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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시인 김용택의 인생 100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
김용택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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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가슴에 담긴 100개의 시
삶이 모여 시가 된다는 부제처럼 이 시집을 읽으며 한 생이 지나갑니다. 나의 생을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생도 함께 흐릅니다.
미사여구나 은유가 화려한 시들이 아니에요. 정말이지 삶의 한 찰나에 들었을법한 깨달음들이 시로 담겨진 것이죠. 그래서 더 좋았고 100개의 시들은 모두 이어지더군요.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시간을 지나고 있나요?
저는 46살의 남편과 44살을 지나고 있어요
11살의 아이와
17,19,20살 조카들
75,76살의 친정부모님
71살의 시아버님의 삶이 함께 떠오르네요!
생의 주기 1세부터 100세까지를 파노라마처럼 흐르게 해주는 시집입니다. 내 나이가 여기 책의 중반쯤이라는 것이 감사했고 삶을 곱씹을수록 단 맛이 올라온다는 것을 느낄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하며 한 살 한 살 넘기는 마음은 가볍지 않았어요.
중년의 나이. 살아온 날이 짧지도 않네요.
가다만 길처럼 시작도 못하고 끝나는 기분도 아닙니다. 살아온 날이 많고 남은 날이 얼마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드는 기분도 아닙니다. 지금이라서 이런 나라서 그냥 감사할 수 있던 시간, 힘들게 지나온 날도 웃으며 돌아보고 앞으로 힘든 날이 오더라도 웃으며 한 고비 넘어갈 수 있는 날들이 되길 시들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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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월요일은 길지만 행복은 충분해 - 김용택 시인이 전하는 100개의 시
시가 남긴 여백 만큼 내 지난 생의 힘들었던 날들의 꼭지가 그래도 잘 지나왔다며 말을 걸어옵니다.
시가 남긴 여백 만큼 내 앞날의 쓸쓸할 것 같은 날들도 괜찮다고 다독입니다. 마음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 길위에 있다며 겁먹지 말라고 응원합니다.
1세 부터 소개된 시에서 100세 까지, 어느 나이의 어느 시에서는 울컥 하기도 합니다. 그때 내게는 무엇이 새겨졌길래 나는 이 시를 읽으며 밀려드는 파도를 만나는지~ 책에다 내 얘기 한 꼭지씩을 남기고 훗날 딸아이 시집갈때쯤 사위될 이에게 전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걸까요? 인생을 담은 길지도 않은 짧은 시들이 우리의 삶을 담고 있어서 낯설지 않습니다.
한 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갔습니다. 짧게 스친 감정들을 바로 메모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나이가 짊어진 무게들을 보며,
무겁다 투정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깨달아갑니다.
열일곱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예순 살이라고 해서
인생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어느 나이에 이르러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시간이 쌓여
당신을 지금 여기까지 오게 했다
당신이 아는 것보다 살아온 날들은 좋았고
살아갈 날들 역시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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