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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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포세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어요. [멜랑콜리아]를 어렵게 읽다가 완독하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 살짝 주저하기도 했죠. 이번엔 조금 달랐어요. 욘 포세 입문서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네요. 도전해 볼 만하다. 그리고 덕분에 다음 책도 읽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보트하우스>,<3부작>,<아침 그리고 저녁>

<샤이닝>은 80페이지의 소설로 부담 없는 두께의 책입니다. 그럼에도 심연을 모조리 담아낸 소설이죠. 단테의 신곡 도입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뒷부분에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이 담겨 있어서 욘 포세 특유의 침묵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찰나의 시간 사이에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의식하고 생각하고 선택하며 결정하는지 알게 된다. 그것도 아주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며 돌아오는 생각의 끝에서 행동을 한다는 것이 오묘하다. 주인공은 삶의 중턱에서 아마도 자살을 생각하고 숲속에 들어섰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위기라는 것을 알아챘을 때 그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쩐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책을 읽는 동안 실제로 주변이 아주 어둡고 나 자신이 모든 것과 아주 동떨어져 있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어두운 만큼 순백의 빛이 더 강렬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삶과 죽음의 문턱에 놓인 순간의 순백의 빛,

어둠 속에서 만나는 존재와 빛

✔️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는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글로 담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큰 소리로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갑자기 일어났고 욘 포세를 두려움 속에 묻어버렸다고 해요.

"나만의 텍스트, 짤막한 시, 짧은 이야기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내게 안정감은 물론 두려움과 반대되는 그 무언가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내 안에 존재하는 나만의 공간을 찾을 수 있었고, 그 속에서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 욘 포세

욘 포세는 침묵 속에서 말하지 못하고 삼킨

길고 긴 우리를 이야기를 찾아주는 작가였습니다.


나는 고요함의 소리를 듣고 싶다.

침묵 속에서는

신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샤이닝 p 59

♡ 죽음의 문턱, 그 침묵 속에서 발견해야 할

삶과 자신에 대해서 명상과 같았던 <샤이닝>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지원 받아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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