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인류세 - 인간과 생태계를 잇는, 인류학의 새로운 자연사
애나 로웬하웁트 칭 외 지음, 김희정 옮김 / 해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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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도파민에 중독된 듯 더 강한 자극을 찾아서 이동한다. 불나방처럼 온갖 관심사를 찾아서 날아다니느라 더욱 피곤한 요즘 사람들에게 이런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가 더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그건 바로 생명, 자연, 인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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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위가

지구를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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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패치 인류세가 무슨 의미인지 책의 시작 부분 추천사와 들어가는 말 25페이지를 통해 이 책의 대주제에 바로 스며들 수 있다. 조각보처럼 인간이 만든 인프라가 자연과 뒤엉켜 특정한 양상을 만들어내는 지역을 이 책에서 '패치'라 부른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환경에 유리한 생물이 선택적으로 번성했다. '확장된 표현형' 같은 적응과 변이 속에서 인간이 생물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지만 실은 생물들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을 넘어 전 지구에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서구적이고 제국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중요한 일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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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류나 동식물 같은 인간 외의 존재들. 인류세의 주인공은 인간도, 자본도, 총칼도 아니라 경계를 '이탈'하는 생명체라는 모든 생명체를 동등한 행위자로 보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사고의 전환을 인식시켜주는 책이다. 사료가 많아서 한꺼번에 읽긴 힘들었지만 읽다 보면 꼭 완독하고 많이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류에 깃들어 사는 한 종 가운데 자연을 가장 인위적으로 파괴한 장본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무심코 누리고 사는 이 모든 편리한 인프라가 '이탈'하는 생물을 유도하고 나아가 이상 기온과 생태계 파괴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놀란다. 흔히 작고 미미한 것으로 치부되는 생명. 그 인간 외의 어떤 존재가 파괴됨으로써 유기적으로 관계된 온갖 생태가 망가지는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인류의 과제가 되었다. 이미 우리들도 안다. 이런 인과관계를 부정할 사람은 없겠지만 책임지려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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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거듭해서 강조해 말한다. 제국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산업적 인프라들이 정말 인간 존속에 불가피한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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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자 인류세를 살아가는 존재들과 장소, 생태계, 역사에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손상된 행성에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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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열거된 대참사들 사이로 놀라운 희망의 빛이 깃든다. 종의 경계를 넘어서 공동의 안녕에 관한 철학. 격변하는 세계를 향한 불안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는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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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나는 반려 식물을 키우는 흔히 말하는 식집사가 되었고 내 집에 함께 살아가는 이 존재들을 위해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햇빛, 습도, 통풍, 흙, 영양, 해충방제 등을 신경 써줘야 하는 것을 알았다. 이것들이 시스템처럼 잘 짜여 있어야 순환적으로 식생이 유지되는데 이건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게 많았다. 더불어 더 중요한 것도 깨달았다. 바로 이 모든 인위적인 간섭이 어느 선에서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적응해 살아가는 생명의 신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을 지구로 확장했을 때 말문이 막히고 먹먹해진다. 인간이 물을 막아 물 길을 바꾸고 세상 모든 걸 이어 놓으려는 듯 수많은 인프라로 연결된 세상이 과연 맞는지? 이대로 괜찮은지? 숙고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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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체를 동등한 행위자로

마주하는 사유의 전환​

너무나도 인간 중심적인

정치, 경제, 역사, 예술에 한계를

느껴온 모든 이에게

인간 너머 존재들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어떤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인식하고, 식별하고, 이름을 알고, 이해하는 법을 다루며 '현장 안내서'의 역할을 한다. 인간 너머 존재들이 공존하는 세상의 리듬, 관계, 취약성과 더 깊은 유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과 형태, 색상, 촉감, 움직임 감수성과 차이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워내는 알아차림의 기술이 세상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재정립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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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경험상으로는 리처드 도킨스의 책 <이기적인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에서 접한 세계를 다시 확장해 보는 시간,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으며 받았던 충격의 확장이기도 했다.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에 어떻게 도달하게 되었는지? 전 세계에 걸쳐 생태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위기에 처한 것이 무엇인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답은 주체와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적ㆍ공간적으로 균일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 '패치 형태의 인류세'의 분석을 통해 특수성을 이해하는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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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던 걸 많이 알게 되었어요

알면 달라지는 의미

인류학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자연의 경이로움도 더 많이 느끼고

자연을 아끼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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