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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곤충이야기 ㅣ 풀과바람 지식나무 9
김남길 지음, 최달수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김남길은 우리가 잘 아는 작가지요?
비운의 작가, 꼬마작가 앞에서는!
솔직히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유심히 보던 것인데,
유심히 보기만 했습니다.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이라는 앞 제목이 재수가 없어서
유심히 보기만 했습니다.
이런 거 몰라도 되는 거지요?
그래요 안 그래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50% 세일을 했습니다.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지만, 세일 하길래 그냥 사봤습니다.
싼 맛에!
오늘 책을 받았는데, 세일 50%가 취소됐네요.
뭔가 박자가 잘 맞지를 않네요, 꼬마작가하고는.
그래서 비운의 작가 김남길입니다.
탁 띄워주니까 절판되고, 책 받아보니까 세일 끝나고,
뭐, 이런 사이입니다!
싼 맛에 사기는 했지만, 역시 김남길은 김남길이네요.
백과 사전을 야부리로 풀어내는 솜씨!
<어린이 자연학교> 시리즈 5권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에
애들이 열광을 한 것이지요?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도 내용은 백과사전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간 것입니다.
따라서 책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태클, 김남길 작가, 태클 들어갑니다.
꼬마작가가 칭찬만 늘어놓으면 그건 꼬마작가가 아니지요, 김남길 작가?
꼬마작가는 월드컵 축구에서도 통할 만한
강력한 태클을 자랑하는 수비수 가운데 한 명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곤충 이야기>는
<어린이 자연학교>보다는 문장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어긴 일본식 문법이 많이 사용됐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사용하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니까
꼬마작가가 일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는 겁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무시하고 일본식 문법을 사용하다보면,
작가들은 <개념 없는 글>을 거침없이 써댑니다.
이건 서울대 출신 전문 작가니 번역가들도 마찬가지인데,
김남길 작가도 이 책에서는 두 군데 그런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영양이 높은 간식(52페이지)."
별 문제 없는 것으로 보이지요?
영양이 높은 겁니까?
아니면 영양이 풍부한 겁니까?
<높다>를 쓰고 싶으면, <영양가가 높다>고 해야 하는 거지요?
영양가가 아닌 <영양>을 쓰고 싶으면,
<풍부하다>는 형용사를 써야 제대로 된 한국말이 되는 거지요?
"집안의 해충 중에서 바퀴벌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63페이지)."
어디가 틀린 건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잘 모르겠지요?
집안!
집안이란 한문으로 바꾸면 가문이 됩니다.
그럼, 한 번 한문으로 바꿔서 문장을 써볼까요?
"가문의 해충 중에서 바퀴벌레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63페이지)."
이게 말이 되나요?
말이 안 되지요?
어디가 문제인가?
<집안>과 <집 안>!
띄어쓰기 하나지만, 한국어에서는 이걸 잘 해야 합니다.
집안 = 가문 = household,
집 안 = in the house!
집안은 가족과는 또 다른 뜻입니다.
가족 = family,
집안 = household!
문제는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를 무시하고 일본식 문법을 마구 쓰다보면,
이런 개념 없는 글을 마구 쓴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건 서울대, 고려대를 비롯한 명문대 출신들이 더 심합니다.
어린 애들한테 이런 문장을 가르치면, 말로가 어떻게 된다고 했지요?
생매장!
먼 훗날, 꼬마작가가 생매장 터로 모셔드립니다.
누구를?
자, 여기에서 노래 한 곡 들으며 머리 좀 식히고!
Wait For Me - Hall & Oates
http://www.youtube.com/watch?v=tZTCxL-v1x4&feature=fvw
이 책은 대강 알만한 곤충에 대해서는 다 소개를 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입니다.
다만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썼습니다.
이게 바로 작가의 재주이고 역량입니다.
그림도 책 내용에 맞게 잘 그린 편입니다.
만화 형식을 빌었는데, 재치있게 잘 그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모두 21장으로 구분해서 썼지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도 분명합니다.
환경을 보호하고 곤충도 보호하자!
백과사전을 쓰면서도 이런 메시지도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이게 바로 작가의 능력입니다.
"익충과 해충은 사람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진 것입니다(49페이지)."
"곤충들은 자기가 해충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자손을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요.
사실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곤충들이니까요.
사람들은 배고픈 시절에는 메뚜기를 식량으로 생각했다가
요즘에는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으로 취급합니다.
곤충들은 그렇게 줏대없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단지 타고난 본능대로 먹고 사는 것뿐입니다(58-59페이지)."
이건 무슨 철학을 얘기하는 것 같지 않나요?
주체를 인간이 아니라 곤충으로 놓고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학 논술 준비는 이렇게 하는 겁니다.
철학 논술이랍시고 나온 책들, 그냥 다 내다버리면 되는 겁니다.
작가는 이런 핵심 철학만을 얘기한 것은 아닙니다.
곤충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해서 진화를 얘기한 다음,
곤충을 종류에 따라 분류도 해주고 어떤 식으로 생존을 이어가는지
하나하나 나누어서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게 이야기식이라서 백과사전인지 뭔지 아리송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곤충의 조상은 4억 년 전에 나타난 모뉴라라고 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Monura
이때부터 곤충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다가
대강 2억 년 전쯤에 나타난 곤충들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네요.
이런 걸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화석인데,
곤충을 담고 있는 화석은 바로 호박이랍니다.
호박!
영어로는 amber라고 했지요?
http://en.wikipedia.org/wiki/Amber
이 호박이 유명한 곳은 러시아의 깔리닌그라드!
그 유명한 칸트가 철학 하던 쾨니히스부르크가 지금은 깔리닌그라드입니다.
이 도시가 호박으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호박은 소나무의 송진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 속에 과거의 곤충 모습이 보존되어 있습니다(10페이지)."
여자들 꼬시는데 써먹는 호박이
곤충학자들에게는 이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려!
아무튼 작가 김남길은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서는
독자들을 자기 이야기 속으로 살살 끌고들어갑니다.
옛날에도 알아봤지만, 재주가 뛰어나지요?
이렇게 해서 곤충의 역사를 간단하게 얘기한 다음에는
곤충을 다양하게 나누고 묶어줍니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이지요?
백과사전이면 사전답게 좀 지루해야 마땅한 일인데,
"곤충들도 사람처럼 대화를 나눠요.
그런데 곤충마다 대화를 나누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답니다.
베짱이와 귀뚜라미처럼 우는 종은 암수가 소리로 대화를 합니다.
"내 짝아, 어디 있니, 베짱!" 하고 울면,
"여기야, 베짱!" 하고 대답을 한답니다(42페이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줍니다.
애들이 좋아할 만해요, 안 해요?
자 그럼, 아래는 농사 짓는 개미 이야기!
"아마존에 사는 가위개미는 버섯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삽니다.
이 무리는 턱으로 나뭇잎을 재단하여 창고에 쌓아 둡니다.
나뭇잎을 자르는 솜씨가 일품이라 가위개미라는 애칭이 붙었지요.
조각난 나뭇잎은 습기가 많은 굴 안에서 자연발효의 과정을 거칩니다.
수북이 쌓인 나뭇잎에서 버섯 곰팡이 균이 자라게 되지요.
가위개미들은 1년 내내 그렇게 버섯 농사를 지어서
식량으로 먹어 치운답니다(86-87페이지)."
어때요, 재미있지요?
신기하지요?
종이로 집을 짓는 종이말벌 얘기도 나오고,
도자기처럼 흙으로 집을 짓는 호리병벌 얘기도 나옵니다(80-81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Paper_wasp
위의 사진이 바로 종이말벌인데, 종이를 주워다가 이런 집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나무를 입에 넣고 자근자근 씹는 모양입니다.
그럼, 나무 안에 있는 종이 성분이 벌의 침과 범벅이 되면서 종이가 생산되는 겁니다.
이 종이말벌들은 이렇게 자기들이 직접 만든 종이를 가지고 집을 짓는 겁니다.
이 녀석은 인간으로 치면 완전 몽고족입니다.
자기들이 먹을 것은 직접 생산하지 않고 꿀벌의 집으로 쳐들어가서는
꿀과 함께 꿀벌들을 잡아다가 먹는답니다.
꿀벌은 이렇게 한 번 당하면 쑥대밭이 되는 겁니다.
또 위의 사진을 잘 보면, 집 모양이 육각형으로 생겼지요?
요기에 바로 수학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어떤 원리일까요?
호리병 벌은 위키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네이버에서는 검색어 <호리병 벌>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벌을 분류해서 설명해주기도 하다가 소금쟁이도 얘기해줍니다.
수상스키를 타는 곤충이지요, 소금쟁이?
http://en.wikipedia.org/wiki/Water_strider
이 소금쟁이가 수상스키를 탈 수 있는 까닭은
바로 표면장력에 있다네요(89-90페이지).
표면장력!
이것도 그림책을 잘 찾아보면 다 나오는 얘기지요?
http://en.wikipedia.org/wiki/Surface_tension
간단히 말하면, 표면장력이란 바늘이 물에 뜰 수 있도록 하는 힘입니다.
실험 방법:
휴지를 반으로 접어서 물에 띄운 다음, 그 위에 재빨리 바늘을 얹는다.
이때 짧은 시간 안에 휴지는 가라앉고 바늘은 둥둥 뜨게 된다.
솔직히 제가 이 실험을 해본 것은 아닙니다.
책에 이렇게 써 있더군요.
한 번 해보세요.
갈릴레이 위인전에서 알게 된 실험 방법입니다.
이 표면장력은 갈릴레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던 주제였다는데,
소금쟁이는 그냥 생활 속에서 이 원리를 터득한 거네요.
아무튼, 오늘 소개하는 김남길의 백과사전은
이런 다양한 얘기들을 초등학생들 수준에 딱 맞게 설명해낸 책입니다.
어때요?
김남길의 책, 예전 명성에 크게 모자람은 없을 것 같지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꼬마작가의 해설이 더 멋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