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17세가 되었다 2 - Novel Engine
히로사키 류 글, 파세리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 엄마가 17세가 되었다> 1권을 이어 2권을 읽어보았다. 1권에선 신선하고 상당히 리얼리티한 요소가 반영되어 일반적인 라이트노벨과 다르다는 점이 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2권은 약간 설정이 조금 현실성을 고려했지만, 상황전개는 비현실로 가게 되었다. 물론 라이트노벨이란 장르가 경소설로서 재미 내지 오락을 제공하나 작품 배경이 현대 일본이라면 현대적인 요소가 당연히 반영된다. 상당히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는 주인공 타카시, 그러나 그 주변에 포진한 여자 인물들이 비현실적 설정 내지 혹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게 특성이다.


기본적으로 어머니가 40대 주부에서 상당량의 수명을 소모한 뒤로 17세가 되고, 할머니가 죽기 전에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17세 되었다. 유카는 집에서 나오지 않은 히키코모리고, 타카시의 여자친구인 메이코는 자신의 어머니가 죽은 뒤로 새어머니가 17교에 의탁한 여성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1권에서 17세의 타카시가 17세의 어머니, 할머니, 여자친구와 조우하게 된다. 바로 <우리 엄마가 17세가 되었다>는 인간의 나이 17세가 과연 어떤 상황을 맞이하고, 자신의 삶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다룬다.


1권보다 2권에서 그런 점이 비현실적인 요소로 가는 것은 타카시 자체는 현실적 판단력을 가진 인물로 나오나 주변인물들의 비현실적 상황과 현실적이지 못한 행동들이다. 유카의 방에 들어간 타카시는 유카가 다른 여자아이와 다른 방식으로 산다고 하나, 유카의 방이 어지러운 모습에서 쌓아둔 책 사이에 여동생과 오빠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책이 나온 것이다. 유카가 바로 친오빠인 타카시에 대한 오빠 여동생의 관계 이상으로 오빠를 원하는 것이 보인다.


1권에서 타카시의 어머니인 카즈미가 타카시에게 충고를 해준 내용이 있다. 만약 타카시의 성욕이 주체하지 못하여 그것이 유카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다면 그것을 여동생이 아니라 본인인 어머니에게 해달라는 부분이다. 물론 타카시는 그럴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겠지만, 작품 내에서 여동생 유카는 분명 타카시에게 필요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점이다. 타카시에게 어린 시절 희미하게 아버지의 기억이 남아있지만, 유카에게 아버지의 기억이란 없다. 추억이 없는 것에서 유카에게 아버지는 단지 있었다고 여긴 인물이지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 없다.


타카시의 아버지가 죽고, 타카시의 할아버지가 죽은 이후로 할머니 와카바의 허전한 마음하고 유카가 느끼는 마음은 다르다. 그래서 유카에게 타카시는 오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아빠같은 인물이다. 타카시는 여전히 1권부터 그랬던 것처럼 2권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무리 어머니가 다시 17세로 되어 아이도로 활동하더라도 그가 일하는 이유는 가정형편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카즈미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타카시와 유카에 대한 현실적인 경제문제부터다.


현실적 상황에 대한 비현실적인 상황전개가 이 작품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2권에서 어머니의 소속사 변경, 그리고 메이코가 그동안 계속 사이가 나쁜 새어머니 줄리아에 대한 사연은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 이른바 문학이나 영화에서 사용되는 cliche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17세의 줄리아는 예전에 메이코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연인 사이다. 하지만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이야기로 인해 비극적으로 이별한다.


메이코의 어머니가 죽고, 줄리아의 회사가 망해 다시 찾아온 지난날의 사랑에 대한 회한, 그런 와중에 불의의 사고로 다시 태어나던 줄리아, 1권에서 메이코의 시선이 2권에서 이런 방식으로 복선이 드러난 것이다. 비현실적인 조건이 너무 상투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해결한 점이 아쉬운 것이다. 물론 타카시가 보인 결단력과 행동은 작품 전개상 제목은 어머니가 메인으로 나오나, 어머니라는 명칭은 결국 카즈미가 어머니이기 위해 그 어머니로서 성립되어야 할 대상이 타카시다.


타카시의 어머니인 카즈미가 17세가 된 것처럼,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타카시로 시작하여 타카시로 끝이 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평범한 모습에서 주변 상황은 비현실과 현실적이지 못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의 현실성과 타인이 비현실성의 충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관계에서 상황정리는 너무 아깝다고 할까? 물론 타카시의 시선으로 보는 현실적 조건, 가정환경과 가족관계, 더구나 메이코의 상황은 그에게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시선으로 보기보단 가족간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다. 1권 리뷰 때도 생각했지만, 가족의 파편화와 재결집이란 모티브는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하다. 현실에 대한 관찰은 우리는 현실세계에서 제대로 할 수 없다. 그것은 현실적 상황과 조건 그 자체가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현실의 상황을 인상적으로 보여주거나 또는 상황적인 요소로 보이는 것으로 리얼리즘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 엄마가 17세가 되었다>는 분명 비현실적인 상황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르 전개하나 그 이야기의 결론은 언제나 가족이란 어떤 것일까? 라는 타카시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가족에 대한 인간의 마음은 어느 특별한 문화권이 아닌 이상,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17세 때 아버지와 사랑의 도피를 한 어머니, 17세 때 할아버지와 결혼한 할머니, 그들의 17세는 지금 타카시의 17세와 다르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왔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은 분명 비현실적일지라도, 타카시가 살아가고 있는 17세의 현실은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나, 2권에서 보이는 것은 당신의 17세는 누군가 진심으로 사랑했었는가? 라는 것이다. 타카시가 바라본 17세라는 시기란 사랑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연인과 가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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