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소년 공주님 3 - Novel Engine
모베 지음, 모브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절대소년 공주님> 3번째 순서를 보고 난 후에 생각이 든 점은 국내에서 이른바 TS물 즉 남성과 여성이 섹슈얼리티(생물학적으로 성) 내지 젠더(사회적인 성)의 바꿔지는 이야기는 그래 흔하지 않다. 과거 한국 만화책인 <아드레날린>에서 흡혈귀에게 피를 빼앗긴 남자들은 모두 여자로 몸이 바뀌는 것을 생각하면 남녀의 역할을 바꾼다는 그런 흔한 소재는 아니다. 물론 일본과 같이 만화시장 규모가 거대한 곳이라면 TS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거리와 소재들이 흘러나온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 최근 <금지소년>처럼 남자고등학생이 카페의 미소녀 종업원으로 나오는 소재는 흔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절대소년 공주님> 이외에도 국내 라이트노벨에서도 남자학생들이 여장을 하고 학교로 가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을 보면 성적인 역할에서 생물학적인 요소보다 사회적인 요소가 더 가중되는 느낌이다. 그런 성적담론과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느끼는 남녀관계에서 예전에는 남성들이 강한 우위와 권력을 가진 반면 최근에 남자와 여자의 대립보단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계층이 분리되는 점이다. 결국 남자라든지 여자라든지에 의해 구별되기보단 현재 어느 상황에 놓여있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원래 공주이던 이소레비안은 본인의 신분이 공주이고, 게다가 성별은 여성이고도 불구하고 자신의 강력한 힘과 성안에 갇혀있어야 한다는 구속감로부터 해방을 맛보기 위해 남장을 하여 용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셰트라는 용사가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자신을 대신하여 공주역할이 필요했고, 그 덕분에 레빈은 공주의상을 하여 영문도 모른 채 혼인식에 갔고, 거기에서 납치되어 마왕성으로 끌려갔다. 자신이 그동안 남자인데도 여자옷을 입고, 여자의 말과 행동을 하며,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그 와중에도 마왕은 계속 용사 아셰트만 찾게 있었고, 매우 복잡한 상황 속에 또 다른 변수로 제국의 군대가 마왕국에 쳐들어왔다. 당초에 이소레비안 공주가 결혼해야할 제국의 왕자, 르엔이 찾아온 것이다. 르엔은 제국의 군부대에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장교였고, 자산의 신부인 이소레비안 공주를 찾으러 온 것이다. 문제는 이소레비안 공주를 찾아오기 전에 조우한 용사일행에서 르엔이 만난 용사는 진짜 용사 아셰트인 이소레비안 공주가 아니라 레빈이었고, 진짜 공주는 다시 이소레비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제국의 군대가 오면 마왕국의 사람들과 제국의 군인들은 많이 죽고 다치게 될 것이고, 레빈과 친분이 있는 리세를 비롯한 마왕국 안에 사람들도 큰 위해를 받을 것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빈은 마왕국의 리세, 빈유, 마왕과 싸운다. 하지만 레빈의 싸움에 대한 능력은 거의 Level 0, 등급으로 따지면 Level 99 풀인 마왕과 싸우는 것은 무리다. 아니 그 이전에 리세나 빈유도 역시 막강한 힘을 가졌다. 레빈은 자신이 용사 아셰트가 아니라 마왕궁에 갇힌 이소레비안 공주의 대리라고 밝혔다.

 

그 덕분에 리세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용사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마왕 역시 레빈의 책략에 그대로 넘어가준다. 운 좋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르엔에게 포로로 잡힌 레빈은 우연히 넬의 유도에 따라 목욕하는 곳에 가다가 르엔의 정체를 발견하고, 그 덕분에 상황은 급변한다. 사실 르엔도 이소레비안 공주가 용사처럼 행동하듯이 겉과 속이 다른 것이었다. 용사가 되어 자유롭게 방랑하고픈 이소레비안, 암살과 모략 그리고 정치적 숙청이 끊이지 않는 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르엔에서 둘은 뭔가 다르나 상당히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황태자이던 르엔은 세상 그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으나, 자신의 알몸과 같이 있었던 레빈에게만 달랐다. 레빈이 가난한 평민이든 용사의 대리이든 상관없었다. 단지 레빈이 옆에만 있어주길 바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곱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넬, 레빈을 처음부터 납치하여 갖은 고통과 골탕을 주던 넬이 알고 보니 레빈에게 가장 헌신적인 인물이었다. 작품 중간에 만약 레빈이 르엔을 따라 제국으로 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작품에서 레빈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소레비안 공주는 계속 자유롭게 살아가고, 마왕국의 사람들은 제국의 의해 살해당하지 않으며, 자신은 가난한 평민에서 한 나라의 권력을 움직일 수 있는 정점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그것으로 과연 만족할 수 있을까? 주어진 상황이 항상 비합리적이고 부당하며, 심지어 목숨도 보장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에 빠진 레빈이나 너무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좋다면, 그것이 이익이 된다 치더라도 과연 만족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나 레빈은 언제나 힘이 없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그것이 정말 유리하다고 하지만, 뭔가 납득되지 않아도 그 어떤 것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가장 문제인 마왕과 이소레비안의 공주가 등장했다. 넬이 레빈을 고국으로 데려가는 도중에 공주는 다시 용사로 돌아간 것이다. 르엔과 이소레비안 공주로 모습을 한 레빈의 결혼식장에 사라진 원래 공주는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남편을 데리고 말이다. 남편은 다름 아닌 마왕, 보통 공주님 안기는 남자가 여자에게 해주는 것이 상식이나, 여기서는 신부의 의상은 입은 공주가 마왕을 자기 손으로 안아주는 모습이 나온다.

 

전투력은 마왕은 높았고, 마왕은 원래 용사가 레빈이 아닌 이소레비안이란 점을 알았기 때문에 왕국과 제국의 적인 마왕이 결혼식에 나타나 공주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단지 이 자리에서 축복의 박수를 치는 사람은 리세와 빈유, 그리고 용사와 같이 모험을 즐긴 일행이었다. 어떻게 보면 실속이 넘치는 겉보기 좋은 결혼식보단 오히려 엉망진창이나 자신들이 재미있는 세계를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도 세상에는 이런 말이 존재한다. “역사는 2번 반복된다. 1번은 비극으로 1번은 희극(소극)으로” 말이다. 작품 마지막 결과에서 용사 페티쉬에 걸린 마왕, 그런 마왕과 재미있는 일상을 보내려는 이소레비안 공주, 아끼고 싶은 만큼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넬은 다시 레빈으로 하여금 또 다시 모험(?)을 시작하라고 한다. 문제는 전에는 절대소년에서 ㄴ를 제외한 소녀야 했으나, 지금은 왕자 앞에 여를 붙여 여왕행세다. 처음 공주행세는 비극이라도 뒤에 찾아올 여왕행세는 희(극(소극)이다. 그러나 레빈에게 선택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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