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의 본질을 비판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
문재인.김인회 지음 / 오월의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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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사상가 한 분 이름이 떠오른다. 그 분의 이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정약용 선생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인물로서 한국 근현대사 이전의 철학사에서 모든 철학은 다산학으로 마무리될 정도로 그 분의 철학은 이미 그 깊이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물론 정약용 선생의 깊은 철학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우나 그 분의 행적과 자취를 생각하면 깊은 존경심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정약용 선생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은 그 분이 정치인이면서도 사상가, 철학자, 과학자, 의학자 그리고 뛰어난 법학자란 사실이다. 예전에 다산연구소에서 왕성하게 연구하고 계시는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님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읽어보면서 나는 내 인생의 스승은 다산 정악용으로 신념을 두었다. 물론 그분의 위대하고 진지하고 깊은 세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작은 존재이나, 적어도 그 분이 행한 업적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산 정약용이 다산을 쓰기 전에 사암이란 호를 사용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붕당정치로 인해 곡산이라는 작은 마을의 목민관으로 부임한다. 그가 곡사부사가 업무를 맡을 적에 어느 사건이 일어난다. 이른바 이계심의 난이라고 하여, 이계심이란 농민이 관아에 무리 천 명 정도 데리고 가서 항의하던 사건이었다. 당시 원님에게 물러가라고 했을 정도이니 반정부 시위였으며, 정치적으로 신분이 엄격한 조선시기라면 당장 반역죄로 극단적인 형벌을 받을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계심이란 인물이 정약용이 부임하던 그 길에 홀연히 나타나 다산에게 자신들이 처한 억울한 10가지 계목을 요목조목 설명하였다. 다산은 그의 말을 듣자 그를 오라로 묻기는커녕 자신과 같이 따라가자고 했다. 모두들 저 반역 죄인을 잡아 당장 치조를 하자고 원을 했으나, 다산은 딱 말을 잘랐다. 다산은 오히려 “백성의 고통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천금을 주어도 바꿀 수가 없다.”라고 했다.


과연 곡산부사로 오면서 자신의 마을에 얼마나 많은 폐단과 부정이 있었는지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그런 부당한 농민과 가난한 백성들이 자신들의 원통함을 당해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히 억울하고 눈물 나는 일이다. 이계심의 사건처럼 얼마나 많은 일들이 그 당시 조선 민중을 핍박했을까? 특히 군포와 같이 병역 대신 세금을 거두는 행위는 가렴주구 한 조선의 관료들은 백골징포와 황구첨정과 같이 시아버지가 돌아가셔도 군적에 올리고, 아직 배냇물이 마르지 않은 아이까지 군적에 올렸다.


게다가 중간에서 관리가 횡령하고, 군수가 횡령하고, 중간에서 감찰하는 중앙관료까지 횡령했으니 나라에 세금이 오지 않고, 백성들은 더욱 가난해졌다. 그런 원통함 사연을 오로지 해결해줄 수 있는 존재는 암행어사였다. 물론 다산은 암행어사로도 활약했다. 그는 왕족과 고위정치가들의 친인척을 비롯해 주변 가까운 사람까지 고발하였다. 법의 적용은 제일 권력이 높은 사람부터 해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의 법적인 태도는 이계심 사건만이 아니다. 함봉련 사건이라 하여 함봉련이 시비가 붙어 나무꼬챙이를 상대편에 찌르게 되었는데, 그것이 상대방 항문을 찔러 죽었다는 이유로 큰 형벌에 처해진 것이다. 다산은 당시 함봉련 수사를 하면서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수사로 통해 함봉련을 무죄 방면하였다. 운이 없었다면 그는 참수당하여 효시될 운명이었는데 말이다. 그런 정약용의 법철학은 힘 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연구했다.


권력을 지닌 무소불위 대신에게 오히려 죄를 물었으며, 그 원한을 사게 되어 신유사옥과 황사영백서 사건 때 장기현과 강진군으로 유배로 갔다. 그때 다산은 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민중들과 농민들을 울고 가슴이 찢게 하는지 다시 보게 된다. 강진군에 유배오고 나서 형제친구들은 모두 사지가 찢어지고, 가족들은 생이별하게 된 그 비극의 갈림길에서 다시 또 비극을 보았다.


당시 어느 농부가 군포세를 내지 못해 집안의 소 한 마리를 관아에서 강제로 끌고 갔는데, 그 원통함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남근을 칼로 잘라내었다. 민에서 돼지 불알 까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너도 나도 사람인데 왜 가난하고 힘 없는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까? 갈밭마을 아낙네는 고통에 사무치면 비명을 지르는 남편의 남근을 붙잡고 관아에 달려갔다.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아 피가 손에 철철 넘치는 상태로 말이다.


그러나 관아에 가면 무엇을 하리, 포졸은 관아 문에서 아낙네를 내치고 관아 내의 사또는 얼굴조차 내밀지 않는다. 아낙네는 그대로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의 아픈 이야기를 실감하면서 나온 시가 바로 애절양(哀絶陽)이란 시조이다. 한국 조선 국문학에서 매우 가치가 높은 시조이겠으나, 당시 이 시조를 짓던 다산의 마음은 피가 거꾸로 흘렀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는 그의 원통함이 말이다.


따라서 법이란 중요한 것이며, 법은 모두 사람에게 공평해야 한다. 특히 힘 없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신중해야한다. 다산 정약용의 서적 중에 목민심서를 보면 형전육조가 있으며, 거기에 더해 흠흠신서라는 전문적인 형법을 연구한 도서도 있다. 그만큼 법이란 무서운 것이다. 법은 어느 한 개인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멀리하게 된다. 조선시대에 귀양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적 음모나 억울한 사연으로 많이 끌려간다.


그렇게 가는 것도 억울한데, 그들에게 대해주는 동네주민들 역시 각박하다. 당장 와도 잘 곳을 걱정하고 끼니도 걱정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대해주지 않아 외롭고 쓸쓸하다.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그것이 바로 억울하게 형을 살아가는 존재의 설움이다. 그런 것은 다산이 살아있을 때와 죽고 나서 지금 2012년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하나의 사실이다.


왜 권력을 해체하고, 왜 권력을 분산하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존엄성 즉 인권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 문재인 변호사가 운명이란 도서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으나, 사실 변호사 자체가 인간의 권리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변호사 자체가 인권을 위해 일하여 하나 오히려 인권변호사란 칭호가 나왔으니 얼마나 그 많고 많은 억울함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갔을까?


이 책의 말머리에서 그런 억울한 사연과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그 현상을 이 책에서 고발하고, 그것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하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힘없는 국민들이 피해를 받으며, 그 사람들은 공포와 좌절감으로 인생을 마감해야 할 것이며,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 역시 많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검찰이란 단체를 어떻게 우리가 파악하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결국 민주주의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 사법고시 합격 후에 판검사가 되면 키가 2개가 따라 온다고 말이다. 하나는 아파트 열쇠고, 하나는 고급승용차 열쇠라는 것이다. 검사는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되나 권한은 3급 부이사관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다. 게다가 특수조직에 엘리트이며,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통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검사라는 말만 들어도 억장이 무너지고, 앞이 안보일 정도로 무섭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바로 검찰이란 점이다. 한국 검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각종 고문과 불법심문 그리고 비윤리적인 행위들을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욱 확장하기 위해 이른바 마녀사냥 행위를 저지른다. 특히 공안정국이나 독재정치 시에는 법의 중립성을 지키기보다는 권력의 도구가 되었으며, 이제는 오히려 그 권력의 중심까지 올라가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려고 한다.


권력은 분산되어 각각 영향을 받지 않으면 독재로 이어진다는 것은 마키아 밸리라는 군주론 저자도 말했다. 권력이 집중되면 더 이상 간섭과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의 마음먹은 행동을 하면 누구도 관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현된다. 이번에 보이는 고급승용차, 외제 명품, 현금 수수 등의 일이 터져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간다. 심지어 음주운전으로 인해 경찰에게 단속되어도 그 자리에서 빠져나간다. 만약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죽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법을 심판하고 관장하는 이들이 법을 무시하고 법을 농락하면 누가 피해를 보는 것일까? 한국 사회는 이런 권력의 집중화가 결국 국민들의 인권을 유린한다. 사실 보수와 진보를 논하는 희귀한 정치이데올로기에서 보수적인 자유주의정치는 권력이 국민들을 통제하면 안되는 원리를 가진다. 즉 자유라는 것은 국가에서 관여하지 않는데, 한국에서는 그 보수의 자유주의 원리조차도 지키지 않는다. 어떻게 본다면 20C 초중반에 세계적으로 대세인 전체주의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다.


검사조직은 일본에서 그대로 담습 했으며, 일본에서는 독립군을 죽이고, 조선민중을 억압하기 위해 법을 강제적으로 집행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해도 가만히 있어야 했고, 죄를 짓지 않아도 목에 올가미를 뒤집어 씌웠다. 이른바 권위주의적 엘리트적인 검사들이 특권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건과 마찰이 있었는가? 그런 부분에 대해 이 책에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은 결국 필자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 중심으로 화두를 던진 그런 문제들이 계속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상당히 계보학적으로 작성되었다. 서문에서 보이던 철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학자의 글을 보고 사유하고 철학적으로 법을 접근하려고 했다. 철학적으로 접근한 미셀 푸코라는 프랑스 구조주의학자 및 그 외 다양한 학자들을 사상과 철학을 접해 가면서 이 서적은 단순히 정치사회도서를 지나 정치사상에 대한 법철학 도서까지 올리려 했다. 그런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권을 위해 문재인, 김인회 검찰을 생각한다는 정말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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