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날들
실비 제르맹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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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가 가득한 이야기다.

운명적인 분노를 삼킨 자의 지독한 관계 파괴 이야기랄까.

재미가 없진 않아서 잘 읽히는데, 마술적 몽환적 이런 것은 그다지 취향이 아니라서.

유일하게 궁금한 캐릭터가 코르볼의 아내 카트린이었다는 점이 재미 반감의 이유이지 않나 싶다.

광적인 사랑, 끝을 모르는 욕망, 탐욕과 대비되는 자애로운 사랑의 이미지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9년간 매년 8월 15일 성모축일에 탄생하는 아들들도 조금은 징그럽다고 생각했을 정도.

서술도 완전한 3인칭 작가의 서술이고, 캐릭터들의 내면이 가깝게 묘사되지 않는 점이 어쩐지 변사가 나래이션 하는 무성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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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자들
록산 게이 지음, 김선형 옮김 / 사이행성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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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있는 여자들에 대한 단편들.

너무 거친 방식의 날것 같은 상태로 엮인 글들이라 솔직히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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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피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허명수 옮김 / IVP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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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분위기는 익히 알던 플래너리 오코너의 스타일인데, 뭔가 정신없는 전개와 들쭉 날쭉한 캐릭터의 등장 퇴장은 아무래도 여러 편의 단편을 묶어 낸 것이라 생기는 작은 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탓인지 모르겠지만, 좀 처럼 이미지가 잡히지 않아서 조금 시간을 들여 읽었다.

내용도 그렇거니와 작가의 배경에서도 종교라는 요소를 간과할 수는 없을 텐데, 그래도 딱 짚어 말할 수 없는 거부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원죄가 어떻고, 고행이 어떻고, 사기꾼과 협잡이 판을 치고, 정의로워야 할 사람들이 부도덕한 부조리한 이 가상의 동네가 플래너리 오코너의 의도대로(이 지점도 잘 모르겠다) 개신교를 풍자했든 어쨌든 말이다.

당신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한가지밖에 없어요. 결혼하는 것 말이에요. 다른 보통의 조건이라면 하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나 맹인이면서 아픈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요. 생각 안 했을 거예요. 우리 서로 돕지 않으면, 모츠 씨,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아무도요. 이 세상은 공허한 곳이잖아요. - 249

사실 이 세상은 공허한 곳이라는 저 진실 하나를 말하는(그래서 마음에 들었던) 저 문단에서도 화자인 집주인 여자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헷갈렸다. 아무래도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을것 같다. 번역이 문제일까? 신앙의 부재가 문제일까?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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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맛
김사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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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시끌했던 사건이 있던 출판사의 책이고,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났더라? 싶지만, 어쨌든 회사를 인지하면 사지 말아야지 했던 곳의 책인데.

오래전 사둔 걸 발견했다.

출판사에 먼저 눈이 갔지만, 김사과의 에세이라서 읽었다.

여러 도시를 전전하는 글쓰는 유목 작가의 평소 모습이다.

매우 건조하게 불퉁한 얼굴로 거리를 바라보는 것 같은 모습.

그럼에도 또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고 그래서 (작가는 지리멸렬하다고 말하곤 하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초반에 렌트한 집 주인이 작가 일행의 행태를 보고 한달만에 쫓아내려는 모습을 보니, 그럴 일이 생긴다면(생길 일도 없지만) 나는 김사과 작가에게는 집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잠깐 생각했다.

소설가의 글은 소설이 더 좋다고도 생각했다.

열광은 얼마나 찰나인가.
기적은 얼마나 일회용인가.
하지만 영혼은 얼마나 그것에 사로잡히는가. - 149

남자가 사라진 자리, 붉은 핏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조명에 비친 그것은 붉지 않았다. 검다. 아니, 주황색이었다. 어쩌면 그건 피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결국 나는 영원히 그것의 진짜 색깔을 몰랐다. 하지만 진짜 색깔이란 대체 무엇인가. - 221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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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8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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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의 신간이 출간되었고, 잊을 만 한 타이밍이 되서 책장에서 한권 골라들었는데,

순서가 조금 뒤죽박죽이 되는 선택을 했지만, 그게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해리 홀레 형사 같은 마초면서 큰 거부감 안드는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군더더기 없이 잔인하고, 재밌다.

잔인해서 재밌다는 건 아니고, 재밌는데 잔인하다는 말이다.

요 네스뵈는 이 처량한 형사양반을 어디까지 망가뜨려야 만족하게 될지 그것도 궁금하다.

범죄의 현장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사람 구지 불러들여서 딱히 전폭적인 지원도 안해줘서 궁지에 몰리게 했다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준다는 듯이 구는 경찰청 사람들도 좀 웃기는 구석이다.

노르웨이 이름이 입에 붙지 않아서 사실 주요 캐릭터 외에 조연, 단역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끝까지 이름이 헷갈렸는데 그게 걸림돌이 안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간을 살인자로 만드는 것은 대체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 선천적인걸까? 유전자에 깃들어 특정한 사람만 물려받는 잠재력일까? 아니면 필요에 의해 형성되고, 세상과 부딪히며 개발되었다가, 생존 전략이자 목숨을 구해주는 병이며 이성적인 광기가 되는걸까? - 18

턱은 왜 그렇게 된 건가?
설명하자면 길고 재미도 없습니다.
어쨌거나 돌아온 걸 환영하네. 아버지 일은 유감이야.
전 사직서를 제출한 걸로 아는데요.
그거야 전에도 있었던 일 아닌가.
그럼 대체 몇 번이나 더 내야 합니까? - 58

2018.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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