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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읽을수록 할 말이 많아지는 책 《위어드》
변화는 어떻게 오는가?
가까이는 18세기 후반부 잉글랜드 중부 지방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경제적 쓰나미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경제적 변화의 물결은 영국인의 평균 소득을 끌어올렸다. 급속도로 밀려온 경제 번영의 물결은 기대수명을 상승하게 하고, 유아 사망률을 감소하게 했으며 기근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소멸시켰다. 유럽의 도시들이 처음 가스등을 이용해서 밤에도 불을 밝혔고, 마침내 가정에도 어둠을 밝히는 불이 들어왔다. 인간의 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사유하는 시간도 늘어나며 유럽의 집단 지능은 폭발했다. 그렇게 천천히 바꾸어 나갔다. 우리나라의 어느 지방의 마을에서 인근에 발전소가 있었던 이유로 어느 곳에서보다 전기를 일찍 경험하고 사용하면서 일찍 배우고자 했던 학구열이 일었고 그 동네에서 일찍이 사회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는 여담처럼 인간이 불과 문자 등의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게 되는 하나의 변화가 얼마나 큰 문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면 놀랍고 신기했다. 이 책을 통해 그 변화를 더듬어 보는 것은 인문학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이후 세계 문학 고전과 철학을 읽어 나가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상할 만큼 개인적이고
분석적인 사람들,
당신은 심리적으로 좀 독특할 수 있다.
당신이 서구의, 교육 수준이 높고, 산업화된, 부유하고, 민주적인 사회에서 자란 WEIRD라면 대단히 개인주의적이고,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며, 통제 지형적이고, 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으며, 분석적일 것이다.
( 이 말은 새로운 사피엔스 종을 설명하는 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더욱 궁금했다. 서평 하나로 말하기엔 매우 모자라고 오래 읽어야 할 책이다. )
이렇게 벽돌 책 일 줄은 몰랐는데 책을 받고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띠지의 강조 문구는 더 놀랐다. <총, 균, 쇠>보다 재미있고 ,<사피엔스>보다 구체적인 역작이라는 타이틀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이 두 권을 포함하여 많은 사랑을 받은 벽돌 책인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 <종의 기원>까지 인문학을 대표하며 인간활동에 대해 통찰해 주는 책들은 그 내용을 다 소화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독서가들의 책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위어드>가 독자들의 책장에서 이 벽돌 책들과 나란히 꽂히는 동시에 차별성으로 빛날 수 있을지 독자로서의 호기심은 엄청났다. 나의 독서를 넘어 사람들의 반응은 더 궁금해진다. 도서 정가 42,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잊게 해줄 것인지 궁금한 가운데 소장 욕구를 부른다.
( 책의 외관은 표지를 비롯해서 양장의 두께감까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 책이 담은 통찰까지 인정한다.)
문화적 진화와 새로운 종의 탄생
인간 종이 성공을 거둔 비밀은 우리의 원초적인 지성이나 능력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이들로부터 배운 것을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외부와 미래 세대로 퍼뜨리는 역량에 있다.
혁신을 이해하려면 문화적 진화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어떤 요인들이 기술적 역량을 비롯한 이러한 적응을 더 빠르게 축적하도록 만드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p 549
정신을 몰두하는 인구가 많을수록 누적적인 문화의 진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세계를 뛰어넘어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개인들의 상호 연결이 더 확대될수록 누적적인 문화의 진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 ❤️ 코로나 팬데믹이 스마트폰과 SNS 연결망과 함께 이 문화의 진화 속도를 엄청나게 가속화했다는 것을 이미 피부로 느꼈고 교육의 모습도 상당한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으로 완전히 이해된다. )
인간이 필요와 창의성에 의해서 인간의 도구를 어떻게 바꾸어가는지를 보는 것으로 인간의 진화를 보게 된다. 인쇄기, 증기기관, 뮬 방적기, 가황고무, 백열전구 등으로 시작한 혁신은 의미가 깊다.
누적적인 문화적 진화는 기본적으로 사회를 집단지능으로 바꿔주는 사회적, 문화적 과정이다. 공동체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것은 그동안 집안에서 결코 얻지 못한 문화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개인의 경험과의 결합해서 훨씬 더 좋은 방식이나 관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도시에 문명(인구)이 더 많고 풍부할수록 그 주민들의 생활이 열등한 도시에 비해 더 호화스러워진다.
(이런 통찰 포인트들이 상당히 재밌었다. 모드를 언급하진 못하지만 유럽이라는 '편지 공화국'에서 주고받은 편지와 살롱의 모임으로 다양한 철학과 과학 협회의 씨를 뿌리고 길러냈음을 확인하면서도 놀라웠다. 이 책이 받는 극찬은 결코 과장된 포장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국내에서 최재천 교수의 추천사를 포함해 발간되었다. 한국에서 생물학 의지하게 되는 교수님이자, 생물학의 재미를 알려주신 분이기도 하다. 교수님이 한 번 더 언급하셨듯이 이 책에서 다루는 가족, 전쟁, 문화, 교회사에서 일부일처혼과 대의민주주의, 심지어 이자율 분석까지 심리학에 기반을 둔 차이점을 분석하는 것이 흥미롭다. 기독교를 통한 일반 가정에서의 성경 읽기를 비롯해서 책이 보급화되며 읽고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성의 문해력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 글을 읽을 줄 아는 어머니들은 문맹인 어머니들보다 아이를 적게 낳아 더 건강하고 똑똑하고 부유하게 키웠다. 여성 해방운동 역시 그렇게 시작되었다.
기독교는 문해력과 학교 교육,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외에도 심리 발달에도 기여했다.
오늘날은 블로그를 비롯한 SNS 문화가 나 같은 개인에게 미친 영향만 보더라도 가볍지 않다. 생산적인 활동, 경제적 활동, 전문화된 취미생활이 온라인의 여러 채널에서 가능해졌다는 것도 스마트폰이 탠생한 15년간의 대혁신이다. 이전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화적 변화를 가져온 이 짧은 시간에 바뀐 것들을 생각하면 내내 놀랍다. 그리고 다음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문화진화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이 책 위어드를 더 탐색해 보고 싶은 이유나 충분하다. 역대 가장 큰 공동체를 살아가는 인류는 무엇이 변하고 있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버드 대학 인간 진화생물학 교수
저자 조지프 헨릭 대학
저서《호모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교수들은 이 책을 극찬했다. 인간의 진화 방향은 어디를 향해 갈 것인가? 라고 물었을 때 리처드 도킨슨이 생물적 진화보다는 문화적 진화를 해갈 것이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는데 바로 《위어드》에서 인간의 문화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통찰하고 있다.
‘왜 서구가 부상했는가’하는 문제는 이미 많이 논의되었고 독자들도 지리학적인 이유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 《총ㆍ균ㆍ쇠》 이후 이미 많이 알려진 이유들에 더해서 이 책의 저자 조지프 헨릭은 교회가 유럽의 친족 기반 제도를 해체한 직후에 유럽의 일부 인구 집단에서 등장하고 확대되기 시작한 심리적 차이의 이해를 통해 문화적 진화를 설명하는데 매우 흥미롭다.
진화생물학과 문화 진화, 심리적 연구와 현장 실험, 첨단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를 결합해 책에 깊이를 더했다.
저자의 글은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함께 회자되며, 근대의 기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필독서로 평가받는다.
역사가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바꾸고, 인간의 심리가 역사를 어떻게 이끌어나가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문화적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를 압도한다!”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 예를 들어 지리적으로만 보면 천연자원이 많았던 아프리카는 성장했어야 하고,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쇠퇴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았다. K 산업과 더불어 K 콘텐츠, K 팝은 세계로 뻗어나가며 문화적 진화를 알리며 성장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무엇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이 수수께끼를 따라 고대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독교의 한 교파가 특정한 묶음의 사회 규범과 믿음을 확신시켰음을 이야기한다. 이런 사회 규범과 믿음은 수 세기에 걸쳐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결혼과 가족, 유산과 소유의 개념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이처럼 가족생활이 근본에서부터 변화하면서 일군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새로운 형태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비개인적 상업이 활성화되는 한편 상인 길드와 자치도시에서부터 대학과 초지역적 수도회에 이르기까지 자발적 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 조직들은 점차 개인주의적인 새로운 규범과 법률에 따라 운영되었다.
위어드 WEIRD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이렇게 발전하는 원형적 WEIRD 심리가 점차 비개인적 시장, 도시화, 입헌 정부, 민주 정치, 개인주의적 종교, 과학 학회, 가차 없는 혁신 등이 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요컨대, 이런 심리적 변화가 근대 세계의 맹아가 싹틀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 사회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WEIRD의 심리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적응하고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제도(가족)와 공진화했는지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
WEIRD 심리의 네 가지 측면
1. 분석적 사고
촘촘한 사회적 상호 연계가 부재한 채 개인들로 이루어진 세계를 더 잘 헤쳐나가기 위해 사람들은 더 분석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다.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더 세밀한 구분과 분석을 하게 된다.
2. 내적 속성
사회적 삶을 이루는 핵심이 조직 안에서의 관계에서 개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개인의 성향, 선호, 인성, 믿음, 의도 같은 정신 상태도 고려되며 개인이 '권리'를 갖는다고 상상하기 시작했다.
3. 독립성과 비순응성
자기만의 독특함을 배양하려는 동기를 자극하며 오래된 전통에 대한 맹신과 공경심이 서서히 약해지며 개인주의와 독립성을 선호한다.
4. 비개인적 친사회성
조직이나 역할의 관계가 없는 사람과도 친 사회성을 발휘하는 개인은 낯선 사람을 대하기 위한 공평한 규칙과 도덕을 선호하게 되었다.
위어드는 인간이 생각하고, 느끼고,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새로운 사피엔스 종을 설명하는 말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더욱 진지해졌다. 서평 하나로 말하기엔 매우 모자라고 오래 읽어야 할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 만을 제공 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