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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ㅣ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평점 :
역시 굽본좌는 위대하고도 예술적이었다. 예술을 누가 이렇게 말했던가? 삶을 광학적으로 본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이 의미는 매우 뛰어난 이상적인 영역을 현실에 나타내어주는 모방보다는 패러디가 작렬하는 요즘 같은 현대사회의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분명 예술은 그 예술에 대한 작품적 가치가 존재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단순히 현실과 동떨어지기보단 그 현실을 다르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너무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에서 뭔가 괴리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따라서 예술은 너무 현실에 대해 충실하기 보단 오히려 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어떤 매체에 대해 지나친 사실주의적인 요소 리얼리티 같은 요소를 부여하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그저 가상의 세계를 현실로 보이게 하는 하나의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가령 TV 드라마와 극장가의 영화는 똑같은 실사영상을 가지고 있어도, 또한 같은 오리지널 소설이나 시나리오가 있어도 다른 영역으로 취급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영화는 현실 속의 환상을 극대화 내지 혹은 현실의 그 자체의 느낌을 보여주려고 한다면 드라마는 오히려 현실 속의 환상을 더욱 환상적으로 묘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모두 작품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와 영화가 같은 실사영상이라도 예술적 가치를 받는 것과 못하는 이유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에 비해 처음부터 그런 현실적인 요소 즉 리얼리티가 존재하지 않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말이 다르다.
그런다고 하여 그 리얼리티의 배제한다고 하여 모두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서사는 픽션을 기초로 하고, 설사 그 사실을 재현해내도 그것 역시 픽션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 당시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해 본 것도 들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간적인 존재이고, 그 시간에 따라 공간에 머물러 있기에 사건과 정황은 당시 실제로 있었던 사람만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만화는 그 공간과 시간에 있던 시기에 일어난 일과 혹은 그 전에 있었던 일들을 있는 그대로의 기록으로서 보여주기보단 재미와 유머, 그리고 비꼬는 묘사로 통해 보는 이에게 더욱 큰 느낌을 준다. 게다가 만화라는 것은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이라는 텍스트까지 존재하기에 만화라는 매체는 인간이 가진 정보기록 및 전달방법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굽시니스트의 선택은 패러디의 향연이었다. 패러디로 통해 직설적인 내용보다 은유적으로 비꼬는 방법은 재미와 풍자를 극대화했다. 게다가 패러디 소재는 주로 만화, 애니메이션, 가수, 많은 문화매체를 사용했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는 최근에 발매된 일본 애니메이션 “마법소녀 마도카 마지카”에 이어, 포르노 게이배우로 유명한 빌리 해링턴까지 차용하여 패러디를 가용했다.
보통 사람들이 봐도 웃기지만, 만약 그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가수, 영화, 심지어 어둠의 세계까지 알고 있는 부류라면 그 재미를 상상을 초월한다. 대다수 시사인을 보는 분들은 무엇부터 보는지 알 수 없으나, 본인 같은 경우 시사인에서 굽시니스트의 시사인만화부터 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굽본좌라는 말이 과연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그 느낌으 우선 표지부터이다. 역대 대통령과 주요 정치인들을 캐리커쳐한 후 오른편 하단에 하트표시를 하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어깨까지 오는 단발머리에 노란색 리본이 눈에 뛰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물론 원작 캐릭터와 얼굴모양은 상이하나,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 등장하는 주인공 스즈미야 하루히를 그대로 묘사했다. 이미 표지부터 볼 때부터 이 시사만화 모음집은 굽본좌의 오덕 기질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1장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령의 연세로 인해 돌아가실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미 그때부터 바이올린리스트 유진박 씨, 드래곤볼의 카카로트(손오공)과 베지터, 기동전사 건담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 등의 캐릭터, 나루토 및 마르크스 프론티어 주인공까지 패러디하였다. 작가의 오덕기운의 오로라를 알아채지 못한 이상 평범한 사람(10~40대 남성)은 오직 드래곤볼과 건담 정도만 알아보지 않을까 싶으나, 그 정도로 알아보고 봐도 충분할 것이다.
물론 여성분들을 보는 것을 고려하여 아이돌 가수나 유명가수의 노래가사를 개사하거나 혹은 상황에 알맞게 패러디했다는(최근의 아이유의 노래를 패러디) 점과 레이디 가가의 활용은 매우 즐겁고도 환상을 자아낼 것이다. 대신 그 부분은 이번 편인 2009년~2011년이기에 2012년 이후 편을 기대해야 한다. 하지만 3년 분량을 1권으로 제작했으니 다음 굽본좌만의 위엄을 느낄 수 있을 때는 아마 2년이란 기나긴 고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나, 그래도 무방하다. 1권도 그 무지막지한 포스를 내뿜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