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과학 상식 바로잡기 1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과학 상식의 오류들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 1
칼 크루스젤니키 지음, 안정희 옮김 / 민음인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달라지게 하는 책이다. 영구불변한 진리라고 믿었거나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고 있다.
경험, 놀라움,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이라고 믿게 만들어 부당이익을 취한 세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도 많다.

 

1편에 포함된 것이 52가지 주제니 다음편엔 얼마나 많은 잘못된 상식을 소개할까 하는 기대감도 크다.
52가지 주제중 이미 알고 있었던 주제도 있어 다시 확인한 사실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 듣는 이야기고 보니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그런 한편으로 애매모호하기도 한 부분도 있어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이 학자적 양심에 의거한 것이라 이 책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싶다.

 

특히 건강에 해당하는 부분은 정말 심각한 문제이지만 여전히 오용, 남용의 문제가 따르고 그것이 불러오는 문제의 심각성과 아울러 부당이익을 보는 사람들의 더러운 음모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전공분야도 많은 과학자, 방송인, 자동차 정비공, 영화제작자 등의 남다른 이력을 보이는 저자의 다방면에 대한 지식이 이런 책으로 무지몽매한 나같은 사람을 위해 등불을 밝혀준 것에 감사의 염을 표하고 싶다.

 

장티푸스 보균자인 메리에게 닥친 수난사는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을 급전직하하여 매도하는 측면도 많다. 책에 인용된 의학분야에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50년이 걸리고 잘못된 사실을 몰아내는데 100년이 걸린다는 말은 우리가 꼽씹어 보아야 할 것 같다.
과학 상식중 후일에 잘못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여전히 진실, 진리인양 맹종하고 있던 상식 때문에 죽음에 이른 사람도 상당하지 않을까?

 

엉터리 과학상식 바로잡기 1권에 소개된 52가지 잘못된 상식은 단순 흥미거리일 수도 있는 문제, 생활상의 문제, 건강에 관련된 문제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보지 말았으면 좋은 주제들이다. 비타민에 소개된 이야기,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의 소재로도 회자된 이야기, 괴기스러운 저주, 영화의 소재, 책의 소재가 된 상식이지만 알고보니 사기에 가까웠던 이야들으니 누구나 읽어도 좋은 내용의 책이다.

 

변기보다 사무실 책상이 세균의 온상이란 이야긴 너무 자주 들은 소재이기도 하지만 변기 두껑을 닿고 물을 내리지 않는 우리의 사소한 습관이 온 집안을 세균 범벅으로 만들지만 나 역시 여전히 습관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투탕카멘의 저주, 범죄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일방거울, 아인슈탄인의 뇌, 일반인의 뇌사용량이 15%에 불과하다는 허구, 피라미드 건설, 점성술, 인간 영혼의 무게는 21g(영화로도~), 블랙박스는 검은 색인가?
절약을 위해 부모님들이 말하는 스위치 끄고 켜는 순간의 전력, 식기세척기의 물 소비량, 연필엔 납이 없다, 오리의 울음소리는 메아리가 없다, 손톱과 머리카락은 죽은 후에도 자란다는 등등의 상식..

 

생활에 도움이 되는 상식,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상식, 대화주제가 없을때 심심풀이로 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깜짝 상식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나의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찬바람 부는 겨울 온가족이 둘러앉아 잘못된 과학상식을 바로잡는 즐거움을 이 책과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2권엔 또 어떤 엉터리 과학상식이 소개될 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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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쫓는 아이 - 열네 살 소년이 우연한 곳에서 자신의 꿈과 조우하는 이야기
케이트 톰프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질풍노도의 시기!
가치관의 혼란, 몸은 어른이 되었어도 정신은 그에 따르는 성장을 하지 못한 상태인 청소년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하는 시절. 일찍 어른이 되고 싶은 충동,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한번 이상은 가졌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긴 아이와 옮기지 않은 아이들로 구분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기가 더 빨라졌고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가출, 흡연, 이성문제가 화두가 되는 만큼 그들만의 내면세계를 좀 더 잘 알고 싶은 욕심에 선택한 책이다.

 

시대가 달라진 것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우리 눈으로 보면 주인공 바비란 녀석은 엄청난 사고뭉치다. 차를 훔쳐 무면허 과속운전을 일삼는 등 그 나이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사고를 쳐 철부지 같은 홀어미를 곤혹스럽게 하는 존재로 자리잡은 아주 특이한 녀석이다.

더블린이란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 단행한 엄마에 결정에 끝까지 반발해 고장난 자동차를 타고 더블린으로 다시 돌아갈 계획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바비의 좌충우돌 시골생활기가 펼쳐 진다. 그 시절 누구나 그렇듯 또래의 패거리에 속하게 되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은 세대가 아닌가. 인생 뭐 있어 폼생폼사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던 우리네 친구 한두명은 그런 생각으로 우리와 다른 무용담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것처럼~~


바비와 비슷한  자식을 둔 부모가 된 친구가 있다. 매일 쌈박질로 피해학생의 학부모 앞에 무릎을 꿇고  배상금을 물어주고 급기야 서울로 전학을 하게 되었으면서도 그 녀석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가지 위안은 우리 집은 사교육비가 전혀 안들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친구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자식중 하나는 데니스와 같이 무던한 녀석이긴 해도 부모 욕심엔 성에 차지 않는다. 둘을 확 섞어버렸으면 좋을 것은 서로 상반된 자식으로 겪는 갈등을 대부분의 집에서 겪고 있다. 그 점에선 우리집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그네들의 생각. 행동이 어두운 밤을 연상케 하는 지극히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그네들의 잣대로 보면 어찌보면 낮이 밤보다 더 깜깜하고 어른들의 눈길에서 자유로워진 밤이 더 환한 낮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14살의 나이에 바비를 낳은 엄마,  열 네살이 된 바비, 아버지가 다른 동생 데니스..너라면 나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니?란 바비의 승질만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아버지란 존재는 애시당초 바비에겐 존재감이 없었던 존재, 모범생같은 동생 데니스(그러나 다른사람이 있는 상황엔 떼쟁이가 되는)가 태어나면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의 표현으로 말썽부리기를 선택한 바비의 행동은 엇나가기만 한다.

자기를 낳은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버린 바비에겐 세상만사가 불만투성이는 아니었을까. 너무 일찍 세상의 단맛 쓴맛을 봐버린 애어른 바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 보인다.

소설의 도입부에 이렇게 촌구석으로 도망친다고 해도 그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란 바비의 독백이 아주 강한 복선을 깔고 있다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촌구석에서 탈출을 끊임없이 모색하나 실패하는 바비의 사고치기, 집주인 할머니가 묘한 여운을 남기듯 던진 요정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전개될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야기에 한순간에 풍덩 빠져버린다. 안타까움, 안쓰러움, 그 녀석에 대한 미움이 일순간 일다가도 동정의 시선을 거둘수 없는 묘한 존재가 펼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우리 자식들에게 가해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부지불식간 들게 한다.

 

넌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 국으로 공부만 열심히 해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는 무언의 협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여러 채널을 통해 이미 어른 세계의 비밀을 알아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라는 부모들의 말은 모순이란 것을 그네들도 알아버렸다고,

 

사고뭉치 바비의 모습은 여과장치 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내어 나를 당혹케 한다. 그래도 엄마인데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이런 호로자식 같으니라고. 아일랜드 청소년들의 모습이 정말 그럴까.. 차를 훔치고 난폭운전, 도둑질에 마약까지~~어쩜 우리나라도 음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출구없는 방에 갇힌 존재가 되어버린 아이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일 아닐까도 싶다.

 

가정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무너질때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되는지?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말썽꾸러기 사고뭉치 바비에게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읽고 조금은 따뜻하고 훈훈해진 기분이 들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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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
데이비드 K. 쉬플러 지음, 나일등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근면.성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

 

이는 우리 부모님의 말씀이요, IMF전엔 정답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정말 그런가란 물음표를 던지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워킹 푸어 빈곤의 경게에서 말하다란 책을 읽은 느낌은 침울, 분노, 희망이 교차한다.
미국이란 나라의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내용이지만 뒤집어 놓고보면 우리의 현실과도 일치하는 부분들이기에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란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부자들의 세무조사는 줄이고 빈자의 세무조사를 늘린 미국과 부자감세를 단행하고 유리지갑의 세금은 날이 갈 수록 늘어가는 대한민국의 정책은 너무나 닮은 꼴이다.
아흔 아홉냥 가진 사람이 단 한냥 밖에 없는 사람의 그 한냥을 앗아 백냥을 채워야만 하는지 ? 30년전 시급과 동일한 시급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빈곤의 경계에서 스스로 탈출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그 가능성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취임식때마다 부르짖는 기회의 땅,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나 미국에서는 있었는 안되는 일 아닌가?

故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전까지도 읽었다는 유러피안드림과 아메리칸 드림의 차이처럼 아메리칸 드림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성공한 재미교포들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듣다보니 그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분노할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하루하루 힘겹게 반복되는 일상과 싸우느라 지쳐 있는 사람들. 받고 있는 임금만으로는 도저히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현재의 삶이 미래를 위한 삶이 되지 못하고 가난의 덫을 더욱 강화시키고 마는 사람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워킹 푸어(working poor)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모순적인 말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가난해져서는 안 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서문중에서 9쪽


그들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사회체제의 한계상 본질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가? 어떻게 하면 빈곤의 경계에서 잊혀진 사람들로 존재하는 그들을 구원할 것인가? 어느 한부분을 해결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 복잡다단함이 내포된 그들의 현재를 어떻게 볼것인가? 나의 능력밖의 문제긴 하지만 우리 이웃의 문제, 나아가 언젠가 바로 나 아님 후손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워킹 푸어의 모습이 이미 현실화되어버린 절망의 절벽에 내몰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뉴스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란 것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돈이 원수다. 돈이 없어서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해 치아를 모두 잃어버리거나 아이를, 지병을 치료할 수 없는 사람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채를 갚을 길이 없는 사람들, 흑인이 일했던 농장노동자로 유입되는 멕시코 불법이민자들, 대한민국을 위한 제3세계의 저임금 노동자들, 꿈이 없는 직장, 아이들의 꿈이 피어날 수 없는 학교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들은 과연 희망찬, 장미빛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가?
열 아홉살에 세아이의 엄마가 된 싱글맘, 술, 마약, 폭력, 질병, 실직, 가정내 폭력의 악순환이 그들의 현재는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를 위해 과속질주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의 문제를 악용하는 파렴치한들. 그속에 재미한인들의 이야기도 언급된다니 충격이다.
이민간 사람들이 하는 시쳇말로 한국 사람이 젤루 무섭다는 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18~34세의 흑인남성 12%가 형무소에 있고, 부유한 사람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투표율, 그들의 문제를 정치인들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변호사가 한편이 되어주는 빈자들은 축복받은 자들이다" 398쪽"

"학교는 자기 달성적인 예언으로 가득찬 곳이다. 학교는 희망과 절망이 함께 존재하고 아이들에 대한 믿음과 좌절이 함께 존재하며 빛이 점화되기도 하고 꺼져 버리기도 하는 곳이다."  433쪽


"빈곤의 경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번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행복은 사회전체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부분으로 다뤄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잊힌 사람들은 스스로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매일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되었다. 에필로그 512쪽


그러나 저자는 한편으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유대관계가 끈끈한 가족, SOME(So Others Might Eat)의 성공사례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처방, 다른 접근을 하면 그들도 충분히 빈곤의 경계에서 탈출할 수 있다. . 그러나 어느 순간 그들이 빈곤의 경계로 추락할 수 있는 위험성은 존재한다.

의료보험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말이 허언이길 간절히 간절히 빌고 싶다. 식코를 통해본 문제점처럼 왜 4500만이나 되는 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가? 미국정부가 투입하는 돈이 신형 구축함 한대값이란 문장처럼. 신형 구축함 증설을 포기하면 안되는 것인가?
신입사원 연봉의 500배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영자들은 정말로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만 하는가? 30년전의 시급으로 연명하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에~

 

국가, 정치인, 기업, 사회단체, 개인 모두가 워킹 문제 해결에 동참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없다.

"우파를 사법계로 진출시키는 데 성공한 법조계 보수파들은 '국가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것은 틀림없는 진실이지만 동시에 편협한 정의이기도 하다. 국가는 단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약자를 지키기 위해서도 존재한다. 약자를 강하게 하고 힘이 없는 자들에게 힘을 주고 정의를 장려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다. 행복의 추구를 장려하기 위해서도 존재한다. 국가는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시에 광범위한 공동체를 실현시키는 데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국가는 과잉규제나 억압을 행사할 수 있는 동시에 개척과 창조를 촉진시킬 수도 있다. 국가는 사적 영역에서는 개인을 내버려두어야 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회적 자원을 모아야 한다. 정치에는 한 가지 이상의 특성이 있으며 그 모순을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인가는 우리
에게 기술적인 문제로 다가온다. 우리들이 건국 이래 지속적인 실험을 해 왔듯이. 어떤 사회체제도 이런 모순을 해결한 적이 없다. 496쪽
 

 

사회의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간다면 워킹 푸어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존속하는 한 저임금 노동자는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너무나 가까운 사람들이 워킹 푸어가 되는 현실! 그들이 희망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아들 딸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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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70% "나는 워킹푸어"


| 기사입력 2009-08-05 11:07



직장인 70% "나는 워킹푸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직장인 대부분은 자신이 `워킹푸어'(Working Poor: 근로빈곤층)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직장인 7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워킹푸어 인지 정도' 관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1%(536명)가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중 비정규직 기혼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남성(68.7%)보다는 여성(71.6%)이, 정규직(66.5%)보다는 비정규직 직장인(73.6%)이 자신을 워킹푸어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비정규직 기혼 여성은 응답자의 77.6%가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답했다.

자신이 워킹푸어라 생각하는 이유로는(복수응답) '월급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가 빠듯해서'란 답변이 70.3%로 가장 많았고 퇴직 시 생계 곤란(38.1%), 부채 감당이 어려워서(28.2%), 고용불안(24.8%) 등의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또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답한 직장인 536명 중 절반을 넘는 59.3%가 워킹푸어를 오랜 기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푸어가 생기는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부익부 빈익빈을 유도하는 사회적 구조(47.1%)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높은 생활비(46.3%)와 불안정한 고용형태(40.5%) 등의 순이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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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라우라 레스트레포 지음, 유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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狂氣
누구나 광기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친 시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 정상보다는 비정상적인 뉴스나 상황에 더 눈길 마음길을 보내면서 안 그런척, 무심한 척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정도가 외부로 노출이 된 사람들이 광인이란 낙인이 찍혀 사회로부터 격리되거나 정상인이라고 하는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눈길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가족내 폭력, 국가내, 국가간의 폭력앞에 무너져 내린 인간의 심층심리란 어떤 것인가. 영국의 작가 헨리 제임스가 모든 작가들에게 정신병을 가진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지말라고 조언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 사람 외에는 아무도 그 사람의 내면 세계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무엇 하나엔가에 미쳐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에 미치고 돈에 미치고, 이념에 미치고..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제정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미친 생각이 아닐까.

콜롬비아의 정치적 상황과 가족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절묘하게 묘사한 작가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장편소설 광기는 낯설음, 긴 호흡,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정황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어릴 적 경험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가 한 사람의 인생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고 죽음에 이르게하고 미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크게 보아야 할 것 같다.

독일에서 콜롬비아로 이주해 온 가족 3 세대의 가족사가 다양한 화자의 시선으로 표현되어 시점이나 상황들이 복잡미묘하게 꼬이고 꼬이지만 그 광기의 원인은 모두 트라우마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온전히 이해한 나의 아둔함이 책을 읽는 속도마저 더디게 만든 것은 아닌가. 소설의 상황에 몰입하기 보다 이것 저것 따지려 드는 생각들이 소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조부모인 포르툴리누스와 블랑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호아코와 아우구스티나, 남동생 비치 소피이모, 콜롬비아 하면 떠오르는 마약 조직, 미다스, 성불구가 된 거미, 아우구스티나의 남편 아길라르

아우구스티나의 비밀의식을 치루는  남동생 비치에 대한 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 오빠의 묵인, 누나의 죽음을 목도했던 할아버지의 비밀, 예지능력을 타고난 아우구스티나는 동생을 아버지로부터 보호하려고 했지만 보호할 수도 없었고 한편으론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잃고 싶지 않은 이중성.. 아버지와 이모의 불륜을 비치가 폭로했음에도 기존의 것을 지키지 위해, 비밀을 비밀로 유지하기 위한 가족간의 묵계.. 할아버지가 자살했음에도 독일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기억하려는 생각들처럼.. 진실이란 것도 집단이익에 가려지기 시작하면 착한 영혼은 상처를 받고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게 만든다는 것을...

세계 최대의 마약생산국 콜롬비아, 마약범죄자인 파블로 에스코바르와 상류층의 결탁, 그와 연결된 폭력의 악순환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가정내 폭력이 몰고 온 파장과 그를 비밀에 붙이려는 가족 구성원의 무언의 합의가 그 반대편에 선 가족의 영혼을 파괴하는 이야기..

할머니 할아버지가 남긴 일기장의 기록, 미다스의 이야기, 아길라르의 이야기라는 세 화자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아우구스티나의 광기의 원인에 대한 추적은 조금은 지루하면서도 끝내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묘한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다.

과거의 기억들에서 파생된 상처가 점점 더 내면의 세계로 깊숙히 침잠하게 만들어 현실세계와 과거를 잘 구분하지 못했던 할아버지 포르툴리누스와 그 손녀 아우구스티나를 정신적 속박에서 해방시켜 줄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누이 일제와 비치뿐이란 생각을 일견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론 그들이 아니라 바로 두 사람 자신이며, 그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타자인 블랑카와 아길라르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책의 마지막장을 덮은 후에 내가 얻은 소회다.

우리와 다른 상황, 다른 생각,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그들을 미치게 만든 트라우마가 우리 사회에도 비일비재한큼 그들이 미치기 전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친 시대를 미치지 않고 건넌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혼자 건너는 것보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과 더불어 건널 수 있었더라면 광인이 되지 않고도 감내할 수 있었을 같기도 한데. 누가 제대로 알수 있으랴! 아우구스티나와 포르툴리누스의 정신세계를~ 아프다고 말하기 전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을~

행복에서 파멸로 곤두박질 치는 것은 정말 순식간의 일이 아닐까. 미다스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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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되기 싫은 이무기 꽝철이 재미난 책이 좋아 7
임정진 지음, 이민혜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무기가 용이 되기를 싫어하다 도대체 제 정신이야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수백년, 천년을 기다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것이 종족의 꿈인 이무기가 용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발상이 너무나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무기라면 용이 되기를 꿈꾸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요 당연한 일생일대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꽝철이는 용이 되기를 거부하고 이무기로 재미있고 신나게 즐겁게 사는 삶을 선택합니다. 정말 이상한 이무기임에 틀림없습니다.

 

꽝철이에게는 용이 되는 방법을 배우러 서당에 가서 훈장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신기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무기로 한평생 즐겁게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모두가 용이 되는 것보다는 한명 정도는 전혀 다른 꿈을 꾸는 것도 좋지 않을까. 미나리꽝에도 가보고 산천어를 구경하고 산딸기를 따먹으며 지내는 생활이 더 좋았겠지요.

 

무인도에서 여의주를 물고 용의되는 순간에 섬처녀에게 들켜 하늘에 오르지 못한 훈장님의 눈으로도, 동문수학하는 영노, 누르미, 거므니의 눈에도 꽝철이는 당연히 이상한 놈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꼭 이시미를 닮은 녀석이란 훈장님의 말씀에 담긴 비의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옥으로 구슬을 만드는 방법만 보아도 꽝철이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방법으로 시도를 합니다.
남들이 하나를 만들때 세개를 만들고 급기야 구슬로 만들어 목걸이로 만들어 친구들과 구슬치기 놀이를 하는 꽝철이는 21세기가 원하는 인재의 모습입니다.

 

인간 사회를 봐도 바람직한 것, 누구나 꿈꾸는 것, 당연하다고 하는 것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상한 놈 취급을 하지 않나요, 어른들이 그어 놓은 금, 정해놓은 규칙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어린이들의 마음인데 어른들은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려 하지 않지요.

지극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남과는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창의성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임을 알면서도 틀에 박힌 사고를 하도록 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성을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무기에 얽힌 다양한 전설, 민담을 버무려 이야기를 엮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탄복하게 됩니다. 이무기의 이야기지만 어느 순간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정말 용이 되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남들이 하니까 남들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서는 그 수련이 즐거울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한걸음 뒤쳐지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하면서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가르쳐 주지 않는 부모님처럼 훈장님도 그런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무기는 각자의 연못에서 지극정성으로 용이 되기를 갈구하며 수련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인간에겐 무시무시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권선징악, 못된 인간을 벌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 나도 그런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아냐. 이 세상에는 용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 용은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다들 용이 되려고 하니 용이 되기 힘든거야." 71쪽

 

착한 이무기가 되기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한 이시미처럼 꽝철이도 다른 길을 선택한 이무기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신나고 재밌는 생활을 하고 최후의 순간에 용이 되는 것이 간절해져 금새 이룬 것은 아닐까요

 

일생에 한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천년을 기다려야 하는 이무기의 인내력, 그러나 최후의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용이 되기 위해 이무기의 운명입니다. 한번 실패를 하면 두번 기회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보아야겠습니다.

혼자 이루는 것보다 함께 어울려 이루는 것이 더 좋아보입니다. 부모님 역할을 하는 훈장님도 이시미와 꽝철이를 통해 새로운 길도 가능하다는 것을 안 것처럼 우리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헤아려 부모 욕심만 앞세우는 어리석음에서 놓여나야겠습니다.

용이 되기를 싫어하는  꽝철이를 통해 작가님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백과사전의 이무기 정의

옛날 사람들은 이무기를 이시미, 강철이, 꽝철이라고 불렀답니다.

이무기는 한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되기 전 상태의 동물로, 여러 해 묵은 구렁이를 말하기도 한다. 차가운 물 속에서 500년 동안 지내면 용으로 변한 뒤 굉음과 함께 폭풍우을 불러 하늘로 날아올라간다고 여겨졌다.

이무기는 호수, 연못, 강 등 담수에 사는 모든 생물의 왕이며, 특히 헤엄치는 동물은 모두 이무기의 지배 하에 있다. 물고기 무리가 2500마리를 넘으면 어디선가 이무기가 나타나 그들의 왕이 된다고 한다. 다만 이무기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물고기들 측에서 보면 엄청난 폭군이고, 양식장 같은 곳에 이무기가 살면 큰 손해가 났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 무리와 함께 자라가 있으면 무슨 영문에선지 이무기가 오지 않는다고 믿어지기도 했다.[1]

물 속에 사는 이무기는 용과 마찬가지로 비나 물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용이 비와 폭풍,번개,우박,구름을 불러오는 강력한 힘을 가진 물의 신이었음에 비해, 이무기는 비구름을 불러올 수 있는 정도의 약한 힘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용처럼 물을 지배·관리한다고는 보지 않았고, 이무기가 근처에 살고 있으면 샘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정도로 생각되었다.

한편 이무기들끼리 호수 등의 권리를 두고 서로 싸우는 일도 많았다. 물론 강한 이무기일수록 크고 살기 좋은 호수를 장악하고, 약한 이무기는 작고 물고기도 적은 연못이나 강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약한 이무기는 때때로 누군가의 도움을 빌려 싸우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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