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시나리오 구성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이 직접 구성하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만화, 라이트노벨, 게임 등과 같은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런 콘텐츠 이외에도 역사와 문학이나 신화, 민담, 전설과 같은 설화 등과 같은 이야기들도 이용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미학은 실사영상에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제작할 수 있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정령이 이미지로서 구현하고, 말을 할 수 없는 동물들도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과 같은 경우 농장주인 존스와 존스 이외에도 다른 농장주들이 실제 인간으로 등장하지만, 매너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돼지, 말, 당나귀, 양, 닭들과 같은 동물들도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들이 인간처럼 말할 수 있는 점은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이 우화적인 요소를 지닌 작품이며,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란 점에서 알레고리적 배치로 통해 풍자적인 요소도 지니고 있다.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이 제작된 시기는 1954년 영국으로 당시 국제사회는 자유주의 국가와 공산주의국가로 분리된 냉전시기였다. 미소 냉전과 관련하여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은 자유주의 국가인 영국에서 적대국가인 소련에 대한 비판적인 요소를 애니메이션으로 통해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존 할라스가 제작한 <동물농장>의 원작은 영국작가 조지 오웰이 저술한 <동물농장>으로, 조지오웰은 1944년 2월에 <동물농장>의 탈고를 마친다.

 

존 할라스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각각 비교해보면 처음에는 비슷한 이야기로 진행하다가 서로 다른 내용으로 전개된다. 조지 오웰이 저술한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존 할라스의 경우에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서 만들었다. 따라서 두 작품을 비교해보면 둘 다 소비에트연방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그 관점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두 작품을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차이나는 점은 외양간전쟁 이후 스노볼이 나폴레옹에 의해 공격받을 때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스노볼은 나폴레옹이 키운 개에 의해 도망쳤다면,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는 개에 의해 암살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원작인 소설에서는 나폴레옹이 동물농장 내에 좋지 않은 일들이 발생하거나 혹은 다른 동물들이 반항할 경우 스노볼과 그의 추종자들이 꾸민 계략이라고 거짓말을 하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나폴레옹이 다른 동물들이 반항할 경우 그 동물에 대해 존스와 스노볼 같은 존재로 취급한다.

 

그런 점에서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는 원작인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스노볼에 대해 상당히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농장>은 본래 러시아혁명과 러시아내전, 그리고 신경제정책 NEP와 모스크바재판 등을 농장 내의 동물들로 통해 알레고리적으로 표현한다. 나폴레옹이란 돼지는 스탈린이란 독재자라면, 스노볼이란 돼지는 트로츠키라는 인물이다.

 

트로츠키는 레닌과 더불어 볼셰비키에서 활동하던 러시아혁명가로서 본명은 레프 다비도비치 브론스타인이며, 1879년에 태어나 1940년 멕시코에서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된다. 따라서 본 리뷰는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스노볼이란 캐릭터에 대해 고찰하고, 스노볼의 알레고리 인물인 트로츠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다룰 것이다.

 

첫째, <동물농장>에서 스노볼

둘째, 트로츠키의 죽음과 동물농장재판

셋째, 트로츠키에 대한 재평가

 

2. 본론

2.1 <동물농장>에서 스노볼

<동물농장>에서 처음 이야기는 매너농장의 수퇘지인 메이저 영감이 죽기 전에 모든 동물을 소집하여 유언을 이야기할 때부터이다. 메이저가 모든 동물들 앞에서 연설할 때 스노볼이 가장 맨 앞자리에 앉는 장면이 나오며, 메이저가 하는 말에 대해 매우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는 모습으로 듣는 모습이 나온다. <동물농장>에서 돼지영감 메이저는 독 일 사회철학자인 카를 마르크스이며, 스노볼은 돼지와 더불어 러시아 볼셰비키 일원이면서 마르크스주의자다. 트로츠키는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 중에서 레닌, 플레하노프, 보그다노프, 바자로프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자이다. 트로츠키는 1897년부터 남부러시아 노동자동맹을 조직하여 1917년 10월 볼셰비키혁명에서 소비에트 군사혁명위원회에서 활동한다.

 

<동물농장>에서 러시아혁명이 동물농장혁명이고, 러시아내전은 외양간전쟁이다. 동물농장혁명에서 매너농장주인 존스에게 처음으로 반항한 캐릭터가 스노볼이었고, 외양간 전쟁에서 지휘를 맡은 캐릭터도 스노볼이었다. 볼셰비키혁명에서 트로츠키가 레닌과 더불어 사전에 준비하고, 혁명 이후 소비에트 건립에서 역시 트로츠키가 직접 관여한다. 볼셰비키혁명이 발발할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혁명으로 인해 쫓겨난 귀족과 장교로 이루어진 백위군과 연합국들은 혁명이 성공한 러시아를 침공하려 한다.

 

이때 트로츠키는 적군을 모집하고 지휘하는 군사인민위원을 맡으며 직접 열차를 타고 전쟁 현장에 가서 전술을 짜고, 전쟁을 지휘하여 러시아내전을 승리로 이끈다. 그 후에 러시아 경제정책인 NEP에서 사회주의국가를 추구하던 소비에트가 내수시장과 경제성장을 위해 자본주의 경제체계를 도입할 때, 트로츠키가 제안한다. <동물농장>에서 외양간전쟁 이후 동물농장의 살림을 꾸준히 성장시키던 스노볼은 자신의 권력보단 계속 동물농장의 미래를 생각하고, 다른 농장에 동물농장의 소식을 알리며, 교육에 큰 심혈을 기울인다.

 

트로츠키와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 캐릭터의 원초인 스탈린이 대립되는 지점은 볼셰비키혁명 이후 트로츠키의 영구혁명론과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의 충돌이었다. 트로츠키는 레닌에게 경고하기를 “처음에는 당 전체를 대신하게 되고, 다음에는 중앙위원회가 당 조직을 대신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중앙위원회를 대신해 한 사람의 ‘독재가’가 등장하게 된다.” 결국 트로츠키의 예언대로 스탈린은 소비에트연방을 사회민주주의국가가 아닌 독재국가로 만들게 된다. 볼셰비키혁명 이전에 볼셰비키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은 수 천 명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마르크스주의자 내지 계몽주의자들이었다.

 

트로츠키와 스탈린이 정치적으로 갈등을 빚을 때 볼셰비키 내지 소비에트에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서 마르크스주의 내지 계몽주의 사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던 초등교육 수준 교육이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소비에트라는 평의회에서 활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료집단에 들어가 벼락출세를 꿈꾸는 자들이 많았다. 결국 트로츠키가 스탈린에 의해 정치적으로 축출이 가능했던 점은 <동물농장>에서 스노볼이 다른 동물들에게 교육으로 통해 의식개혁을 시켜보려고 해도 불가능했던 점이고, 오히려 권력의 이익을 보고 따르는 볼셰비키 내지 코민테른 회원들이 많았다.

 

레닌이 뇌일혈로 사망한 후에 스탈린은 소비에트의 서기장으로서 권력을 잡으면서 트로츠키를 정치적으로 견제했는데, 1925년 트로츠키를 군사혁명평의회에서 해임시켜 토론하지 못하도록 하고, 1927년 소비에트 공산당에서 축출당하고, 1929년 소비에트에서 추방당해 망명의 길에 오른다.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도 스탈린이 트로츠키에게 그랬던 것처럼 비밀경찰인 게페우를 상징하는 개들이 스노볼을 내쫓는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는 그냥 내쫓는 것으로 스노볼은 등장하지 않으나,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는 개들이 스노볼은 공격하여 암살하는 것으로 나온다.

 

2.2 트로츠키의 죽음과 동물농장재판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 스노볼이 게페우로 상징되는 개들에게 살해되는 것으로 나오나, 실제 트로츠키의 사망원인은 1940년 8월 20일 스탈린이 보낸 자객인 라몬 메르카데르가 트로츠키의 머리에 피켈을 가격하여 트로츠키는 뇌출혈로 일해 8월 21일에 사망한다. 트로츠키가 스탈린의 자객에게 살해당한 이유는 트로츠키가 러시아에서 추방되기 전에 스탈린에게 가장 정치적으로 큰 방해세력이었고, 볼셰비키 및 소비에트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레닌에게 큰 신임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닌은 1922년 테러로 인해 부상을 입게 되고, 1924년 뇌일혈로 사망한다. 레닌은 자신이 사망하기 전에 스탈린이 소비에트 지도자로서 부적당한 사실을 인지하여 스탈린을 견제하려 했으나, 뇌일혈 증세로 일해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게다가 레닌 사후 레닌의 유언장을 공개하려고 했으나, 소비에트 당 대회에서 유언장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났었는데, 레닌의 유언장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스탈린은 서기장 직에서 해임돼야 한다.”는 것이다.

 

레닌이 사망 전에 볼셰비키혁명 이전부터 같이 활동한 볼셰비키 중에서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 트로츠키였고, 가장 경계하던 인물이 스탈린이었다. 스탈린 입장에서 볼셰비키혁명과 러시아내전에 가장 최전선에 있었고 레닌의 신뢰를 받은 함부로 트로츠키를 죽일 수가 없으므로 정치적으로 숙청하여 망명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트로츠키는 망명 후에도 스탈린과 스탈린주의에 대해 계속 투쟁하고 있었으며, 1936년 <배반당한 혁명>이란 도서로 통해 스탈린과 그의 관료주의에 대한 문제점과 그리고 스탈린으로 인해 인근국가에서 일어날 일들을 분석하고 예언하였다.

 

그 결과 스탈린은 1939년 나치독일과 독일·소비에트연방 불가침조약을 맺게 되었고, 1941년 나치독일은 2차 세계대전 시 불가침조약을 어기고, 소비에트연방을 침공한다. 트로츠키가 <배반당한 혁명>을 집필 이후와 때맞추어 스탈린은 1936년부터 1938년까지 4번에 거친 모스크바재판으로 통한 대숙청을 시작한다. 이때 스탈린은 자신이 레닌의 후계자라는 것을 상징하기 위해 레닌과 같이 활동했던 많은 볼셰비키 인물들을 숙청하였으며, 스탈린을 가장 옆에서 보좌하던 부하린까지 처형하게 되었다.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의 압제로 인해 다른 동물들이 불만을 느끼자, 나폴레옹은 그 동물들에 대해 매너농장주인 존스와 스노볼 같은 존재라고 비난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폴레옹의 개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4회나 걸쳐 이루어진 모스크바재판에서 대부분 희생자는 러시아혁명 전부터 활동한 볼셰비키들이란 점이고, 그들을 모두 트로츠키와 내통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 게다가 히틀러가 집권하고 있는 나치의 대두에 따라 트로츠키를 독일 나치 내지 차르세력의 앞잡이로 매도하였다.

 

트로츠키는 스탈린과 달리 무장 세력이나 막대한 권력이 없었으며, 오로지 연설과 집필로 통해 스탈린에게 대항했다. 스탈린이 집권하던 시기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스탈린과 소비에트연방을 사회주의 국가로 인정하고, 스탈린의 지시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 덕분에 트로츠키와 관련된 많은 인물들이 스탈린이 보낸 자객이나 스탈린주의자에 의해 암살이나 숙청을 당하기도 했다.

 

스탈린이 저지른 모스크바재판과 트로츠키의 암살은 스탈린이 세계 각국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지지와 코민테른의 정치적 도구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볼셰비키혁명이 세계 최초로 마르크스주의자에 의한 혁명이란 점에서 전 세계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스탈린이 지배하고 있는 소비에트연방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거나 또는 스탈린의 행동에 대해 회의감을 품은 사람들은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2.3 트로츠키에 대한 재평가

트로츠키의 악평은 그가 죽어도 계속 이어졌다. 스탈린이 처음에는 트로츠키를 차르나 나치의 협력자로 활동하는 것처럼 비난하다가 어느 순간 트로츠키라는 이름 자체를 소비에트 내에서 사라지게 하였다. 심지어 스탈린 사후에 소비에트 공산당 서기장 및 총리를 맡은 흐루시초프가 1960년 마오쩌둥에게 했던 말과 1956년 마오쩌둥이 흐루시초프에게 했던 말은 모두 “트로츠키주의자!”였다. 스탈린이 사망 이후 흐루시초프가 권력을 잡아 모스크바재판 시기에 처형된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어도 트로츠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지 않았다.

 

그나마 트로츠키의 억울한 누명과 그의 업적을 제대로 본 사람 중에 <동물농장>을 저술한 조지 오웰이 있었다. 조지 오웰의 경우 1937년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경험을 살려 저술한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스탈린의 게페우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트로츠키 지지자 및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을 투옥하거나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지 오웰은 <카탈로니아>에서 트로츠키 지지자들이 억울한 희생에 대해 다루었으며, 1948년에 저술한 <1984>의 경우 정보미래사회에 등장하는 빅브라더의 캐릭터를 스탈린에 맞추었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빅브라더와 오세아니아를 위협하는 인물로 골드스타인으로 등장시키는데, 골드스타인은 한 번도 작품에 나오지 않고, 단지 스크린 영상에서만 등장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는 염소 같은 수염과 안경을 꼈으며, 본래 오세아니아를 창립 당시 빅브라더와 같이 세웠으나, 반역죄로 숙청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골드스타인이 저술한 그 책은 오세아니아에서 금지도서로 지정되는데, 그 도서는 바로 <배반당한 혁명>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스탈린주의가 지배하는 소비에트 연방을 이상적인 국가라는 환상에 빠져있었는데, 프랑스 현상학자인 메를로 퐁티는 <폭력과 휴머니즘>을 저술하면서 스탈린의 공산주의를 비판했으며, 스탈린이 지배하던 공산주의를 옹호하던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스탈린주의에 대해 독일, 영국, 프랑스 등과 같은 유럽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비판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1976년 프랑스 공산당은 스탈린주의에 대한 공산주의를 자신들이 추구하던 마르크스주의에서 결별을 선언했다. 마르크스주의의 흐름에 따라 영화나 서적 등으로 통해 트로츠키에 대해 다루거나 혹은 트로츠키를 등장시키는 콘텐츠가 등장했다.

 

1972년 영화감독 조셉 로지가 제작한 <트로츠키 암살사건>에서 트로츠키는 스탈린의 자객에 의해 힘없이 살해당하는 노인으로 보여주어 인간 트로츠키 본연의 모습을 강조했다. 그러나 몇 번의 암살기도가 있었음에도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스탈린에 맞서는 인물로 보여줌에서 한편으로 트로츠키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최근 철학자 제이슨 바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영화 <맑스 재장전> 영화포스터 및 도서표지에서는 트로츠키가 화면 중앙에 빨간약을 들고 서 있으며, 그 옆에는 영화에서 실제로 등장하는 슬라보예 지젝, 안토니오 네그리, 자크 랑시에르 등과 같은 세계적 석학 8명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등장한다. <맑스 재장전>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영상이 병렬적으로 배치하는 영화로 작품 내에서 캐릭터로 등장하는 마르크스와 트로츠키로 통해 현대철학자들의 관점에서 트로츠키는 마르크스주의자로서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스탈린의 폭력정치의 문제점을 드러나면서 이와 반대로 트로츠키의 업적을 재평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3. 결론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토대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냉전시기에 독재정치를 하고 있는 공산권 국가에 대해 비판하기 위해 만든 우화적 작품이다. 특히 등장인물에서 스탈린을 상징하는 나폴레옹과 트로츠키를 상징하는 스노볼의 대립에서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은 스노볼이 개들에 의해 암살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트로츠키는 게페우에게 바로 살해되는 것이 아니라, 망명 중에 암살로 인해 살해당한다.

 

트로츠키는 레닌과 더불어 볼셰비키혁명을 주도한 혁명가고, 러시아내전을 승리로 이끈 정치인이었다. 그가 스탈린에 의해 당에서 축출되면서 스탈린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을 해왔으며, 스탈린에 의해 오명을 쓰게 된 마르크스주의를 계속 지켜오던 인물이었다. 특히 <배반당한 혁명>으로 통해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로 인해 독일나치 및 파시스트 국가들에 대해 스탈린이 동맹조약을 맺을 것이란 예언이 적중하면서 스탈린에게 정치적으로 견제한다.

 

러나 조직과 권력이 부족한 한계로 인해 스탈린에 의해 살해당하고, 그의 이름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혔으나,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그의 명예는 회복되었으며, 그의 저작들은 다시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20세기 소비에트 연방 및 공산진영국가의 모순과 문제점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하나, 그것으로 인해 볼셰비키혁명 그 가치를 훼손시키면 안 된다고 영국의 역사학자 스티브 스미스가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스탈린에 의해 훼손된 볼셰비키혁명의 가치를 다시 복원하는 점에서 스탈린이 철저하게 검열했던 트로츠키의 재평가는 필요하다. 트로츠키의 재평가에서 그가 이룬 업적인 볼셰비키혁명 이외에도 트로츠키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관료주의화로 인한 독재정치다.

 

 

 

트로츠키는 레닌에게 경고한 것처럼 “처음에는 당 전체를 대신하게 되고, 다음에는 중앙위원회가 당 조직을 대신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중앙위원회를 대신해 한 사람의 ‘독재가’가 등장하게 된다.”에서 루이 보나파르트의 관료주의적 정치행태가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을 강조했다. 그래서 <배신당한 혁명>에서 스탈린에 의한 정치적 숙청이 프랑스대혁명에서 1794년 7월 테르미도르의 반동과 똑같은 사건으로 보았고, 프랑스대혁명을 주도했던 자코뱅당에 가입했던 나폴레옹이 1799년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차지했다.

 

스탈린 역시 레닌과 같이 활동한 볼셰비키이면서도 권력을 장악하여 독재정치를 실시한 것을 보면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서 사건이 발생했으나, 카를 마르크스의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 나온 문구처럼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와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프랑스대혁명에서 테르미도르의 반동에 의해 목숨을 잃은 로베스피에르나 스탈린에 의해 추방된 트로츠키를 보면서 프랑스대혁명이나 러시아혁명 에서 기존의 독재자를 대체하여 새로운 독재자가 나온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은 단순히 보면 러시아혁명 이후 스탈린에 의한 공포정치를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으나,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스노볼로 통해 트로츠키가 지적한 것처럼 단순히 스탈린과 스탈린주의만이 아니라 관료주의적인 정치로 인해 국가는 독재정부가 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독재정부에 의해 핍박받는다는 사실이다. 존 할라스의 <동물농장>에서 등장하는 스노볼에 대해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러시아혁명과 내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좀 더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4. 참고문헌

존 할라스, 한창완 역, 『존 할라스 유럽 애니메이션 이야기』, 한울, 1999.

조지 오웰, 도정일 역, 『동물농장』, 민음사, 1998

조지 오웰, 정희성 역, 『1984』, 민음사, 2003

조지 오웰, 오증자 역, 『카탈로니아 찬가』, 민음사, 2000

아이작 도이처, 김종철 역, 『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 필맥, 2005

아이작 도이처, 한지영 역,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필맥, 2007

아이작 도이처, 이주명 역, 『추방된 예언자 트로츠키』, 필맥, 2007

루이 알튀세르, 서관모 역, 『철학에 대하여』, 동문선, 1997

레온 트로츠키, 김성훈 역, 『배반당한 혁명』, 갈무리, 1995

필 에반스, 타리크 알리, 정연복 역, 『만화로 보는 트로츠키』, 책벌레, 2002

스티브 스미스, 류한수 역, 『러시아혁명-1917년에서 네프까지』, 박종철출판사, 2007

카를 마르크스, 최형익 역,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비르투, 2012

모리스 메를로 퐁티, 박현모 역, 『폭력과 휴머니즘』, 문학과 지성사, 2004

<동물농장>(Animal Farm, 1954, 존 할라스)

<맑스재장전>(Marx Reloaded)

<트로츠키 암살사건>(The Assassination Of Trotsky,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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