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식인 지도
김상환 외 엮음 / 산처럼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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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으면서 조금 재미나는 일인지 아니면 다소 걱정되는 일인지 조금 상황을 결정내리기 어려운 사건이 터졌다. 그것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테러리스트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의 방아쇠 아래 그 이름을 현재인이 아니라 과거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사마 빈 라덴하면 생각하는 일이 바로 911 테러인데, 막상 그 테러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너무 이래저래 다른 내용이 나오므로 단순히 한가지 판단기준이나 혹은 근거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조금 섣부른 점들이 많다. 그런데 이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 직후 어느 유명한 학자가 도발적인 말을 날렸다.

 

그 인물은 바로 미국 최고의 양심적인 지식인이오, 세계 언어학자의 권위와 학식을 날리는 MIT대학교의 노암 촘스키 교수였다. 사실 테러리즘은 별로 나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이 노암 촘스키의 서적을 보면 재미나는 일들을 약간 계보학 적으로 파고 들어간다. 우리가 아는 현실과 그 현실을 만들어낸 과정이 그렇게 제대로 되었는가 이다.

 

솔직히 노암 촘스키 서적 중에서 “불량 국가”란 서적을 보면 우리가 약간 흠칫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건 우리나라 과거 일본에 의해 강제로 통치 받을 시절, 우리 선조들은 자국 독립을 위해 일본군과 싸웠다는 점이다. 그때 아주 명성을 날리던 독립군과 광복군, 혹은 그들이 활약한 전공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하나의 영웅적인 상징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그 영웅적인 인물들이 당시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세계 국가세계에서는 하나의 테러리스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정치외교에서 정의적인 면은 어느 국가 자체의 존립의 정당성이 아니라 그 국가들 속에서 얼마나 힘의 논리로서 이끌어 가는 것이 하나의 정의였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는 국군의 기원을 독립 활동했던 선열에게 그 근본을 두고 있는데, 당시로서 그 국군의 선봉들이 세계에서는 테러리스트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도 하나의 주권을 가진 것도 군사, 외교, 경제적인 힘의 논리가 뒷받침한다. 사실 국가에서 군사력이 없다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을사조약에서 대한제국의 군부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주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어째든 너무 이런 내용으로 글을 적어 책의 본문과 크게 어긋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나, 사실 이 노암 촘스키이란 인물을 본 서적의 제1부 1편에 소개한 이상 화려하게 적을 수 없는 노릇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세계 지식인 지도에서는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인 노암 촘스키를 필두로 하여 다양한 지식인들을 소개한다. 책의 내용으로 보자면 21세기 이후에 생존하는 지식인이므로 20세기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세기 세계 학문적인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당연히 프랑스다. 프랑스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를 필두로 하여 자크 라캉, 롤랑 바르트, 루이 알튀세르, 미셀 푸코 등 다양한 구조주의 학자들이 활약했으며, 이후 프랑스에서는 자크 데리다, 장 보드리야르, 삐에르 부르디외 등 다양한 후기구조주의 학자들이 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 유명한 학자들도 천운을 다해 이미 과거로 가고 새로운 지식인이 등장하고, 그들 역시 세계의 변화에 따라 다시 새로운 면들을 발견하고 기존에 있던 가치를 재조명한다. 그 지식인 중에서는 나에게 글을 알려주는 문학도에 의하면 슬라보예 지젝이 가장 핵심적으로 조명되는 지식인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조금 재미있는 점은 슬라보예 지젝에 대해 그렇게 나는 공부하고 서적에 기울리지 않았으나, 그가 슬로베니아인으로 과거 사회주의 몰락을 경험하고 프랑스에 넘어가고 정신분석학을 연마하고 이른바 20세기 최고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을 이은 사회학자로 이름을 날린 것이다. 어느 서적에 의하면 그는 슬로베니아 라캉 학파로 통하며, 헤겔의 변증법적인 요소까지 마스터하여 무궁무진한 담론을 나오게 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라캉도 그렇다 치더라도 헤겔의 변증법까지 들어가지 않은 나로서는 딱히 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단지 최근 지식인 사이에서는 철학적인 요소에 정신분석학적인 요소를 첨가하여 사회적인 현상을 분석하고 인간의 유형을 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흥미롭다. 물론 자크 라캉의 학파를 유지하면서 라캉의 사위로 정신분석학자로 활약하는 자크 알렌 밀레에 대한 소개도 있다. 집에 아직 덜 읽은 라캉의 11번째 세미나 서적을 엮은이다.

 

어째든 이렇게 다양한 담론과 학문 그리고 사상들을 연구하고 담론하는 인물에 대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 분야는 다양하다. 정치, 윤리, 사상, 경제, 사이버, 예술, 건축, 정신분석, 환경, 에너지, 여성, 음악, 엔지니어, 의학, 사이보그, 나노과학, 미래 등등 이때까지 어지러운 20세기를 맞이하고 앞으로 21세기를 맞이한 인류가 쌓인 것들과 쌓아 가야할 이야기를 짤막하게 세계를 대표하는 지식인의 이야기와 그 세계 지식인을 바라보는 한국 지식인이 적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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