.

 

"미로 같아서" 그 다음에 글이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지요?

글이 미끄러지는 느낌이란

바로 스키 선수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고 했지요?

이때 쉼표가 있으면 가볍게 눈을 밟으며 샥샥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갑자기 <돌뿌리>가 나타나는 것과 같다고 했지요?

돌뿌리에 걸리면 스키 선수는 자빠지게 됩니다.

글이라는 것도 마찬가지가 됩니다.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7페이지)."

 

사실, 이 대목은 조은수의 '일품' 한글 솜씨를 엿볼 수 있는 구절이지요?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하고 썼습니다.

2급 번역가들 같으면 "머리카락과" 또는 "머리카락 그리고" 했을 대목입니다.

"머리카락에"!

요런 표현은 꼬마작가가 잘 써먹는 문법이지요?

여기에 강조 용법으로 <머리카락에다가> 하고 쓸 수도 있습니다.

 

꼬마작가가 하고 싶은 말!

"머리카락에" 하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100점!

쉼표를 찍은 것에 대해서는 빵점!

이렇다는 말입니다.

그럼, '나더러' 어쩌란 말이냐구요?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카락, 반짝반짝 빛나는 눈.>

 

쉼표를 찍고 싶으면, 이렇게 쓰란 말입니다!

"헝클어진" - "반짝반짝," 명백한 대조를 이루고 있지요?

그럼, 쉼표를 써서 강조를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영어 원문이 어떻든지 간에 번역자한테는 이 정도의 자유는 주어질 수 있습니다.

대조는 쉼표로 처리한다, 이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겁니다.

 

<제멋대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

 

이때는 쉼표를 찍으면 안 되는 겁니다.

<과>나 또는 <그리고> 같은 접속사 대용으로 "에"를 쓴 마당에 쉼표를 찍게 되면,

스키 선수 꼬마작가는 돌뿌리에 걸려서 고꾸라지게 됩니다.

고꾸라지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한 번 잘 읽어보세요.

접속사 대용으로 쓴 "에"는

문장 속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는 '언어'입니다.

단어는 아니고 뭐라고 해야 되나요?

아무튼 "에" 용법, 뭔 말인지 이해가 되나요?

이해가 잘 안 되면, 계속해서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꼬마작가가,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하늘이 내린 문장가>라고 자화자찬을 일삼는 데에는

바로 이런 감각이 뛰어나다고 자화자찬하기 때문입니다.

이중에서도 쉼표는 감각 중에서도 감각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최고의 번역가 조은수에 대해서 좀 실망했다는 말은

바로 이런 감각 문제를 짚어서 하는 것인데,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아, 조은수는 한국 최고의 스키 선수가 돌뿌리로 고생하도록 만든답니까, 그래?

쉼표 문제, 하나만 더 볼까요?

 

"심지어 잭이 섬에 없다는 것도 깜빡 잊고,

쉭쉭 바위 어디쯤에서 거품을 조사하고 있거나,

갈매기 둥지에서 알을 세고 있다고 착각하기도 했다(20페이지)."

 

이 문장에서는 쉼표가 두 번 찍혔는데,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습니다.

당연하게도, "깜빡 잊고," 하는 첫 번째 쉼표가 틀린 것이지요?

이 대목은 잘 생각해보면, "깜빡 잊고서" 하고 좀 더 길게 써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어 원문에는 쉼표가 찍혀 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한국어에서는 <역시 미끄러지는> 대목입니다.

미끄러질 때에는 <잘 미끄러지도록> 도와줘야 할 사람이 바로 번역가입니다.

뭔 말인가 이해가 되나요?

아직은 좀 어려울 겁니다.

쉼표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마치고, <는>이라는 한국어 문법에 대해서!

 

"아론이 소리치면서, 바나나 송이를 싹둑 베어 냈다.

그러고는 바나나 송이를 헛간으로 질질 끌고 가서는 밧줄에 묶은 뒤(26-27페이지),"

 

<는>은 아주 중요한 기능 두 가지를 담고 있는 중요한 '언어'라고 했지요?

1) <그리고>를 비롯한 접속사를 없앨 때

2) <바로 그 단어>에 대한 강조를 하고 싶을 때

 

위에 인용한 문장에서는 <는>이 두 번 사용됐습니다.

"그러고는," "가서는"!

<는>은 가능하면 한 문장에서는 딱 한 번만 써라!

요건 공식이니까 그렇게 암기를 하도록 하세요.

물론 꼬마작가가 만든 공식입니다.

 

위에 인용된 문장에서 <는>은 두 번 다 강조 용법으로 쓴 겁니다.

"그러고는," 이건 <그리고 나서>의 대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에> 하고 써도 큰 문제는 없는데, 입말=구어체하고는 좀 어울리지 않지요?

따라서 "그러고는" 하고 쓴 것은 아주 좋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그 뒤에 다시 한 번 <는>이 나옵니다.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는>이 두 번씩이나 들어가니까!

 

솔직히 말하면, 이런 건 감각 문제입니다.

어느 게 맞다고 할 수는 없는 겁니다.

다만 <꼬마작가의 감각>에서 볼 때

"가서는"의 <는>은 벌써 <잉여>라는 겁니다.

<는>은 한 번만 써라!

먼 말인가, 알겠지?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번역가 조은수>에 대해서 분명하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한국어를 전문으로 연구한 사람은 아니다!

동식물 전문 번역가인 이한음의 책에서도 그런 점을 느꼈는데,

조은수에 대해서는 바로 며칠 전에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낭만적인(37페이지)."

"로버로부터(40페이지)."

"잭이 언젠가 그랬었다(108페이지)."

"위성 안테나가 너무 멀어졌다. 덕분에 알렉스의 전화는 꺼져 버렸다(153페이지)."

 

너무나도 명백한 문법 오류들이 쉽게 드러나지요?

한국어 문법!

조은수 씨가 이 글을 읽는다면 얼굴이 화끈거리겠지만,

꼬마작가 뒤에는 이오덕 선생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꼼꼼하게 연구하는

수백 명의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합니다.

꼬마작가는 그 분들을 위해서도 자잘한 오류라도 지적해야만 합니다.

올바른 한국어 사용이란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만일 조은수가 한국어 문법을 깊이 있게 연구한 것이 아니라면,

타고난 감각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솔직히 꼬마작가는 나이 40 넘어서야 겨우 한국어를 깨친 사람입니다,

이오덕 선생 덕분에!

그러니 이오덕을 연구하지 않고도 이 정도라면, 그 언어 감각은 대단한 것이지요?

 

자, 오늘은 여기까지!

책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계속!

다음이 언제가 될 지는 나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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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자전거 동시야 놀자 1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퉁치기 퉁치기 퉁 뽀뽀!

지기지기 지기지기 치 뽀뽀! 



꼬마작가와 함께 성장한 <초코파이 자전거>,

<초코파이 자전거>와 함께 성장한 꼬마작가!


작가 신현림씨와 출판사 비룡소에서는 처음 알게 되는 사실일 겁니다.

꼬마작가 이 책을 알게 된 때는 2008년 봄이고,

그때만 해도 이 동시집은 거의 사장될 뻔했습니다.

2년 전에 이 책을 발견하고 꼬마작가는 열심히 광고를 했습니다.

네이버를 통해서만!

덕분에 작년 봄에 세일즈 포인트는 6,000을 돌파했고,

한때는 동요/동시 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자!

꼬마작가 효과를 한 번 볼까요?

어디까지 올라가나?

올해부터는 이 책을 계절에 한 번씩 <퉁 치기>로 했습니다.

꼬마작가의 <동화 가이드북>은 나오지 않기로 한 만큼,

인터넷을 통해서 퉁 치기로 대신합니다.

그럼, 세일즈 포인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게 될 겁니다.

비룡소에서는 세일 잔치 한 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꼬마작가가 <비룡소>에서 돈 받는 것은 없지요?

대신에 세일 한 번 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좀좀 부탁해요!

 

지금 동요/동시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동시집을 보니까

말이 안 나오네요.

한자, 그까짓 걸 동시집으로 꼭 사야 한답니까?

한자는 한자 책으로 공부하면 되는 겁니다.

하늘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읊어대면 되는 겁니다.

 

아무튼 한국 최고의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사실, 약간 더 뛰어난 동시집이 있기는 있습니다.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다만 요건 <목적성 동시>입니다.

불순한 의도가 살짝 곁들여진 동시집!

한글을 가르치겠다는 불순한 의도,

따라서 이 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에

<학습 교재>로 아주 좋은 동시집입니다.

한글 가르치려고 안달할 필요없습니다.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두어 권이면 한글은 끝이 나게 됩니다.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 꼬마작가가 하는 말이니까 그냥 믿으면 됩니다.

꼬마작가가 왜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냐구요?

 

<대머리 아저씨 모자 날리고>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내 머리가 휑한 탓에

가을 바람은 시원한데,

써늘!

내 머리는 썰렁하구나!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머리카락이 없는 탓에

가을 햇살 따사로운데,

앗, 뜨거!

내 머리가 살짝 익었네!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칼바람에 날아간 바람에

내 머리가 휑한 탓에

겨울 바람은 시원한데,

쌩!

내 머리가 살짝 얼었네!

 

내 머리가 썰렁하구나!

내 머리가 살짝 익었네!

내 머리가 살짝 얼었네!

내 머리가 휑한 탓에

내 모자가 날아간 바람에

머리카락이 없는 탓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바람결에 날아간 바람에!

 

차원이 다르지요?

사실, 하늘의 신끼가 다 해서 요새는 이런 수준의 동시가 나오지 않습니다.

한 일 년 된 것 같네요.

<초코파이 자전거>와 함께 놀던 2008년에 비하면

요즘에는 양도 많이 모자라고 질도 많이 떨어집니다.

신끼가 떨어져갈 때쯤인 작년 4월 쓴 <이 비 그치면>을 한 번 볼까요?

 

이 비 그치면,

나뭇잎이 뽀얀하니 보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하늘이 말랑말랑하니 놀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햇살이 야들야들하니 자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바람이 서늘하니 숨쉬기 좋겠다.

이 비 그치면,

둥근달이 토실토실하니 따먹기 좋겠다.

 

아무튼 하늘이 내린 동시 작가가 추천하는 한국 최고의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적어도 꼬마작가의 동시가 책으로 출판되기 전까지는

<초코파이 자전거>가 한국 최고의 동시집입니다.

또 꼬마작가의 동시는 언제 출판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인세 문제도 있고,

작가다운 그림작가를 만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사정 때문에 <초코파이 자전거>는,

몇몇 약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최고 작품이라고 감히 추천하는 겁니다.

 

신현림 작가!

<초코파이 자전거>의 가장 커다란 약점은 무엇일까요?

리듬!

네, 리듬에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꼬마작가가 이 자리에서는

동시가 지녀야 할 리듬에 대해서 강의를 합니다.

 

<아싸라비야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태평양을 건너 건너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 기어올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옥수수밭을 탈탈 털어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주인 몰래 구워 먹고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밀짚모자 눌러 쓰고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아메리카 밀림 속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갈 곳 몰라 헤매다가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하늘 보고 별을 헤며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디딘 곳이 아마존이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뗏목 타고 흘러 흘러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악어 잡고 씨름 하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큰 바다로 들어서니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어디메냐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어디메냐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콜롬비아.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에 걸쳐서야 겨우 <동화시>라는 장르가 소개됐지요?

바로 북한 작가 백석의 <개구리네 한솥밥>을 통해서

동화시라는 장르가 소개됐는데,

이 장르는 러시아 아동문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추꼽스끼가 1920년대에 벌써 개척한 분야입니다.

리듬을 살린 동화!

영어권에서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 유명하지요?

1940-1950년대 Golden Age를 힘들게 보낸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과

소련 공산당에 불려다니며 자아 비판을 했던 추꼽스끼!

 

어쩌면, 꼬마작가도 이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인데,

여기에서 약간의 전술을 부리는 겁니다.

<초코파이 자전거>에 기대기 전법!

<초코파이 자전거>에 기대서 대중들 머릿속에

동시작가 꼬마작가를 각인시킨다!

 

자 그럼, 추꼽스끼의 맥을 잇는 20세기 후반 러시아 동시작가

겐리흐 사쁘기르의 명작 <두둥실 쿵쿵, 두둥실 쿵쿵>!

번역은 꼬마작가가 한 것인데,

한국 분위기에 맞도록 내용도 약간은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 겐리흐 사쁘기르라는 유태계 러시아 작가는

대강 1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고,

소련 시대 때부터 <지하 문학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모양입니다.

지금은 <러시아 아동문학의 전설>로 서서히 떠오르는 모양인데,

미국의 잭 프렐류트스키와 함께

꼬마작가 동시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잭 프렐류트스키, 잘들 알고 계시지요?

 

  절판 작가 잭 프렐류트스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두둥실 쿵쿵, 두둥실 쿵쿵>

 

찌뿌둥 먹구름이

하늘 가득 찌뿌둥.

양동이 하나 가득

빗물이 하나 가득.

딸그락 딸그락

손잡이가 딸그락.

 

찌뿌둥 하늘 따라

천둥이 두둥실.

두둥실 저 산 위로,

두둥실 들판 위로.

먹구름이 두둥실,

양동이도 두둥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번쩍번쩍.

홍길동의 뒤를 따라

번개도 번쩍번쩍.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번개도 번쩍번쩍.

 

이쪽에서 쿵쿵,

저쪽에서 쿵쿵.

아이쿵, 아이쿵!

홍길동이 아이쿵.

아이쿵, 아이쿵

먹구름이 쿵쿵.

 

이쪽에서 쿵쿵,

저쪽에서 쿵쿵.

아이쿵, 아이쿵!

양동이가 쿵쿵.

아이쿵, 아이쿵

먹구름도 쿵쿵.

 

딸그락, 딸그락

양동이가 딸그락.

빈 수레는 삐그덕,

빈 양동이는 딸그락.

삐그덕 딸그락,

빈 양동이는 딸그락.

 

두둥실 두둥실,

무지개가 두둥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무지개가 두둥실.

빨강-파랑, 노랑-파랑,

무지개가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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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 3 - 고성과 건축여행
베니야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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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사람이고, 시리즈로 나온 책들 중에서 3권입니다.

부제는 <고성과 건축여행>!

 

<성> 하면 또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분야지요?

물론 꼬마작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성>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꼬마작가의 전공이 역사학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이쪽 분야로는 수많은 엄마들이 통달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한 번 볼까요?

 

 

 

요건 절판이구요.                  요건 데이비드 매컬레이의 명작 그림책!

 

데이비드 매컬레이는 어제도 소개했던 사람이지요?

이 사람은 꼬마작가 무대에 자주 등장하게 될 인물입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오늘 소개하는 베니야마의 <고성과 건축여행>은

사실은 어른들을 위해서 쓴 것입니다.

하지만 꼬마작가한테 오면 대개는 다 어린이용으로 변화되지요?

그 비결은?

엄마가 읽어준다!

요게 유태인들의 <교육 비법>이라고 계속 강조를 해왔지요?

 

대원외고 학생들, 잘난 척 해봐야 유태인 앞에 서면 어딘가 모르게 쪼그라들지요?

그럴 겁니다.

한국인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겁니다!

안에서나 잘난 척이 통하는 거지, 국제 무대에서는 별 볼일 없습니다, 한국인!

 

아무튼 일본 사람이 쓴 이 책, 아주 재미있네요.

유럽의 성이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고 건축 구조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

아주 재미있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행 안내를 목적으로 해서 쓴 것이라서 사진도 아주 많습니다.

사진이 많다는 얘기는 책이 잘 넘어간다는 뜻이 되지요?

책이란 모름지기 잘 넘어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다 성을 찍은 것입니다.

 

사진들 중에는 슈발리에도 보이네요.

슈발리에는 우리가 또 아는 척해줄 수 있는 성이지요?

어디에 있는 성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스티븐 비예스티(한국에서는 비스티) 작품인

Stephen Biesty's Castles에 있는 성이지요?

벌써 2년 전부터 난리를 쳤던 <성 책>이지요?

우리의 깜찍한 <위키>를 찾아보니까 슈발리에가 나오네요.

 

http://en.wikipedia.org/wiki/Krak_des_Chevaliers



 

어때요?

멋있지요?

요건 터키에 있는 성입니다.

위키로 하나만 더 볼까요?

 

http://en.wikipedia.org/wiki/Neuschwanstein_Castle



 

독일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랍니다.

요게 노인네 디즈니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 성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까 그런 것도 같지요?

사실, 위에 담아온 사진보다는 책에 나온 사진이 더 뛰어나네요.

<위키>에 나온 사진 더 살펴보니까 설악산 기암절벽 위에 세운 성 같기도 하네요.

안 그래요?

 



 

유럽에서 성이란 대강 1,500-1,600년대 이후부터는 건축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간단합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성을 지어봐야 대포알 한 방 맞으면 끝난다!

 

간단하지요?

대포로 두들기는데 바위로 지었건 뭐로 지었건 간에 남아날 게 없는 겁니다.

이런 것도 모르고 한국에서는 정조의 명을 받아

정약용이 거중기를 활용해서 멋진 성을 지었지요?

그때가 1794년에서 1796년!

미친 짓거리 한 겁니다, 한마디로!

대포로 두들기는 세상에 무슨 성을 짓고 그런답니까?

정신 좀 차리고 삽시다, 이제는!

 

http://ko.wikipedia.org/wiki/%EC%88%98%EC%9B%90_%ED%99%94%EC%84%B1



 

성이라는 게 이런 겁니다.

중요한 건 이 건축 기술, 건축 예술과도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기는 했지만, 수원화성은 예술성에서는 높이 봐줄 만하지요?

예술성을 자랑하는 유럽의 성을 하나만 더 볼까요?

 

http://en.wikipedia.org/wiki/Chambord_castle



 

멋있지요?

샹보르 성이라고 하네요.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 널려 있는 많은 성들 가운데 하나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일본 저자의 책에는 이런 성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데,

더 중요한 사실은 성의 이름이 영어나 프랑스어로도 씌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달랑 발음만 해서 한글로 써주면 우리가 찾기 쉽지 않지만,

원래 이름을 그대로 써주면 <위키>로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볼 수가 있는 겁니다.

나중에 혹시 책을 쓰실 분들은 이런 것도 잘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자, 이제는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저자는 유럽에서는 성이 선사시대부터 건설됐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것도 신석기 시대!

며칠 전에 소개한 한국 동화 <사슴뿔이>를 보면,

신석기 시대만 해도 전쟁 준비를 위해서 성을 쌓고 하는 그런 긴장감은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에 가면 3,000개나 되는 신석기 시대의 성인

힐 포트(Hill Port)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29페이지).

"언덕 요새"라고 번역할 수 있다는 이 힐 포트는

흙을 높이 쌓아올려서 만든 성을 말하는 겁니다.

한국사에서는 <토성>이라고 하는 거지요?

토성 중에서 유명한 토성은 몽촌토성!

 

몽촌토성 사진을 한 장 정도 담아오려고 했더니,

<한국 위키>는 부실하고 다른 사진들 중에는 항공 사진이 보이지 않네요.

직접 가서들 보시기 바랍니다.

서울의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겁니다.

가실 때에는 자동차는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주차할 때 애를 먹게 됩니다,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부실한 한국 위키 때문에 몽촌토성을 포기하고

영어 위키로 가서 힐 포트를 찾아보니까 요런 사진이 나오네요.

따뜻한 햇살 받으며 한 숨 자면 딱 좋겠지요?

몽촌토성도 그런 용도로 방문을 하시면 되는 겁니다.

뭐 구경한다고 힘 빠지게 삐질삐질 돌아다닐 필요 없습니다.

애들 데리고 가서 낮잠 한 숨 푹 자면 되는 겁니다.

백제의 왕들이 꼬마작가 잡으러 땅속에서 뛰쳐나오것다!

 

http://en.wikipedia.org/wiki/Maiden_Castle,_Dorset



 

어쨌거나, 이 사진을 보면 전쟁 때 방어용으로는 그럴 듯하지요?

게다가 이 시대가 선사시대라니까

무기도 그다지 발전되지 않았던 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 된 성으로는 예리코 성을 꼽는답니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성!

만든 지는 기원전 6,200년!

특징은 "돌과 벽돌(36페이지)"로 지었다는 점인데,

이쪽 중동 지역의 역사가 빠르기는 빠르지요?

흙으로 만든 몽촌토성이 백제 때 성이라고 하니까 차이가 많이 나지요?

 



 

중요한 건 이런 신석기 시대 <힐 포트>에서도 해자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해자가 뭐냐구요?

몽촌토성에 가보면 압니다.

올림픽 공원에 가면 물놀이 해도 될 것 같은 곳이 보이지요?

이게 바로 해자입니다.

 

http://100.naver.com/100.nhn?type=image&media_id=611912&docid=64033&dir_id=1003020301



 

이 사진에 보이는 물이 바로 해자인데,

적이 공격을 하려면 이 물을 건너서 언덕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겁니다.

적군은 물을 지나야 하니까 수비하는 쪽에서는 한결 쉽겠지요?

 

바로 이 해자를 적극 활용한 성이 유럽의 중세 성이고,

바로 여기에서 도개교라는 개념이 도출됩니다.

도개교 하면 또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척을 해줄 수 있는 분야지요?

그림책에 널리고 널린 것이 바로 도개교 아닙니까?

그중에서도 <추추>!

 



 

여기에 가면 기관차 <추추>가

도개교를 훌쩍 뛰어넘는 아주 멋진 장면을 감상할 수 있지요?

어린 아기들이 아주 열광을 하지요?

버지니아 리 버튼, 꼭 좀좀 기억해 주세요!

서양 중세의 성으로 넘어가면,

해자, 도개교, 이런 장치들 덕분에 볼거리가 아주 많은데,

그런 거야 관광객을 위한 얘기가 되는 거지요?

 

꼬마작가는,

21세기 지식 정보 시대를 열어가는 교육 이론가 꼬마작가는

바로 이런 건축을 통해서 수학을 수학답게 교육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입니다.

황당하지요?

박정희식 전근대 교육 이념에 사로잡힌 한국의 <선행학습> 학부모 여러분,

황당하지요?

 

며칠 전에도 저는 <주판 수학>에 기본을 둔 조선의 부실한 수학 능력 탓에

천문학도 별 볼일 없다는 실학자 홍대용의 얘기를 전한 바 있습니다.

이게 바로 기하학의 문제인데,

서양 기하학은 피타고라스로 거슬러 올라가지요?

바로 이 기하학이 제대로 돼야만

건축도 예술성을 갖춘 <높이>를 자랑할 수 있을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조선 건축을 보세요, 다 1층짜리입니다.

2층짜리가 드물지요?

수학, 그중에서도 기하학이 안 되니 하늘로 올라갈 수가 있나요?

 

선행학습 학부모 여러분!

주판 수학, 1층 수학, 박정희식 전근대 수학 개념일랑 하루 빨리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개념으로는 미분 적분, 백날 해봐야 못 따라갑니다.

내 말이 틀렸나요?

 

아무튼 건축을 통해서 수학을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건 한국에서는 보도 듣도 못한 탁월한 상상력 이론가 꼬마작가의 가설이기는 하지만,

근거는 있습니다.

바로 제 스승인 시튼 선생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시튼 동물기>의 시튼 선생이 동물이나 잡고 그림이나 그리고 그런 줄로만 알고 있지요?

인디언과도 아주 친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시튼은 수학 개념을 도출해냅니다.

티피!

 

http://en.wikipedia.org/wiki/File:Tipi01.jpg



 

티피!

인디언 건축 예술 티피!

사진을 이렇게만 보여주니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요?

<티피 기하학> 그림 무대 앞으로!

 



 

미국에는 바로 이 티피를 주제로 한 수학책도 나와 있습니다.

꼬마작가는 바로 이런 걸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역사와 과학, 역사와 수학을 연결해서 하나로 묶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역사와 과학>이라면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고

또 거의 정리가 돼가는 과정인데,

<역사와 수학>, 이게 좀 어렵기는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건축과 수학>이고,

오늘 소개한 일본 저자의 여행 안내서 <고성과 건축여행>은

바로 이런 목적을 지닌 <목적성 여행 안내>가 되는 겁니다.

 

자 그럼, <도개교>가 뭔가를 보여주는 너서리 라임 <런던 다리>를 들으면서,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http://www.youtube.com/watch?v=e3u6FD019_M

 

책 하나 소개하는 솜씨가 아주 현란하지요?

안 나오는 게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얼마나 많은가를 잘 보여주지요,

꼬마작가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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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엄마, 타샤 튜더
베서니 튜더 지음, 강수정 옮김 / 윌북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꼬마작가는 책을 추천해도 희한한 책들만 소개하지요?

위인전이랍시고 소개하는 책이 <괴짜 요리사 알렉시스>가 나오지 않나,

과학책이랍시고는 <달에 맨 처음 오줌 눈 사나이>가 나오지 않나 말입니다.

그러니까 <듣도 보도 못한 이론가>라고 자화자찬을 하는 겁니다!

이제 박정희 망령에서는 좀 벗어난 교육을 얘기해 보자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특목고니 선행학습이니 하는 것에 목을 매다는 부모들께서는

꼬마작가의 철학을 잘 새겨듣기 바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나의 엄마, 타샤 튜더>!

며칠 전에는 <타샤의 그림인생>을 소개했지요?

한 번 했으면 됐지, 또 울궈먹어?

네, 그렇습니다.

꼬마작가는 울궈먹습니다.

나쁘게 말해서 울궈먹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집중 탐구!

집중 탐구가 되는 겁니다.

 

  

 

위인전이란 보는 사람마다 쓰는 사람마다 다 각도가 다르고 아는 사실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말하려고 하는 철학이 다른 겁니다.

따라서 책 한 권 읽으면 주인공에 대해서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독자들이 사기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고

편협한 정보만을 주워듣게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위인전이란

<집중 탐구>로 해서 들입다 파면 팔수록 좋은 겁니다.

 

이건 우리의 일상 생활을 되돌아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얘기를 들으면,

한 사람은 이렇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저렇다고 합니다.

이쪽 저쪽 얘기를 다 들어봐야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가 있는 거지요?

 

위인전이라는 것도 그런 겁니다.

집중 탐구를 통해서 샅샅이, 속속들이, 들입다 파야 하는 겁니다.

다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겠지요?

 

타샤 튜더!

이 사람에 대해서 나온 책은 속속들이 파볼 만한 가치가 있네요.

다만 책 값이 비싼 게 좀 흠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타샤의 그림인생>은 예술가 타샤의 인생을 묘사한 겁니다.

그 책의 작가는 타샤의 예술가 기질과 함께

예술성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시기라든가 또는 그 계기 같은 것을

아주 재미있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반면에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는 타샤의 딸입니다.

딸이 바라본 타샤의 인생인 겁니다.

또 다른 얘기가 나올 것 같지요?

 

"일곱 살에야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8학년까지 다니는 것으로 끝이 났지.

시험은 한 번도 통과하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는 책에 투명한 종이를 대고

그대로 그리고 색칠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헨리 아저씨와 공부를 했던 몇 년을 빼면

학교에서는 단 한 순간도 즐거웠던 적이 없었어(37페이지)."

 

또 나왔지요?

꼬마작가 같은 교육 불평불만 분자!

언젠가도 얘기했지만,

교육이라는 게 어느 나라에서나 원래가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적응이 안 되는 애들이 있는데,

타샤 튜더나 꼬마작가나 비슷한 사람인 모양입니다.

주로 예술 쪽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딴따라 기질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아인슈타인이나 다윈 같은 애들을 보면 과학 쪽에서도 그럴 수 있는 것 같지요?

 

부모 되는 사람이란 생각을 잘 해야 하는 겁니다.

별로 뛰어나지 않은 꼬마작가야 예외라고 해도,

정말로 똑똑한 애들이 교육이라는 틀 속에서 숨 막혀 죽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안 그래요?

 

학교 공부를 싫어한다고 해서 타샤가 책을 싫어했던 것은 아니랍니다.

"나는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홉 살이었던 내게

제일 친한 친구는 마크 트웨인과 베아트릭스 포터였다(28페이지)."

꼬마작가를 잘 모르는 분들은 베아트릭스 포터가 누군지 잘 모를 겁니다.

아래 그림책이 바로 포터의 작품입니다.

절대 명작!



 

이 책은 1902년엔가부터 출판되기 시작했을 겁니다.

타샤는 1915년에 태어났다고 하니까

책이 출판된 지 20년쯤 지나서 벌써 그 작가를 알고 있었던 거지요?

100년이 지난 한국에서는 아직도 무명 작가가 바로 베아트릭스 포터인데!

간단히 얘기하면,

세계 아동문학 그림책의 역사는 바로 위에 담아온 책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웬 아주머니가 희곡을 쓰느라 너무 바쁜 나머지

요리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거든.

그래도 밤이면 늦도록 책을 읽어주곤 하셨단다.

열시나 열한 시가 되도록 읽어줄 때도 있었어(33페이지)!"

 

이렇게 해서 타샤 튜더는 학교 공부하고는 손 뗐지만,

책과는 가까이 지내게 된 모양입니다.

나중에 애들을 낳고 나서는 이걸 전통으로 만들었답니다.

"책을 낭독하는 것은 가족 모두가 즐기는 집안의 전통이었다.

엄마는 우리를 곁에 앉히고 옛이야기 책을 읽어주시곤 했다(84페이지)."

 

시간 차이가 많이 나지요?

한국에서는 겨우 21세기 들어서야

꼬마작가를 중심으로 한 일부 몰지각한 그룹에서만

<책 읽어주기 전통을 만들자>며 애를 쓰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듣고 자란 엄마>가 1940년대에 벌써

자기 아이들에게 대물림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꼬마작가는 이런 전통의 힘을 계속 강조해 왔지요?

1970년대에 태어난 이고리 엄마는

2000년대에 자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는데,

이게 4세대째 내려온 전통이다!

타샤 튜더를 통해서 또 가문 자랑한다, 그지요?

 

딸이 얘기하는 타샤 튜더 책은 이런 식으로 온통 교육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 서평을 보면 이런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되지 않고 있는데,

사실은 <딸이 바라본 엄마의 교육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목차 끝머리에 실린 <손으로 만드는 기쁨>은

아주 대단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어판 서문 _ 엄마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을 사랑한 아이
꿈꾸는 소녀
예술가로서의 첫 발
살림의 즐거움
자연을 그린 화가
뉴햄프셔 농장의 추억
빛나는 계절
손으로 만드는 기쁨
행복의 비밀

 

<손으로 만드는 기쁨>에서 저자는 타샤 튜더의 손재주를 들려주고 있는데,

<인형>, <참새 우체국>, <실 잣기부터 천 짜기까지>, <마리오네트> 하는

네 가지를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엄마는 아마에서 실을 뽑아내기까지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혼자 힘으로 해냈다(186페이지)."

타샤는 자기 옷과 아이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는데,

그게 실을 뽑아내는 과정부터 시작된 겁니다.

게다가 타샤는 이런 걸 배운 일이 한 번도 없답니다.

자기 스스로가 재미를 느끼다보니까 연구를 해서 만든 것이고,

그걸 보며 자란 아이들은 저절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겁니다.

상상력과 창의력도 어디 가서 배워야 한다고 믿는 한국 부모 여러분,

이 책을 읽으면서 군부독재 망령에서는 이제 좀 벗어나기 바랍니다.

 

위에 담아온 목차 중에서 <뉴햄프셔 농장의 추억>과 <빛나는 계절>은

타샤가 자기 아이들과 함께 일년을 보냈는가 하는 것이 묘사돼 있습니다.

꼬마작가 처갓집의 다차(별장)이 생각나게 만드네요, 참!

자 그럼, 꼬마작가의 시골생활 솜씨를 한 번 들여다볼까요?

 

"뉴잉글랜드의 봄은 느릿느릿 찾아오지만

4월말부터 5월초면 몇 가지 채소의 씨앗을 뿌릴 수 있었다(121페이지)."

 

요런 구절을 놓치지 않고 잘 읽으면,

뉴잉글래드의 기후를 대강 짐작할 수 있는 겁니다.

 

http://en.wikipedia.org/wiki/New_england

File:New England USA.svg

 

모스크바 주에 있는 꼬마작가 처갓집의 다차에서는

대강 5월말과 6월초쯤에 씨앗을 뿌립니다.

서울에서는 요즘에는 비닐 하우스 때문에 알 수가 없지만,

옛날 30-40년 전에는 3월 중순이나 말쯤부터 뿌리지 않았나 기억됩니다.

그러니까 뉴잉글랜드가 굉장히 추운 지역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위키>에 나온 기후 조건을 보니까 대강 그런 것도 같습니다.

The lowest recorded temperature in New England was −50 °F (−45.6 °C) at Bloomfield, Vermont, on December 30, 1933. This was tied by Big Black River, Maine in 2009.

 

이런 곳에서 타샤는 전기도 없이 네 아이를 키웠답니다.

그러면서 그림도 그리고 인형도 만들고 했던 겁니다.

<타샤의 그림인생>을 읽을 때만 해도

저는 타샤가 아주 편안한 생활을 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딸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런 생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더군요.

그런 조건 속에서 애완 동물과 가축을 키우고

농사도 짓고 꽃도 기르며 살았던 것이고,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남편은 끝내 이혼을 하고 맙니다.

이 대목에서 타샤의 딸은 웃긴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가는 재주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늘상 개구쟁이 짓을 하는

애완 까마귀들이 있었는데, ...

한번은 까마귀들이 진저에일 잔을 낚아챘다.

에드거는 빨대를 뽑아 잘근잘근 씹어 두 동강을 내더니

부리를 깊이 박고는 한 모금 쭉 들이켰다.

그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어쩐지 취한 것처럼 날갯짓을 하는 녀석의 모습은

어찌나 우스웠던지(124페이지)."

 

진저에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알콜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지요?

역시 우리의 깜찍한 <위키>는 대단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Gingerale



 

이런 자잘한 얘기들까지 다 담았지만, 두께는 224페이지.

게다가 사진과 그림이 듬뿍 실렸습니다.

그림 중에서는 34-35페이지 그림과 40-41페이지 그림이

엄마들의 관심을 확 잡아끌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이 그림들은 타샤가 어릴 때 그린 것이라는데,

34-35페이지 그림은 흑백으로 <부엌>을 그린 겁니다.

40-41페이지 그림은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들 그림인데,

정확한 나이는 표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그림 작가는 어린 시절에 어떤 그림을 그렸는가?

처음부터 죽죽 꼬시더니 막판까지 꼬셔댄다, 꼬마작가!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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