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쇠퇴했습니다 6 - J Novel
다나카 로미오 지음, 곽형준 옮김, 토베 스나호 그림 / 서울문화사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human monument 계획이 여전히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6권에서 보여주고 있었다. 3권에서 나온 부분은 전기에 대한 부분이다. 전기는 우리 인류가 반드시 문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든 현대의 원동력은 에너지다. 그 에너지 중심 속에 전기가 있기에 가능한 점이다. 그러나 전기라는 것은 과학적인 산물이고 매우 합리적이고, 이론적이며, 수치화가 가능한 하나다. 문제는 요정은 과학적인 산물이 아니라 비합리적이고, 비이론적이며, 수치화가 전혀 계측되지 않은 존재다.

 

그렇기에 그들의 비합리야 말로 진실로 합리로 이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합리적 상황에서 비합리적 행동이 오히려 합리적 결과로 이어진다. 다소 변증법적인 논리에서 찬, 반, 합이라고 하여 부정의 부정은 긍정으로 이어지는 것이 요정이다. 그런 반면에 요정이 아닌 인간에 처해진 상황은 부정의 부정은 또 다른 부정이다. 왜냐 하고 물어보면 인류는 쇠퇴하기 때문이다. 이번 6권은 그런 변증법의 양 갈래의 모순적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human monument 계획에 대해 6권에서는 인류가 항상 소원한 것 중에 하나인 하늘에 대한 동경이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의 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의 악우들이 매우 흥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초로를 지나 언제 병으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백발의 남성들은 이미 자신의 얼굴의 주름과 눈 같이 하얀 머리카락도 잊을 듯 모두 열기에 가득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욕망과 그 날고 싶은 도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막무가내로 재미삼아 도구를 만드는 요정보다 괴이해 보였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를 읽어보면 다소 어렴풋이 눈치 챌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상당히 장난꾸러기 기질을 가지고 있다. 5권에서 마을이 RPG게임 세상으로 되자 자신의 지하창고에 보관된 무기를 보여주는데, 그 도구들이 고대 로마부터 시작하여 중세유럽에서 사용한 무기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문제는 아무도 그 도구를 다루지 못한 점이다. 영국에서 쓰던 거대한 검 클레이모어, 유럽 귀족기사들이 사용한 20㎏가 되는 갑옷 모조품, 매우 길고 무거운 창들은 전쟁이라는 인류문명을 가질 수도 없는 마을주민에게 하나의 불가침적인 영역이었다.

 

그것을 보고도 태연한 박사 할아버지, 생각해보면 조수를 만날 때에도 로마 전차대가 이끄는 마차를 타는 것도 모자라 투구까지 착용한 점에서 그의 취미는 아이들의 전쟁놀이를 극대화로 즐기는 것이다. 하다못해 자신의 사무실 벽에 걸린 많은 총들은 총이 더 이상 무기고에 보관하여 살인기계가 아니라 장식물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전쟁이 인류의 정치적 수단 중에서 가장 물리적인 행위이기에 국가조차 사라진 상황에서 전쟁은 그저 꿈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래서 human monument 계획을 보면 문명의 부활까지는 힘들겠지만, 재현 내지 모방이란 미학적 가치는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는 것이란 점이다. 인류가 문명이 왜 쇠퇴했겠는가? 에너지의 고갈과 거대한 동물들의 소멸은 생존의 조건을 끊임없이 저하시켰기 때문이다. 그것은 본문을 읽으면 잘 나온다. 귀여운 쌍둥이 동생을 데리고 온 한 청년이 자신이 가지고 온 비행기를 싣고 오기 위해 오다가 길가에서 매우 곤란한 상황을 맞이한다.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부분 자동차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휘발유, 경유, 천연가스 등으로 결국 석유에너지다.

 

요새같이 전기자동차가 나온다고 하나, 그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조건을 무엇인가? 결국 전기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전환된 것이고, 그 전환 전의 에너지가 오염물질을 가중하고 있다면 전기자동차의 효능은 그저 거짓에 불과한 점이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는 화물차의 에너지 원동력이 태양광이고, 태양광의 차집에 한계가 있어서 기상에 따라 차가 움직이고, 하다못해 고속주행도 불가능하다. 에너지가 없다는 것은 문명사회의 원동력을 상실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인간은 날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깃털로 몸을 이루거나 동력을 인력으로 대체하거나 많은 방법이 있다. 이들의 항공기술수준을 봐서는 라이트형제가 항공기를 이제 만들던 20세기 당시와 그 후와 같다. 이와 달리 요정은 이상한 식물을 달아보니 공중을 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양력을 생산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물리적 법칙이나 에너지의 공급과 전달은 불명확하다. 불가능한 것이 불가능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들의 특징이니 주인공에게는 항상 트러블과 함께 트러블해결사까지 된다.

 

요정과 만나는 것이 지독한 일을 당하지만, 죽지 않는 행운도 누린다고 하니 가역적인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이번 행사의 마스터를 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아주 신랄하게 보여주다. 왜 주인공은 요정들에 휘둘리기 거부하면서 휘두를 수밖에 없는 걸까? 변증법적인 상황을 부정하려고 하는 인간들의 행동이다. 물론 그 부정에서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나 그 말로는 끔찍하다. 마스터가 주인공을 보면서 행사의 모든 안전과 관련 문서행정을 담당하라고 한다.

 

좋은 말과 편안 일들은 위에서 다 하고 말이다. 그래도 주인공은 일이란 자신의 소임을 다 완료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니 경악이었다. 바다 절벽에서 항공기를 날려도 아래 바다가 있기에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고 해도 거기는 암초지대였다. 암초에 사람이 떨어진다면 거의 사망루트 확정이다. 게다가 상어들의 등에 장착된 뾰족한 그 무엇이 보인다. 배도 구멍이 나있고, 의료품도 다 쓸모없다. 주인공에게 합리적인 업무와 함께 비합리적 상황이 놓여있다. 결국 부정(과도한 업무)의 부정(상황의 위기)으로서 긍정을 찾는 것은 요정의 비합리성이다.

 

요정들의 도구는 기가 막힌다. 바위를 곤약으로 만드는데, 그 딱딱한 게 물컹물컹하게 변하여 물리적, 화학적 반응이 법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상어에게 빔을 쏘니 모두 도망친다. 그런다고 모두 끝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 여자주인공에게 조금 매력을 느낀다. 존댓말을 말하면서 기품 있는 행동도 그러하나 매우 냉소적인 태도와 속이 다소 구렁이기질이 있다는 자체에 큰 매력을 느낀다. 감수성이 예민하여 고양이처럼 낯이 심하고,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매우 부담을 느낀다. 빗자루 머리까지 달고 있으니 그녀의 외관과 내관의 모습은 상당히 개성적이란 사실이다.

 

냉소적이기에 현실에 온갖 상황에서 요정들과 함께 하는 점에서 아이러니의 묘미를 제대로 내뿜기 때문이다. 안전담당이라고 하여 바다안전만이 아니라 항공기체 상태도 의심된다. 요정들에게 부탁하여 항공기 안전을 점검하는데, 괴도 루팡과 같은 모자와 얼굴을 가리는 가면, 그리고 망토,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 신발, 마취총 등등은 코믹한 상황을 아주 잘 묘사한다. 특히나 프랑스 기사인 슈발리에가 들고 있을법한 사브르를 들고 그 기체의 안전에 위험요소가 되는 요소를 제거한 후에 손가락을 자신의 얼굴 옆에 대고 피스하면서 해결하는 장면은 인상 깊다.

 

주인공 개인적으로 그런 포즈는 자신의 의지하고 상관없다고 여기나, 요정이 만든 도구보단 주인공 내면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쾌감이라 여긴다. 왜냐고 물어보면 대회가 끝난 후에 모든 서류로 며칠을 고생하면 다 해결하면서 주인공은 변장하지 않을 채 얼굴 옆에 손가락을 피스로서 포즈를 취한 후 해결이라 한다. 이래저래 항공기마다 안전장치를 한 후에 대회에 막상 보니 자신이 한 행동에 항공기체 능력을 향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죽음의 위기를 제거한 것이었다. 대신 마지막에 요정의 식물을 잘못 설치한 쌍둥이의 형은 하늘높이 올라가자, 주인공은 여기에 자신의 할아버지가 만든 인력으로 움직이는 비행기를 타고 출격한다.

 

이때 요정이 준 아이템을 획득 후 올라가서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 상황과 방법으로 구출하는데, 그 과정이 당황스럽다. 요정들이 스스로 항공기 부품이 되어 거대한 괴물비행기를 만든 것이다. 문제는 물리적 에너지는 주인공이 계속 발로 페달을 밟는 점이다. 요정은 물리적인 법칙은 어긋나게 해도 물리 그 에너지 자체를 만들 수 없다. 과자를 좋아하면서 과자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정확한 무게를 계측할 수 없고, 시간도 정확히 계측하지 못한다. 오로지 순간적이고 충동적이다.

그래서 결국 비합리가 합리로 교체되는 점이다. 물론 합리적 사고로 도전하려한 인간들은 자신의 합리성이 부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부정이 긍정으로 변하여 대회는 무사히 마쳤으나, 그 이면에는 주인공이 생고생한 점에서 전체적인 상황은 부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인류의 멸망하는 길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에너지의 공급이고, 지식의 전달이다. 과거의 기술들이 소멸하고, 그 전수까지 사라지는 마당에 human monument 계획을 하는 것은 무모함의 도전임이다.

 

그런 도전도 마치고 주인공이 평온한 일상을 머무는데, 다시 다른 사건이 터졌다. Y라는 학사 악우가 다시 온 것이다. 그녀는 3년이나 되는 수당을 모두 자동차에 투자한다. 주인공은 그런 Y를 보면서 바보가 있다고 한다. 과연 바보의 행동인지 이번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요정들의 서브컬쳐는 Y와 Y 주변에 모인 사람들에 의해 가속화되는 광기였다. 기본적으로 Y는 BL물의 열렬한 포로였다. 학사 내의 도서관에서 BL소설을 모두 점령하고, 헤르만 헤세와 같은 대문호의 <지와 사랑>까지 접수한 그녀에게 BL의 공포는 다시 쿠스노기 마을을 점령한다.

 

그녀는 마을 내 사람이 살지 않은 저택에서 시디데이터를 복원하여 BL문화를 전파하여 마을 처녀들을 모두 섭렵한 것도 모자라 전 세계에 있는 소녀들과 처녀들의 잠과 마음까지 빼앗아버렸다. 일을 할 수 없고, 잠도 오지 않아 그 간절함에 편지에 담아 찾아온 Y에게 온갖 욕망과 알 수 없는 광기가 스며들고 있었다. 문화는 전파되면 끊임없이 변질되고 재생산되어 결국 거대한 소용돌이로 변한다. 모든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하듯이 Y의 행위에 전 세계적 소녀들의 BL축제가 열리게 된다. 왜 여성들이 BL에 집착하는가? 아니라면 조수와 친한 주인공에게 이성애자라고 말하며 토라진 Y와 같은 여성의 모순인가? 중요한 사실은 인간의 욕망은 멈추지 않고,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여 다시 거대한 욕망을 분출한다.

 

Y의 계획이 성공한 점에서 문화는 끊임없이 재생산이 가능해야 한다. 먼저 만드는 사람, 그것을 보고 전파하고 전달하는 사람, 그 문화가 전파되기 위한 도로교통과 같은 이동수단, 그리고 그것을 보고 다시 창작을 하는 사람에서 재생산의 반복은 쿠스노기 마을에 거대한 BL행사장 즉 동류행사를 만들어버렸다. 만 명이 훌쩍 넘은 곳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제일 중요한 수단이 돈으로 책을 구입하지 않고, 무료배부에서 문화라는 공간은 자본력의 차이에서 수용력을 한계성을 부여하나, 그곳에선 오로지 책의 권수에 따라 정해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행사에서 요정들도 궁금해 한 것이다. 어느 날 수상한 책이 책상에 있고, 주인공은 그것을 펼치는 순간 빛이 나오며 책에 갇혔다. 그곳에는 조수와 Y가 있었고, 이 책은 자신들이 만화책이 갇혀진 공간임을 알았다. 만화책에서 주인공들이 되어 배역을 돌아가면 맡는데, 순위에서 다른 동류지와 비교되어 순위가 변동한다. 그러면서 우연히 발견한 요정들이 꼴찌가 되어 연재중지가 되면 심한 꼴을 당한다고 한다.

 

결국 그 꼴을 당하고, 마지막에 요정들이 벌칙으로 가업의 일을 잇는다고 한다. 만화가는 어떻게 보면 꿈을 그리고 환상을 만들려는 존재다. 그들의 현실에 대한 부담은 가업을 잇는 것이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일을 하니 상관없으나, 어찌 보면 메르헨 세계에서 보이는 현실적 감각은 매우 탁월하다. 꿈을 가지고 도전한 인간들이 실패하면 가업을 잇는 것만큼 현실적 처신이 없을 수가 없다. 물론 그 가업 역시 어느 정도 기반이 있어야 하나, 주인공이 사는 세계는 직업과 직무가 세분화된 곳이 아니다. 대부분 농촌에서 밭을 일구고 축산물을 키우며, 강가에서 어업을 하는 1차 산업구조다. 기껏 특이한 직업이야 마을에서 의사나 주인공이나 그녀의 할아버지 정도다.

 

메르헨 속에 펼쳐지는 라이트노벨이라고 해도 상당히 문명사회에 대한 아찔한 부분과 상류와 하류계급에 보이는 모습을 코믹하게 담는다. 게다가 문화라는 매체에서 계속 재생산되는 점과 꿈을 노리는 직업에 실패하면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벌칙은 매우 현실적이다. 단지 그것이 일어나는 상황이 매우 비현실적인 입장에 비합리적 방법으로 해결하기에 합리적으로 만사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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