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걸 마호로 1
디타마 보우, 나카야마 번즈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마호로매틱은 만화책 사이버걸 마호로을 각색하여 만든 작품이다. 원작은 소설을 쓰는 작가가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만화가가 그림을 입혀 만든 하나의 만화책이 된 게 사이버걸 마호로이다. 그런 다음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제작하여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오타쿠 문화에 한 획을 이은 가이낙스가 차기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물론 가이낙스가 마호로매틱을 만들기 전에 다른 작품을 만들었으나, 이 마호로매틱이야 말로 가이낙스적인 코드와 흐름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가이낙스에서 제작한 마호로매틱 1기와 마호로매틱 2기인 더 아름다운 것에서는 인조인간 안드로이드인 마호로로 통해 새롭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마호로매틱과 만화책인 사이버걸 마호로를 비교해보면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많이 비슷하면서 조금 다르다. 그것은 마호로매틱을 감독한 가이낙스 대표이사 야마가 히로유키 감독과의 관점 차이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이낙스 대표감독 중의 하나인 야마가 히로유키는 원작에 충실하기 보다는 그 작품 내에 자신이 반영하고자 하는 담론에 충실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어째든 만화책 사이버걸 마호로은 애니메이션 마호로매틱과 동일한 가치관은 인간에 대해서이다. 물론 그 많고 많은 만화책 중에서 인간이 등장하지 않거나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도서는 많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이버걸 마호로는 그런 부분과 조금 다른 관점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 아니면서 오히려 인간보다 인간다운 마호로로 통해 인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마호로는 기계인간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이 겨우 1년 이상이었다. 그런 그녀가 전투에서 물러나서 여생을 마무리해야한다. 물론 기계로 된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그녀에겐 인간이 가진 이성과 감성을 지녔다. 그리고 마호로의 이성은 그 어떤 인간보다 옳았으며, 그런 행동으로 자신의 기관인 베스퍼에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모든 세상일은 이성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기분과 양심을 외면해가면서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자신의 고뇌와 그런 고뇌 아래서 산화된 미사토 사령관의 기억은 마호로에게 상처를 주고 만다. 모두라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한 상관을 죽여야 했던 마호로, 그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자신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그 여생을 자신이 작전 중에 죽일 수밖에 없던 미사토 사령관 아들인 스구루에게 찾아가 스구루의 메이드로서 살아가려 한다. 죽기 전에 자신의 죄책감을 속죄하지만 그 속죄하면 할수록 자신이 안드로이드가 아닌 인간이 되어감을 느낀다. 분명히 그녀는 인간의 유전자가 아닌 기계로 되어 있는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간은 정말 인간을 볼 때 그 사람의 인간성이나 윤리적인 부분보다는 선입관이나 혹은 자신의 입장만 앞세워 볼지도 모른다. 물론 인간은 자기 개인에게 충실하고 그 충실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금 되돌아 보면 그런 개인이란 존재는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란 존재도 있다. 그 타인이 낯선 세계로 발을 들인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소한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사이버걸 마호로이지만, 막상 다시 생각하면 조금 면이 보인다. 한번 이 사이버걸 마호로와 가이낙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마호로매틱 1, 2기를 보고 인간 그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다고 마호로매틱은 너무 어렵거나 난해한 작품이 아니다. 작품 전개상으로 재미도 있고 슬프기도 하다. 그러나 그 재미와 슬픔 속에 담긴 담론은 조금 깊이 파고보는 것도 하나의 작품 감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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