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읽는다 - 삶이 던지는 물음에 대표 석학 12인이 대답하다
최재천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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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리가 지금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에 어떤 알고리즘이 있다면 그건 뭘까?

삶의 주체가 되는 큰 핵심?

코로나19가 멈추고 바꿔 놓은 생태 안에서도 끊임없이 삶을 이어가야 하는 우리는 일정부분에서 반강제로라도 변해야 했다. 각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현재를 대변혁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 변화 속에는 삶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이 함께 존재한다. 삶이 힘든 와중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과 해야 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것에서 변화 속의 불안이 아닌 삶에 대한 긍정의 태도를 유지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시작했다.

비단 코로나가 바꾼 세상에 대해서만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있었던 인간이 살아온 방법을 다시금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자세히 봐야 할 것들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각 분야의 석학 12인이 묻고 답하는 KBS 특별기획서 <한국인을 읽는다>는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5가지 키워드환경, 운명, 생사, 돈, 메타버스라고 정리하고 그 저자들과 만난다.

이 책 <한국을 읽는다>는 요즘 사람들이 모이는 곳, 모이기 시작하는 곳,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던 곳의 접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골고루 읽어온 주제들이기도 하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그 분야에서 인생을 바친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가까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단독 주제로 만나도 엄천난 양의 이야기들을 이렇게 하나로 만날 수 잇어서 좋다.

함께 정리한 많은 책들을 한 눈에 읽고, 다양한 시선으로 질문하고 토론 할 수 있는 책이었던 <한국인을 읽는다>는 서로의 경계를 넘어선 만남이라 더 의미 있었다.








생태와 기후, 메타버스, 운 , 죽음, 돈 뭐하나 우리의 관심 밖의 것은 없었고,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고 또 잘 성장하고 싶다는 의지를 반영하기도 했다. 다행히 관련 책들을 읽었던 경험으로 반갑기도 했던 이름들이 있었다.

책의 내용과 더불어 이 분들의 활동을 함께 보는 것은 미래를 위한 생각들을 어떻게 펼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지침서이기도 해서 한 분 한 분 찾아보는 시간이 책 읽는 시간만큼 이어졌다.

사람을 알고 보면, 질문과 답의 온도가 더 가까이 느껴지고 들리는데, 개인적으로 파트마다 다양한 시선을 보태어 주는 전범선님이 함께 해서 좋았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이 다섯 키워드가 모두 중요한 가운데 하나로 엮어서 우리의 삶을 통합적으로 서술해 주는 부분을 마지막쯤엔 더 기대했는데 그것이 없이 끝나는 바람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것은 독자의 몫이 되기도 하기에 어느 것 하나 밀어두지 않고 늘 생각해보는 키워드들이 되면 좋겠다.


환경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 통섭학의 대가 최재천 교수. 그리고 일찍부터 기후 위기와 생태변화, 인류 생존 문제를 설파해온 공우석 교수. 영국 출신의 젊은 탐험가 제임스 후퍼 님을 초대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마땅히 일어나야 할 일들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불확실성의 확대는 뿌린 대로 거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재천

바이러스는 인류를 멸종시키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 문제는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진짜 위기는 코로나 19가 아닌 기후 변화 위기인 거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아마 전 인류가 위험에 빠질 겁니다.

인류는 그야말로 성장하고 변화할수록 지구에 해를 끼치고 있고 재러드 다이아몬드 <총균쇠>에 언급했던 것처럼 "농업은 인류의 최대 실수였다 "

결국 우리 스스로가 바뀌어야 자연도 변화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자기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야 겠다는 결심과 실천이 필요하고 코로나 이전의 일상의 회복이 아닌 사고의 전환이 우선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그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불편하게 살면 조금씩 바뀔 겁니다

~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겠다고 배달시켜 먹는 음식들은 수많은 일회용품들을 쓰레기로 배출 시키는데 이것 아니고는 방법이 없다는 듯이 당연한 생활 패턴으로 자리잡은 택배와, 배송, 배달 서비스들이 무엇을 바꾸게 될지 더 걱정스럽게 읽었다.



공우석

지구는 땅. 공기, 물, 생명체가 서로 조화롭게 살고 있었거든요. 그런 2데 인간이 등장해서 이 구성요소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치고, 부담을 줬기 때문에 균형이 무너져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한 겁니다. 인과응보라는 것을 자각하고,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면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금부터라도 생각하고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 환경을 망치는 음식문화와 캠핑문화의 부정적인 부분에도 상당히 많이 공감했다. 코로나로 급격히 증가한 배달음식과 일회용품의 무분별 사용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임스 후퍼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 등 노동의 형태도 많이 바뀌면서 우리가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금방 흐트러지지 말고, 기후 변화 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중요하게 인식하며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원 마일 클로저> 제임스 후퍼가 고등학교 친구와 북극에서 남극까지 무동력으로 가는 도전을 했고 그때 사람들에게서 후원을 받으면서 1 마일씩 이동을 했었는데 그 캠페인의 이름이다.


전범선

'원 헬쓰' 환경과 인간을 분리시키지 않고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라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는 인간이 자연에게 바이러스가 된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소로가 남긴 말을 보면 “대부분의 사치품과 우리 삶을 안락하게 해주는 것들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며 인류의 승격에 명백한 방해물일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지금 육류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꼭 먹지 않아도 살 수는 있거든요. 더불어 사치품 같은 것들도 꼭 안 써도 되는 것이구요.

운명

'운명' 파트는 대중음악평론가였다가, 생사의 고비를 넘고 명리학에 천착해 자신만의 명리학 세계를 열어젖힌 강헌 현 경기문화재단 대표와 풍수건축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우리에게 소개한 건축가이면서 역술가인 박성준 대표, 그리고 기자로 수십 년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운명을 간접 경험한 방송인 유인경 기자와 함께했다.

강헌

운이나 관계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습니다. 운이나 관계를 바라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주체의 확신이 필요한 거죠. 현재 상황, 주어진 조건에서 주체가 어떤 의미를 얻어서 어떻게 성장을 이루어낼 것인가를 모색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박성준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비를 맞는다고 해서 우리는 소나기를 원망하지는 않거든요. 내가 우산을 챙기지 못한 것, 내가 미리 날씨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책망하죠. 그렇듯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욕하기보다는 그 모든 것들이 나로부터 기인한다는 생각, 나에게서 먼저 원인을 찾아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자신의 기질을 알거나 주변을 살피고 나의 그릇을 알아가는 성숙의 과정은 운을 좀 달리 쓰는 능력이 되기도 하는데 지혜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 운에 대한 태도라는 생각도 든다.

유인경

돈은 자유이자 덫입니다. 돈 때문에 구질구질한 일을 안 해도 되고 싫은 사람을 안 만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자유라 볼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자존감을 지키고 인간다움을 누리며 나이 먹으려면 돈은 계속해서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덫이기도 하죠.

생사

'생사' 파트에서는 복잡다단한 삶의 마지막 종착점인 시체를 해부하는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와 사회 참여 의사로 활동하다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난 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불분명할 정도인 오지 진료에 나선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정상훈 의사 그리고 강유정 교수를 초대했다.


유성호

죽음을 숙고함으로써 얼마나 삶이 소중한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공부함으로써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면 결국 옆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 수 있거든요. 그렇게 조금 더 따듯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정상훈

'자아'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으로 존재하며, 어디에나 존재하는 보편적 고통을 살피자. 그것만이 죽음이 던지는 무력감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자아와 거리두기라고 가요.


'돈' 파트에서는 코트라에서 세계 무역현장을 누비고, 유대인의 경제역사를 비롯 돈의 인문학을 설파해온 홍익희 교수, 그리고 유인경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익희

기본적으로 동양의 종교는 청빈이나 무소유를 가르쳐요. 그런데 청교도나 유대교에서는 부富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돈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돈 버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배우고, 돈에 대한 관심과 자기 개발이 함께 가는거죠. 그것이 우리와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유인경

돈은 자유이자 덫입니다. 돈 때문에 구질구질한 일을 안 해도 되고 싫은 사람을 안 만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는 자유라 볼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자존감을 지키고 인간다움을 누리며 나이 먹으려면 돈은 계속해서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덫이기도 하죠.


메타버스

메타버스 파트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다양한 내용으로 메타버스 세계를 우리에게 알려온 인지과학자 김상균 교수, 영화가 현실이 되는 미래세계를 안내할 영화평론가이자 문학평론가 강유정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상균

사람이 갖고 있는 욕망이 현재 지구로는 감당이 안 되겠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욕망을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하고, 화성을 개척하는 건 너무 먼 이야기니까, 그 전에 우리가 디지털상에라도 인간의 꿈과 욕망을 펼칠 수 있는 더 넓은 땅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메타버스로 발현하고 있는 겁니다.


강유정

영화 〈HER)에서 AI의 목소리를 스칼릿 조핸슨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데요. 결국 AI가 인간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뉘앙스와 톤은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감정적으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지점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죠. 그런 정서영역, 마음의 영역이 남아있으니, 메타버스가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지분은 항상 남아있지 않을까 합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박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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