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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도 너무 길고, 거기다 작가 이름까지 생소하고 어려워 잘 외워지지도 않는ㅋㅋ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을 이틀 만에 뚝딱 다 읽었다.
첨엔 책 표지랑 제목만 보고 아이쿠, 이 양반은 도대체 어쩌다가 짐가방도 아닌 옷장에 갇히는 신세가 됐을까? 하는 궁금증을 시작으로 무슨 일이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 표지 속 주인공 얼굴은 또 너무 귀염상이라 ㅋㅋ 최근에 읽었던 <창문 너머로 도망친 100세 노인>같은 류의 코믹 판타지 여행 소설인가? 싶기도 했다가, 아니아니~ 이케아 옷장에 (강제로?) 갇혔다고 하니까? 혹시 마피아 갱단에 쫓겨 옷장에 숨었다 얼떨결에 같이 패킹돼 버린? 코믹 갱스터 추리물인가? 뭐지 뭐지? 궁금증이 증폭돼서 장르 분류를 찾아 보니 그냥 프랑스 문학. 프랑스 소설이라고만 나와 있고. 흐음;;
어쨌든,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완전 호기심 자극하는.. 앗,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책 나오는 출판사 ㅋㅋ 밝은세상 책이라서 밑져봐야 본전?이라며 선택하게 된 책인데. 오! 의외로 이 책? 책날개 작가 프로필부터 사람 깜짝 놀라게 만들더라.
로맹 퓌에르톨라 (Romain Puertolas)
1975년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에서 태어났다.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를 두었으며, 스페인 문학, 프랑스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그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카탈루냐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데뷔작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2014년 프랑스 문학상인 쥘 베른상, 오디오북으로 출간된 책을 대상으로 주는 오디오립상, 프랑스 발디제르 지방에서 수여하는 비브르 리브르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3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가 팔려 나갈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 책 날개 (저자소개 중에서)
헐 대박, 데뷔작인데?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등극에, 각종 문학상을 휩쓸고, 전 세계 36개국 번역 출간이라니! 나랑 나이도 몇 살 차이 안 나는 이 양반이야 말로 도대체 뭐 하던 사람이지? 깜놀라서 ㅋㅋ 계속해서 저자 소개를 유심히 살펴보니. 소설도 소설이지만 작가의 인생 자체가 한 편의 영화 같다!
러시아 목각 인형 마트로시카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기를 갈망했던 그는 유럽을 종횡무진 누비며 DJ, 작곡가, 어학 교사, 통·번역가, 항공기 승무원, 서커스단 소속 마술사, 슬롯머신 청소원 등 여러 직업에 종사했다. 현재는 국경 담당 경찰로 근무하며 문서 위조를 가려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오가며 무려 31차례에 걸쳐 이사를 다녔을 만큼 여행과 이동은 그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실제 국경 담당 경찰로 근무하며 만난 밀입국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쓰여졌다.
- 책 날개 (저자소개 중에서)
아니, ㅋㅋㅋ 물론 나이 사십 즈음의 남자 사람이 여러 다양한 직업을 거쳐 마침내 유명 작가가 되었다는 스토리는 뭐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작곡가, 교사, 번역가에서 갑자기 항공기 승무원? 서커스단 마술사, 슬롯머신 청소원으로 튀는 건 진짜 희한하지 않나? 게다가 38세가 되기 전까지 한 나라에서만이 아니고, 프랑스, 스페인, 영국을 넘나들며 31차례나 이사를 했다니? 헐;; 이 사람 진짜 뭐지? 괴짜 중에서도 상 괴짜!!! ㅋㅋㅋ 이런 사람이라면 작가 아니라 뭐가 됐더라도 유명세를 탈 만하다 수긍이 되면서
심지어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로맹 퓌에르톨라의 2015년 현재 직업이기도 한 국경 담당 경찰로 근무하며 만난 밀입국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것도 출퇴근길 혹은 빵집이나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 폰이나, 껌 종이, 포스트잇에 바로바로 쓰는 방식으로 완성했다고 하니 더더욱 놀랍고, 이런 실제 작가의 삶을 프로필로나마 맛보고 나니 소설도 훨씬 더 실감 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ㅋㅋㅋ 어쩌다 보니 서두가 너무 길어지긴 했지만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은 어떤 내용이냐면?
책 제목 그대로! 인도의 나일롱(?) 고행자 파텔이 이케아 옷장을 타고(?) 떠나게 된 그야말로 신기한 여행담을 담은 로드 소설이다.
나는 아직 정신 연령이 초딩이라 그런지ㅋㅋ 요즘도 종종 해외여행 계획 잡고 짐 꾸리는 중이라는 지인분들 소식을 듣게되면 우아, 좋겠다! 그 짐가방에 나도 좀 넣어서 데려가면 안 되냐며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는데. 이 책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을 읽고 있으니 오! 그런 일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계속 들고 ㅋㅋ
나는 특히 책 날개에 작가 프로필부터 꼼꼼히 훑으며 작가에 대한 호감을 잔뜩 키운 후에 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그런지.. 잘못 봤다면? 너무 허무맹랑하고 어처구니 없다며 욕하며 봤을법한 장면 마저도 혼자 픽 픽. 웃으며 잘 읽었는데 (여기서 주의! 빵빵 터지는 게 아니라 픽픽 웃김;;) 그러니까 이 책은 솔직히 꿀잼 핵잼 책 이라며 요란스럽게 추천할 만큼은 결코 아니었지만 ㅋㅋㅋ ㅋㅋ
웃음 많기로 유명한 나랑은 다행히 코드가 잘 맞아서 ㅋㅋ 난 되게 재밌게 읽었다. ㅋㅋ 썰렁하고 허무한 개그처럼? 얼렁뚱땅 시작된 주인공 파텔의 '돌발 여행'이 생명을 담보로 국경을 넘는 밀입국자들을 만나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가치 있는 여행'으로 변해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 비록 썩소이긴 하지만 ㅋㅋㅋ 소설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 피식피식 웃게 하는 프랑스식 유머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나는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 주인공 바텔이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그 위에 소설을 써 내려가던 장면이 너무 인상 깊어서 더더욱 오래 이 책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