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밤엔 <일년 동안의 과부>를 읽느라 날 새는 줄도 몰랐다. 시계가 7시를 찍고;; 다행스럽게 그날은 학원 늦게 가기로 마음먹은 날이라 그 후로 한 두시간 쯤 자긴했지만 ㅋㅋ 그러고보니 이상하게 요즘 계속 ㅋㅋ 잠이 안온다. 잠이 안오면 그만큼 책 읽을 시간이 많아지는 거니까 불면증도 땡큐한 일이지만 어제도 새벽6시를 찍고 잠들었더니 컨디션은 괜찮은데 피부 상태가 말이 아니다. 헐;

<가아프가 본 세상> 이후로 두번째로 만나게 된 존 어빙아저씨의 <일년동안의 과부>는 "루스 콜은 네 살이던 어느 날 밤 이단 침대의 아래칸에서 자고 있다가 난대없이 들려온 성행위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라는 과감한? 문장으로 시작이 되는데 가아프 때도 그랬지만 그놈에 욕정, 욕정! 때문에 빚어지는 온갖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ㅋ읽다 보면 욕나오고 그렇지만 다음 내용은 몹시 궁금해지는 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존 어빙의 책은 막장 드라마를 닮은 것 같다. 

자극적인 전반부를 넘어서자 이런 내용은 가아프때 이미 충분히 느껴 보았기 때문에 슬슬 재미가 떨어지더니 중반을 넘어서니 갑자기 흥미진진! 그러다가  1권 마지막장 쯤에 "단단히 화가난 과부"에게서 온 편지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오!! 다음 이야기가 어찌나 궁금해 미치겟던지!!!! 오랫만에 진정한 책 읽는 맛을 느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궁금증을 좀더 간직하고자 ㅋㅋ 아직 2권은 펼쳐보지 못했지만 존 어빙은 역시 대단한 이야기꾼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어쩌면 나는 나도모르게 난폭한 여자였던 것인지 496페이지부터 시작되는 루스와 스캇의 싸움이 어찌나 통쾌하고 재미있던지!!! 분명 싫다고 말했는데 강간당한 꼴이 되어버린 루스가 홧김에....  

   
   "(여자)루스는 (남자)스캇의 왼쪽 귀에다 젤리 같은 그것을 쏟아 부었고. 그녀의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젤리가 튜브에서 뿜어져 나왔다. 스캇 센더스가 화들짝 깨어났다. 집에 갈 시간이에요 루스가 말했다. 그녀는 스캇이 주먹을 날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스캇은 루스를 딱 한 번 때렸지만, 그것은 강력한 한 방이었다. 스캇은 왼손으로 귀를 쥐는 동시에 침대에서 빠져나와 그녀 앞에 마주 섰다. 그리고 루스가 볼 겨를도 없이 왼손을 쭉 뻗어 그녀의 오른쪽 광대뼈를 강타했다. ..-496~497p"   
   

 나는 오, 불쌍한 루스...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안타까움도 잠시.. 정신을 차린 루스가 스캇의 스쿼시 라켓을 들고 스캇에게 다가간다!! 난 당연히 라켓을 바닥에 내동댕이 치며 꺼져버려!! 라고 말 할 줄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뚜둥! 

   
   "그가 머리를 티셔츠에 집어넣는 순간, 루스가 낮은 백 핸드샷으로 그의 오른쪽 무릎을 주저앉혔다. 스캇이 티셔츠 구멍으로 겨우 머리를 빼낸 지 아마도 0.5초도 안 돼서 루스가 포핸드 샷을 올려붙여 그의 얼굴 전면을 강타했다.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그러자 루스는 라켓 헤드를 모로 누이더니 한 번은 백핸드로, 또 한번은 포핸드로 그의 양쪽 팔꿈치를 베어치기로 때렸다. 양팔이 마비된 스캇은 얼굴을 방어하기 위해 팔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 그는 이미 한쪽 눈썹위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루스는 그의 양쪽 쇄골에 두 번의 오버헤드 샷을 날렸는데, 첫 번째 타격에서 라켓 페이스의 줄이 몇 가닥 끊어졌고 두 번째 타격에서 손잡이와 라켓 헤드가 완전히 분리되었다.-499p"    
   
 
 
오.. 세상에 ㅠ 평소 나는 권투시합 조차도 절대 안 보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장면에서 이토록 통쾌함을 느끼다니..;; 이상하고 신기했지만 왜 저런 장면이 몹시 마음에 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것도 같았다. 힘 없는 여자라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상황들을 나는 좀 못견뎌 하는 편이기도 하고.. 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 ㅋ 그래서 사람들이, 이종격투기, 권투, 개싸움 ㅋㅋ 이런것들에 열광하고 그러는거구나? ㅎ

그나저나 <일 년 동안의 과부> 2권은 몇 일 더 참았다 읽을까? 당장 읽을까? ㅋㅋ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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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2-21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무지 읽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쎄서 못 샀어요. 지금쯤 많이 떨어졌을까요?
첫 문장이 파격적이네요. 근데 네살짜리가 뭘 알까요? 가아프도 욕정으로 끈끈하기는 했죠.

꽃핑키 2010-12-23 06: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 네살 짜리는 모르는군요? (충격적이지 않을까? 안그래도 궁금했었어요ㅋㅋ)
기억님도 가아프 읽으셨군요? ㅋㅋ 이 책도 가아프만큼 자극적이고 ㅋㅋ 재밌더라구요,
값이 좀 쎄긴해요. 한 권이면 별생각 없을텐데 존어빙은 왜 맨날 두 권짜리 책만 낼까요?;; ㅋ

기억의집 2010-12-23 20:09   좋아요 0 | URL
으이구 그러게요. 어빙이 글빨이 세긴 하죠. 그래도 좀 줄여 이야기 하면 좋을텐데. 이 책과 관련된 그림책이 있던데. 저는 그 그림책 사려고 했거든요. 근데 너무 비싸서..패스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