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고를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무언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제일 먼저 책 제목, 두번째는 표지 디자인, 세번째는 장르, 네번째는 줄거리, 다섯번째는 작가이름과 책 두께 글씨 크기와 간격.. 뭐 대충 이런 순서가 되겠다. 물론 그때 그때 기분 따라 상황 따라 바뀌겠지만 그만큼 책 제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느 날인가는 교회에서 돌아오다가 하느님이 흑인인지 백인인지 물어보았다.
깊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오, 얘야……. 하느님은 흑인이 아니란다., 백인도 아니셔. 하느님은 영(靈)이시지.”
“그럼 흑인을 더 좋아하세요, 아니면 백인을 더 좋아하세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지. 하느님은 영이시니까.”
“영이 뭔데요?”
“영은 영이지,.”
“하느님의 영은 무슨 색이에요?”
“아무색도 아니야.” 엄마가 말했다. “하느님은 물빛이시지. 물은 아무 색도 없잖아.”
<컬러 오브 워터> -64p

앗! 이 책의 제목은 바로 여기서 힌트를 얻었구나! 하는 구절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퍼즐을 맞추듯이 책 제목을 왜 그렇게 정하게 되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혼자 상상해보는 것도 내겐 커다란 재미다.

<컬러 오브 워터>는 타이틀이 무척 화려하다. 뉴욕타임스에서 연속 100주이상 베스트 셀러 목록에 올랐고,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한 화제의 책, 전 세계 20개국 번역 출간.... 차별과 편견을 딛고 자신만의 삶을 완성한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들의 감동 스토리
그러니까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를 단지 쳐다본다는 이유로 죽이는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던 시절에 흑인과 결혼하여 12명의 흑인 자녀를 낳아 기르게 되는 백인 어머니의 파란만장한 삶과, 어머니의 삶을 거슬러올라가며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되는 흑인 아들의 이야기가 한 쳅터 한 쳅터씩 교차 편집 되어 있어 인종 차별과 같은 다소 딱딱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게 간혹 웃으며.. 간혹 가슴 찡-하게. 재밌게 읽었다.

나는 특히 "난 흑인이에요, 백인이에요?" 라는 아들의 질문에.. "넌 인간이야." "열심히 공부해야 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 되는 거야!" 이런 현답을 할 수 있는 어머니 루스가 어찌나 존경 스럽던지! 흑인 마을의 유일한 백인으로 온갖 부당한 차별을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 ‘돈보다는 교육이 중요하다.’ 등의 원칙을 통해 자신을 포함한 열두 자녀들의 훌륭하게 키워내신 어머니 루스 맥브라이드는 안타깝게도 2010년 1월 16일에 운명을 달리하셨다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떤 책을 읽고나면, 책의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작가의 얼굴이 너무나 궁금해 질때가 있다. 물론 얼굴 뿐아니라. 목소리는? 말투는? 독서와 글쓰는것 외에..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요즘 어떤 음악을 듣는지? 평소엔 어떤 생각들을 하고 사는지? 낮엔 주로 뭘 하고 지내는지? 이런 사사롭고 일상적인 모습이 너무나 궁금해 질 때가 있다. <컬러오브 워터>를 읽고는 제임스 맥브라이드씨의 얼굴이 어찌나 궁금하던지;;; (내가 읽은 책은 가제본된 책이라) 앗! 정식으로 나온 <컬러 오브 워터>에는 책 앞 날개에 작가 프로필 사진도 나오는 구나!!

혼자 상상을 하다하다.. 하다가.. 어렸을때 재밌게 보았던 시트콤 <코스비 가족>에 빌 코스비 아저씨 같이 생겼을거라고 단정짓고 말았는데 알라딘에서 사진을 찾았다!

오오! 역시 재즈 뮤지션이라 그런지.. 옷에서. 비스듬하게 쓰신 중절모에서. 재즈 냄새가 물씬~ 풍겨져 나오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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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10-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작가보다 정말 재즈뮤지션 같은데요.

왜 자신과 다른 피부색의 남자를 선택했을까요? 것도 12명의 자식을 낳다니. 용기도 용기지만, 기백이 엄청난 어머니네요.
50년대 결혼했으면 인종차별법이 통과되기전의 해잖아요. 그 세월을 어떻게 견디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