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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삶이란 뭘까요?
아주 간단히 말하면, 내가 이 세상에서 겪는 일이겠죠. 그러니 세상을 잘 알수록 좋겠죠. 그러나 세상을 알고 싶다고 생각해도 혼자서는 제대로 탐구할 수가 없습니다. 대화 상대가 필요합니다. 책은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은 자꾸 일어나라고 합니다. 깨어나라고 합니다. 그만 자라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생각 못 한 게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아주 작다고 말합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혹은 어째서 헤쳐 나가지 못하는지 보여줍니다. 책은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 영감이 만난 세 유령처럼 굽니다. 책은 인간이 아닌데도 인간처럼 세상에 개입하고 싶어 합니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 :p 15
저는 뭔가를 깊이 좋아하는 사람은 그 하나의 사랑에 자신이 귀하게 여기는 모든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사랑에서 출발해 세계 전체를 사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사랑에서 출발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구하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결국 디테일입니다.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디테일로 기억하고 기억되길 바랍니다.
사라 에밀리 미아노의 <눈에 대한 백과사전>에 나오는 한 남자의 편지에서처럼요.
나를 당신과 사랑에 빠졌던 남자로 추억하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지평선에 뜬 작은 무지개를 보여 주러 당신을 앨버타 주로 데려갔던 남자로,
스위스 산장에서 당신에게 담배를 가르친 남자로,
당신이 자신을 괴롭힐 때마다 영국에서 달려왔던 남자로 기억해 주십시오.
나 역시 당신을 그런 방식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 :p 16~17
그래서 “책을 왜 읽어요?”라는 질문에 저는 무수히 많은 디테일로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충동, 능력, 게으름, 타성, 우정, 불안, 고통, 회한, 슬픔, 욕망, 상상력, 기억, 위로, 정체성, 공감, 재탄생, 창조, 이 모든 것에 대해서요. 저는 이러한 디테일을 책을 통해 조금씩 배운 듯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한 발짝씩 나가며 거기서 배운 디테일들로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 :p 16~17
오늘 옮겨 쓴 문장은 정혜윤 PD님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중에서..
왜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수없이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특히 나는 일흔이 넘어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신 '한충자 할머니' 에피소드가 너무 감동적였고, 페이지 페이지마다 어찌나 내 마음 같은 글이 많은지 포스트잇 플래그 다 쓸 뻔 ㅋㅋ
"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것이나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나 모두 당장 나와 아무 상관없는 것에 마음을 열어 보다가 자기를 만나는 경험입니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 :p 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