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틱낫한 1926년 10월 11일 ~ 2022년 1월 22일
베트남 출신의 불교 승려이자 세계 4대 생불 중 한 명이다. 생불... 95세의 나이로 타계하신 살아있는 부처님이셨고 생명 하나하나가 모두 부처임을 깨우쳐주셨다.
요즘 한 세기를 이끄신 분들의 타계 소식이 자주 들리면서 마음 한구석 허해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말씀과 실천, 삶으로 남겨주신 가르침들에 더 숙연해지고 겸손해지는 날들이다. 그분들의 국적, 종교는 달라도 가르침의 본질은 서로 닿아 있다는 것에서 어둠에서도 밝은 빛을 향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틱낫한(타이)의 말씀은 모든 생명에 대한 '마음 다함'이다. 숨 쉬는 것조차, 한 호흡이 새로 태어나는 것임을 잊지 말고 현재를 살라고 가르쳐 주셨다. 가만히 멈추어 나를 보는 동시에 세상을 보고 함께 존재함을 깨달으며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염원한다. 그럴 때 자신의 운명, 더 나아가 살아 숨 쉬는 지구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디는 것을 믿고 함께 깨어나 작은 힘들을 모아 바로 지금 기적을 행하라는 말씀이셨다.
한 세상을 온전히 생불로 살아내신 틱낫한 스님의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가닿기 바라는 말씀들로 정리된 글이다. 저자가 틱낫한이지만 그 가르침을 함께하는 많은 이들이 모아주고 정성스럽게 정리하고 엮은 책이었다. 번역되고 옮겨져서인지 직접 듣는다는 느낌보다는 다듬어진 문체로 다가오긴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틱낫한의 가르침을 매우 정확하고 깊게 전달하고 있었다.
명상수업, 마음수련 등의 경로로 틱낫한 스님을 만났었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며 영성가의 영성가로 선지자의 선지자로, 지도자의 영적 스승으로 참 많이 만났다. 2014년 뇌졸증으로 쓰러지신 후에도 타이는 여전히 전사였고, 조용한 현자로 우리 세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셨다. 이 책은 타이의 타계 이후 그간의 가르침들이 오늘의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에게도 잘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공동체의 연민과 사랑의 결실이 된 책이기도 하다.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80여 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가 인류에게 남기는 마지막 이야기다.
코로나, 전쟁, 기아, 재난 그 어느 때보다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에 대한 사랑과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음 수련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깨달음과 명상을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진정한 깨달음이란 우리의 육체가 이토록 아름다운 지구의 일부임에 눈을 뜨는 것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겪고 있는 고통에 눈을 뜨는 것이다.
개인과 세계, 지구 전체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며, 명상 또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고통 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먼저 나 자신의 고통이 줄어야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며 손을 내밀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자신부터 일깨워야만 다른 이들에게도 깨달음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깨달음은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개인의 깨달음을 통해 집단적 변화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세상의 변화가 찾아온다고 틱낫한의 당부다. 경이로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우리 곁을 떠나간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글이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지구와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깨달음의 메시지가 되어준다.
♡ 어느 것을 할 때나, 누구를 만나거나,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 순간 마음을 다해보기를 수행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부족한 만큼 수련의 삶이 부끄럽더라도 가까이 있는 손부터 잡아보는 것으로 어느 시에서처럼 내게 씨앗으로 온 것이 있으면 꽃으로, 꽃으로 온 것이 있으면 열매로 함께 할 수 있기를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