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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집에와서 간신히 책 좀 읽고 숨 좀 돌리다가 잠들고.. 또 일어나서 출근하고 또 퇴근하고.. 하루 하루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 답답하고 구질구질해 넌더리가 났다.. 이럴 때 나를 위로해줄 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앗!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그 구절이 생각났다. "차라리 불행 쪽을 택하겠습니다.." 아니.. 어떻게 된 책이길래.. 스스로 불행해질 권리를 찾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게 했던 바로 그책!! <멋진 신세계>가 생각났다. (아주 오래전에 질러두었던 책인데.. 지난 3월에 읽고, 책 리뷰도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쓰고 있다ㅋㅋ 이 재밌는 책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유명한 고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1932년 작이란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찌나 표현이 현대적이던지..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던 공상과학 영화 월-E (WALL-E)가 자동으로 연상되면서 <월-E>와 <멋진 신세계>의 미래 인간들을 서로 서로 비교도 해가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먼 미래 인간은 인공수정으로 (아니 알?에서 라고 하는게 더 어울리려나?) 태어 나게 되는데 보카노프스키라는 특수한 과정을 거친 알이 분열해서 한번에 무려 96명의 태아가 (그것도 일란성 쌍생아들이) 태어나게 되고. 수정됨과 동시에 커다란 컨베이어 장치에 실려 차례 차례 각각의 계급에 맞는 조건반사 교육을 받는다. 나는 특히 조건 반사 교육이 재미 있었는데.. 이를테면 로켓 조종사가 될 태아를 넣은 용기는 끊임없이 회전을 계속해서 태아때 부터 평형감각을 발달 시키고.. 책과 요란한 소리, 꽃과 전류 쇼크 같은 조건 반사 교육으로 하층계급 인간은 태어날때 부터 책과 꽃을 증오하도록 교육 시킨다. 그러니까. 아예 태아때부터 본능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완벽하게 자신의 계급에 맞는 사고만 하게 되고.. 자신의 계급에 맞는 행복을 맞춤해서 태어나니.. 불행 따윈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맞춤된 인간에게도 약간의 우울?은 있을 수 있는데 그럴땐 (일종의 마약같은) 소마 한 알이면 만사 오케이~
저런 시스템 속에서 태어 나고 자랐다면.. 나는 과연? 충실하게 행복한 인간이 되어 있을까? ㅋ 하는 상상을 하면서...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 해지기도 하고.. 나는 좀 더 상큼한 결말을 기대했는데 (제목이 멋진!!! 신세계니까!) 좀 우중충하게 끝나버려서 조금 못마땅하긴 했지만..
그리고, 미래에서도 인간은 끝없이 일 해야 하는구나.. 하면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확 ~ 사라지는 일도 결코 없었지만 ㅋㅋ 멋진 신세계와 함께한 몇 일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 같으면 당신이 누렸던 거짓되고 기만적인 행복을 맛보느니 차라리 불행 쪽을 택하겠습니다."
-225p
세계는 이제 안정된 세계야. 인간들은 행복해.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단 말일세.
얻을 수 없는 것은 원하지도 않아. 그들은 잘 살고 있어.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도 격정이니 노령이란 것을 모르고 살지.
모친이나 부친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아.
아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연인과 같은 격력한 감정의 대상도 없어.
그들은 조건반사 교육을 받아서 사실상 마땅히 행동해야만 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뭔가 잘못되면 소마가 있지. 자네가 자유라는 이름 으로 창밖으로 집어던진 것 말일세.
-27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