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 나는 나의 버킷 리스트에 무엇을 적어낼 수 있을까? 아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만들 수는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을 때가 많다.
- 세상은 모르는 것 천지. 나도 나를 모른다.
삶은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내가 이렇게 나 말고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해보지 못한 그 선택에 대한 호기심이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는 결코 같지 않을 테지만 알고 보면 사소한 것들이라는 것이 행복이 멀지 않음을 얘기한다.
행복했던 기억들을 노트에 적어 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는 이렇다...
이렇게 시작하는 글들이 담담해서 좋다. 멋부리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잘 보이기려고 애쓰지 않은 마음이 느껴져서이다.
p58
내 마음을 지킨다는 것
흔히 자존감이라 불리는 것이
저 꽃의 마음과 같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정받고 칭찬받아야 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존재하는 즐거움을
스스로 알고 피워낼 수 있다면
- 이렇게 나를 써보는 시간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늘 예찬하고 있기에, 그가 말하는 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길 바라면서 또 나를 돌아보는 시동을 걸어간다.
p 67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보다
원래부터 그렇게 있었던
스스로 만들어진 것들을 더 좋아한다.
- 나와 조금 다른 생각도 본다. 그리고 그에게 의미 있었던 단상을 남긴 키워드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기타 소리와 노래가 떠오른다. 내게도 그런 키워드들이 생기고 있는 시점이라 그런지 대답을 하려는 듯 이, 음~ 저는 말이에요~ 하고 속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내가 느껴진다. 그리고 이 독백들이 음악으로 바뀐다면 더없이 커지겠구나~~ 기대하고 기다린다.
정말 아픈 것들은 정작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는 상처들은 조금 불편하고 아플 뿐이지 누구나 걱정해 주고 물어봐 주기 때문에 그나마 외롭지 않다. 되려 아픈 줄도 모르고 안에서부터 곪아가는 것들, 그대로 방치되어 버린 것들은 그래서 아프다기 보다 서럽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조금은 숨겨둔 글들이다. 이 글을 보며 자신을 떠올려 보라는 의미로 읽는다. 타인의 위로가 완벽할 수 없는 것처럼 내게 상처가 있다면 스스로 써서 지워가야 치유가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게 내가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 가는 에세이를 만나 잔잔하게 여울져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