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8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송무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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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어디선가 많이들 들어본 소설 이름일 것이다. 그 말로만 들어본 위대한 개츠비를 나를 비로소 접해 보았다. 물론 이 책이 아닌 많고 많은 좋은 소설이 있겠으나, 이 책을 읽은 후에 나하고 친분이 있는 분이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미국의 1920년을 알려면 위대한 개츠비를 보는 것이어야 하고, 미국의 1930년을 알려면 앵무새 죽이기를 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앵무새 죽이기를 물론 나는 읽어볼 예정이다. 그러나 적어도 1920년 미국시대를 보면서 개츠비란 인물을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 말까는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닉이란 인물은 미국 동부에 위치한 명문대학 예일대학을 졸업한 수재다. 게다가 경영학까지 전공하여 증권에 대해 잘 아는 엘리트적인 도시남이다. 그런 그가 개츠비를 통해 본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일단 닉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는 점이고, 그 곳의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전사란 점이다. 그리고 닉에게 자신의 집에 초대한 개츠비는 1차 세계대전에 같은 사단에 있었던 장교였다. 닉은 개츠비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으나, 왠지 이상하게도 닉 주변에 있던 닉의 사촌인 데이지, 데이지 주변 인물 베이커, 데이지 남편인 톰 등은 끊임없이 개츠비에 대해 경계, 흥미, 애정, 분노 등의 감정을 두르고 있었다.

 

개츠비란 인물은 매일 밤 많은 사람들이 놀러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파티를 주선한다. 그는 엄청난 재산과 부드러운 매너, 그리고 그것을 여러 사람들에게 제시함으로 그의 주변에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니 수많은 루머와 그를 다룬 신문기사까지 나오니 개츠비란 정말 유명인사라는 점을 여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런 개츠비가 아무리 예일대학 출신인 닉이라도 그토록 그에게 정중하고 특별하게 대우해주는 이유는 있었다. 닉은 난폭한 부자인 톰의 아내인 데이지와 친척 관계였다. 초반에 그가 찾아간 곳은 톰과 데이지가 있었던 곳이다. 거기서 데이지도 만나고 톰도 만나고, 덤으로 베이커를 만났다. 이들에게서는 미묘한 냄새가 났다. 당시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였고, 한참 자본주의가 가속화되었으며, 게다가 금주령이 내리진 시기였다.

여러 가지로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고, 여러 가지로 세계적으로 정신이 사나운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느낌이 이래저래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기회의 제국인 미국에 대해서 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 개츠비란 인물은 자기 자신에게 매우 철저하게 관리하였고, 수 많은 노력과 인내를 감수했다. 그는 처음에 가난한 청년이었다. 그가 장교로 있을 때 데이지를 만났으나, 데이지는 미국 중상류계층의 아가씨로 사교무대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그런 데이지를 좋아하던 개츠비는 군인이었으나 가난하여 그녀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개츠비가 놓치게 되자 데이지는 톰과 결혼하여 딸을 낳았으며, 하녀를 고용하여 딸의 보모로 사용할 정도이니 그녀의 남편인 톰은 정말 부자였다. 하지만 그는 난폭하고 거만하고 한편으로 이기적이었다. 개츠비가 예전에 자신의 아내가 좋아한 사람이라 알자 그의 과거를 알아보고 폭로하고, 아내 몰래 정비소의 부인을 정부로 만들었으니 이중적인 인간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그런 개츠비가 위대하다고 하는 것은 과연 그가 무엇을 위해 이토록 뛰어다니고 살아왔냐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의 인생은 불행이다. 그는 가난으로 사랑하는 데이지와 멀어지고, 게다가 전쟁터에 가서 소령까지 달고 제대했으나, 너무 가난하여 군복에 훈장을 단 채로 다녔다. 전쟁은 끝나고 모두 전쟁이란 위험은 생각에서 사라지고, 유흥과 사교에 빠진 미국이었다. 브로드웨이의 거리에서 재즈와 뮤지컬 공연은 흥청망청한 사회상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발버둥 치려는 데이지, 그 속에서 유명세를 누리려고 부정한 경기와 온갖 이기심으로 뭉친 미녀 베이커양, 그런 여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제왕적 권위를 내세우는 톰에서 미국의 1920년은 그야말로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함을 알 수 있다.

 

물론 90년 전후의 이야기를 도출한 것이라고 하나,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그다지 차이 없어 보인다.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아 꿈을 접는 청년 개츠비, 그런 꿈을 찾기 위해 금주령 시기에 술을 팔아 거부가 되었으나, 그에게 과거의 절망은 이별을 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난 뒤에 비극적인 톰의 정부의 죽음, 그 죽음에 대한 복수로 개츠비는 아무런 꿈도 이루지 못한 채 허무하게 죽어간다.

 

닉은 개츠비를 처음 만나 그가 죽고, 죽고 난 뒤의 일들을 정리해간다. 개츠비의 아버지가 닉에게 찾아오자, 개츠비의 아버지는 가난한 아들이었으나, 자신의 매사에 열심이었고, 그런 개츠비가 아버지의 잘못된 습관을 말하자 폭력을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는 기분이 좋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고 개츠비가 얼마나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아꼈는지 알았다고 한다. 게다가 몇 년 전에는 가난한 자신에게 집을 사주었다고 한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였고, 결국에는 집을 나간 아들이 말이다. 개츠비란 인물이 금주령 시대에 밀주를 하여 부를 불린 것은 결코 용서받을 일이 아니나, 개츠비란 인물 자체를 보자면 그는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부를 찾아 헤매어도 결국 데이지를 찾을 수 없었고, 이 세상에서 뼈만 남기가 사라졌다. 성공의 미국이란 1920년이란 사회상이었으나 막상 그 사회란 차갑고 냉정하고 겉과 속이 다른 사회였다.

 

허무와 위선은 과대하게 포장했으나, 원조 상류인 톰은 개츠비를 인정치 않았으며, 여자 역시 상류층만 보고 따라갔다. 그래도 개츠비는 몸부림을 치었지만, 닉이 보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은 그저 멍하니 떠나가고 있었다. 이 책에서 조금 재미있는 부분은 왜 미국의 기회의 땅이라고 해도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을 보면 가정부로 필란드 사람인 점이었고, 그녀가 평소에는 일은 열심히 하고 있으나 미국이란 사회문화에 그다지 적응하지 못한 점과 즐겁지 않음을 나타난다.

 

미국이란 기회의 나라라고 했으나, 당시 사회상은 이미 그렇지 못했다. 개츠비와 예전에 같이 밀주를 했던 사람을 찾아갈 때 어느 고급승용차에 흑인 3명이 타고 있었다. 그들을 보면서 닉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일상적인 시선으로 보기보단 왠지 경계하고 못마땅하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초반에 원조흰둥이가 아니면 안된다는 편견을 가진 인종주의 발언을 톰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겉으로 사교사회의 화려함을 쫓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많은 상실된 꿈과 희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개츠비가 위대한 것은 그런 사회에서 낙오된 채로 살아야 할 그가 그것을 뛰어넘으려 안간힘을 펼친 것이다. 물론 사다리에 오르려다 결국 떨어지었으나, 그가 떨어졌다고 해도 우리라고 그 길을 올라가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그 길은 닉이 보는 사회와 일상처럼 모순으로 얽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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