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보는 눈 - 왜 통일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이들을 위한 통일론 세상을 읽는 눈
이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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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어보았던 에티엔 발리바르(파리10대학 교수)의 <정치체에 대한 권리>라는 책을 보면서 세계 정치흐름을 조금 파악한 적이 있었다. 시장자본주의와 국가자본주의(소비에트연방의 추구한 전시공산주의)의 대결에서 결국 시장자본주의의 승리로 결착이 났다. 그 조짐이 보인 것은 독일 베를린 장벽의 허물어진 것에서 볼 수 있다. 스탈린이 동유럽을 점령하면서 서유럽과 동유럽은 자본주의의 경계선상에서 대립하고 있었다.

 

물론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이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나라에서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들에게 사상이념은 하나의 학문적 영역으로 변모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독일통일 이후 소비에트연방 해체는 상당한 큰 세계적인 여파로 몰려왔다. 이른바 탈(脫)이데올로기라는 명제가 생겼다는 점이다. 세계 흐름에서 국가 간의 대립구도는 냉전 시대의 좌우 이데올로기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탈(脫)이데올로기가 도리어 더 심각한 이데올로기로서 작용했다.

 

즉 원시의 신화세계가 계몽이란 억압 속에서 새로운 신화로 태어나서 인간의 의식을 지배하듯이 스펙타클의 전복은 새로운 스펙타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런 스펙타클의 전복에서 등장한 것들은 기존 체계에 대한 정치적 이념을 고수하거나 혹은 변모되어도 인간사회에 펼쳐진 정치적 가치관은 오히려 저조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국제사회로 넘어오면서 정치적 극단적 수단인 전쟁이 예전에는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이제는 경제적 이익에 대한 전략으로 바뀌었다.

 

전쟁이란 한 마디로 과거 유럽에서 신세계를 탐험하듯이 큰 시장과 재원을 확보하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무기와 병력은 적을 죽인다는 명제 아래 실재적으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 세계적인 흐름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물어 본다면 참으로 난감하다. 우리는 남에게 침략을 수도 없이 받으면서 침략하러 가는 것은 별로 사례가 없다. 게다가 이제는 제일 가까운 적대국이 예전에는 같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최악의 존재로 변했다.

 

내가 어릴 적 그러니깐 초등학교에 다닐 시절에 이 노래를 정말 많이 부른 기억이 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말이다. 심지어 가사에는 꿈에서도 찾아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할 정도니 통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통일은 과연 제대로 될 가능성이나 보이는가? 솔직히 말하여 지금 나는 통일에 대해선 반대의 입장이다. 당장 통일이 되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이질감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은 야기할 뿐이다. 그런다고 통일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런 방법론적인 영역이 문제인 것이다. 통일을 보는 눈에서 과거 북한정치에 대한 전략적 외교업무를 담당하던 이종석 한반도평화포럼 상임이사가 자신이 가진 정보력과 세계 흐름과 앞으로의 문제를 토대로 책을 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대부분 내가 가진 생각을 이종석 상임이사가 많이 언급했고, 거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영역으로 설명했다. 방금 위에서 세계가 탈(脫)이데올로기가 되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가 통용되지 않을 나라는 진짜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극소수다. 특히 북한과 같은 경우 전 세계적으로 무역을 할 수 있는 국가도 정해져 있으며, 고립된 공간 속에서 더욱 자신을 고립하는 독재정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독재적인 정치수단은 어느 국가라도 가지고 있으나, 북한의 경우 겉으로는 공산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으나, 일본 대표적 문학평론가 및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서적 <근대문학의 종언>을 참고하면 북한은 오히려 공산화라기보다는 그런 슬로건을 내세운 이씨 조선의 연장이라고 했다. 사실 겉으로 그러하나 주체사상에 따른 3대 부자 세습은 독재정치의 정형적 모습이다. 그런다고 하여 우리가 여기에 그저 넋만 잃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매년 국방군사 예산이 국가예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이산가족 문제와 북한과의 외교마찰이 국내 정치, 경제, 사회에 큰 여파를 미친다. 과거 김일성의 사망에는 라면과 생수 사재기라는 혼란사태를 빚었다. 결국 그 일은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약 20년 전의 한국사회에서 그 사건은 매우 큰 충격인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김정일의 사망으로 국내 정치사회가 어지러운 것이 아니었나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번 일은 조용히 잘 넘어갔다. 그런다고 화약고 앞에 라이터는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켤 수 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그런다고 언제까지 이런 긴장사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 군대생활을 하는 남자라면 누구나 북한과의 외교문제가 발발하면 모두 두려움으로 가득해지고, 그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동안 그들의 가족들은 심한 우울증 및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예전에 북한 잠수함이 강원도에 침투할 때 내가 알던 사람이 그 근방 부대에 근무했다고 한다. 이때 장병들은 모두 유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봉투에 동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전쟁이란 극단적 행위는 결국 인간의 존엄한 생명과 동시에 재산을 망가뜨리고, 게다가 그 사망자 주변 사람들의 생활까지 파괴해 버린다. 과거 연평해전을 돌아보면 그들의 죽음은 너무 허무하고, 그들의 가족들은 오열에 분노했다. 그들에겐 북한군사정권은 용서할 수 없는 대상이나, 문제는 그런 일들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면 더욱 심각한 일이 될 것이다. 젊은 생명이 사라질 경우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매우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북한과 조율을 할 것인가? 통일과 한반도 평화란 말은 과거 정부부터 시작된 언어이다. 한반도 안정으로 통해 국민들의 안정된 생활과 외교적으로 안정된 정세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 투자할 수 있고, 주식이나 자본의 유통도 원활하게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북한의 인권은 매우 심각하고, 기아와 질병 역시 심각하다. 여기서 모순이 북한의 인권이 심각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주민들이 기아로 고통 받는 것도 안다. 그러면 그런 주민의 인권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사회의 시민단체로 할 수 없고, 적십자사 활동에도 제한이 있다. 언제까지나 중국이나 미국의 외교수단에 밀릴 수 없는 노릇이다. 주민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결국은 주민들의 정치적 통치권을 지닌 북한정부와의 소통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매우 어렵다. 극단적인 양국의 대치와 그 대치로 인해 양국의 국민들마저 서로에 대하여 증오하기 때문이다. 통일을 추구하고 한반도평화를 추구하는데, 그런 슬로건은 대립에 의해서는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을 뿐이다.

 

통일이 제일 불가능한 것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구조도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문화적 영역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서로 간의 정보와 대화도 없이 그저 대립의 각을 세운다는 것만으로 통일이 오히려 독이 되는 셈이다. 그런다고 전쟁으로 무력통일을 할 경우 국내 영토가 피폐해져 심각한 국가위기를 맞이할 수 있고, 인권문제 역시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 아니라면 우리는 1등 국민, 너희들은 2등 국민으로 차별대우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무력적인 대치에서 무력적인 방법을 동원하면 제로섬 게임처럼 답은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 국제정세에서 미국과 중국이 최고의 강대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최고이고, 중국 역시 많은 인구로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국이 우리와 외교와 무역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북한과의 외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란 국가가 결국 중간에 북한과 한국을 조율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란 국가는 겉으로 정치체계가 공산당을 유지한 것처럼 보이나, 실리적으로는 시장경제주의를 충실하게 걷고 있다.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 동북공정이나 외교문제를 끊임없이 우리 정부와 국민을 도발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반드시 전쟁이란 것은 무력수단이라는 극단적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도 충분히 많다는 점이다. 그런다고 하여 여기에 우리가 극단적으로 대처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갈 수 있고, 그런다고 하여 못 보는 채 외면할 수 없다. 국내에서 자원이 부족하여 원자재 수입으로 통한 재가공 수출이 주된 국가경제구조로서 세계흐름을 충분히 이해하여 거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걸림돌이 되면서 가장 전환점이 되는 것은 북한이다. 그런데 우리는 상황이 어떠한가? 단순히 좌우 이데올로기의 프레임에 넘어가서 거기 안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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