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천재다 1 - Seed Novel
하람 지음, Nardack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특별해지기 바란다. 그러나 자신들이 특별해지는 만큼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인간에게 자신이 남들보다 위에 있고자 하는 우월의식과 더불어 남의 눈에 띄고 싶지 않은 내면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들은 개인적인 활동으로 타인의 시야를 받기보다는 개인과 개인이 모인 그룹 사이에서 동시에 인정받기를 원한다.

 

인간이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있으나 더 중요한 점은 인간은 자신이 그 사회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을 상당히 꺼려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적인 면들이 자기 일상적 요소에서 발견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그리고 그 특이한 인간이 자기가 살아가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매우 밀접하다면 말이다.

 

한국 라이트노벨 작품인 “그녀는 천재다” 제1권을 읽어보며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독특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 낯설음과 그 낯선 공간에서 일어나는 어느 한 남학생의 일상을 토대로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라이트노벨이 경소설이란 이유로 상당히 외면 받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 사실 경소설 역시 일상에서 일어나는 삶의 모습이나 또는 삶의 이면에 가려워진 인간의 욕망을 다루지 않은 것이다.

 

그런 부분을 본다면 고전적인 문학소설에서 다루는 담론이나 범주에 닿을 수 없을망정 현대소설과 비교하면 그렇게 차이난다고 볼 수만 없다. 단지 설정에서 다소 재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을 생각하면 일반적인 시나리오를 지닌 소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천재다”를 읽어 보면서 흔히 우리가 TV나 뉴스, 신문에서 나타나 가끔 관심을 유도하는 천재들이 평범한 공간에 있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인가를 다루는 것은 그렇게 비현실적인 부분이 아니라 본다.

 

이 작품의 히로인으로 등장한 윤시아에 대해 보자면 이 작품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며 이름 대신 평범이라는 별명을 가진 남학생의 시선에서 그녀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완벽히 마스터 하는 인간이다. 공부와 체육은 기본이고 외모와 몸매, 게다가 합기도까지 완벽하게 수련하여 어린 시절 태권도 했다는 평범이를 그냥 가볍게 제압한다.

 

작품에서 히로인의 존재로 본다면 남성중심의 스토리전개라 하여도 여성의 강력한 현대사회의 각인은 여실히 드러난다. 보통 서사구조를 지닌 작품에서 여성이 수동적인 존재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반해 여기는 오히려 남성인 평범이가 수동적인 존재로 나오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경향보다는 무의식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이 매우 강하다.

 

그런 평범이의 성격에 따라 이른바 둔감한 녀석이란 호칭을 붙이기 딱 좋은 케이스라는 점이다. 이 작품의 발단은 천재소녀인 윤시아가 대학교 면접시험 당일에 화문고등학교 내의 큰 이슈로 떠오른다. 검은 긴 머리카락과 명석해 보이는 그녀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머리카락 색을 노랗게 물들이고, 잘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기 스스로 퇴학한다고 하고, 얼굴에 진한 화장과 귀에는 철렁철렁한 귀걸이까지 달려 있었다.

 

그 상태에서 학교에서 뛰쳐나가 모든 학교 선생이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그때 그 누구도 그녀에게 상대할 수 없는 지경에 오직 그녀에게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평범이만 브레이크가 고장난 벤츠인 윤시아를 말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원인은 바로 평범이에게 있었다. 그녀는 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윤시아는 천재라는 점에서 이미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마스터한 상태이다. 게다가 고2에 명문대 면접만 가면 붙을 운명이다.

 

그녀는 사실 명문고 대신 국립고로 선택하고, 대학에 일찍 가기보단 평범한 여학생으로 위치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학년 1위에 어려운 외국학회 영문논문까지 독파하여 이해하는 그녀에게 보통 사람에게는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그런 그녀에게 평범이는 절교를 선언했다. 결국 그 절교선언이 2주 후의 불붙은 화약고처럼 터진 것이다.

 

평범이와 윤시아는 본래 15년 지기 소꿉친구이다. 초등학교 시절까지 서로 잘 어울렸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오랜 친구에게 크나큰 벽을 느낀다. 평범이는 자신의 이름도 거론할 것도 없이 그저 윤시아의 친구로 남았을 뿐이다. 그에게 윤시아란 머나먼 왕국에 살고 있는 완벽한 공주였다. 윤시아 앞에서는 초라한 자신이기에 그는 언제나 윤시아 앞에서 주눅이 들고 수동적 존재로 살아간다.

 

그래서 그것을 견디지 못해 절교선언했으나, 윤시아에게 친구는 오로지 평범이만 있었다. 그것도 자신을 유일하게 천재소녀 윤시아라기 보다는 천재소녀인 윤시아로 말이다. 사실 윤시아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위에서 언급하다시피 인간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상이한 존재에 대해서는 배척하며, 자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 대해 질투를 한다. 게다가 그 질투의 대상이 완벽한 조건을 가지게 되면 될수록이다.

 

엘리트의 존재는 결국 보통 사람들과 괴리감을 주게 되어 엘리트끼리 뭉치게 되는 경향이 있으나, 그 엘리트 사이조차도 분류가 생성되면 다시 외면을 당한다. 그런 소외의식을 느끼는 존재가 윤시아이었다. 물론 절교 선언에 대한 취소와 영원히 그런 잔인한 말을 하지 않겠다는 평범이의 말에 문제는 해결되지만, 평소에 하지 않을 담배와 술까지 도전한 윤시아의 모습을 본다면 그녀의 마음은 심하게 상처받은 것이다.

 

평범이의 한달 용돈이 든 지갑을 다 날려버리고, 게다가 술도 못 마시면서 술에 취해 평범이의 등에 업혀 집에 가는 윤시아는 눈물을 보이며 내 곁에 떠나지 말라고 버리지 말라고 한다. 평범이는 윤시아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태도보단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무의식적 행동과 감성적인 태도로 대한다. 그런데 이것이 후에 전학온 최수정이란 여학생에게 큰 위안감이 된다.

 

사실 최수정이란 여학생 역시 천재이다. 그녀는 전학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학년 2위로 차지한다. 그녀는 천재적인 요소로 윤시아와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다른 인간과 친해지기 어렵게 된다. 그녀 역시 지나친 능력을 가진 탓에 주변 인간들에게 미움을 산다. 더 후에 나타나는 이유리 역시 가시를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고슴도치와 같은 행동을 보인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천재라는 좋은 칭호만큼 외로움과 배타적인 인간관계에 당해야 했다.

 

이 중에서 최수정은 윤시아와 친해지면서 평범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 역시 친구가 없는 점에서 윤시와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리고 윤시아가 평범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평범이와 친해지게 된다. 그녀는 평범이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평범이가 윤시아에게 하는 것과 같이 해줄 것이라는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시아가 자신이 어떤 존재에 상관없이 언제나 친구로서 대해주는 평범이를 원하는 것처럼 최수정 역시 윤시아와 같은 욕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하는 것에서 비로소 인간적인 관계가 성립하는 말이 여기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 최수정이기에 평범이의 태도는 확실히 최수정에게 큰 위안이 되기도 하나, 그런 평범이의 이해타산적이지 못한 인간관계로 자신의 어둠에 이끌어가게 한다. 평범이는 자신이 최수정의 어둠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최수정을 괴롭히는 동네 일진에게 달려든다. 어떻게 보다면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라는 의미는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사실 싸움기술을 본다면 평범이 옆의 윤시아가 월등했으나 평범이는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일진과 싸웠다. 게다가 싸움은 윤시아가 월등해도 윤시아를 지켜주려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평범이는 일진에게 얻어맞아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싸움이 끝난 후에는 기절하여 병원에 입원을 했고, 그 남은 일진을 정리한 것은 윤시아였다. 처음부터 윤시아는 자신이 능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으나 앞뒤 없이 뛰쳐나간 평범이를 보면서 그가 친구라는 사실을 행복해 하였다.

 

이 작품을 보면 사실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강할 수가 있고, 가장 강력한 사람이 약할 수 있다. 윤시아 앞에서 주눅이 들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평범이, 가끔 그런 평범이의 말과 태도에 상처받는 윤시아, 그런 2사람의 사이를 보고 부러워하는 최수정, 평범이가 마치 어린 시절 윤시아처럼 보이는 이유리, “그녀는 천재다” 1권에서는 평범이는 분명 이 천재소녀 앞에서는 상당히 벅찬 삶을 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이 너무 평범하여 때로는 좌절하기도 때로는 그냥 당하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겐 지능과 두뇌에는 천재는 있어도 친구간의 우정과 사랑에는 천재는 없다. 또한 자기들과 전혀 다른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과 그렇게 집단적으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천재는 없다. 너무 평범한 평범이가 때로는 평범 이상으로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주나 그 평범한 바보의 진실 앞에는 천재들은 천재로 평범이를 대하는 것이 친구로서 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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