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PASS サイコパス OFFICIAL PROFILING (單行本)
サイコパス製作委員會 지음 / 角川書店(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1.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알아보는 전체적인 서사적 형식

애니메이션 <psycho-pass>는 플롯의 구성이 매우 탄탄한 작품이다. 보통 추리나 범죄 장르와 같은 경우 범인의 존재를 드러나지 않으나 이 작품에서 범인을 처음부터 드러내고, 그 범죄자로 통해 숨어있는 범죄를 우리는 알게 해준다. 플롯의 구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서적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위한 36가지 극적플롯>에서 “구출/탈출, 복수를 부르는 범죄, 도망/추적, 희생자, 대담한 시도, 납치, 수수께끼, 광기, 이상을 위한 자기희생, 혈연을 위한 자기희생,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에 해당될 것이다.

 

주요 갈등과 사건의 전개에서 범죄가 등장하는 점에서 감시관과 집행관 등의 추격자, 그리고 추격자를 피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은 계속하여 살인과 테러를 일으킨다. 그런 과정에서 범인의 살인동기에서 그는 치명적으로 사회에 위협을 가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그리고 범인인 마키시마, 추격하는 신야의 추리과정은 작가와 감독의 시나리오 설정에서 매우 탁월한 요소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추격전에서 시빌라 시스템의 요원들과 같이 행동하면서 시빌라시스템의 본질과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나면서 작품은 마키시마와 신야의 이분법적인 추격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을 열게 된다.

 

2. 마키시마의 책으로 통해보는 <psycho-pass>

<psycho-pass>를 보면 상당히 내용전개가 쉽지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지 누군가 공격당하여 위기에 처해있고, 누군가 범인을 잡기 위해 분발하는 모습은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왜? 무엇 때문에? 그것으로 인하여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라는 철학적 의미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작품 중간을 보면 상당히 전문가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나오며, 실제로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서적들도 거론된다. 우선 마키시마가 실종된 어느 고교생에게 건네준 도서로 시작한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뉴로맨서>, <심야 플러스원>, <1984>가 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책으로는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러너>라는 작품의 원작이 된 소설로 미래SF소설로 상당히 비중이 있는 작품이고, 마지막에 등장한 <1984>는 실제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소설이고,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이다. 이중에서 <1984>의 경우에는 영국 문학작가 조지 오웰이 1948년에 저술한 서적으로 당시 소비에트연방이 스탈린에 의해 강철통치를 하고 있을 때이다. <1984>에서 주인공 스미스는 오세아니아라는 나라에서 빅브라더에 대한 의문과 골드스타인에 대한 의문점을 시작한다.

 

골드스타인은 본래 빅 브라더과 같이 오세아니아를 만들었으나, 그가 빅 브라더과 오세아니아를 배신하고, 추후에 그가 만든 그 책은 오세아니아를 위협하는 매우 무서운 책이다. 오세아니아 행정기구에 사무원들이 모이면 매일 골드스타인의 영상을 보여주어 야유를 퍼붓게 하고, 심지어는 물건들을 화면으로 던지게 한다. 그런데 이 오세아니아 대륙의 특징은 화면을 관람하는 사람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영상을 상영하는 자도 관람하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1984>를 보면 스미스가 뛰어난 외모와 몸매를 가진 어느 여성과 몰래 밀회하면서 오세아니아의 규율을 어긴 점과 사상에 위배되는 말과 행동, 심지어 그 여성과 성행위를 하는 사생활까지 모두 감시한다.

 

그리고 스미스는 오브라이언이란 고급관료에게 심문을 받은 후에 아주 심한 고문을 받아 머리가 다 빠지고, 살이 뼈와 붙을 정도로 학대당한다. 심문과정에서 스미스는 질문을 받는다. “2에 2를 더하면 얼마인가?”, 이에 대하여 스미스는 “2에 2를 더하면 4입니다.”라고 한다. 만약 그런 대답을 하면 고문과 함께 이런 단어가 나온다. “틀렸소. 2 더하기 2는 5이오.”라고 말이다. 결국 스미스는 풀려나고 몸과 육체가 망가진 상태에서 같은 질문을 받은 상태에서 4가 아닌 5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1984>와 <psycho-pass>는 무엇과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3. 감시와 처벌

<psycho-pass>의 주된 내용에서 시빌라 시스템을 돌아보자. 시빌라 시스템은 범죄예방과 동시에 범죄가 일어나면 신속하게 처리하여 대응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각종 CCTV를 비롯한 영상기록장치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동이 가능하다. 이들이 감시하지 못하는 곳은 전파가 닿지 않은 산속이나 혹은 깊은 지하일 것이다. 감시를 하는 점에서 이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선 <psycho-pass>에서 psycho-pass는 인간의 심리적인 안정지수이다. 이들의 심리조건들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혹은 극단적인 충격을 받거나 또는 위험에 처해지는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것은 6~8화에서 마키시마에 의해 살인과 악취미인 시신조각을 하는 리카코에 대한 부분이다. 리카코의 아버지는 매우 유명한 예술가였고, 그는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기에 리카코 역시 자신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비관적인 삶을 영위한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예술이나 예능에서 인간의 독특한 미학을 보여준다. 즉 미학적으로 통해 본다면 "예술을 삶을 광학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삶을 광학적으로 보는 이들이라면 분명 일반인들이 보는 시선에서 사물을 보지 않는다.

 

가령 중세유럽 고전주의시기에 실물의 화상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은 상상의 존재인 신과 천사, 그리고 악마 등의 정령적인 존재를 그림에 넣는다. 상상의 존재를 직접 보기보단 그렇게 성스러운 교회나 상징을 보고 그려 넣었을 것이다. 또한 19세기부터 인상주의, 추상주의, 20세기의 초현실주의 등과 같은 미술세계에서는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세계는 인간의 심리가 안정되기보단 불안정한 상태에서 나온다. 예술의 탄생에서 아름다운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추의 세계로부터 나오는 그로테스크로부터 보이지 않은 새로운 세계가 나온다.

 

미술에서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 그의 그림은 도저히 현실성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비현실으로 그렸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예술로 승화했다. <게르니카>, <아비뇽의 여인들>, <한국에서의 학살> 등과 같은 작품은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힘없는 자들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보단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 그렸다. 결국 예술인들은 일반인들과 같은 인식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고, 시빌라 시스템에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통제가 되지 않는 사람이기에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킨다.

 

즉 안정지수가 불안하므로 치료 및 격리를 시킴으로서 사회구성원들에게 접촉을 금지하는 셈이다. 접촉하는 기회가 줄어들면 결국 시빌라 시스템은 안정된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이 아니라 무의식 내지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다. “이성도 감정 중에 하나”라는 말과 함께 이성의 영역에서만 인간은 존재할 수 없고, 감정에서도 이성이 태어날 수 있다. 작품에서 신야는 매우 침착하고 일처리가 확실하다. 그의 철저한 사고방식에 아카네 감시관은 많은 감명을 받지만, 사실 신야의 행동에는 감정에 의해 기반 되어 있다. 자신이 감시관 시절 데리고 있던 집행관이 아주 처참하게 살해당하여 마키시마에 대한 분노라는 감정이 그를 매우 냉정한 이성을 가지도록 했다.

 

그 이후 신야는 감시관에서 집행관으로 내려가고, 아카네의 감시 아래 행동한다. 시빌라 시스템의 감정에서 신야의 분노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이야 하는가? 신야의 분노는 매우 정당하고 옳은 것이다. 하지만 시빌라 시스템은 옳지 않다고 여겼다. 그 이유는 신야의 분노란 부당한 것에 대한 의문과 불만이고, 그 의문과 불만은 시빌라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범인은 범죄를 저지른 상태에서도 psycho-pass가 정상수치였다는 점이다. 옳지 못한 부당한 행동을 해도 psycho-pass가 정상이라면 시빌라 시스템의 오류가 분명하고, 그것이 문제가 있다면 시빌라 시스템에 의한 통치체계가 옳지 못한 것으로 연결된다.

 

작품에서 마키시마가 계속 테러를 일으키는 이유는 psycho-pass의 불합리적인 것에 대한 고발이었다. 사람들이 불안에 떨게 되어 psycho-pass가 상당히 높게 치솟으면 시빌라 시스템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거리에 많은 시민들이 항의나 폭동을 일으키면 그들을 바로 제거하여야 하는가? 만약 제거로 인한 대형 참사가 일어날 경우 이것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이 시빌라 시스템은 유지될 수 있는가?

 

4. 시빌라 시스템과 <인간불평등기원론>

<psycho-pass>에서 아주 중요한 단어가 등장하는 편이 나온다. 5화 중에서 아카네는 마사오카의 대화에서 마사오카는 아카네에게 책 한권을 소개한다. “그래, 그 사람의 저작인 <인간불평등기원론>”, <인간불평등기원론>이란 도서는 1753년 프랑스에서 기거하던 장 자크 루소가 저술한 도서로 근대사상부터 시작하여 현대사상까지 꾸준히 읽히고 전해오는 도서이다. 이 책을 두고 마사오카는 왜 그렇게 아카네에게 강조했는가를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전개되는 불합리한 사회구조이기 때문이다.

 

우선 마사오카는 젊은 시절에 매우 우수한 형사였고, 그의 경력은 시빌라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 큰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형사들은 범죄자를 잡기 위해선 범죄자가 아니지만 범죄자의 생각을 해야 하고, 그것으로 통한 추리 및 직감으로 통해 검거 및 예방을 한다. 하지만 범죄자들의 범죄에 대한 구상은 당연히 시빌라 시스템의 psycho-pass에 감지가 되므로 모두 검거 및 예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시빌라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기존의 경찰체계가 어떻게 되는가이다. 시빌라 시스템을 운영하는 공안국의 요원들은 매우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활동한다.

 

기존의 상당한 규모의 경찰병력들은 모두 불필요하게 되었고, 그 이상의 업무를 공안요원들이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도미네이터의 사용허가권의 승인과 허가로 통해 범죄자를 즉결심판하나, 1화에서 범죄자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젊은 여성의 psycho-pass 갑작스러운 위험수치는 현장의 요원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psycho-pass 지수가 아무리 위험한 생각과 행동을 하더라도 검색되지 않고, 심각한 현장을 목격하고 멀쩡한 경우 공안업무에 대한 큰 차질이 빚어진다.

 

마키시마는 아카네의 친구를 납치하여 아카네가 보는 눈앞에서 살인을 저지른다. 아카네는 도미네이터를 마키시마에게 겨냥해도 psycho-pass가 안정지수고, 친구가 바로 죽는 순간까지 아무 것도 못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타격을 주는 무기가 주어져도 아카네는 망설임 끝에 결국 친구를 잃게 된다. 그런 심각한 상황이 벌여져도 아카네의 psycho-pass는 최고의 안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에 반해 마사오카는 평생 형사일로 자신의 아들인 기노자와 사이가 틀어졌고, 집행관의 이름으로 살아간다.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나온다. 게다가 집행관 중에 카가리는 나이가 겨우 5살 때 psycho-pass에서 경고등급을 받아 관리대상이 되어야 했다.

 

솔직하게 5살이 사회적으로 위험해질 수 있는 불안요소로 지정될 수 있는가? 카가리의 낙인은 너무 부당한 현실이었다. 그래서 마사오카가 왜 아카네에게 장 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을 이야기했냐는 점이다.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장 자크 루소는 인간에 대한 불평등을 2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선천적이고, 다른 하나는 후천적인 불평등이다. 후천적인 불평등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조건에 의해 생기는 불평등인 반면 선천적인 불평등은 신체적 조건, 남녀성별, 나이 등과 같은 생물학적인 요소다.

 

그렇다면 <psycho-pass>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은 선천적인 요소에서 생기는 것이고, 후천적인 불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은 정해져있고, 현실에서 사법고시를 합격하여 검사정도의 직급을 발령받은 아케는 겨우 나이가 20세 정도의 아가씨다. 그녀가 감시관으로 지정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psycho-pass가 너무 안정되어 이미 출세가 보장되었으며, 특별한 노력에 의해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아카네의 친구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A등급이 아닌 C등급에 머물렀고, 자신의 등급에 따라 직장이 정해지고 사회적 지위가 정해져있다.

 

5. 시빌라 시스템과 사회체계

이런 현실에서 시빌라 시스템이 주어지는 국가체계는 매우 독특하다. 모든 국민들은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을 직접적인 활동보다는 자동으로 식량을 재배 및 수확하는 시스템이 있으며, 다른 나라와 교류를 거의 하지 않는 정치체계이다. 덕분에 아카네가 살아가는 사회구조에서 빈곤이나 경제적 문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시빌라 시스템의 목표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에 의해 반영된 정치사회제도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란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것이 적용되므로 시빌라 시스템은 최후에 마키시마와 아카네에 의해 정체가 탄로 나도 아카네는 시빌라 시스템을 부정할 수 없었다.

 

시빌라 시스템을 대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땅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아카네는 알았기 때문이다. 만약 시빌라 시스템이 정지된다면? 만약 시빌라 시스템이 대중에게 공개된다면? 그 사회는 극도의 혼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카네 역시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특권을 부여받은 관료 중에 하나이다. 시빌라 시스템은 전산정보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는 체계가 아니라 마키시마와 같이 매우 특이한 인간들의 뇌들이 모인 괴이하고도 비정상적인 집단이 만든 체계이다. 단지 이 체계는 보통 사람에 비하여 두뇌기능이 매우 우월하며, 시빌라 시스템에 의해 탐지되는 psycho-pass가 변동이 없으므로 이들이 무엇을 저지르든 모든 것은 정당하다.

 

마키시마가 살인사건을 만들고도 집행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시빌라 시스템의 오류이기도 하면서 시빌라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수의 뇌들이 자신들의 선천적인 조건을 하나의 선택받은 인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이 영위하고 있는 일반적인 생물학적 조건에 의해 사는 게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뇌를 보존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연산하여 인간을 초월한 존재로 인간을 지배하려 한다. <1984>의 조지 오웰이 저술한 <동물농장>에서 “모든 동물은 평등하나, 어느 동물은 더 평등하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평등이란 자신들의 지배 아래 평등한 것이고, 자신들의 평등은 이들을 지배할 수 있는 우월한 존재이기 때문이라 여긴다.

 

시빌라 시스템이 운영되는 세계에서 시빌라 시스템은 자신들이 법이고 정의이다. 그러므로 시빌라 시스템은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믿어져야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감시와 처벌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완벽한 시스템이란 전제가 달성되기 위해 완벽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존재를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psycho-pass로 통해 범죄의 예방과 처리이며, 마키시마와 같은 인물을 포섭하여 자기와 같은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더욱 더 연산능력이 탁월해지고, 다양한 판단력이 생기므로 감시와 통제라는 기능이 훨씬 상승하는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의 텔레스크린의 기능은 바로 빅 브라더의 실존여부를 떠나 빅 브라더라는 하나의 상징성을 부정하는 존재에 대해 응징의 처벌을 가한다. <psycho-pass>에서 시빌라 시스템은 그런 빅 브라더의 유령이 숨어 있는 세계이다. 문제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알 수 없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인 마키시마 같은 인물에 한하여서이다. 그의 죄는 아주 무겁고 심각하나, 그의 범죄자체에 대한 여부에서 그에게 살해당한 개인으로서는 매우 억울하고 비참한 일이나, 그의 행동에 의한 사회적인 요소에서는 테러리스트로서의 불법행위와 더불어 하나의 전환점이기도 한 것이다.

 

6. 역사는 2번 반복된다.

마키시마의 테러와 더불어 정보수집에서 컴퓨터가 아닌 일반 도서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정보는 디지털 정보에 의해서 운영되나, 그래도 물리적인 조건에 의해서도 운영된다. 학교에는 선생이, 식량은 농부와 어부, 지식은 책에서 말이다. 마키시마가 책을 읽는 점에서 그는 인간의 삶의 형태가 디지털 정보체계가 감시되어 운영되는 사회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가 움직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 점이다. 가령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분은 도미네이터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리볼버식의 권총으로 집행되는 것이고, 더 넘어서 인간의 가치는 태어나면서 psycho-pass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 점이다.

 

카가리의 경우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아도 관리대상이어야 하는 부당함과 불안한 심리와 정신세계가 아름다운 예술로 표현될 수 있는데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자신의 노력도 의지도 관계없이 결정되는 인생이란 정말 재미없는 삶이란 점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그것을 인식할 수 없고, 그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충격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의 테러는 미학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신야의 손에 의해 사살되지만, <psycho-pass>의 세계관에서 지배자인 시빌라 시스템이란 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마키시마의 테러는 불발에 끝나고, 마키시마의 테러를 막은 신야는 범죄자로 수배된다. 시발라 시스템에서 마키시마라는 위험인물은 사라지게 되나, 대신 신야라는 새로운 위험인물이 생겼다. 시발라 시스템에 의해 기존의 체계가 사라지는 비극에서 마키시마의 반격을 막은 시점에서 시빌라 시스템의 오류를 드러나지 못하게 되어 <psycho-pass>의 작품관은 시빌라 시스템에게 2번의 승리를 주게 되는 소극을 연출하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 이런 문장이 존재했다. “역사는 2번 반복된다. 1번은 비극으로 1번은 희극(소극)으로” 말이다.

 

시간의 진행에 따라 사라지는 인간과 새로 충원되는 인간이 생기면서 우리는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보나, 결국 그 이야기 속에서 의미하는 바는 동일하다는 뜻이다. 우선 아카네 감시관이 처음 발령 부임 하던 날과 아카네의 후임이 새로 부임 하는 날의 모습이 겹치는 점이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며, 다시 반복되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한다. 또한 다시 반복되는 새로운 역사란 마사오카와 기노자의 관계다. 2사람은 원래 부자관계이나 1명은 집행관으로 1명은 감시관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마키시마를 마지막으로 추적할 때 기노자는 함정에 걸려 팔이 철근에 깔린다. 마사오카는 마키시마를 체포하려 했으나, 마키시마는 폭탄을 기노자에게 던지고, 마사오카는 기노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이때 죽어가던 마사오카를 기노자가 품에 안으면서 “아버지!”라고 외친다. 그러나 마사오카는 안경이 벗어진 기노자의 눈빛을 보며 “예전에 내가 활약했던 그 모습 그대로”라고 한다. 기노자는 마사오카의 아들이란 점을 거부하여 안경을 쓰고 머리모양을 다르게 하나, 추후에 마사오카의 얼굴과 비슷하게 나온다.

 

게다가 마사오카가 팔 1쪽이 인조라는 점에서 팔을 잃은 기노자 역시 인조 팔을 착용하여 집행관으로 활동한다. 그런 점에서 <psycho-pass>에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부자 간의 갈등을 보여준다. 아버지라는 존재를 부정하는 기노자가 오히려 아버지의 죽음으로 아버지를 추모하여 아버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른바 아들은 아버지에 의한 거세공포를 느끼고 이에 대하여 필사적으로 저항하거나 혹은 아버지의 권위에 복종한다. 혹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도저히 아버지를 칠 수 없는 경우 아버지의 권위에 복종하나, 기노자의 경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아버지를 추모한다.

 

그래서 역사는 2번 반복되었다. 마사오카와 기노자의 모습에서 말이다. 마사오카는 자신과 완벽하게 닮았다는 기노자의 모습을 보고 매우 흐뭇하게 웃으면서 죽는다. 그의 죽음은 그에게 단 1번의 죽음을 가진 인간의 삶에선 비극이었으나, 마사오카와 기노자의 관계에서는 하나의 희극이란 플롯이었다. 다시 공안요원으로 활동하는 기노자는 아카네와 함께 공안요원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아카네는 어떨까? 아카네는 시빌라 시스템의 오류를 모른 채 시빌라 시스템을 신뢰했다. 하지만 시빌라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시빌라 시스템의 유지에서 <psycho-pass> 2기에서 신야와 아카네가 시빌라 시스템의 오류를 해결할지 못할지는 알 수 없다. 단지 해결할 수 없다면 다시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소극의 모습만 보여줄 것이다.

 

7. <psycho-pass>와 현실세계

<psycho-pass>란 작품은 매우 획기적인 작품이다. 작품세계관이 감시라는 하나의 체계적인 도구가 시빌라 시스템이란 뒤에 숨은 절대적인 지배자들의 권력을 합리화 시키는 체계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어떠한가? 2013년 한국에서 영화 <감시자>라는 작품이 있었다. 상당히 카메라의 무빙워크 불안하고 어지러워 상당한 긴박함을 보여주고, 실제 CCTV가 지나가는 행인이나 범인들을 확인하여 경찰들이 검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CCTV라는 감시 장치의 영상이 관객의 눈이 되는 경찰들에게 관찰되지 않을 시에 그 상황이란 매우 불안하고 초조하다.

 

즉 감시라는 체계가 하나의 안전을 보장하고, 하나의 정당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감시라는 것으로 인해 우리는 하루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CCTV에 의해 촬영당하고, 심지어 카드를 이용하거나 결제하는 것조차도 모든 정보가 노출된다. 개인정보의 유출은 결국 개인의 사생활의 영역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범죄의 안전에서 하나의 증거와 예방 역시 감시라는 체제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아이러니한 인간의 선택지점에서 <psycho-pass>의 선택지점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의 관점을 손에 들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만, 적어도 1번은 마키시마의 관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그런 극단적인 감시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사회라면 아주 끔찍하겠지만, 적어도 그런 감시라는 현상이 우리 주변에 항상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이나 작업장에서 근로자가 계속 쉬지도 않고 일을 하는지 확인이 가능한 CCTV는 원형일망 감시탑인 판옵티콘은 전체적으로 감시가 가능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내가 일하는 업종과 유사한 업체에서는 사장이 직원이 지금을 무엇하고 있는지 CCTV로 통해 다 감시한다는 소문만 들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어서 잠시 한 눈을 팔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잠시 다른 용무를 볼 수 있다. 그것을 감시하여 하나하나 모두를 감시한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다.

 

또한 우리는 아파트와 같이 집단적으로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건축물에 살고 있다. 하다못해 옆 아파트 내지 건물에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시당할 수도 있다. 점점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생활이 축소되고 있다. <psycho-pass>에서는 이미 그런 사생활조차도 하나의 감시가 이루어지고, 때에 따라서는 개인의 존재가 사회로부터 소멸된다. 도미네이터라는 강력한 처벌도구는 개인의 생물학적인 존재만 아니라 사회적인 존재도 소멸시킨다.

 

마사오카가 아카네에게 질문하면서 거론된 장 자크 루소의 <인간불평등기원론> 이외에도 그의 저서 중에 하나인 <사회계약론> 제1편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났다. 하지만 여기저기 쇠사슬에 묶여 있다.”, “사회질서는 다른 모든 권리의 기초가 되는 신성한 권리이다. 그렇다고 이 권리가 자연히 생긴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약속에 근거한다. 그 약속의 성질을 아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시빌라 시스템은 사회계약에 의해 조성된 사회체계인가? 오히려 그것은 더더욱 심한 쇠사슬에 묶이게 하고, 시빌라 시스템의 뇌들은 대중들의 권리보단 자신들의 권리를 기초가 되는 것이 신성한 권리라고 여긴다.

 

어떻게 본다면 시빌라 시스템에 등장하는 뇌들은 그저 애니메이션이란 <psycho-pass>에 나오는 숨은 권력자들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충분히 시발라 시스템과 같은 보이지 않은 권력자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감시라는 체계는 감시자라는 존재가 감시당하는 사람 앞에 나오거나 들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조건이다. <psycho-pass>라는 작품은 하나의 허구의 세계를 만든 작품이란 점은 분명하나, 그 허구라는 세계가 창조하기 위해서는 현실이란 세계에 의해 조성된 하나의 모방세계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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