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펼져들자마자 끔찍한 사건 하나가
내가 이책을 더 읽을 수 있을까?
내 아들이 아니야 ??
많은 의문이 생기게 했다.
애니가 누구인가?
애니가 돌아왔다는 건 무엇인가?

읽다보니 이책은 그저 공포를 위한 책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나름 묵직한 주제들을 계속 생각해보게 한다. 그런 관점들은 또 상당히 매력있다.

학교 선생님인 주인공, 네명의 어린 시절 친구, 불길한 사건들로 인해 더렵혀지는 어린 시절의 순수, 고향을 떠났다가 문득 다시 찾아와 잔잔했던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 그로써 파헤쳐지는 과거의 음울한 비밀, 누가 보냈는지 모를 섬뜩한 메세지, 강렬한 도입부와 고도의 긴장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막판의 극적인 반전, 마지마까지 독자를 놓아 줄 생각이 없다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진다.



부모가 맞벌이로 바빠서,경제적으로 쫒기어서, 혹은 이혼과정의 불안함들이, 가족의 질병이, 시대적 공통의 배경이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게 하는 너무도 많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없이 노출된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감정적 손상을 입게 되고, 아이들은 회복되지 않은 채 성인이 되어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모순들을 낳는다.

그리고 또하나 어른들의 모순된 모습들을 본대로 배워 나간 아이들이 또다시 반복된 삶을 반복하는 모습을 본다. 학교폭력,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이, 희생양,집단의 폭력성,자살,살인, 방임,방치, 폭행 이런 무거움들이 이 소설을 더더욱 어둡고 공포스럽게 만들어 간다.

이 모든것이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나는 이 소설에 빠져들고 있었다.
내 취향인지 몰라도 모든 면에서 마음을 끌었고 표현 하나까지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25년전의 일을 회상하며 죄책감과 수치심이 기생충 같이 함께한다.

이 소설은 그저 공포소설이 아님을 다시 얘기하고 싶다.

인생이 다정하지만은 않고, 우리 어깨에 부담을 더하고 발걸음엔 무게를 더한다. 우리가 아끼는 걸 찢어발기고 영혼을 후회로 단련시킨다.
인생에 승자는 없다. 결국 잃는 게 인생이다. 젊음, 외모,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들, 나는 가끔 인생을 진정으로 나이 들게 하는것은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아끼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소멸이라는 생각을 한다. p168

p299
우리는 하나같이 너무 바쁘고 , 하루하루를 버티려는 노력(일을 하고 공과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해결하고 장을 보고) 만으로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보다 더 깊숙하게는 들여다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럴안한 용기가 없다. 그저 모든게 괜찮길 바란다. '더할 나위 없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대처할 만한 정신적인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뭔가 안좋은 일,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 다음에야 우리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책을 읽는 나는
책의 60%를 읽었고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다시 책속으로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랬다.
식구들이 잠에 들었지만 나는 책을 마저 읽었다.
나는 다시 안힐로 돌아왔다.

그러다 등골이 오싹하고 한기가 드는 것이 느껴져 얇은 이불을 몸에 감았다. 너무 깜깜하고 조용한 밤이라는 생각에 이내 책속에서 빠져 나왔다. 잔털이 서는것 같아 마음을 진정 시켜야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다시 아침을 기다려서 읽어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오전까지 마지막 반전까지 모든것을 확인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