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하루키 - 하루키의 인생 하루키의 문학
히라노 요시노부 지음, 조주희 옮김 / 아르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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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책이라면 몽땅 다 모으고 말겠어!!! 콜렉터 본능을 자극하는 작가가 있다면? 나는 당연히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아저씨 책이라면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편인데. 어.. 이 책은 하루키 아저씨 책 아닌데;;; <하루키, 하루키> 이런 책 제목이라니... 어쨌든 이 책도 하루키니까 무조건 내 하루키 콜렉션에 포함시켜 볼거라며 욕심을 냈다. 

 

솔직히 처음엔 책 뒤표지에 적힌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은 그의 진짜 삶과 문학을 오직 하루키 자신의 목소리를 빌어 재구성한다..(중략) 책을 덮는 순간, 익숙하면서도 낯선, 진짜 하루키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소개글만 슬쩍 보고..

 

오! 하루키 아저씨의 사생활(?)을 드디어 좀 알게 되는건가!!! 너무 설레면서 책을 읽어 나갔는데 헐;; 그런거 하나도 없다.ㅋㅋㅋ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알고 있을 법한? 벌써 다 발표된 소설, 에세이, 인터뷰, 편지, 연설문... 등등에서 추출한 글들 밖에 없어서 어흑 난 너무 실망 ㅠㅠ

 

그래도 역시 내가 가장 많은 애정을 쏟고 있고 늘~ 궁금한 작가 하루키, 에 관한 책이니까 잔뜩 촉을 곤두세우고 읽어서인지 ㅋㅋ 그래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꽤 있었는데 그동안 별로 알려진 바 없었던 하루키의 부친 이야기도 그렇고, 원고 유출 사건도 그렇고, 2세가 없는 이유도 그렇고... 아무튼 그동안 대충~ 어디선가 본 듯~ 했던 어렴풋한 얘기들을 확실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하루키, 하루키>는 하루키가 썼던 글과, 하루키 기사들, 인터뷰 자료등을 모두 수집하고 연구해 하루키 생전에 '최초의 평전'으로 기록될 만한 글을 쓰겠다는 신념으로 쓰여졌다고는 하는데.. 

 

정말로 평전 돋게 ▲ 하루키가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도쿄 진구 구장의 외야석 사진까지 있고 ㅎㅎ 하루키가 다녔던 학교, 하루키 첫 데뷔작이 수록된 <군조> 표지까지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알록달록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인곳 중에서 제일 흥미진진했었던 사건은 '원고 유출 사건' 이었는데

순탄하기만 했을것 같은 하루키 문학 인생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 싶은게 놀라웠다.    

 

지금부터 꺼낼 이야기가 앞서 말한 ‘어떤 일’에 관한 언급이 될 것이다. 딱 잘라 말하자면 내 자필 원고의 유출에 대한 문제이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야스하라에게 건넨 원고가 시장에 상품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책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보류했던 원고까지 있다. 내 원고뿐만이 아니라 다른 현역 작가의 원고도 그런 식으로 시장에 유출된 흔적이 있다. 내 해석으로는 오리지널 원고의 소유권은 기본적으로 작가에게 있다. 작가 자신의 의지로 출판사에 일정 기간 그것을 맡길 권리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출판사에 근무하는 편집자가 그 원고를 개인적으로 가져갈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더군다나 그것을 시장에 내놓고 수입을 얻는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만으로 점차 공허해지고 슬픈 기분이 든다. 소설가와 편집자 사이에는 이상한 신뢰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잃어버리면, 그 뒤에는 괴롭고 쓰라린 느낌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

- 하루키, 하루키 142쪽 참고자료 2006년 4월 <분게이슌주>에 실린 「 어느 편집자의 삶과 죽음 - 야스하라 켄에 관하여 」  

 

하루키가 작가로 데뷔하기 전에는 재즈 카페의 주인과 손님으로, 작가 데뷔 후에는 작가와 편집자로.. 오랜시절을 함께한 친구이자 동료였는데... 저렇게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고.  저런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도 저자는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야스하라 켄 측에서 쓴 글까지 인용해 주며.. 공평을 유지해줘서 극적인 클라이맥스는 없었지만 ㅋㅋ 신뢰가 갔다.   

 

>> 만약을 위해, 그리고 공평을 기하기 위해 야스하라 켄 측에서 쓴 글을 인용해 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를 읽은 이래, 하루키는 무라카미 류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되어, 그야말로 그의 편지 조각까지 전부 읽었다. 문장과 내용이 모두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소설이 힘을 잃기 시작한 것은 단편집 「TV 피플」 부터였다. 입이 건 나는 본인을 앞에 두고 " 「TV 피플」에 실린 단편은 전부 꽝이야, 너무 대충 썼어." 라고 혹평했고, 하루키는 "대충 쓸 생각 은 없는데" 라며 조금 열 받은 얼굴을 해 보였다...... (중략) 오래 교제해 왔기 때문에 내 진심이 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국 체류 중인 그에게 이유도 듣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절교당하고 말았다. - 하루키, 하루키 143~144 쪽

 

 

 

하루키를 둘러싼 이런 조금은 사적인(?) 사건이나 이야기들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나만 그런가?? 아무튼 이런 갈증을 <하루키, 하루키>를 통해서 조금은 해소할 수 있어 즐겁긴 했지만.. 

 

320쪽짜리 책중에 (178쪽부터 287쪽까지) 무려 109쪽이 하루키 책 소개 그것도 줄거리 요약 이라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ㅠㅠ 이런 책에 관심을 가질 정도면 하루키 책은 거의 다 읽었고 미처 못 읽은 책이 있더라도 벌써 줄거리는 다 꿰고 있다구요;;;; ㅋㅋ

 

 

 

요점정리. 하루키를 둘러싼 조금은 사적인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얻을 수는 있지만 무려 100쪽이 하루키 작품 요약 줄거리인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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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11-2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키님~ 저 머그컵 어디서 사셨어요? 너무 맘에 들어 저도 사고 싶어요^^ 하루키책보다 머그컵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를 어쩌나.

꽃핑키 2012-11-23 11:04   좋아요 0 | URL
에쿠.. 기억님 ㅠㅠ 저 머그컵은 텐바이텐 10월10일 11주년 행사때 이 만원이상 구매하면 공짜로 줬었는데요ㅠㅠㅠ
혹시나 해서 지금 가봤더니 역시 다 팔리고 없네요 안팔아요 ㅋㅋㅋ 기억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