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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평점 :

저는 이미 카피라이터에게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래의 작사가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제3의 눈을 가졌다고 느껴졌구요.
정작 정철은 어린날 노래가 전하는 음률과 가사로 생생히 전해지는 장면과 감정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깨우쳤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는 그렇게 노래가 아니라 글을 배웠습니다.
카피라이터는 생각이 습관입니다.
그냥 직선적인 생각이 아니라 사물과 이야기를 뒤집고 자르고 붙이고 생각의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큰 직업이라는 것을 몇 분의 카피라이터가 쓴 책을 보며 알았습니다.
평소에도 광고를 보다보면 이 광고에 포함된 생각이 진짜 멋지다 싶을 때가 있어요. 여러분도 그런 광고 많이 보셨죠. 그중에서도 카피가 유독 강하게 전달되는 광고들이 있어요. 공익 광고라면 더다욱 사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영감과 과학 사이에서 수없이 오가는 생각
이렇게 써야 카피입니다
그중에도 정철님의 카피는 그 느낌이 있어요.
붙인다. 뗀다. 불인다. 뗀다. 불인다. 뗀다.
단어를 연장하거나 뒤집거나 새로운 것과 만나게 함으로써 같은 것을 다르게 보게 해주죠.
자연주의 - 자연 한 모금
다이노시티 - 공룡이 놀던 땅
역사의 발자취 - 역사와 악수하다
경남 고성 - 고맙다 고성
GO TOMORROW - 과거가 미래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 때 우리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준 말들이 있습니다
카피라이터로서 어려웠던 코로나 시대에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셨던 메세지들을 그것도 시리즈로 재능기부 하시는 모습에 찡했습니다.
울컥이 울컥을 불러온다.
바쁘게 사는 한국인들, 정이 넘치는데 서로를 챙길 여유가 없었을 뿐이지 마음속에 애국도 애민도 가득한 민족이라는 것에 울컥해집니다.
뉴스에서도 요즘 많이 등장하는 뉴스 시민영웅이야기. 자신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이 되면 그렇게 했을거라며 아이를 살리고,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합니다.
정철님의 카피들은 세상이 좋은 곳으로 향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주기에 좋아하고 감사하고 믿고 있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고마워요 질병관리본부'
'울컥이 울컥을 낳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수척한 얼굴에 울컥합니다.
대구를 향해 달리는 구급차 행렬에 울컥합니다. 가게 임대료를 인하하는 사람들에 울컥합니다. 다음 울컥은 무엇일까요. 이 어려움이겨 내고 서로에게 박수치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울컥할 것입니다. 우리, 이깁니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이 마스크는 당신이 먼저 가지세요.
이 마스크, 당신 먼저.
누구나 카피라이터는 누구나 글을 잘 써야 살아가는데 편하고, 재미있고, 삶의 의미도 더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런 방법들을 재밌게 보여주고 있어요.
실제로 읽다보니, 정말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요. 그렇다면 언어유희를 포함한 다양한 확장방법들을 만나볼 필요성이 있었고, 이번 책 누구나 카피라이터는 많은 분들께 열쇠가 되실 것 같아요.
정철의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번만큼 구성이 잘 나온 책이 있나 싶었어요.
좋은 노래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현장처럼 좋아서 소름이 돋더라구요.
정철님의 책은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만날 수 있더군요.
읽는 중간 중간 책에서 언급하신 광고 캠페인들을 찾아보며 이 광고가 이렇게 탄생했구나~ 뒷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고, 생각이라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조명이 팡팡 켜지는 것 같습니다.

BC 카드 광고, 수익성을 위한 광고지만 사람들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것에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사람들은 움직이게 되요. 꼭 광고 때문이 아니라도 언제나 마음 속에 있던 것들이 드러나죠.
BC카드의 광고가 만들어지까지는 저자의 < 한 글자 >로 함축해둔 의미들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해요.
효, 살아 계실 때 해야합니다. 지금 하세요.
때, 너무 늦은게 아닐까? 지금 하세요
길, 길은 바라보는 쪽으로 열립니다. 지금 하세요.
반, 시작이 반이다. 지금 하세요.
나중에 하려고 하던 것을 지금하세요.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지금하세요 BC
이렇게 알고 보니 참 멋진 광고입니다.
그당시 부터 MZ세대들이 욜로 (YOLO )를 행복이라는 단어와 가까이 두기 시작했고 시대를 반영하는 광고들은 곧 사람들이었고 나자신을 말해주는 것이었어요.

상품을 파는 카피가 아닌 내가 사는 모습들을 카피로 쓴다고 하는 점이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글쓰기 면에서도 이 책으로 배울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치열하게 글을 쓴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열정을 가져봅니다.
문자, 카톡, SNS, 메일, 리포트, 자기소개서, 기획서…. 우리는 매일 어디엔가 글을 쓴다. 온라인 만남이 잦아지며 누구도 글에서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 작가가 아니어도, 카피라이터가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일터에서, 일상에서 글을 쓰며 살아간다. 글 한 줄이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기도 하고, 글 하나로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바뀌기도 하니, 이제 글을 못 써도 괜찮은 사람은 없어진 셈이다.
사전을 연구하고 사람을 연구하는 저자인 만큼 내가 만일 1 만큼의 단어를 쓰고 산다면 저자를 포함한 카피라이터들은 1000 정도의 어휘를 매일 고민하고 살지 않을까? 했어요.
문장력은 어휘력입니다.
풍부한 어휘를 지닌 사람이 풍성한 문장을 만듭니다. 그런데 어휘를 아주, 특별히, 대단히, 엄청나게 많이 손에 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책 좀 읽은 사람이라면 손에 쥔 어휘의 양은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고만고만한 어휘를 얼마나 많이 동원해 이렇게 저렇게 문장을 조립해보느냐, 이게 핵심입니다. 세상은 이 일을 치열하게 하는 사람에게 이런 찬사를 바칩니다.
너는 글을 참 잘 써.
생각은 꺼내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지극히 단순한 일을 긑없이 반복하는 것이 치열이다. 후딱 해치우지 않고 기능한 모든 것을 고려해 보고, 고민해보는 자세가 카피라이터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모두에게 필요한 치열함으로 일깨워 주는 이 책을 개인적인 애정을 담아 적극 추천해 봅니다.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글쓰기를 만나보세요.
지극히 단순한 이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 치열립니다. 글 쓰는 일, 카피 찾는 일을 고고한 정신오동으로 생각했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뗀다. 붙인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단순노동입니다.편지봉투에 우표 붙이는 것처럼.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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