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의 기초 ㅣ 기초 시리즈 1
최현정 지음 / 맛있는책방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기본적인 것을 환기시키는 시리즈다.

모르는 것도 아닌 것을 왜 책으로 한 번 더 봐야 직성이 풀리는지 모르겠다.

책으로 배워봐요, 책으로 배웠어요 성향은 이런 면에서 불필요한 시간이 소모된다.

그래도 참 예쁘게 만든 책이다.

2019. jun.

#샌드위치의기초 #최현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허랜드 - 여자들만의 나라 ㅣ Rediscovery 아고라 재발견총서 5
샬롯 퍼킨스 길먼 지음, 황유진 옮김 / 아고라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재밌게 읽었다.

플래그를 붙이 부분의 상당수가 캐릭터의 인상에 대한 것인데, 정말 스테레오타입이란 것의 정석이랄지. 주요 남성 캐릭터 셋이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자, 배려하는 평화주의자, 페미니스트에 가까운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형의 남성 우월주의자 캐릭터인 테리의 한심함은 이야기 내내 비웃음 거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지만, 그 끝간데 없는 미련함을 참고 받아주는 상대 캐릭터들에 존경심 마저 들 지경이었다.
페니미즘 유토피아라 불리는 허랜드에 가장 잘 적응한 남성은 사회학자이고 학구적 열정이 큰 밴 뿐이었다.
여성성이라는 허상은 공고한 남성역사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작가의 생각은 요즘의 여성주의가 말하는 지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소름 끼친다. 1900년대 부터 자각이 있는 여성이라면 느낄 수 있었던 이 모든 불합리를 여전히 느끼고 있다는 사실.

다만 ‘처녀 생식’ 부분이 조금 ?? 스러운 부분이지만, 남성을 배제하고 차별을 두는 설정이 등장될 경우 여성들의 나라에 도덕적 흠결을 될만한 소지를 불식시키고자 했던 의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누런 벽지’ 인상적이다.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짧고 깊은 심리 드라마. 1860년생 작가의 1900년대 작품으로 새삼스럽지만 대단한 글쓰기이다.

진짜 재밌다. 추천추천.

- 그들은 젊은 여자도 늙은 여자도 아니었다. 여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들은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사나워 보이지도 않았다. 차분함, 신중함, 현명함, 두려움이 전혀 없는 확신이 깃든 단호한 표정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주 어릴 때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을 되짚다, 나는 그 기분의 정체를 알아냈다. 그것은 바로 다 틀려먹었다는 걸 알았을 때 드는 절망감이었는데, 어린 시절, 내 짧은 다리로 아무리 최선을 다해 뛰어봤자 학교 지각을 면치 못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종종 느끼던 기분이었다. - 41

- 그녀들이 본질적으로 지닌 모성애가 문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우리가 말하는 ‘여성스러움’이 현저히 부족했다. 이 점 때문에 나는 이내 우리가 너무도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매력들’은 사실 전혀 여성스럽지 않으며 남성성이 반영된 결과물일 뿐 임을 확실하게 깨닫게 됐다. - 105

- 신경과민 증상 때문에 몹시 우울하다. 존은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는 내가 고통스러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며 그에 흡족해 한다. - 256, 누런 벽지

2019. jun.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고라편집부 2020-08-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허랜드>를 펴낸 도서출판 아고라 편집부입니다. 저희 책을 읽고 이렇게 기록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페이스북 그룹 ‘아고라 북클럽‘에 공유합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agorabooks/ (참고로 알라딘에서 서재를 운영하시는 분께서 8월에 그룹에 가입하시면, <시선으로부터>, <동물농장>,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중 한 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무료 가입이니 둘러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르는 사이에 함정에 빠진 사람들.
인간의 선의가 선의가 아니게 되는 순간.
대상없는 울분이 삶을 집어 삼키는 일.

그런 디스토피아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외국 작품의 그것들과 다른 차원의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현실의 반영이 상당히 구체적 어떤 사건들을 떠올리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연이 담겼다.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너무 많고, 캐릭터 사이의 접착제가 부족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sf 스러운 느낌도 잘 모르겠고, 깊이가 기대에 못 미쳤다.

- “나방이라기에는 너무 예뻐서.”
우미가 한쪽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예쁘고 안 예쁘고 그런걸로 종을 구분해? 재밌네.” - 37

- 사하맨션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라에게 세상은 딱 그 크기, 그 만큼의 빛과 질감, 그 정도의 난이도였다. 그런데 요즘 사라에게 너머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 왔던 많은 일들에 화가 나고 억울했다. - 112

- 우리,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서로 미안하지? 나한테 진짜 미안해야 할 사람은 누구지? 아무도 내게 사과를 안 해. 누군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나는, 요즘 분해서 자꾸 눈물이 나. - 117

- 위로는 받았어요. 위로라고 생각하고 받았어요. 위로와 배려를 받고 나니 그걸 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따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팔아먹은 게 됐어요. 그러니까 진경 씨, 살면서 혹시 위로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받지 말아요. 위로도 배려도 보살핌도 격려도 함부로 받지 말아요. - 163


2019. ju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도의 심령술사? 탐정? 뭐 그런 주인공.
의도치 않게 초현실적인 것들을 본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두려움 없이 그 사연의 뒷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선이 재밌다.

공정했을지는 모르지만 평등하지는 않던 시대의 이야기지만
그 와중에도 더욱 인간 답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미미여사의 에도물은 너무 취향이다.
사건들도 재밌지만 시대의 흔적들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재미가 있다.
미아를 찾기위한 교호시대 만들어진 게시판과 미아석 같은 것들 흥미롭다.

- 재미있는 이야기는 설령 거짓이라 해도 유포되기 쉬운 법입니다. 거짓은 때로 진실보다 알기 쉽고 아름다운 형태를 갖고 있는 법이지요. 잔혹하기는 하지만 세상의 진리 중 하나입니다. - 235

- 물음에 대답하는 목소리는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다만 단호하게 이쪽을 향하고 있는 등을 바라보며 본디 영광스러워야 할 출정의 그림에 등을 돌린 모습으로 그려지기를 바랐던 아코 무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련하게 생각해 볼 뿐이다. - 362

2019. ju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ㅣ 민음의 시 255
최문자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식성>, <오늘> 같은 시들.

슬픔을 꼭꼭 눌러 담아 재우고 쓰다듬어 말로 내보내면
이렇게 슬픔은 한꺼풀 벗겨진 시가 될 것 같다.

- 이것을 견디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나를 의심했다.
자주 불가능해서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 시인의 말

- 우리는 각자의 색으로 기도했다 손으로 만들지 않고 새로 태어나는 외로움으로 기도했다 눈물 나게 던져도 하얗게 죽지 않는 뼈들이 기도 내내 하얗게 서성거려 주었다 주기도문을 외우고 나서 신과 한없이 더 멀어지는 느낌 자꾸 옥타브 밖으로 나가려는 나에게 기도는 흰 눈송이로 만든 눈물, 잠시 눈물을 고백이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 고백의 환 중

-누구의 잎으로 산다는 건
한 번도 꽃피지 않는것
어금니를 다물다 겨울이 오고
마치 생각이 없다는 듯
모든 입술이 허공에서 죽음과 섞이는 것 - 잎 중


2019. ju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