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즈의 민주적 자유주의
염수균 지음 / 천지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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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존 롤즈의 정의론이란 도서를 본 적이 있었다. 약 700페이지가 넘는 매우 두꺼운 도서에 아주 많고 많은 담론과 철학이 담겨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았으나, 그 내용을 보자면 정말 현대사회의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 이상의 내용이었다. 어떻게 본다면 정의롭고 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번 지나치면 좋은 도서이나, 그것을 받아들이기의 과정이란 정말로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런 도서를 받아들이고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인간이 각자마다 인격이 있고, 존중받아야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런 인간의 존재이기에 존 롤즈가 제시하고자 하는 그 철학적 가치관은 다시 되새겨 봐야 할 가치는 아닐까? 그래도 그 가치를 실재 현실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가치관 그리고 이성적 판단과 양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읽어본 “롤즈의 민주적 자유주의”는 바로 그런 존 롤즈의 철학적 가치관을 탐구하고 알아보는 도서이다. 그런 도서이기에 이 책에서는 내가 읽어본 정의론 이외에도 “만민법”과 “공정으로서의 정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존 롤즈는 아주 위대한 정치·사상·철학자이지만, 그가 남긴 도서는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그 도서 하나하나의 가치를 롤즈의 민주적 자유주의를 읽다보면 금방이라도 그의 사상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보이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존 롤즈의 철학을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대하는 방법에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인, 문화적인 부분까지 골고루 이야기하고 있었다.

 

존 롤즈가 추구하는 민주주의란 누구나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경제적·사회적 차이가 있더라도 누구나 정치적인 참여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화주의적인 요소, 즉 국민 스스로가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공화주의적인 요소를 실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참여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이익이 아닌 타인에 대한 배려감이었다. 가령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을 옮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만약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희생을 해서라도 남에게 공공적인 이익을 넘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주의적인 요소에서는 자신만의 이익이 아닌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야 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제시한 자유주의처럼 인간은 자신만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로 통해 자신의 윤리적인 가치를 보임으로서 타인과 자신이 서로 잘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존 스튜어트 밀은 그 존재자 대상이 학식과 능력이 높으면 정치적인 권력을 더 부여한다고 생각했으나, 밀의 사상을 수용하던 롤즈는 그런 권력적인 요소보다는 각 개인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소수약자나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외면 받는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표현의 가치가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롤즈는 언제나 정치적, 사회적 입장에서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기도 했으나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존재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최소수혜자에 대한 사회적 보장으로서 그들에게 큰 사회적 지위나 이권을 주지 않겠으나 적어도 그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문화에 대한 향유를 박탈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곧 시민이나 국민들이 주인이고, 그들이 진정한 국민으로서 공화주의적인 가치를 실현할 때 비로소 정의로운 민주적 자유주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자유라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닌 인간 그 개인마다 정치적인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 자유이다. 그 자유가 박탈되는 세상은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롤즈는 최소수혜자의 입장에 대해 중요하게 여겼다.

 

민주자유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누구나 좋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고 누구나 더 낳은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롤즈의 입장에서 그것을 이루게 할 수 있는 요건은 바로 교육의 기회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각자의 천성적인 능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 머리가 아주 뛰어나거나 아니면 다리가 엄청 빠르거나 혹은 힘이 매우 세거나 말이다. 물론 이런 선천적인 행운에 대해서는 누군가의 조작이 아닌 우연적인 일이므로 그 자체로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 중에서 일반적인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기에 대한 성장이나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채 계속 자신의 인생을 더 좋은 미래로 만들 수 없다. 이런 것이 과연 정의로운가? 그 사람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으면 좋은 가치관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자신 역시 성장하게 되면 사회에 많은 기여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발전과 성공으로 통해 사회에 발전이 있다면, 거기에 따른 사회의 발전에 이루어진다면 그것에 따라 다시 그 사람이 아닌 타인에게도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 이것은 공공선이란 가치를 떠나 더 높은 공동선이란 영역으로 향할 수 있다. 결국 이 사회를 이루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어떤 삶을 지내고 어떤 환경에서 교육을 받았는 가이다. 결론은 인간의 존재는 경험주의적인 부분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이런 인간의 경험에 대한 롤즈의 철학은 인간에겐 그 자신이 얼마든지 나래를 펼칠 수 있는 하나의 공정함과 정의가 필요한 것이다. 공정과 정의는 말로는 쉬우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 위에서 말하다시피 인간이란 합리적인 존재이다. 합리라는 것은 이익 추구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약 이익을 떠나 윤리적인 가치로 합당한 가치관을 지닌다면 민주적 자유주의는 반드시 도래해야할 사회이다.

 

인간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 가치를 위해 그 개인의 영역을 훼손하면 안된다. 하지만 어떻게 본다면 자유주의에서 개인의 재산권과 이권이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진실의 자유주의는 인간의 부나 권력으로서의 자유가 아닌 천부인권적인 그 가치이다. 민주자유주의에서 부와 권력으로서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단지 그것은 자유방임주의에 가까운 것에 불과하다. 단지 자신이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은 문제가 아니나, 그 많다는 이유로 다른 타인들에게 피해와 불쾌감을 가하는 것은 그것은 민주적 자유주의가 아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태어나면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란 평등하지 않다. 오히려 불평등이란 명제가 엄격히 존재하므로 평등이란 가치관이 두각될 수밖에 없다. 누구 일정한 기준으로 평등이란 선을 긋게 된다면 그 사회는 분명히 불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 평등선이란 기준에 일치하는 사람보다는 일치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일치하지 못한 불평등에서 사회적 약자가 그 기준에 계속 도달하지 못한 채 사회적 소외된다면 그것은 올바르지 못한 세상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분명히 교육적, 정치적, 문화적 권리를 박탈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자신들이 최선을 다하여 노력을 해도 사회적으로 개선되지 않거나 오히려 압박이 가해진다면 저항할 권리가 있다. 롤즈는 그 사회에서 어떤 사회적인 마찰이나 분쟁이 있어서 그것이 사회적 화합을 망치는 순간에 대해 그 문제를 화합을 망치는 존재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도록 만든 존재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적인 민주자유주의는 그런 부정의한 사회에 대한 충분한 개선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되지 않을 시에는 그 사회에 대하여 바꾸어야 하는 점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적 표현과 다양한 여론이 존재해야 한다고 한다.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롤즈는 어느 다수 및 혹은 특정을 위한 포괄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나 그 포괄적인 민주주의마저 포용하여 그 자체로도 포괄적인 민주주의를 하나의 체제로 봐야한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하나의 기준을 잡기보다는 그 기준을 많은 길 중에서 하나라는 점이다. 만약 그 기준만 내세우게 된다면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순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자신의 권리만큼 타인의 권리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롤즈는 단순히 그 사회에 속한 개인적인 시민에게만 정의를 부여하지 않았다. 롤즈는 이른바 범세계적인 윤리적 가치로서 공정과 정의를 내세웠다.

 

분쟁과 전쟁이란 투쟁보다는 그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하나의 덕목과 자신이 만약 무기를 들고 싸워 나가야 할 때는 오로지 다른 국가가 부정의하게 자신의 나라를 공격할 때이다. 설렁 전쟁이 일어나도 롤즈는 전쟁에 참가한 병사에게 큰 대가를 물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장교와 같은 상급자들은 본래 군인으로서 자기 스스로 활동하는 부류이나, 병사는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군인이 된 것이 아니라 나라가 위험해서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지 책임과 권리를 명확하게 판단하고, 그 책임과 권리를 판단함으로서 전쟁을 물론이거니와 자신 주변의 삶과 사회,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으로도 그 공정과 정의가 미쳐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민주사회가 정립되어야 하는 것은 반드시 가야할 가치관이다. 인간은 본래 정치적 내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그 정치적, 사회적인 존재가 그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명확한 의식과 더불어 나 자신을 뛰어넘어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가 존재해야지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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