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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되기 싫은 이무기 꽝철이 ㅣ 재미난 책이 좋아 7
임정진 지음, 이민혜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무기가 용이 되기를 싫어하다 도대체 제 정신이야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수백년, 천년을 기다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것이 종족의 꿈인 이무기가 용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발상이 너무나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무기라면 용이 되기를 꿈꾸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요 당연한 일생일대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꽝철이는 용이 되기를 거부하고 이무기로 재미있고 신나게 즐겁게 사는 삶을 선택합니다. 정말 이상한 이무기임에 틀림없습니다.
꽝철이에게는 용이 되는 방법을 배우러 서당에 가서 훈장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신기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무기로 한평생 즐겁게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모두가 용이 되는 것보다는 한명 정도는 전혀 다른 꿈을 꾸는 것도 좋지 않을까. 미나리꽝에도 가보고 산천어를 구경하고 산딸기를 따먹으며 지내는 생활이 더 좋았겠지요.
무인도에서 여의주를 물고 용의되는 순간에 섬처녀에게 들켜 하늘에 오르지 못한 훈장님의 눈으로도, 동문수학하는 영노, 누르미, 거므니의 눈에도 꽝철이는 당연히 이상한 놈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꼭 이시미를 닮은 녀석이란 훈장님의 말씀에 담긴 비의가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옥으로 구슬을 만드는 방법만 보아도 꽝철이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방법으로 시도를 합니다.
남들이 하나를 만들때 세개를 만들고 급기야 구슬로 만들어 목걸이로 만들어 친구들과 구슬치기 놀이를 하는 꽝철이는 21세기가 원하는 인재의 모습입니다.
인간 사회를 봐도 바람직한 것, 누구나 꿈꾸는 것, 당연하다고 하는 것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상한 놈 취급을 하지 않나요, 어른들이 그어 놓은 금, 정해놓은 규칙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어린이들의 마음인데 어른들은 그것을 그냥 내버려두려 하지 않지요.
지극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남과는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창의성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임을 알면서도 틀에 박힌 사고를 하도록 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성을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무기에 얽힌 다양한 전설, 민담을 버무려 이야기를 엮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탄복하게 됩니다. 이무기의 이야기지만 어느 순간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정말 용이 되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남들이 하니까 남들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서는 그 수련이 즐거울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한걸음 뒤쳐지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하면서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가르쳐 주지 않는 부모님처럼 훈장님도 그런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무기는 각자의 연못에서 지극정성으로 용이 되기를 갈구하며 수련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인간에겐 무시무시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권선징악, 못된 인간을 벌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 나도 그런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아냐. 이 세상에는 용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아. 용은 실제로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다들 용이 되려고 하니 용이 되기 힘든거야." 71쪽
착한 이무기가 되기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한 이시미처럼 꽝철이도 다른 길을 선택한 이무기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신나고 재밌는 생활을 하고 최후의 순간에 용이 되는 것이 간절해져 금새 이룬 것은 아닐까요
일생에 한번 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천년을 기다려야 하는 이무기의 인내력, 그러나 최후의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용이 되기 위해 이무기의 운명입니다. 한번 실패를 하면 두번 기회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보아야겠습니다.
혼자 이루는 것보다 함께 어울려 이루는 것이 더 좋아보입니다. 부모님 역할을 하는 훈장님도 이시미와 꽝철이를 통해 새로운 길도 가능하다는 것을 안 것처럼 우리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헤아려 부모 욕심만 앞세우는 어리석음에서 놓여나야겠습니다.
용이 되기를 싫어하는 꽝철이를 통해 작가님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백과사전의 이무기 정의
옛날 사람들은 이무기를 이시미, 강철이, 꽝철이라고 불렀답니다.
이무기는 한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되기 전 상태의 동물로, 여러 해 묵은 구렁이를 말하기도 한다. 차가운 물 속에서 500년 동안 지내면 용으로 변한 뒤 굉음과 함께 폭풍우을 불러 하늘로 날아올라간다고 여겨졌다.
이무기는 호수, 연못, 강 등 담수에 사는 모든 생물의 왕이며, 특히 헤엄치는 동물은 모두 이무기의 지배 하에 있다. 물고기 무리가 2500마리를 넘으면 어디선가 이무기가 나타나 그들의 왕이 된다고 한다. 다만 이무기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물고기들 측에서 보면 엄청난 폭군이고, 양식장 같은 곳에 이무기가 살면 큰 손해가 났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 무리와 함께 자라가 있으면 무슨 영문에선지 이무기가 오지 않는다고 믿어지기도 했다.[1]
물 속에 사는 이무기는 용과 마찬가지로 비나 물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용이 비와 폭풍,번개,우박,구름을 불러오는 강력한 힘을 가진 물의 신이었음에 비해, 이무기는 비구름을 불러올 수 있는 정도의 약한 힘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용처럼 물을 지배·관리한다고는 보지 않았고, 이무기가 근처에 살고 있으면 샘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정도로 생각되었다.
한편 이무기들끼리 호수 등의 권리를 두고 서로 싸우는 일도 많았다. 물론 강한 이무기일수록 크고 살기 좋은 호수를 장악하고, 약한 이무기는 작고 물고기도 적은 연못이나 강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약한 이무기는 때때로 누군가의 도움을 빌려 싸우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