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집 Self Portrait
동아기획 / 1996년 9월
평점 :
품절


김현식 사후에 다시 나온 앨범인 7집 Self Portrait, 그것은 완전한 미완의 앨범이었다 .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존재, 그의 존재는 너무나도 타오를 같은 불꽃처럼 눈부시다, 어느덧 사라져 버렸다. 불꽃은 꺼지기 전에 가장 눈부시다고 한다고 할까나?

 

이 음반을 들으면 그의 명하모니카곡 "한국사람"이 들린다. 무척이나 하모니카 소리가 우울하고 슬프고 아름답고 뭔가 가슴을 찌르는 느낌이 든다. 한국사람이란 제목처럼 우리 한국인 내에 간직하고 있는 恨(한)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의 Live Voice에는 어린시절부터 시작해 故 유재하 선생의 이야기도 나온다. 가난한 시절, 배고픈 시절, 그리고 외로운 시절...김현식이란 이름을 들으면 외로운 사랑의 가객이다. 사랑하는 것은 정말 아름답고 즐거워야 하는데, 그의 목소리에서 느끼는 사랑은 외로움이다.

 

그가 부모님을 여의고, 시골에 내려와 시골에선 서울촌놈이라 무시받고, 다시 서울로 갈 때는 시골촌놈이라 무시당했다. 그리고는 많은 반친구와 싸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외로움과 그 외로움을 참을 수 없음은 결국 지난 어린시절을 비뚫어 버린 계기가 되었고, 그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바뀌었다.

 

뭔가 달랠 수 없는 기분, 뭔가 찾고 싶은 기분, 인간의 가슴 한편에 숨쉬고 있는 박탈감은 그로 하여금 한의 소리를 내게 했다. 지금 나는가수다 내지 추억의 앨범에서 김현식 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정말 그의 노래를 부른 가수들 중에서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줄 사람은 거의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가수가 가창력과 테크닉, 카리스마로 무장해도 김현식에게 이길 수 없었다.

 

김현식은 그 한과 열정, 눈물,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지르는 비명과 절규를 어떻게 이길 수 있으랴? 병상에서 죽기 전에 부른 곡들은 들으면 그렇게 좋게 들리지 못한다. 그의 목소리는 초반에 그렇듯이 이미 간경화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술과 담배, 그것만으로 부족하였는지 결국 외로움까지 그를 엄습했다.

 

그에게 가족이 있었고, 자신의 피를 나눈 아이도 있지만, 그런다고 그에겐 모두 채울 수 없었던 것 같았다. 이번 비정규적인 정규앨범 7집을 들으면 김현식의 가창력보다는 그 feel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알 수 있다. 1980년대의 뮤지션이 그러하듯, 대부분 외국 팝송을 많이 따라 불렀다. 우리의 서구화된 문화는 그때 가서 빛을 발한다. 특히 락, 발라드, 팝, 블루스...

 

신촌블루스와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하던 김현식은 이미 한국 최고의 락블루스 보컬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노래를 들을 때 김현식의 애창곡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갈라진 목소리가 나온 것을 듣고 그의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명곡 팝송의 보컬과 비슷했다. 아니 거의 그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죽음과 조우했다. 그가 죽기 전에 이미 그의 친구 겸 동료인 유재하의 죽음도 상기시켰다.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4명이 모였는데, 그럼 재하는? 라는 대사에서 환절기란 농담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옅볼 수 있었다. 김현식의 자화상이 담긴 7집 Self Portrait는 그렇게 김현식의 넋두리를 비친 채 흘러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