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상큼한 책 표지와 (샛노란 지구와  핑크 팬츠!) 독특한 제목이 눈에 띄어 덥썩! 질러두긴 했지만..
80년생 김애란 - 잠깐, 작가 소개만 읽고..;;; 오래오래 잊고 있었다가
문득?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져서.. 꺼내 읽기 시작한 <달려라 아비> 
얼핏봐서 장편소설인줄로만 알았었는데 오예~! 단편집이다!
(이전 책으로 미미 여사님의 (엄청나게 두꺼운ㅋ) 장편 소설 <이유>를 읽었어서..
오랫만에 휙 휙 ~ 단편 한개 다 읽고, 또 한개 다 읽고.... 속도감이 기분 좋았다ㅋ)

 

이 책은 어제? 책 달력 포스팅때,  9개의 단편 하나 하나 모두,  독특하고 신선하고 재미가 있었다.
고 짧은 리뷰를 적었었는데.. 내 블로그 이웃님이신 식물님께서는  읽다가 ㅋ 다 못 읽고 덮어버린 책이라 하셔서
깜놀; 하면서.. ㅋㅋ 꼭! 리뷰를 쓰겠습니다. 생각했다.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책을 (특히, 연예인을) 누군가 나쁘게 말하거나 하면;; 몹시 상처를 받았는데ㅋ
요즘은 오히려 자극이 되고, 발상의 전환도 되는것 같고 ㅋ 좋더라 ㅋ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정말!! 더!! 그런것 같다.
심지어는.. 모두 재미없다는 책도 얼마나 재미 없길래? 호기심으로 읽기도 하니까 ㅋㅋ

 

난 책을 읽을 때, 어쩜~ 이런 표현을 생각해 냈을까? 싶은 예쁜 문장이나 참신한 표현을 발견하면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이는데..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라는 네번째 단편을 읽을 땐, ㅋㅋㅋ 속으로 큭큭 웃으며..
내 얘기 같구나.. 너무 공감 돼서 플래그를 붙였다.

이를테면...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안돼.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 사람, 오늘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를 중얼거린다. -87p

 

하하 ㅋㅋ 요즘 부쩍 학원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기도 하고..
(여자들만 30명이니;; 나쁜 뜻은 없겠지만 서로 서로 오해 하고,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이런것들과
곧 시험도 다가오고 있으니  모두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때마침, 진짜 저 구절처럼! 그런데 그 사람, 오늘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무슨 뜻이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생각하고 있던 중이라서 ㅋㅋ  당장! 책 속으로 들어가 그녀와 밤새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은 심정이었다 ㅋㅋ 
 

그녀는 불면의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의 성격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 지적인 동시에 겸손하며, 사려깊은 동시에 냉철하고,
일도 잘하지만 옷도 잘 입는 사람이고 싶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다지 냉철하지도 지적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항상 거절을 두려워하며 오해에 쩔쩔맸다. 그녀는 누군가 화가 나 있으면 '혹시 나 때문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잘못한 것이 없으면서도 어느새 그 사람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
혹은 요구하지도 않은 해명을 하고 다니며 자신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사람 앞에서
"그게 아니고...."라며 더 많은 말들을 늘어놓았다. -90p

 

아-- 어쩜 --  이건 완전! 한 번쯤은 생각해 봤던, 혹은 늘 생각하고 있는 내 얘기 ㅋㅋ 


계속 된다.

 

그녀는 해야만 했던 말들은 잘 못하면서, 하지 않아도 좋을 말들은 잘한다.... 
그녀는 먼저 일어나겠다는 말을 못한다. 반대로 상대방이 그만 일어나자고 할 경우,
그녀는 속으로 '이 사람 여지껏 지겨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자신이 한없이 눈치 없는 인간처럼 생각되고, 그러면 예의바른 인간이라도 되어보자 싶은 마음에
"제가 괜히 오래 붙잡아둔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하게 된다. -91p

 

이런 이야기들이 20페이지 정도 계속 되는데 ㅋㅋ 
하하.. 내가 저렇게 소심한 인간이었나? 싶을 만큼 ㅋㅋㅋ 그녀가 생각하는 것들 하나하나가 남 일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저는 불면증은 아니니 ㅋㅋ 걱정하지마세용 ㅍㅅㅍ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말고도,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았는데..
안녕하고 물으면, 안녕하고 대답하는 인사 뒤의 소소한 걱정들과
다시 안녕하고 돌아선 뒤 묻지 못하는 안부 너머에 있는 안부들까지 모두,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라던 어떤 소심한 남자의 연애편지 ㅋㅋ ㅋㅋ    

아! 그리고 뭐였지? "무엇무엇 했으면 좋겠다" 놀이!!! 이거이거 나도 해봐야지 ㅋㅋㅋ 

그는 갑자기 내게 게임을 하자고 했다. 종목은 '무엇무엇 했으면 좋겠다' 놀이.
내가 그게 뭐냐고 묻자, 그는 그냥 하고 싶은 걸 얘기하면 되는 거라고 말했다.
아니, 할 수 없는 것을 이야기 해도 된다고. 지쳐 있던 내가 그러자고 하자 그는 갑자기 신이나서 말했다.
"더이상  욕망이 없는 사람이 지는 거다?"
그는 우선 담뱃값이 안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하루 용돈이 이만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복권에 당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영어회화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4 p
 

이런 식으로 계속 계속 나가는 "무엇 무엇 했으면 좋겠다 놀이" ㅋㅋㅋ 재밌겠으삼 ㅋㅋ
아.. 이제는 더 이야기하고 싶어도 ㅋㅋ 잘 시간 ^_^ㅋ 

 

PS : 어때요? <달려라 아비> 다시 읽어 보실 마음이 생기시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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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2-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저는 30대 중반인가 읽어서 그런지 이해가 안 갔어요. 그리고는 작가 너 사회생활 좀 더 해야겠다..이랬는데...그런 치기로 무슨 소설을 쓴다고 그러니?! 하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학원 생활 힘든가봐요?! 사회생활이 다 그런 거 아닌가 싶어요. 저는 직장생활하면서 아침이 젤 싫었는데요 뭘.

꽃핑키 2010-12-10 17:45   좋아요 0 | URL
기억님 오랫만이예용 잘 지내시죠? 헤헤 ^_^
네 학원도.. 또 뭐든 다 .. ㅋㅋㅋ 세상에 쉬운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매일매일 들어요ㅋ
그러게 말예요 ㅋㅋ 세상에~! 학원다니는 것두 힘들더라구요 ㅋㅋㅋ 회사다닐 땐 회사생활이 그렇게 힘들어 죽겠더니 ㅋㅋ 학원다닐 땐 또 학원이 힘들고 ㅋㅋ 어디서든? 누군가와 부딪히기 마련이니 ㅋㅋ ;; 아무래도 저는 인간관계에 너무 서툰 그런 사람인가보아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