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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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게 된다면 어렴풋이 쓰고 싶은 것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나 그저 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내 주변 울타리에 관한 글이 아니면 도무지 어려웠다. 그런 내가 이 글을 읽으며 느낀 것은 '궁극적인 글쓰기는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묘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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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소한 일에서 의미 찾는 것을 좋아하며,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후아유』, 『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전쟁』, 『세상이 멈추자 당신이 보였다』들을 썼으며, 『선교사의 여행』,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공감 대화》를 다른 이들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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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은 사물에 깃든 이야기를 다루지만 결코 사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일상의 이야기인듯 싶다가도 그 끝에는 이주민의 삶, 소수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소통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여서 응답하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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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 변치 않는 것, 그래서 좋은 것.

평범하고 따뜻한 것. 영국에서의 삶과 한국인으로써의 삶이 섞인 이 평범하고 특별한 이야기가 가슴에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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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중에 그런 노래가 있지. 박자와 리듬은 경쾌한데 알고 보면 너무 슬픈 가사가 담긴 노래 말이야. 힘들었던 순간들마저 이토록 담대하게 담아 주어서인지 웬만한 일들은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게 우리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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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쥐어짜는 이야기가 아니다. 파킨슨병에 걸린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 이야기마저 너무나 담백하게 쓰였는데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커서 아~ 아~~ 하고 엷게 감탄사를 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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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교육학을 공부하고 여러 연구소와 대학에서 다문화 청소년, 결혼 이주 여성, 북한 출신 이주민을 만나며 이들을 돕는 사회적 활동가이다. 특이한 것은 2016년에 남편과 두 딸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고 영국과 한국에서 만난 여러 이야기들을 책으로 쓰셨는데 그 깊이를 말하자면 평생 외교관으로 지내신 분이 쓴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글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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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 등장하는 누군가의 서평, '우리는 이런 책을 만나기 위해 독서를 한다'라는 말이 너무나 완벽히 맞아서 내 안에도 남았다.



p 14

"좋아하는 음식이 뭐니?"

그런 질문을 생전 처음 받아 봤다. 내 선호를 물어봐 준 사람이 없었고, 세상에 무슨 음식이 있는지도 잘 몰랐다.

사물에 대해서 쓰려 했지만 p 14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한 마디였다.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를 떠올린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사람을 처음 만나면 선입견이란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영업자로 14년 차인 나는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다. 한국어가 능숙해진 사람과는 농담도 주고받게 되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서로 방어하게 되고 오해도 생긴다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언어를 무시하고도 손짓 발짓으로 일은 다 해결되고 우린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만 남게 된다.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이주민들의 불편을 한 번 더 헤아려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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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사 모임 지인의 가족들이 실리콘밸리에 계시는데 이 책을 보며 너무 많이 생각났다. 한국이 그리워질 때 그를 위로하는 위로 음식은 뭘까. 가족들이 아플 때 위급하게 병원을 가야 할 때 어떤 상황일까 싶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온라인 채팅으로 만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파이팅을 외쳤던 일이 새삼 가벼운 일이 아니었음을 느끼며 마음이 이상했다. 우리가 서로의 속사정 전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가벼워진 것들이 분명 있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는 컸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왜 없겠나마는 그곳 교회에서 한글학교를 열어 봉사하신다는 것도 알고 있어서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이주민들의 아이들이 모국어를 잊지 않고 나중에 모국어로 자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만큼 큰 것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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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전에는 잘 몰랐다.

지팡이 짚은 사람 곁에서

같이 걷기 전까지는

이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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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저자가 쓴 것은 한국 사회였다. 우리가 모른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얼버무리는 문제들에 대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주변을 돌봄으로써 연대하여 잘 살기를 당부하는 너무나 감사한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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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걱정하느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잊은 적이 많다면 오늘을 잘 살아가는 것부터 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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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 용사, 국가 유공자, 유엔군으로 한국에 파병된 18, 19살의 영국군 장병 8만 1천 명 이야기까지.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이 너무 많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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