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무더운 기온은 아직도 한여름이지만 절기상으로 입추가 지나서인지 요즈음의 장마는 늦여름 장마가 아니라 가을장마라고 부르나보다. 가을장마라는 글씨는 언뜻 가을"장미" 처럼 보여서 응? 가을장미?? 눈을 깜빡거리며 글씨를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어쩐지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예뻐지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 곧 긴팔 옷을 입어야하는 가을이 시작될텐데...

이 여름이 다 가기전에 보고 싶은 책, 여름에 읽으면 더 좋을 책, 여름책 몇 권 생각 나는대로 써놔야지.. 

 

 

 

 

1. 요즘 제일 제일 읽고 싶은 책은 <스노우맨> 
언젠가 오~ 새로나온 책인가보네 무심코 링크를 클릭했다가. 완전 흥미진진진진진진진한 책 소개글을 보고야말았는데!!

 

 

이야기는 첫 눈이 내리는 오슬로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그날 저녁, 퇴근한 엄마는 정원에 선 커다란 눈사람을 칭찬해준다. 하지만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우린 눈사람 안 만들었어요. 그런데 눈사람이 왜 우리 집을 보고 있어요?"

눈사람은 대개 집을 등지고 길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집 안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창밖에 선 채 가족을 향해 집요한 시선을 던지는 눈사람의 존재에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고, 그날 밤 엄마는 사라진다. 아이가 엄마에게 선물한 소중한 목도리는 눈사람의 차가운 목에 둘러진 채 얼어붙고 있었다.

- 알리딘 책소개 중에서 -

 

후아!!! 그러게... 눈사람은 으레 집을 등지고 길쪽을 바라보게 만드는게 보통인데!! 집 안을 들여다보며 서 있는 눈사람이라니!! 상상만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데 게다가 하필 그날 밤 엄마까지 사라지게 된다니 책소개말만 봤는데도 나는 너무 짜릿짜릿해서 +_+!!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노우맨 너무 재미있겠더라"며 거꾸로 서 있는 눈사람 이야기를 해주며 완전 오싹하지? 재밌겠지? 많이도 이야기 했었는데...

 
정작 나는 아직 못읽어 봤다는게 함정ㅋㅋ 물론 진작에 장바구니에 담았고, 꼭 사야지 했는데 우연찮게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진열장에서 <스노우맨>을 직접 봤는데 책 두께가 덜덜덜 자그마치 624페이지라 속으로 절규했었는데 (두꺼운 책 너무 무섭다ㅠㅠ) 책날다 열정님께서 마침 구매하셨고 미리 읽어보신 분들이 책 두께에 비해서 진도는 너무 잘 나가가니 걱정말라고들 하셨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질러버릴까? 싶었지만ㅋㅋㅋ "빌려 읽어도 충분하다고" 다들 말하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달 책모임때 꼭 빌려보는걸로, 

 

 

2. 두번째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은의 잭>
백은의 잭은 작년 겨울에 한 번 읽었었던 책인데 요즘 자꾸 다시 생각 나는 책이다. 

"스키장에 폭탄을 묻었다.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든 폭파한다." 스키 시즌이 시작될 무렵, 스키장에 한 통의 협박 메일이 도착한다. 이 협박문은 스키장만이 아니라, 마구잡이로 환경을 파괴해서 이상 기온과 온난화를 초래하는 오늘날의 모든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다. 일촉즉발의 사태에 처한 스키장.
- 알라딘 책소개 중에서 -

 

 

 

2011년 그 당시에는 게이고도 이제 약발 다 됐구나~ 심드렁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백은의 잭>을 한겨울이 아니라 찌는듯한 여름에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더 시원하게! 읽었을텐데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무더운 여름날 자꾸만 생각 나는 책이다. 또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용도 썩 나쁘지 않았고.. 한가지 흠이라면 스키장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묻혀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임에도 전개가 다소 잔잔했던건 있지만 ㅋㅋ 나름대로의 기대치만 쬐끔 낮춘다면, 시원한 얼음산을 마음껏 즐기며 게이고의 또다른 매력도 느껴볼 수 있을듯 [백은의 잭 - 예전 리뷰 ▶ http://pinky2833.blog.me/145752672 ] 

 

 
 
 
 
3. 세번째 책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읽어 봐야할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사실 바람의 그림자는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어울리는 책이지만 배경이되는 1945년 잿빛 바르셀로나는 어쩐지 장마철이 연상 되기도하니까ㅋ  일단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내가 읽었던 <바람의 그림자> 문학과지성사 버전부터 살펴보자.

 

 

 

 

 

 

 

 

책 제목 부터 완전 좋고, 책 표지도 멋지고, 책 내용까지!!! 얼마나, 깜짝 놀랄 만큼 재미있던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할 만한 문장들이 책 속에 가득가득 들어있고 또, 표현 하나하나가 얼마나 멋있고 운치가있던지.. 별 다섯개가 아니라 열개, 백개 라도 달아 주고 싶었던 완전 소중한 책!!!  그동안 정말 너무 오랫동안 절판이어서 ㅠㅠ 그 책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고 문의도 많이 받았기에;; 왜 안나오지? 왜 안 나오지? 수시로 궁금했었던 <바람의 그림자>가 드이어 새로 태어났다. 새로나온 문학동네 버전도 표지가 멋져서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_~♡

 

 

 

 

 

 

 

 

 

1945년 잿빛 바르셀로나. 안개에 휩싸인 거리가 아직 눈을 뜨기 전, 다니엘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잊힌 책들의 묘지'에 발을 들여놓는다. 책들로 가득 찬 거대한 미로로 이루어진 도서관 같은 그곳에는 규칙이 있다. 그곳에서 본 것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 것, 그리고 책 한 권을 골라 양자로 삼을 것. 다니엘이 선택한 책은 수수께끼의 작가 훌리안 카락스가 쓴 <바람의 그림자>였다. 모든 사건은 바로 이 저주받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알리딘 책소개 중에서- 

 

문학동네 버전도 꼭 갖고 싶구나!! ♡_♡sS 한가지 아쉬운점은 책 소개글에 '잊힌 책들의 묘지' 가 눈에 거슬린다것 ㅠㅠ 구판에서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 라고 번역 되어 있어서 잊혀진 책들의 묘지라는 멋진 표현을 입안에서 술술 굴러가듯 발음 할 수 있었는데 잊힌 책들의 묘지라는 말은 어쩐지 그 맛이 좀 떨어진달까? 본문으로 읽으면 부디 어색하지 않기를 ㅠㅠ

 

[바람의그림자  예전 리뷰들 :▶ http://pinky2833.blog.me/106086144  , http://pinky2833.blog.me/106861335]

 

 

 

 

 

 

 

 

 

 

 

 

그 외에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루키 아저씨의 <양을 쫓는 모험>이라던가 (양사나이를 만난 곳이 엄청 추웠으니까)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중),(하)> 라던가 (엄청 재밌기도 했지만 충격적여서 서늘한 느낌이들거든) 

미미여사님의 <모방범 1,2,3권> (여름 휴가철에 정신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 이라던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여름엔 무서운 책 한 권, 빠질 수 없잖아 - 나도 공포영화는 못보는편인데 이 책은 괜찮아)

등등등 끝도 없이 많은 책들이 떠오르지만... 나는 두꺼운 책 울렁증 뿐아니라, 긴 리뷰 울렁증도 있어서 긴리뷰는 못읽겠더라 벌써부터 어질어질하다. 이만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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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9-1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여사의 [모방범]이 특히 여름에 적절하다고 느껴지는게 말이죠, 제가 여름휴가를 가기전에 동료직원에게 1권을 빌려줬거든요. 그랬는데 휴가 끝나자마자 그 직원이 휴가는 잘 다녀왔냐고 안부를 묻더라구요. 오호라, 이게 뭔일, 나한테 할말이 있나보구나, 했더니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모방범2권 보고 싶어서 제 휴가가 끝나기를 엄청 기다렸다고 하더라구요. ㅎㅎㅎㅎㅎ1권 다 읽고 2권을 읽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나는 휴가중.... ㅎㅎㅎㅎㅎㅎㅎㅎ 이 얘기를 하니 제 친구도 그러더라구요. 자기도 1권을 동네 친구한테 빌려봤는데 2권을 읽고 싶어서 미치겠더래요. 그래서 아침일찍 내가 너네 집앞에 갈테니 세수 안해도 좋고 그냥 2,3권만 빌려다오, 라고 했대요. ㅎㅎ 그래서인지 모방범은 진짜 여름책 같아요.


핑키님이 [스노우맨]을 아직 안 읽으셨다니, 반칙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