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부럽습니다.
저는 역시, 봐도 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였어요. 원곡의 느낌을 모르는데 변주곡의 감동을 어떻게 느끼지? 같은 곡이라도 너무나 다르다는 피아노 연주자의 독특한 해석과 개성을 어떻게 알 수 있지?
어쨌거나 많이 들어서 쌓인 경험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뭔가를 알려고 하는 것보다 듣다보면 가랑비에 옷젖듯 그냥 음악에 빠져드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좋아하던 외국팝도 가사를 모른체 우리가 사랑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도 이름도 모른체 가슴에 담길 수 있으니까요.
공연 내부자의 웃음코드, 실수코드, 환상적인 해석을 눈치채고 감동할 기반이 생긴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그래서 클래식 클래식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음치에요. 음정의 높낮이 구별이 잘 안되고 그 음의 화음을 알지 못한채 좋고, 별로이고, 집중되거나 지루한 차이만을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클래식을 들으면 어딘가로 빨려드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도 어렵다면 소리만 듣기보다는 연주하는 모습을 볼수 있는 영상으로 연주자나 지휘자를 눈으로도 볼 수 있는 경로를 찿으면 더 잘 들리는 것 같습니다. 손의 움직임과 몸의 움직임을 보면 지휘자의 표정과 몸짓을 보면 눈을 뗄 수가 없어집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이
끝나면 우리도 쉴 수 있다.
시끄러운 현대인에게 허락되는 고요다.
오늘부터 클래식 p 44
오늘 내가 공연장에 가서 앉는다면 음악을 듣는 내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아니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없게 압도되어 감동 받을 수 있을까? 경험해보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집에 아무리 최고급 스피커 오디오를 들인다해도 공연장을 절대 흉내낼 수 없다고 해요. 그 공기의 흐름마저 음악의 몫입니다.
클래식 초초보인 사람도 포함해서 이미 클래식 덕후나 아마추어 정도가 된다면 이 책의 묘미를 더 크게 공감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p 176
수많은 연주자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조금이라도 감출 수 있다. 하지만 연주자들을 무대에 올려놓으면, 꼭 어디 도망갈데 없는 사람처럼 본성을 드러내고야 만다. 정말 많은 연주자가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그대로 음악을 한다. 처음에는 숨기다가도 무의식중에 그 사람이 툭툭 튀어나오곤 하는데, 내가 대화를 나눠보았거나 친해진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그렇게 생긴대로 연주하는 것'을 볼 때면 재미있고, 좋고,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