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두산>에서 E.O.D 처리반이란 단어가 나와 순간 놀랐다. 왜냐하면 군에 복무할 때 실제 E.O.D 처리반 군대 선임하고 같이 훈련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8월 광복절이 지나면 을지훈련을 연례행사처럼 진행했다. 을지훈련에서 초기 정찰반이란 그룹이 있는데, 각종 특기병과들이 모여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데, 문제는 복장이다. 더운 여름인데 모두 전투복에 전투화 입고 다니기도 힘드나, 거기에 우리는 화생방보호의를 착용하고 돌아다닌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이때 같이 있던 특기병과 중에 E.O.D 처리반이 있었다. 폭발물 해체 전문그룹, 내가 복무하던 곳은 공군비행장이었다. 국내 공군비행장 중 반 정도는 민간공항과 같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폭발물 처리는 실제 전시 상황이 아니더라도 테러나 비상상태에서도 운영하는 조직이다. 영화 <백두산>에서 E.O.D 처리반이 등장은 곧 폭발물을 제거하는 팀을 등장하니, 백두산의 화산 폭발을 제어해야 하는 팀도 E.O.D 처리반이어야 한다는 설정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영화 <백두산>에서 백두산의 존재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영화에서 백두산은 단순히 화산활동을 그동안 하지 않던 휴화산이 다시 활화산으로 변동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지금도 백두산 지하부에 마그마가 존재하고, 과거 기록을 봐도 화산활동이 일어난 것으로 나온다. 제주도나 울릉도 역시 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섬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해양 대륙 지각부에서 충돌하는 부위에 다소 떨어진 점이 참으로 다행으로 여긴다. 해양 대륙 지각부에서 환태평양 지진대 쪽이 심상치 않은 현상이 발견된다. 지진현상은 지각의 변동에 의해 지각끼리 충돌하거나 또는 지각이 단절되면서 일어난다. 또한 지하 마그마의 움직임에 따른 화산활동에 따라 발생된다. 백두산 천지호의 칼데라를 본다면 엄청난 규모의 화산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산활동이 일어나면 지진이 일어나고, 지진에 따라 구조물이 붕괴되면 댐이나 제방이 붕괴되어 홍수까지 일어난다. 또한 지진이 해상부와 연접하면 해일도 일어난다.

 

백두산은 화산활동이 완전히 멈추지 않은 위험한 곳을 의미한다. 다른 의미로는 백두산은 중국과 북한 경계부에 있다. 백두산은 중국으로 경유하여 관광지로 갈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의 경계인 점에서 영화 <백두산>에서 외교적 문제도 보여준다. 한국 청와대와 합참본부의 의도는 백두산 갱도에 대규모 폭발을 일으켜 백두산 내 화산 용액을 갱도 아래 빈 공간에 메우는 방법을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만일 백두산 쪽에 큰 폭발이 일어나면 중국과의 외교마찰이 일어난다. 그것도 북한이 아닌 한국 정부에서 단독 결정이라면 더 심각한 외교문제가 된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일으킬 이유도 없고, 미국은 그저 한국이 외교적 군사적 우방이지 한국 내 어떤 문제가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단지 동아시아 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데 필요한 우방국이다. 사드가 국내에 설치된 이유는 과거와 다르게 현재 미국의 입장에서 극동아시아 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가 필수이다.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괌 기지에 미군이 대규모 주둔하고 있으나, 1차 방어선으로 보면 한국이 제일 중요한 전략요충지이다. 사드 배치에서 북한 미사일 견제라고 하나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견제라는 실리도 있다.

 

미국 입장서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큰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영화 <강철비>를 보면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을 우선시하는데, 실질적으로 미국의 입장서 보면 한미동맹보단 미일동맹이 효율적이다. 한국 내부 전시상황 및 그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되면 미군 병력 투입보단 일본 자위대 투입이 훨씬 경제적으로 지리적으로 효율성이 높다.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최근에 나온 보도처럼, 주한미군보다 주한 자위대 쪽이 미국 입장에서 비용 및 관리가 편하다. 지정학적으로 미국이 한국을 자국으로 통치해도 딱히 이득 볼 게 없다. 세계 2차 대전처럼 일본이 적국인 것도 아닌 점에서 동북아시아 전략에서 큰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영화 <백두산>에서 미국은 합참 통제기구를 장악한다. 전시작전지휘권이 한국이 아닌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 내 미국인을 다 본국으로 소환한 후 한국인이 백두산 재해로 인명피해를 봐도 문제는 없다. 재해가 있든지 없든지 항상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그 뜻은 동북아시아 긴장관계에서 자국의 손실이 없다면 한국의 상황은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 <백두산>은 이런 미묘한 군사 및 외교적 관계를 합참 작전지휘권의 박탈에서 보여준다.

 

영화 <백두산>에서 백두산의 상징이 자연재해, 군사적 외교적 갈등이 있다면 다른 하나는 민족적 정서이다. 백두산(白頭山)이란 존재는 단군신화부터 이어져온 한국인, 더 나아가 북한만 아니라 전 세계 교포와 이민자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민족의 상징이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내려온 곳은 태백산(太白山)이라고 하는데, 그 산이 백두산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영화는 자연재해로 인한 문제는 군사적 외교적 갈등이 있는데, 이것이 결국 민족적 감수성이란 이름 아래 마무리는 되는 서사이다.

 

영화 초반에서 백두산 폭발로 인한 홍수와 지진이란 자연재해, 여기에 싱크 홀, 지반침하, 빌딩 및 구조물의 붕괴라는 재난상황으로 통제 불능의 한국을 보여준다. 국내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하면 북한은 훨씬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위치적으로 백두산은 한국 수도 서울보다 북한 수도 평양이 더 가깝기 때문이다. 재난 통제가 어려운 부분에서 C-130H 2대가 야간비행을 하는데, 1대가 갑자기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C-130H는 제트항공엔진이 아닌 프로펠러 엔진이다. 제트항공엔진보다 덜 민감한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화산재가 엔진으로 유입되어 군용 수송기가 추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육상은 지진으로 통제가 어렵다면 항공은 화산재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미군 병력과 장비들이 한국 E.O.D 처리반을 습격할 때 그들은 어떤 경로로 왔을까? 영화의 개연성이 이 장면에서 참 의문스럽다. 게다가 북한국은 수용소를 지키던 소수 병력만 있었다는 것도 설정이 빈약했다. 주거지 내 한국군이 움직여도 북한군이 출동하지 않은 점은 더 이상하다. 미군을 피해 마트로 숨어들 때 한국군 잔존 병력이 버스를 탈취하여 조대위와 리준평을 구출할 때도 의문이다. 왜냐하면 GPS 추적 장치를 다른 대원이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영화는 재난상황에 군사적 대치에서 너무 억지스러운 상황을 반영했다. 러닝타임 120(광고시간은 제외하자)이 짧았던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리준평 역을 맡은 이병헌 씨의 연기에서 손재주를 통한 한국군 골탕 먹이기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듯하다. 영화에서 최대한 현실적 상황을 많이 반영하려 한 것은 사실이다. 리준평이 자신의 집에 와서 찾은 핸드폰은 중국 첩보 대원에게 연락하여 거기에 대한 이익을 원한 요소, 그가 이중 스파이로 보여주는 것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리준평과 중국 첩보 대원의 통화내역을 듣고 미군이 출동하는 것도 좋다. 그런데 미군은 어디서 주둔하여 그 시간에 맞추어 출동했을까 이다. 육로와 항공로 화산활동으로 막혔다면, 해상은 해일이란 상황이 있을 수 있기에 무리수가 있어 보인다.

 

이런 설정과 구조에서 영화는 관객들을 시라니오에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 제목 <백두산>이 가진 민족적 정체성에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리준평은 예전에 제대로 돌보지 못한 딸을 찾고, 조대위는 이제 곧 태어날 아이에게 찾아가려 한다. 남북 간 대치하고 있고,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자식 앞에서 이길 부모 없다는 것처럼 서로 상대방의 자녀를 생각한다. 리준평이 자신이 죽더라도 딸을 조대위에게 부탁하고, 조대위의 아이 얼굴을 꼭 보라고 말한다. 한국인인 나조차 가족 일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인정한다.

 

화산 폭발시간이 예정시간보다 훨씬 앞 댕겨진 이유도 있으나, 리준평이 마음을 바꾼 것은 그도 아빠인데, 아빠가 될 사람이 아이 얼굴 보지 못한 채 죽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철저히 이기심에서 감정적 인간이 된 것이다. 물론 백두산 내 갱도를 폭발시키지 않으면 리준평의 딸은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리준평은 현재의 삶을 포기했지만 미래의 삶을 조대위에게 맡겼다. 조대위 집에서 리준평의 딸이 조대위의 가족 구성원처럼 살아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미 리준평이 본인의 집에 가서 딸의 행방을 묻는 상황에서 영화 결말은 다 결정된 셈이다.

 

남북 간 상황을 다룬 영화에서 <강철비>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비공식 라인으로 조금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자면, <백두산>은 큰 위기를 거친 후 공식적으로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자고 한다. 그래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나, 다소 환상이 심하게 반영된 작품이었다. 국가란 공적 영역에서는 서로 재건을 돕고, 사적 영역에서는 가족관계로 이어진다. 직접적으로 혈연관계는 아니나, 같은 민족이기에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보여준다. 영화에서 전시작전지휘권이 영화 <백두산>처럼 문제가 발생되면 한국인의 운명은 비관적으로 될 것이라 말한다. 물론 작전권 외에도 주한미군이 비밀리 진행하는 화학실험이나, 주한미군 장병이 일으키는 범죄 역시 문제는 많다.

 

영화 시작에서 핵무기를 북한이 포기할 리도 없지만, 백두산 폭발이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편이 좋다. 영화 <백두산>에서 백두산 폭발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 마그마를 갱도로 흘려보내 외부로 분출시키지 않은 방법이다. 압력을 감소시켜 폭발시키지 않기 위해 대체공간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합리적인 방안이다. 만일 현실에서 실제 상황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 입장에서 보자면 괜히 피해본다고 여길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도 굳이 할 이유가 있을까 라고 여길 것이다. 그런 개연적 상황을 따지자면 한국군의 독자적 작전은 이해는 가지만, 그 과정과 전개과정이 매우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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