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 문재인의 힘
문재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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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질문에서 문재인 의원을 그 본질을 알고 있었다. 정치라는 것은 결국 힘 내지 권력에 향한 의지라는 사실을. 그 말을 내놓은 사람은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였다. 과거에 집필했던 문재인, 김인회, 검찰을 생각 한다라는 도서에서 머리말에 참고한 사상가 및 철학자 이름에 (후기)구조주의 대표적인 주자인 미셀 푸코가 있었다.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 <말과 사물>, <광기의 역사> 등 수 많은 서적과 프랑스 내에서 세계적 지식인으로 활동하던 그 철학자의 서적들을 읽었다는 사실을 확연히 느꼈다.

 

권력을 계보학적으로 풀어감으로서 어떻게 대중을 통제하고, 거기에 권력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결국 그것은 누구를 위해 흘러가게 되는지 말이다. 문제는 그런 행동의 끝에는 언제나 약자들의 눈물과 한탄으로 이어진다는 결과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정치란 무엇인가? 딱히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이 기본적인 현황에 대해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부부분이 바로 모든 것은 단기간으로 해결되지 않고, 장기간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정치라는 것은 그런 난점이 있다.

 

대신 만약 톱니바퀴 하나가 어긋나버리면 그때부터는 하락의 길을 걷는다. 그런 것들은 이미 잘 보았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으로, 그리고 이공계를 출신이란 점을, 또한 군복무를 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많은 정치인들의 입에서 향상 말하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국민을 위하여, 서민을 위하여”, 문제는 그 국민과 서민의 경계와 구분은 어디까지라는 점이 문제다.

 

서민이란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인가? 아니면 희망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존재인가? 내가 볼 때는 후자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최고의 내용 중에 경제전반적인 문제다. 몇 년째 월급동결도 모자라 월급 삭감까지 당해본 입장에선 경제적인 문제는 심각하다. 서민경제에서 가장 절실히 느끼는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위주 성장체계이다. 대기업이 위주라는 것은 결국 중소기업에 덜 투자 내지 지원이 된다는 점이고, 그것은 국민경제에 크나큰 타격을 입힌다.

 

솔직히 말해보자. 주변에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중소기업 내지 장사 및 가게와 같은 소규모 단위가 많을까? 당연히 후자에 가깝다. 예전에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노동자는 자신과 생산하는 물건과 관계가 없을지언정 다른 노동자가 생산하는 물건은 매우 친숙하다고 말이다. 다른 생산자가 생산하는 것을 소비하는 것은 다른 노동자다. 결국 내수산업의 활성화와 구조적 안정은 국가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만약 대기업 위주 수출에 의존하면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 또는 기타 이유로 무산될 경우 경제적 위기에 빠진다.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있다면, 대기업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특히 청년실업과 더불어 일자리 확보에 중요하다. 대기업의 수는 한정되고, 그 채용인원은 한정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자사보단 하도급 내지 협력사로 통해 이윤을 더욱 추구한다. 이런 구조는 하도체계로 통한 원가 하락과 더불어 하도업체에 큰 자금압박을 가한다.

 

만약 국가적으로 이런 문제를 나두는 것은 심각하다. 결국 하도업체가 도산하면, 거기에 매달린 직원들은 실직이 된다. 우리나라와 같이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한 국가에서 해고는 살인에 가깝다. 특히 가정과 식솔이 있는 가장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딜레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가정파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많은 정치인들은 바로 이런 이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분노와 눈물로 소리칠 때 그저 단순한 농성자 내지 불만세력을 여긴다면 과연 희망이 있을까?

 

노력을 해도 이를 악물어도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과 손가락질, 그리고 자신에 대한 책망은 우리 사회의 깊은 냉소를 만드는 한 부분이다.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바꾸어가는 것은 정치적 숙제임은 분명하다. 정치는 분명 철학적이야 한다. 정치와 철학은 분리되면 안 될 영역이기 때문이다. 철학이 없는 정치는 그저 권력을 위한 도구로 변모한다. 문재인 의원은 그런 난관에 봉착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다.

 

읽는 내내 많은 공감을 일으킨 점은 역시 지방에 살아가는 공학출신자고, 그것도 환경공학 전공자란 점에서 4대강 문제는 심히 공감했다. 국가예산이 중앙집권화 되어 결국 토목건설로 가는 바람에 내 주변이나 기타 여러 곳에서 엔지니어업계가 발전하기는커녕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나오고, 월급이 삭감되고, 어느 회사는 합병되거나 도산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다시 이공계 대학교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며, 현장에서 이공계들은 제 능력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만 의존하고, 인구가 고령화되는 국가에서 과학 기술력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그것의 기본은 과학과 공학이다. 이공계에 발을 끊기면 과학 기술력의 확보는 무리수를 둔다. 또한 과학 기술력의 발전은 억압된 교육환경이 아니라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간이다. 일제고사로 통한 경쟁선상에서 달리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란 없다. 획일적이고 조직적인 사고만 유도하기에 그들에게 사유의 깊이와 넓이는 없다. 단지 컴퓨터처럼 정답만 찍을 뿐이다. 이 책에서 그런 문제는 과학기술만이 아니라 문화예술도 그렇다고 했다.

 

예전에 내가 알던 교수님과 식사하면서 어느 영화시나리오 작가가 굶어죽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관문 중앙에 밥 좀 주세요라고 적었으나, 결국 그는 죽었다. 문화예술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중간에서 모두 챙기고,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 게다가 국민들 역시 제대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문화예술 영역이 터 없이 부족하다. 사회가 획일적이고 관료적인 구조에서 자유로운 사고는 불가하고, 게다가 의미 없는 인생인 것처럼 보인다.

 

자본주의국가에서 지금처럼 신자유주의가 도래하는 세계에서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에 모든 것을 의존하면, 결국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무엇일까? 어느 철학자가 자본주의국가에서 자유는 자본에 비례한다고 했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명백하게 다른 의미로 있지만, 국가조직에서 경제, 사회, 문화, 정치에서 여러 가지가 섞여 같이 움직인다. 왕이 봉건사회로 지배하던 시기에도 자본주의가 있었고, 공화주의와 민주주의 국가에도 자본주의는 있다.

 

어느 멍청한 정치인은 공화주의가 무엇이냐 묻자,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에서 황당한 부분을 보았으나, 정녕 공화주의란 국민들이 전쟁이나 기타 위험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에 위험당하지 않아야 할 국가이념이다.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와 닮아가는 이유는 국민의 인권이 존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양단하여 공포정치로 통제할 수 있다. 개인은 국가를 움직이기 어렵지만, 국가는 개인을 흔들기란 매우 쉬운 일이다. 따라서 국가의 정치권력이 개입되는 순간 민주주의 영역은 그대로 부수어진다.

 

늘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민주주의 실현은 많은 난점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적 자유주의 내지 시민주의를 원한다. 문제는 시민주의라는 것은 시민 자체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소양을 갖추어야 만족한다. 공리주의 영역에서 벗어나 공공선이 아니라 공동선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정치에서 철학이 필요한가? 의미에서 철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윤리적인 부분이다. 인간은 평등하다고 하나 나는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평등하지 않기에 그 불평등을 알아보고 개선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불평등하기에 그 불평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일정 평등이란 기준이 된다면 더욱 심각한 불평등이 일어난다. 그래서 철학은 주변에 불행한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정치란 철학을 계속 유지하고 고찰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은 결국 철학적인 부분이다. 왜 먼저이고, 왜 그렇게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앞날에 대한 비전이기도 하다.

 

나는 언제나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광활한 대륙도 없고,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석유도 없다. 오직 가지고 있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재화와 생산품을 만들 수밖에 없다. 오로지 개발 체계위주는 성공할 수 없다. 그것은 과거 유럽역사가 말해주듯이 기술발전은 생산력을 높이나 숙련된 다수 인력 대신 비숙련 소수 인력으로 교체가능하고, 이들은 모두 실직자로 전락한다.

 

계속 기술력이 높아지더라도, 그런다고 하여 첨단기술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 기술력을 발견하여 만들고 이용하는 것도 사람이다. 모든 정치가 사람으로 시작되고,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정치철학이라고 말하는 것이 문재인의 힘이라고 이 책에서 나와 있다. 201212월 대통령선거 전에 나온 여러 가지 정당과 정치인 도서에서 나 같은 지역에 사는 소시민에겐 현실적 문제들을 잘 반영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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