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계에선 부모의 다음 세대인 자식을 위해 희생이 따르더라도 어려운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것이 인간이 믿고 행하는 순환인지 모른다. 다음 세대의 존속이 우리 세대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가끔 잊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깃들어 있는 세계와의 조화를 생각해 보게 하는 홀로 남겨진 소년의 여정이 결코 작지 않았다. 소년이 알아가는 새로운 진실, 그 모험은 인류에게 중요하다.
p 61
'결국 사람은 말을 들어줄 누군가를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는 걸까? 그게 조금만 일기장 키티이든 기업체에서 만든 어플 세이렌이든, 아니면 죽음의 화신인 검은 개이든.'
p 69
그리 나쁘지 않은 삶이었어. 비록 비참하게 죽긴 했지만 한 인생에 가치가 죽음으로 결정되지는 않으니까.
p 91
소녀는 이런 방에 익숙했다. 철저히 생존을 위해 설계된 곳. 벙커의 모든 공간 역시 이런 느낌이었다. 소년과 어머니는 10여 년의 세월 동안 벙커를 길들였지만 이방은 전혀 길들여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생존자로서 소년은 알 수 있었다. 이 공간의 주인은 여길 길들이는데 실패했다. 이곳이 그를 길들였다.
p 86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믿음 뿐이지. 더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