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1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개인적으로 영웅적인 소재보다는 비영웅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영웅적인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극적인 플롯이나 웅대한 스케일도 좋은 내용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그것은 우리에게 너무 막연한 이야기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에게 엄청난 공감도 불러오겠지만, 적어도 우리 일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보다는 못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리뷰할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라는 만화는 우리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지금 리뷰적는 입장에서는 만화책보다는 shift사의 신보 아키유키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보고 적지만, 적어도 기본 인물과 공간, 흐름은 같다는 전제 아래 적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라시야마 호토리는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는 평범한 여학생으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엉뚱한 소녀이다. 수학은 정말 싫어하고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는 바람에 탐정놀이나 하는 소녀이다.

게다가 공부도 잘 못하고 체육도 잘 못하고 눈치도 느리며 때에 따라서는 상당한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아라시야마 호토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그 일들 속에 함께하는 가족, 친구, 이웃에 대해서는 매우 훈훈하고 공감대가 느껴진다.

이야기의 발단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아라시야마 호토리가 어린 시절부터 매우 친하게 지낸 마을 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할머니 가게에서 일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할머니는 어린 호토리를 계속 챙겨주던 사람으로 호토리가 어느정도 성장하자 자신의 가게를 메이드찻집으로 바꾸고 호토리를 가게 종업원으로 고용한다.

그리고 호토리는 학교에서는 학생으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소동과 일들을 아주 잔잔하게 그냥 지나가지만 한번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주게 한다. 호토리가 일하는 메이드찻집이라도 사실 마을 주민이나 아저씨들이 들락달락 거리는 마을회관 같은 장소이다.

여기에는 생선가게 아저씨, 야채가게 아저씨, 호토리의 담임선생님, 호토리의 친구면서도 호토리를 좋아하는 생선가게 아저씨의 아들, 그리고 호토리의 단짝인 타츠노, 콘 선배 등 많은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사소하게 지나는 마을안에서 이야기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과 그 현실 속에 같이 하는 옆사람들은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은 일들이 많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에는 호토리의 엉뚱한 일들로 마을 사람과 이웃들에게 민폐를 주겠지만, 그 민폐를 주고 받는 일들도 알고 보면 정겨운 이웃, 친구, 가족들 간의 이야기란 점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사람이 자라나고, 사람이 죽어가는 그 마을 속에서 자신의 존재는 세상에 비해 작고도 보잘 것 없을 지도 모르나, 그 마을 안에서 돌아가는 이야기에서는 매우 소중한 보물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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